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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듣는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오직 연주에만 귀를 기울인다. 걱정과 고민에서 벗어나 음악에 올인하다. 어떤 음악은 듣다 잠이 들기도 하고 어떤 음악은 반복해서 듣기도 하다. 어느 순간 음악은 나의 삶을 지탱하는 요소가 되었다. 책을 읽을 때, 청소할 때, 일을 할 때 듣는 음악이 따로 있다. 음악이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없다. 지난겨울 수술 후 회복 중인 내게 음악은 어떤 치료제보다 강력하다. 내 마음대로 내 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속상한 일이다. 나의 일상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이어졌다. 고맙기도 했지만 미안했고 우울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멍한 하루를 유쾌하게 돌려놓은 건 음악이었다. 발랄한 아이돌의 음악이었고 드라마 속 OST였다. ‘세상에서 가장 여유로운 음악’이라는 부제를 지닌 42곡은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조급하고 서툰 마음을 지닌 내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진통제였고 치료제였다. 나쁜 생각을 하면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을 가장 많이 위로해준 건 가사 없는 연주였고 영혼을 울리는 ‘콜라브로’, ‘폴 포츠’, ‘수잔 보일’ 같은 인간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언제나 여유가 필요했다. 반복된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에 의지해 관계를 맺고 바쁘게 살아간다. 잠시 멈추고 조금 느리게 삶의 풍경을 바라본 적이 언제였던가. 그러니 힘겨운 수술이었지만 소중한 일상에 대한 감사를 찾을 수 있던 시간은 참으로 값진 것이었다.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도착점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피아노 선율은 다시 길을 떠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쉬었으니 다시 걸어가야지, 하고 등을 밀어준다. 이번 음반에서 그런 힘을 만났다. 딱 꼬집어 설명할 수 없지만 괜찮다는 위로와 지금껏 잘 해냈다는 격려가 있다고 할까. 음악만이 줄 수 있는 감동 말이다. 귀를 통해서 듣는 게 아니라 온몸과 영혼으로 음악을 듣는 것이다.
재즈, 뉴에이지, 영화음악까지 다시 만난 친구처럼 반가운 연주. ‘존 윌리엄스’의 Somewhere In My Memory는 영화 《나홀로 집에》 귀여운 꼬마 악동을, ‘일 디보’의 Falling Slowly를 들으며 영화 《원스》의 남녀 주인공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음악과 나는 하나가 된다. 어디 그뿐인가.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울림을 주는 영화 《시네마 천국》의 러브테마인 ‘엔니오 모리꼬네’의 Nuovo Cinema Paradiso, 겨울이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영화 《겨울왕국》속 Let It Go는 피아노 연주로도 매력적이다. 알고 있었던 멜로디지만 새로운 편곡으로 다가오는 연주는 신선하고 산뜻하다. 이 역시 음악의 놀라운 능력이다.
2CD에 수록된 아름다운 연주와 노래 가운데 유독 반복해서 들은 음악은 좋아하는 뮤지션인 ‘센스’의 Forbidden Love, 곧 벚꽃의 계절이라 그런지 ‘오시오 코타로’의 Time Of Cherry Blossoms, 맑고 청아한 노래인 ‘수잔 보일’의 Wings To Fly였다.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조금씩 회복되는 일상이 완전해지면 꽃피는 계절 좋은 이들과 차를 마시며 이 음악들을 함께 듣고 싶다. 내가 느꼈던 고마움과 일상의 감동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 이 음반이 동행할 것이다.
