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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 어렵다…. 사랑을 다른 소설은 가끔 나한테 아직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대니'가 그랬다. 주인공인 할머니가 더 이상 대니에게 우린 다시 만나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하는 부분에서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이 대니를 사랑하게 되어버렸구나.' 직접적인 묘사는 없었음에도 그냥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울 것 같았다. 초반에는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났다. 내가 어렸을 적 할머니에게 민우처럼 떼를 쓰고 할머니를 힘들게 했던 단편적인 기억이 스쳤다. 그 당시의 우리 할머니를 생각해도 소설 속 할머니를 생각해도 대단하다는 감정이 들었다. 나라면 절대 그러지 못했을 텐데. 어쩌면 정말 할머니는 나를 '견뎌'주신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몰랐던 당시의 나를 잠시 원망했다. 하지만 '대니'를 읽어가며 이 소설이 그렇게 단순한 얘기는 아님을 깨달았다. 가끔 생각하면 인간은 사랑이 참 많은 존재 같다고 느낀다. 실제로 무생물에도 애정을 느끼게 되니까. 머지않은 미래엔 분명 안드로이드를 사랑하는 인간도 생길 것이다. 또 어쩌면 그게 나일지도 모르겠다. <굿바이> : 어려우면서도 새롭다. 누구의 시점으로 서술되고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초반에 잠깐 헤매다 중반부에 깨달았다. 엄마의 기억과 감정을 모두 공유하는 태아의 시점으로 서술된 소설은 처음 읽어본 것 같다. 미래에 로봇의 몸으로 옮겨가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그날이 오지 않았기에 생소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의 몸을 버릴 순 없을 것 같다. 지금 내 몸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이 난 아직 좋고 처음부터 느끼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미 알게 된 이상 그리워질 것이 분명하다. 얼마나 더 먼 미래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러한 날이 오더라도 지구에서 눈감고 싶다. <쿤의 여행> : 이야기 속 쿤은 뭘까? 실재하는 것이긴 한가? 아니면 비유의 일종인가? 그것조차 잘 모르겠다. 내가 되고 싶은 나 혹은 나의 불안함을 해소해주는 존재인 걸까? 나도 가끔 또 다른 나를 만들고 숨고 싶어진다. 종종 지금의 나보다 훨씬 멋진 나를 만들어 행복한 일상을 상상한다. 불안해질 때는 더 자주 상상 속의 나를 찾는다. 그렇게 상상하다 보면 정말 괜찮아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고 오히려 지금의 내가 더 한심해질 때가 있다. 최근에는 더욱 그렇다. 졸업이 코앞인데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나에 대한 현타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잘 모르겠다. 내가 온전히 나로서 살 수 있을까? <러브 레플리카> : 단편을 읽다 보면 추리 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문장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로 와닿지 않을 때 특히 더 그렇다. 정말 경은 허언증이었던 걸까? 이조차도 작가가 의도한 어떠한 비유의 일종일까? 단순하게 이런 것부터 헷갈리기 시작했다. 경이 허언증이라면 이 단편은 내게 제법 미스테리한 느낌을 준다. 이연의 심정이 어렴풋하게나마 내게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의 불행이 남의 입을 타고 그의 것인 양 재생산되는 과정을 기뻐하며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소설은 참 신비하다. 일상의 어떤 평범한 소재, 경험 같은 것들을 특별하고 유일한 것이라고 느끼게끔 해주는 것 같다. 윤이형 작가님의 글이 유독 그렇다. 지금까지의 단편을 읽으며 내내 했던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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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우주, 그리고 알 수 없는 어떤 세계와 같은 알 수 없는 배경에서 가장 현실적인 고민이 벌어진다.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쳤을 고민들이지만, 작가는 이들을 새로운 배경에 흩뿌려 전혀 다른 것처럼 풀어낸다. 결코 쉽다고 하진 못할 책이지만, 꼭 한 번은 읽었으면 한다. 읽어내리다 보면 작가의 수려한 문장이 돋보여 머리와 눈 모두 즐거웠다. 특정 작품들에서 마음에 든 문장들이 여럿 있던 걸 보면, 작가의 문체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변한 것 같다. 이전이 내 취향이었는지, 이후가 내 취향이었는진 알 도리가 없지만! 최근 작인 고스트를 떠올리면, 최근 윤이형 작가의 문체가 내 취향인 그 문체인 것 같다. 이상 문학상과 관련된 문학계 논란 속에서 절필을 선언했기에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의 문제적 사건이었기 때문에.... 작가의 결심이 번복되길 바라지는 않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침이 와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나는 대답해 주지 않고 웃으면서 눈을 감았다."
