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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화권에서 제작된 다양한 지도들의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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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는 이야기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은 땅 위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갔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의 터전인 '우리 땅', 그리고 인접한 지역의 이야기가 펼처지는 '남의 땅', 그리고 가 보지 못한 곳이지만 있다고 들어 본(혹은 있을 것이라고 믿는) '미지의 땅'에 대한 정보에 대해 궁금해 했고 상상력을 펼쳐 왔다. 이러한 땅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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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는 이야기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은 땅 위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갔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의 터전인 '우리 땅', 그리고 인접한 지역의 이야기가 펼처지는 '남의 땅', 그리고 가 보지 못한 곳이지만 있다고 들어 본(혹은 있을 것이라고 믿는) '미지의 땅'에 대한 정보에 대해 궁금해 했고 상상력을 펼쳐 왔다. 이러한 땅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 즉 공간정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인 지도이다.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전세계의 여러 문화권에서 지도가 다양한 규모, 형태, 방법으로 제작되어 왔고, 첨단 정보기술 사회인 지금도 여전히 공간정보는 우리에게 중요하다. 이렇게 지도는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의 이야기라는 점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진리일 것이다.


  이 책은 이렇게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과거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동안에 제작된 수많은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의 초반부에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다룬 뒤, 책의 대부분은 페이지의 넓은 부분에서 지도를 컬러로 보여주고, 지도의 안과 밖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도의 안에 어떤 정보가 담겨 있는지, 이 지도는 누가 제작하였고 그 당시 제작자가 살아가던 사회상은 어떠했는지, 이 지도의 제작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효과를 가져왔는지 등의 이야기를 풀어주고 있다. 


  수많은 지도를 총 5개의 챕터로 구분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땅은 우리의 땅'이라는 챕터는 말 그대로 지도제작자들이 살아가는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그린 지도이다. 선사시대 사람들도 어느 지역에 무슨 동물이 많이 잡히는지, 우리 동네에 산과 강이 어디 있는지 등에 대한 공간정보가 중요했을 것이다. 문명국가에서 자신의 국가 범위를 그리면서 왕조의 권위를 내세우고 통치의 편의성, 종교적 상징 등을 포함시키기도 했다.각 시대적, 지역적 맥락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땅'에 대한 지도를 그려왔다. 그 주체는 우리가 잘 아는 국가는 물론, 공간정보와 전혀 관련없을 것만 같은 비문명권의 선주민들도 포함되어 있다.



유럽인들이 기독교적 세계관에 빠져 있던 시절에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고대 그리스 시절의 과학기술을 계승하여
다양한 지도를 제작해 왔다고 한다.
이 지도를 보면 이미 8세기에 이집트 인들이 나일강을 잘 알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달의 산'에서 발원하여 두 갈래로 흘러 다양한 기후대를 통과하는 점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나일강의 모양은 우리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에서도 볼 수 있으니...



유럽인들은 탐험가 발보아가 태평양을 처음 '발견'했고
마젤란, 쿡 등이 태평양을 지도화하여 문명권에 편입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태평양 선주민인 타히티의 항해사 투파이아의 공간정보의 도움을 받아
쿡이 그린 이 지도를 보면 그러한 고정관념이 깨진다.


  2,3번째 챕터는 사람들이 주변 지역에 관심을 가지면서 여행 및 탐험을 하고 획득한 공간정보를 지도로 표현한 것을 모았다. 성지순례, 장사, 여행, 전쟁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람들은 주변 지역으로 떠났고, 그때 획득한 정보를 지도로 남겼다. 이는 지도를 보는 사람들의 지리적 상상력을 자극하였을 것이고, 이 챕터에서는 각 문화권에서 그러한 사회사적 의미를 가졌던 지도들을 총망라했다.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을 그린 매튜 페리스의 중세 지도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을 간다는 두려움을 이겨낸다는 점에서
모르긴 몰라도 종교라는 힘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 지도제작가 피테스 구르의 동인도 제도 지도
메르카토르, 블라외 등 유명한 지도제작자 외에도
지도제작자가 수시로 탐험가들의 정보를 받아 지도를 그리고 업데이트했을 것이다.
아는 데까지만 그린 오스트레일리아의 해안선의 모습이 흥미롭다.



  4번째 챕터는 직접 경험한 세계는 물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까지 포함한 '전세계'를 그린 세계지도를 소개하고 있다. 지구는 둥근 모양이라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알고, 고대 그리스 시대 학자들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챕터에서는 그러한 진리를 밝히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러 시대와 문화권에서 과학적 진리와 상관없이 나름대로 인식했던 세계의 모습을 지도화하려 했다는 시도에 골고루 주목하고 있다. 

조선 후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인식하고 상상한 세계의 모습을 그린 천하도가 실려 있어서 반가웠다.
설명은 우리 책에 비해서는 조금 빈약하지만 그래도 영국인이 쓴 책에 우리 지도가 있어서 반가웠다.
한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도 소개되어 있는데, 책에 소소한 오류가 하나 있어서 출판사에 제보했다.




유럽인들의 '대항해시대'를 열었던 초기 지도인 발트제뮐러의 세계지도
'발견'이라는 주제로 욕망하는 지도 : 12개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에 자세히 나온다.
이외에도 수많은 유럽인들의 탐험지도, 세계지도가 나와서,
 제국주의와 지도화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5번째 챕터는 주제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정 지리적 요소를 부각하여 표현한 지도들을 모았다. 지질도, 행정도, 정치지도, 전쟁지도 등이 들어 있고, 위성사진도 역시 필요한 특정 요소를 촬영하여 주제도 형식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소개하고 있었다.



우리는 위성을 통해 지질적 특성을 바로 파악알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각 동네를 다 둘러보면서 지질조사를 하는게 아니라, 소위 '원격탐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고지도를 다룬 책은 제법 있다. 하지만 다른 책과 구분되는 이 책의 장점이라면, 다양한 문화권을 균형있게 다루려고 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고지도 책은 아무래도 서구의 지도학사 위주로 전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남아있는 지도의 수를 보면 서구의 우월성은 어쩔수 없긴 하다. 게다가 몇 세기 전부터 논란의 여지가 없이 세계체제는 서구 백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이러한 편향성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 그 격차는 더 커질것이기에, 이 책의 시도가 반갑다. 게다가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나라 지도가 두 개나 실려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다만 '이 땅은 우리의 땅'에서도 대동여지도를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아쉬움도 없잖아 있지만...

  한편 다른 책과 비교하면 하나의 지도 당 설명의 양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지도의 갯수가 많아서, 지도학사에 처음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수많은 지도들이 다 비슷비슷해 보일 수 있다는 한계도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해서 총천연색의 다양한 색깔과 모양을 가진 지도가 전 세계에 고루 분포했었다는 점을 알고, 더 알고 싶어지면 다른 책으로 나아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과 비슷한 류의 책으로는 <지구 끝까지 : 세상을 바꾼 100장의 지도>, <지도, 살아있는 세상의 발견> 등의 책이 좋다. 또 지도학사에서 큰 흐름을 차지한 12개의 지도만 골라서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욕망하는 지도 : 12개의 지도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도 볼만하다. 조금 흥미 위주로 지도학을 접근하고 싶다면 <지도 위의 인문학 : 지도 에 그려진 인류 문명의 유쾌한 탐험>과 같은 책도 있다. 지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지도일 정도로 지리학 분야에서 지도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지도를 읽고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즐거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YES마니아 : 골드 r*****0 2016.04.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