음악을 듣는 순간 사라졌던 여유는 찾아온다. 삶 속에서 쉼과 여유를 만나는 시간은 거창한 계획이 아닌 그저 음악에 머무는 순간이다. 우리 삶을 충만하게 하는 음악, 그 안에서 환한 여유를 발견한다. 지금부터 12년 전 첫 번째 여유 앨범이 나오고 다섯 번째 앨범을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사랑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여전히 분주한 일상을 사는 당신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친 당신을, 쉼이 간절한 당신을 여유의 세계로 초대한다. 나의 초대를 꼭 받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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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처음 만났다. 벌써 5집까지 나왔는데 이렇게 뒤늦게야 접하게 된 것은 본디 컴필레이션 음반을 좋아하지 않았던 탓이다. 사실 한 곡을 우연히 만나지 않았다면 영영 ‘여유’를 모르고 지냈을 것이다. 어느날 밤, 귀가 길의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던 ‘곤치치(GONTITI)’의 ‘1967’을 듣지 못했다면 말이다. 곤치치는 일본의 어쿠스틱 기타 듀오로 고레다 히로카즈의 영화들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그 이름을 만나게 되는 팀이다. ‘아무도 모른다’와 ‘걸어도 걸어도’의 OST를 그들이 담당했기 때문이다. 고레다 히로카즈의 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그들의 음악도 한 때 꽤 즐겨들었었다. 그러다 점점 사는 게 바빠져 음악을 여유롭게 벗할 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러니 그들의 연주를 아주 오랜만에 듣게 된 것아었는데 참 좋았다. 그 때는 정말 마구 끓고 있는 냄비처럼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해 좀처럼 차분히 나를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 음, 한 음 조용히 기타를 뜯는 그 연주가 그것을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여운이 오래 남아 계속 듣고 싶어서 집에 오자마자 당장 ‘1967’이 실린 음반을 검색했다. 두 음반이 검색에 걸렸다. 하나는 곤치치가 2011년에 발표한 ‘Humble Music’으로 일본 원판이었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 ‘여유’ 5집이었다. 내 선택은 단연 ‘여유’ 5집이었다. 왜냐하면 일본 원판은 가격이 무려 52,100원이었기 때문이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야 하는 나는 당연히 14,900원으로 보다 저렴한 ‘여유’ 5집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하여 무려 2003년에 첫 선을 보인 ‘여유’를 13년만에 5집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 [디지팩 형식인데, 구성은 이렇습니다. 앗, CD가 거꾸로 되어있는 걸 지금에서야 알았네요. 왜 사진 찍을 때는 안 보였던걸까요? ㅠ ㅠ] ![]()
[중간에 있는 것은 전곡 해설서 입니다.] ‘여유’ 5집은 그야말로 ‘여유’라는 제목에 충실한 컴필레이션이었다. 두 장의 CD에 담긴 42곡(1번 시디에 두 곡의 보너스 트랙이 있다.)은 피아노 연주나 기타 연주 혹은 드라마나 영화 사운드트랙등 참 다양했는데 하나같이 그렇게 주목을 요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하지만 감성적인 선율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처럼 일상이 태엽으로 꽉 조인 마음을 조용히 풀어주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주로 밤에 많이 듣곤 했다. 최근엔 새벽까지 일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여유’의 곡들을 듣고 있으면 밤이라는 시간에 잘 어울렸고 일의 집중도도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왜, ‘카페 효과’라는 게 있지 않은가? 심히 조용한 것 보다는 적당한 소음이 일에 더 집중과 능률을 올린다는 것 말이다. 그래서 일부러 카페에 가서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알고 있다. ‘여유’ 5집은 그런 ‘카페 효과’를 누려볼 수 있는, 그런 의미에서 정서적인 면만 아니라 실제적인 면에서도 도움을 받은 컴필레이션이었다.