"그럴 수도 있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그것도 알게 됐어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것." "그게 당신에게 의미가 있나요?" "네, 그런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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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나도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로봇이 상용화된 시대의 이야기인데, 로봇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하면 흔히 생각나는 것과 다르게 좀 더 따뜻한 감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어떤 소설을 어둡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윤이형 작가님 특유의 문체가 돋보이는 재미있는 소설들이었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종이책으로 읽는 문학은 늘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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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형 작가님의 소설을 처음 접한 것은 ‘붕대감기’였다.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페미니즘에서 머리를 띵 하고 맞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거꾸로 거슬러 올라와 작가님의 소설을 하나씩 도장깨기 하는중이다. 러브레플리카에서는 ‘대니’가 기억에 남는다. 대니를 통해 작가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내가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음이 아쉬웠다. 윤이형작가님의 소설은 늘 현실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낸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작가님의 소설을 앞으로 더 만나볼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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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수록된 다수의 소설은 장르소설에서 차용되는 소재를 이용하고 있지만 주제의식은 여느 순문학 못지 않게 짙다. 매력적인 소재는 자칫하면 단순한 흥미만 이끌어내는 글을 만들어내기 쉬운데, <대니>(SF), <엘로>(판타지) 등의 소설은 흥미로운 소재로 독자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던져주면서도 인간이나 세상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가고 있었다. 재미와 의미, 모두 찾을 수 있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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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하나만 읽어봤다가 다른 단편들도 읽고 싶어서 구입한 책. 다른 소설집에 비해 내용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 너무 좋았다. 단편 하나하나 아끼면서 읽었던 책이지만 너무 빨리 읽어서 아쉬웠던 책. <대니>가 제일 좋았다. 윤이형의 소설은 먹먹하고 아름다우면서 슬픈 SF적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인물들의 다음이 궁금해서 내내 생각났던 책이다. 묘사력과 이야기 둘 다 너무 좋아서 눈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실제로 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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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껴쓰고 싶은 구절이 잔뜩 있는 책이었다. 그 중에 가장 좋았던 건 핍이라는 작품이다. 아포칼립스의 느낌이 매우 좋았다. SF 느낌이 나는 작품은 살짝 아쉬웠다. 이해하기 어려워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총평은 재미있었다. 윤이형을 좋아하게 됐다. 정도? 다음 작품이 나오면 또 사서 읽을 것이다. 윤이형의 감성을 좋아한다 나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에 실린 루카를 봤을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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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레플리카는 윤이형 작가의 단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윤이형 작가 특유의 문장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숨 돌릴 틈도 없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또한 몇몇 단편의 경우 판타지나 SF적 상상력이 가미가 되어 있어 독자로 하여금 다른 세계를 엿볼 수 있게 만든다. 그러나 <엘로>와 같은 작품은 상상력은 흥미로웠으나 작품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반면 <대니>와 <굳바이>, <루카> 등 굵직한 작품도 많다. 이 세 작품 외에도 표제자인 <러브 레플리카>와 <핍>도 전체적인 소설집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다. 각각의 작품 모두 윤이형 작가의 강점인 디테일이 살아있다. 대부분의 작품이 단순한 서사를 가지고 있으나, <굳바이>처럼 작법적인 측면, 혹은 <러브 레플리카>의 설정 측면과 같은 노련함이 단순한 서사를 뛰어넘는 매력을 보여준다. 섬세한 인물들의 감정선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소설집 <러브 레플리카>는 제목처럼 다른 사랑의 형태들을 그려내고 있다. 사랑이라는 개념이 다양한 형태의 이야기로 복제된다. 이 작품집에서 일상적으로 겪어보기 힘든 사랑도 마치 일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덕분에, 나는 많은 사랑을 앞에 두고 반성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