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산드로스. 로마나 이탈리아 관련 서적, 군사 관련 저작들, 그리고 수 많은 영웅(?) 또는 정치가에 관한 저작에서 그의 이름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만큼 비록 내가 그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내게 아니 우리 모두에게 그렇게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 것 같다. 시오노 아줌마의 새 책을 기다리다 언뜻 눈에 띈 그 이름을 보고 손이 갔다. 저자에 대한 설명도 언뜻 살펴보니 신뢰가 가기도 했구. 이탈리아 고고학의 인디애나 존스라나. 어쨌든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책이었다. 처음에는.... 하지만 책장을 한장씩 넘길수록 점차 커져만가는 실망감이란...세계의 수많은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영웅으로 꼽고 있다는 그는 내게 그저 그런 감흥조차 일으키지 않았다. 인간적인 면은 물론이고 전쟁의 신이라는 칭호도 내겐 그다지 미덥지 않았다. 그를 읽는 내내 나는 줄곧 그를 카이사르와 비교해 보았었다. 우선 군사전략적 측면에서, 뭐 지금도 미국 육군사관학교에서는 알렉산드로스의 전략을 필수로 가르치고 있다지만, 내겐 그리 신통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너무 경직됐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 강하다. 지도자의 요건으로 임기응변을 드는 걸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다. 지휘관으로서 항상 임기응변에만 의존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대왕에겐 그 점이 좀 부족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에 비해 카이사르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술의 천재였다. 바로 그 점때문에, 전술의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비판도 있지만.... 다음은 정치적 역량에 관한 것인데, 물론 두 영웅 모두 일의 추진력이라는 면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분명 두 영웅 사이엔 신분의 차이가 있었다. 대왕은 날때부터 모든 이에게 충성을 약속받은 대왕이었으니. 하지만 카이사르는 종신 독재관에 취임하기 전에는 삼두 중 하나의 머리에 불과했다. 독재관이 된 후에도 언제나 그의 발목을 잡는 원로원이라는 무리도 존재했다. 어쨌든 그 점은 차치하고, 두 인물의 정복 전쟁에서 분명 우리는 양자간의 정치적 혜안이라든지 현실 파악 능력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위대한 사학자들이 뭐라고 하던지간에, 내 생각으로는 대왕의 정복 전쟁은 개인의 야심을 채우는 것 밖에는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이라는 칭호를 받았겠지만 너무나도 무리한 원정이었다. 그 후의 식민지 정책이라든지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그에 반해 카이사르의 원정은 물론 그 자신의 야심도 일정 부분 기여한 바가 있겠지만 로마 제국의 변방 방위를 확고히 하는데 모든 주안점이 있었다. 두 인물의 사후 대책 수립도 묘한 대조가 되는 것 같다. 그리스와 로마라는 문화의 차이가 만들어 낸 차이였겠지만, 그리고 그 당시엔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대왕의 일상 생활도 내겐 너무나 퇴폐적으로 느껴진다. 그 당시에도 그런 자신들의 문화를 혐오한 그리스인이 있었으니 내 이런 생각도 그리 잘못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개인의 생각이니 비난은 마시길..) 나는 개인적으로 카이사르의 넘치는 카리스마를 너무나 좋아한다. 또한 인간의 심리에 정통한 그의 멋진 회색 뇌세포도 너무나 닮고 싶은 점이다. 어찌보면 유비의 탈을 쓰고 있는 듯 하지만 어쨌거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그 매력은 거짓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