(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곤치치의 ‘1967’이긴 하지만.) 1번 cd엔 연주곡이 실려 있고, 2번 cd엔 노래가 많이 실려 있다.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한 것 같은데 나는 목소리 보다 연주를 더 선호하는 취향이라 1번 cd가 더 마음에 들었다. 특히 스티브 바라캇에서 시작하여 마이클 호페, 그리고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진 케빈 컨을 지나 곤치치, 마지막 S.E.N.S로 이어지는 1번부터 5번까지의 트랙이 너무나 좋았다. 좋은 선곡이 무엇보다도 컴필레이션의 질을 결정한다는 것을 가득 느끼게 만든 트랙의 연쇄로 컴필레이션을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 않았던 나도 ‘이만하면 컴플레이션도 썩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그렇다고 해서 불만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1번 cd엔 1분 정도의 짧은 곡이 두 곡 실려있는데 설사 그것이 한스 짐머의 ‘ As good as it gets’처럼 아주 유명한 것이라 해도 너무 빨리 끝나니까 오히려 ‘어, 이게 다야?’ 하는 느낌으로 몰입이 좀 방해되었다. 가만히 선율 속에서 잘 자고 있는데 어디서 찬물이 툭 쏟아져 갑자기 깨어난 느낌이랄까. 그랬기에,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취향이라는 것을 전제하고 하는 이야기지만 널리 알려진 곡이라 해도 그래도 조금은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게 적당한 길이의 곡들로 채워줬으면 좋을 것 같다. ![]() [여기에 더하여 또 하나 아쉬운 점을 말해본다. 중간에 있는 해설서인데, 이렇게 디지팩에 붙어 있다. 이것이 좀 불편하다. 모르는 아티스트의 곡이 나오면 아무래도 아티스트가 궁금해 해설서를 읽게 되는데 이렇게 디지팩에 딱 붙어 있으니까 보려고 할 때마다 디지팩을 펼쳐야해서 불편하다. 이 보다는 차라리 중간에 슬리브를 만들어 해설서를 삽입하는 형식이 더 좋을 것 같다. 보관이 우려되어 붙여놓은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보관은 보관대로 하고 해설서만 쉽게 빼서 디지팩을 펼치는 수고를 따로 하지 않아도 해설서를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제작자가 이 리뷰를 볼 지 모르겠지만 좀 고려해보셨으면 좋겠다. 작은 배려이긴 하지만 이런 사소한 점이 음반을 더욱 사랑하게 만들기도 하니까 말이다.] 다행히 2번 cd엔 그런 짧은 곡들은 없다. 그리고 대부분이 노래인데도 신기할 정도로 분위기가 일정하게 정돈되어 있어 어디서 이런 노래를 어떻게 알고 다 모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덕분에 이전에는 몰랐던 좋은 아티스트들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컴필레이션을 좋아하지 않아서 컴필레이션에 이런 매력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컴필레이션을 통해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이런 이야기를 2번 cd에 와서 하는 것은 특히나 2번 cd가 그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서 발매된 수잔 보일 음반에만 보너스 트랙으로 실려 있다는 ‘Wings to Fly’와 특이한 음색으로 개성적인 보컬을 들려주는 노르웨이의 실예 네가드의 ‘Based on a thousand true stories’ 그리고 신예 재즈 보컬리스트인 에미 마이어의 풋풋한 개성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Home’ 거기다 브라질의 유명한 보사노바 보컬리스트 스테이시 켄트의 ‘Tenderly’까지 주욱 이어지는 일련의 트랙들은 내게 1번 cd에서 1번에서 5번까지의 트랙들만큼이나 놓칠 수 없는 보석같은 트랙의 연쇄였다. 에미 마이어와 스테이시 켄트는 새로 만나는 아티스트라 만족이 더욱 컸다. 더구나 여기에 실린 그들의 곡들은 모두 2015년에 발표된 아주 따끈따끈한 신곡들이었다. '여유' 5집은 그런 곡들까지 싣고 있었다. 여기서 더 한층 '여유' 시리즈가 그냥 삶의 여유를 주는 것 뿐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좋은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역할마저 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이런 두 가지 역할을, 그것도 잘 해내고 있기에 '여유' 시리즈가 2003년부터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을 버티고 있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곡들이 그리 뒤떨어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 취향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다른 곡들을 선호할 수도 있으리라. 