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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저자인 윤내현의 쾌유를 빈다.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저자인 윤내현의 쾌유를 빈다." 내용보기
아껴 두었던 윤내현의 고조선 연구 두 번째 권을 마침내 다 읽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고조선은 우리가 배웠던 것처럼 이성계가 세운 근세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부르는 이름이 아니다. 고려시대에 나온 삼국사기와 제왕운기에서도 이미 고조선이라 부르고 있기 때문. 그럼 왜 그렇게 말할까? 그리하여 저자는 바로 이 고조선이라는 명칭부터 정리하자고 한다. 왜냐하면 학창시절 우리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저자인 윤내현의 쾌유를 빈다." 내용보기

아껴 두었던 윤내현의 고조선 연구 두 번째 권을 마침내 다 읽었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고조선은 우리가 배웠던 것처럼 이성계가 세운 근세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부르는 이름이 아니다. 고려시대에 나온 삼국사기와 제왕운기에서도 이미 고조선이라 부르고 있기 때문. 그럼 왜 그렇게 말할까? 그리하여 저자는 바로 이 고조선이라는 명칭부터 정리하자고 한다. 왜냐하면 학창시절 우리가 배웠던 신화로서의 단군조선 또는 고조선→기자조선→위만조선→한사군으로 이어지는 이 계보를 깨야만 고조선의 올바른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

고조선, 즉 조선이라는 이름은 어디에서 왔을까? 처음 도읍으로 삼았던 아사달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아사’는 아침을 뜻하는 고어. 그래서 아사달은 ‘아침 땅’, ‘해 뜨는 곳’이라는 의미. 토착어였던 이것을 한자로 옮기니 조선(朝鮮)이 되었다는 것. 저자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현재 쓰고 있는 일본어 ‘아사(あさ)’가 바로 아침(朝)이라는 뜻이다.

환인의 아들 환웅이 세상에 내려와 인간으로 변한 곰과 결혼해 단군을 낳았고 아사달에 도읍해 나라를 세우니 바로 고조선. 서기전 2333년의 일이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건국사화. 우리는 이를 한낱 신화, 즉 역사적 근거가 전혀 없는 옛날이야기로만 배우고 알았다. 그렇지 않다는 증명이 바로 이 책, 윤내현의 고조선 연구다. 하나씩 규명해 보자.

환인은 고대 한국어가 한자로 음사된 것. 하늘의 광명을 상징하는 ‘환한 님’ ‘밝은 님’ 등의 뜻을 지닌 ‘환님’과 ‘오직 하나뿐인 신’, ‘큰 권능을 가진 신’ 등의 뜻을 지닌 ‘한님’이 복합되어 ‘환인’으로 표기되었을 것이라는 추정. 환인은 태양, 즉 해를 의미. 우리가 천손족이라는 뜻이 된다.

인간으로 변한 ‘곰’은 곰을 숭배하는 곰족. 단군왕검은 태양신을 숭배하는 환웅족과 곰족의 결합을 뜻하고 이들이 고조선의 주도세력이 되었던 것. 인간이 되지 못한 호랑이는 호랑이를 숭배하는 씨족. 이들은 아마도 그 다음 서열의 부족이 되었을 것이다.

강력한 청동기문화를 가졌던 고조선의 강역은 전 만주와 한반도. 특유한 비파형 동검이 그 유력한 증거다. 서기전 2333년이라는 건국 연대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중국과 전혀 다른 만주와 한반도의 청동기 유물 분석 결과, 연대는 서기전 2400년 전까지 올라간다. 고조선은 이미 존재했던 청동기 문화를 바탕으로 세운 나라였던 것. 그러니 저 건국 연대는 그냥 옛날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기자조선과 위만조선은 중국과 고조선의 국경이었던 북경 근처 지금의 난하 인근에 있었던 변경국가. 이를테면 고조선의 제후국이었다. 사서에 나오는 ‘요동’이란 말은 중국인의 눈으로 ‘극동지역’을 뜻하고 실제로 이 부근에 두었던 행정구역이기도 하다. 위만조선을 무너뜨리고 설치한 한사군은 그래서 바로 이곳, 사서에 나오는 갈석산이 있는 중국에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간략하게 축약할 수도 있는 이 주장을 윤내현은 두 권의 책에, 자그만치 천 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설명하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한 권 정도로 정리했으면 딱 좋았을텐데. 한 얘기 또 하고 한 얘기 또 하며 지겹도록 같은 조문과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 도대체 왜 그랬을까?

기존 주류사학계에서 봤을 때 윤내현의 이 주장은 한국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자신들의 학설을 완전히 뒤집는 반란. 당연히 눈을 까뒤집고 허점을 찾아 분쇄해야 할 불온사상인 셈.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저자는 글자 한자 한자까지 온 신경을 집중했을 것이고 단어 하나에도 반박할 수 없는 수많은 근거 사료를 제시해야만 했을 것이다. 덕분에 윤내현 이후의 연구자들은 이런 수고를 덜 수 있을 것. 후학들은 그저 감사해야 할 일이다.

2018년 처음 본 책.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저자인 윤내현의 쾌유를 빈다.

r****l 2018.01.04.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