어쨌든 두 장의 cd에 실린 42곡들은 한결 같이 홀로 일하면서 우울하게 보내야 했던 밤들의 좋은 벗이 되어주었다. 힘들 때는 천천히 내 어깨를 다독였고, 피로가 먼지처럼 몸과 마음에 쌓여있을 때는 어느 순간 툴툴 털어냈다.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었으나 기대하지도 않았던 힘과 위로를 받았다. 이런 경험을 했기에 조금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나처럼 밤의 벗이 필요하다면, 조용히 자신의 일에 집중하게 만들 음악이 필요하다면 '여유' 5집은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거기다 음악으로 일상의 속도를 조금 늦춰 차분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도 역시나 '여유' 5집은 괜찮은 선택이 되어 줄 것이다. 더하여 좋은 아티스트들을 많이 알아서 음악 세계를 보다 넓히고 싶은데 그렇다고 그 사람의 앨범을 사는 것은 부담스럽고 좀 더 저렴하게 만나는 방법은 없을까 싶어질 때도 '여유' 5집은 똑같이 맞춤한 선택이 될 것이다. 겨울의 끝자락을 내내 함께 했는데 어느새 봄이 성큼 찾아왔다. 오늘은 정말 기온이 쑥 올라간 것이 봄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을 더욱 감지하게 만들었다. 겨울엔 정말 여유가 없었다. 평안한 날도 희박했다. 봄에는 부디 좀 더 여유와 평안이 있기를 바라본다. 그리하여 내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음악 자체에만 순수하게 몰입하여 '여유' 5집의 곡들을 즐길 수 있도록. 그럴만한 곡들인데 너무 소비만 하고 있는 것 같아 미안했었다. 어서 그 미안함을 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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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에게 추천 받아서 여유라는 앨범을 사게 되다. 요즘 같이 디지털 음원이 판치는 세상에 옴니버스 형식의 CD를 구입한다는 것도 사실 약간 꺼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친한 사람이 나에게 이 음반을 추천했다는 것은 이 음반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입한 '여유5집' 리뷰를 내 나름 남겨본다.
1. 힐링 뮤직
먼저 이 앨범을 쭉 다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삶에 여유가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곡이지만 40곡을 방해없이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여유 그 자체 이다. 힙합, K-pop, 메탈, 락, 발라드 심지어는 클래식을 듣는다고 하더라도 강한 저음과 빠른 곡조에 내가 음악을 듣는지 음악에 내가 끌려가는지 모를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여유5집 에서는 정말 내가 음악을 듣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직장에서 도로에서 학교에서 많은 소음에 시달리셨다면 귀를 잠시 쉬게 한 후 여유 앨범을 들어보시길 추천한다.
2. 다양함 + 익숙함
처음 앨범을 받고 곡명을 보지 않고 바로 cd플레이어로 재생시켜서 들었다. 어라 이곡은 내가 아는 곡인데 이런 버전도 있었던가? 라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나온 <날개를 주세요>를 듣고는 이건 누가 부른 거지? 원곡은 일본곡으로 아는데... 수잔보일이라는 가수를 찾아보았다. 뚱뚱하고 못생긴 외모에 대한 자격지심을 극복하고 영국 오디션에 출연하여 세계적인 스타가 된 사람이었다.
이런 이야기도 이 앨범에 있었구나... 정말 다양하고 친숙하면서도 '여유'와 연관 있는 곡들을 세심하게 선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음악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진 사람은 여유를 들으며 '아, 이노래!' 할것이다. 물론 음악에 관심이 없어도 <겨울왕국 Let it go> 나 <Nella Fantasia> <I have a dream>같은 곡들을 충분히 익숙한 곡일 것이다.
3. 추천하는 이유
처음 이야기 한 것처럼 지금 시대에 옴니버스 CD라는 것을 사기에는 여러모로 아까운 시기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탑아티스트들이 부르고 연주하는 곡들을 여유라는 주제에 맞게 한 앨범으로 구성하는 것은 적은 노력으로 얻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어떨까? 커피 몇잔 가격을 아낄 수 있다면 오히려 집이나 나만의 공간이 시끌 벅적한 커피숍 보다 더 큰 여유와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앨범을 추천해준 내 동생에게 감사하며 리뷰를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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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여유 시리즈 첫 번째 앨범이 나오고 이번 다섯 번째 앨범이 나오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을 이어왔다. 옴니버스 앨범이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아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안다. 나도 한때 그 옴니버스 앨범의 꾸준한 구매자였으니까. 하지만 한때였다. 몇 번 구매하고 계속 들으면서 시들해지고 그 애정이 오래가지 못한 기억이 있다. 나중에 보니 내가 구매했던 그 앨범의 시리즈도 나의 마지막 구매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매가 멈추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인지 긴 공백을 거치면서도 사람들의 귀에 닿으려 애쓰는 이 앨범이 저절로 궁금해졌다. 어떤 음악들로 채워졌기에 그 긴 시간을 꾸준히 이어왔나 싶어서.
몇 년 전에 우연히 음악 한 곡을 듣고 온라인에서 찾아보다가 여유 시리즈에 수록된 곡임을 알고 나서, 시리즈 앨범 중에서 몇 곡을 더 들어봤었다. 앨범 전체를 다 들을 수는 없었고 그냥 골라 듣는 정도로 몇 곡만 접했다. 귀에 익은 곡이 많아서 더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보통 40곡, 50곡씩 채워진 앨범에 얼마나 더 편한 음악이 있을까 궁금했지만, 그 이후로도 전체 곡을 다 들을 기회는 없었다. 한곡씩 다운받아 들으면 편하고 좋을 텐데, 내가 아직까지는 아날로그적 인간이어서 그런지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CD로 구매하고 듣는다. 조금 늦게 접한 여유 시리즈를 한꺼번에 듣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런 아쉬움에 이번 앨범은 전체를 다 들어보기로 생각하고 구매했다. 아는 음악도 있고 몰랐던 음악도 있고, 아티스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곡명을 모른다고 해서, 그 곡을 연주하는 아티스트나 가수를 모른다고 해서 이 음악들을 듣는데 전혀 불편할 건 없다. 이 음악들을 채우는 것을 좀 더 알고 듣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귀로 들어와 가슴속을 채우는 음악으로 충분한 부분이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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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유 5집》은 40곡으로 채워졌다. 장르도 다양하다. 오랫동안 들어왔던 영화음악부터, 재즈, 뉴에이지. 조금씩 그 높낮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소란스럽지 않다. 잔잔하게 흐르는 분위기다. 음악에 약간 내 뒤에서 배경으로 흐르는 느낌, 말 그대로 BGM. 오래전에 두근거리며 봤던 드라마의 음악, 유명 가수의 노래, 연주까지.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촌스러울 만도 한 헤어스타일로 색소폰을 멋지게 불던 Kenny G의 연주를 듣고 많이 감성적이었는데, 영화 <사랑을 위하여>의 그 이야기가 이해 못할 것 같다가도 이 음악 하나로 그저 끄떡임을 이끌어냈었다. 그래, 사랑을 위해서라면... 영화 <원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전하는 멜로디 Falling Slowly 역시, 듣는데 설렜다. 수잔 보일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지는 Wings Tp Fly, 가끔 다른 여가수의 목소리로 들어왔던 Danny Boy의 색다른 버전이 웅장하게 귀에 감긴다. <겨울 왕국> Let It Go의 The Piano Guys 버전은 강한 보이스의 익숙한 힘을 뺀 분위기로 들을 수 있다. 대신 그 자리를 경쾌함이 차지했다. 원곡보다 조금 더 발랄해진 느낌에 기분이 살짝 들뜨기도 한다. 영화 <시네마 천국>의 러브 테마는 언제 어디서 들어도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귀에 먼저 다가온 음악으로 필름을 돌려보던 그 장면을 저절로 소환한다. 아,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났는데도 그 영화를 보던 그때 그 감동은 여전하다. 음악의 힘이 이런 걸까. 비단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서 그런 것만은 아닐 거다. 음악으로 소환하는 그 시간의 기억 때문에, 각자의 그 시간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그대로 불러오기 때문이다.
가만히 시간을 더듬어봤다. 확실히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짐을 옮길 일이 생기면 박스 한 가득 CD를 따로 챙겨야 할 정도로 많이 듣곤 했다. 그때보다 시간이 좀 흘렀을 뿐인데 뭐가 그리 달라졌나 생각해보니, TV 드라마는 거의 안 보고 살고 있고, 한 달에 열편은 족히 봤던 영화는 한 달에 거의 한두 편 봐도 많이 보는 셈이 됐다. 음악은 더 말해 뭣하랴. 뭐가 그리 바쁘고 급하다고 재밌게 즐기던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고 살았나.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닐 수 있는 것들인데... 일요일의 늦잠 대신 조조 영화 한 편을, 두통에 시달리던 머릿속에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넣어줘도 좋을 것을 자꾸 미루고 멀리하려 했던 시간이었다. 마음의 여유도 없고, 그럴 시간에 늘어지게 잠도 자고 싶고 하는 간절함이 더 컸던 게 아니었을까 싶은. 아쉽게도 이제야 다시 눈에 담아본다. 손만 뻗으면 쉽게 닿을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가까이 있었다는 것을.
이 음반으로, 정말 오랜만에 몇 시간씩 음악을 듣고 있다. 수록된 40여곡을 다 듣는데 두 시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처음에는 음악에 집중하지 않고 그냥 틀어놓은 채로 밤 시간을 보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기도 하고, 채우다 만 직소퍼즐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두 번째 세 번째는 멍하니 누워 방 천장을 바라보면서 이 음악들을 내내 들었다. 귀에 익숙한 곡이 나오면 시간을 더듬고, 조금 낯선 곡이 들리면 귀에 담으려 애쓰면서 오롯이 음악만 들었다. 그렇게 듣고 있다 보면 어느새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나는데도, '시간이 왜 이렇게 갔지?' 하는 불안함을 없었다. 해야 할 일을 미루고 누워 게으름 피우면 찾아오는 조급증도 조금은 사그라졌다. 솔직히 그런 기분이 아주 없어진 건 아니다. 한 번에 사라질 조급함은 아닐 것이다. 안다. 하루아침에 사라질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그런데도 불안함에 앞서 찾아온 건, '내가 이런 시간을 또 언제 보냈더라?' 하는 물음표였다. 지금은 좀 이래도 괜찮다는 듯이, 알게 모르게 내 기억 속의 여러 가지를 거꾸로 되짚는 시간이었다. 음악 하나로 말이다. 이게 나쁜 걸까 싶지만 금세 그 물음은 힘을 잃는다. 괜찮으니까 조금 더 들어봐, 이런 시간 조금 더 보내도 괜찮을 거야, 라는 멜로디가 이어진다. 점점 그 '괜찮음'이 늘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듣게 된다. 이런 시간조차 허락할 수 없다면 정말 오늘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더 팍팍해질 것 같으니까.
요즘은 초등학생도 바쁘다는 말이 익숙하다고 한다. 어른이 되어야만 바쁜 일상을 보낼 거로 생각했던 나의 유년 시절 사고는 사라졌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든, 빠르게 가는 게 보편적인 것으로 보인다. 모르지 않았다. 실제로 그 속도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마음은 그게 아니다. 그래서 더 조급해지기 일쑤겠지. 그때마다 마음은 더 조여지고 빠듯해지고... 약도 없는 그 증상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찾고 있다면 이런 음악 한 곡으로 처방을 대신하면 어떨까. 유명한 팝페라의 다른 목소리 버전을 들어도 좋고, 우리의 기억 속 영화와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는 OST는 두말할 것도 없고, 제목을 몰라도 마냥 듣기 좋은 연주곡까지. 큰 거부감 없이 귀에 친숙해지는 시간을 만든다. 이 음악들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바뀌거나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삶이 찾아올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네 사는 현실이 그걸 쉽게 허락하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어떤 삶 속에서 찾고 싶은 그 작은 틈 하나, 그걸 여유라고 불러도 좋다면 그 시간을 허락해주는 이런 음악도 괜찮다. 잠깐이라도 그 틈을 열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한곡씩 톡톡 끊어지는 맛이 아니라 그냥 유유히 흐르는 음악으로 즐길 수 있다. 부담 없이 다가온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그 시간만큼은 충분히 여유로우라고, 이 앨범의 제목 그대로, 여유롭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을 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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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봄인데 아직 겨울에 머물러 있던 내 마음까지 서서히 녹일 수 있게, 당분간은 이 앨범으로 봄을 향한 길을 걸어갈 것 같다. 실제 기온보다 체감온도를 더 따뜻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채워지길 바라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1번 트랙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다시 여유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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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5집 넘나 좋은 것! 예전에 우연찮게 여유 2집을 선물 받아 듣고 이후 계속 시리즈 나오는대로 구매하고 있는데 매번 꿀 선곡으로 제게 좋은 힐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뉴에이지, 클래식 쪽은 사실 문외환이지만 나름 귀에 익은 것들도 있고 몰랐지만 너무 좋은 말그대로 '여유'를 만끽하게 해주는 생활 속 음악들이 있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 시리즈 쭈욱 나왔으면 좋겠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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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트랙리스트..! 신경 쓰지 않고 그냥 쭉 틀어놓아도 거슬리는 곡이 한 곡도 없다는게 신기한 앨범이네요. 커버도 깔끔하고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은 CD 입니다. 특히 귀에도 익숙하고 언제 들어도 좋은 영화 OST들이 이렇게 한 앨범에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보다 편할 수는 없을듯.. 요즘 CD 사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장해서 꺼내 듣는 맛이 있는 앨범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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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5집.. 오랫동안 기다려왔습니다. 1집부터 4집까지 모두 가지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늘 듣습니다. 차에서 들을 때마다 지인들이 무슨 앨범 듣는지 궁금해하더라구요. 지인들에게도 지금까지 추천해주고 있는 앨범들 입니다. 선곡뿐만 아니라 앨범 디자인만 보아도 힐링이 되고 있습니다^^ 곡 설명도 늘 그렇듯 자세히 써있어서 도움이 많이 됩니다. 언제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음악인 것 같아요^^ 계절, 날씨 상관없이 여행을 갈때, 출근 길, 퇴근 길에도 들을 수 있는 음악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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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은 앨범.. 지인들에게 몇몇에게 선물했더니 “센스 있다”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점점 갈수록 바쁘고 각박해지는 삶에 뭔가 따뜻한 담요를 덮어주는 듯한 앨범.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Chris Botti의 음악에서부터 새롭게 알게 된 위안이 되는 음악들이 담긴 너무나 감사한 앨범 입니다. 음악은 들어봐야 아는 것이기에, 이렇게 리뷰를 쓰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고민 하다가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앨범의 가치를 알아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부끄럽지만 이렇게 몇 글자 남기고 갑니다^_^;;
삶 속의 작지만 소중한 여유가 필요하시다면 꼭 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 [여유]를 듣다보면 스케줄링도 조금은 더 여유롭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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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시리즈는 꾸준히 구입하고 있는데, 갈수록 선곡의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뉴에이지부터 영화음악, 클래식, 팝 가리지 않고 '여유'로운 곡이라면 모두 한데 모은 조화가 장점인 시리즈였지만, 이번에는 펜타토닉스 같은 비교적(?) 파격적인 선곡도 돋보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아티스트의 앨범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앨범 디자인도 제목처럼 편한 느낌이고.. 곡 별 해설도 있어서 궁금증을 많이 해결했습니다. 더 궁금한 내용들은 또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되니까요ㅎㅎ 뭐.. 힘들 때 가끔씩 머리를 비우고 듣는데 참 좋습니다. 여유를 찾아 휴가라도 가면 좋겠지만 뭐 그게 그렇게 쉽진 않죠^^;; 다들 팍팍하게 살고 있지만 가끔은 음악에서라도 여유를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