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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지 엔터테인먼트 주주로써 빅뱅과 아이콘 등 다른 가수 공연도 가고 싶었으나, 이 공연들은 매표 전쟁에서 젊디 젊은 10대 소녀들에게 씁쓸한 패배를 맛보았다. 절치부심, 열심히 패배요인을 복기하고, 표 사기 신공을 연마한 끝에 알파고만큼 무서운 소녀들을 상대로 위너 표 구매에는 성공했다. ㅎㅎㅎ 오랜만에 보는 올림픽 체조경기장 앞 조형물. 양 옆으로 뭔가 화환 같은 것이 쫙 서있다. 뭐지? 이번 공연에서 여태까지 경험해 온 공연과 상당히 다른 새로운 것을 여러가지 경험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이것이었다. <클릭하면 자세히 볼 수 있다>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콘서트를 축하하며 그들은 조공이라 부른다는 쌀을 구매해서 쌓아두었다. 저 쌀은 옵빠 이름으로 불우이웃돕기로 기부한다 하는데, 이야! 사랑하는 오빠에게 착한일을 해주게 하는 팬심. 예전에는 옵빠에게 직접 선물을 주고 뭔가 해주는 것이 주였다면, 이제는 팬클럽 문화가 많이 바뀌어 이렇게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옵빠의 이름으로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하나 하나 읽어보면, 더욱 놀라게 되는데, 대만 팬클럽, 필리핀 팬클럽, 중국도 지역별로 엄청난 글로벌 팬심의 발휘다. 베트남, 남미, 대만 팬클럽에서 보내온 쌀들. 그것도 오빠들이 볼 수 있도록 문구를 모두 한글로 적어 두었다. 중국이 역시 스케일이 엄청나다. 쌀을 817키로나 기부하다니. 이러한 놀라운 문화충격을 겪으며 기분좋게 도착한, 공연장 입구. 공연장 바로 옆에서는 와이지에서 공식으로 위너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단순히 콘서트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퀄리티 있는 연관 상품을 개발하여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응원봉만 하더라도, 소속사에서 고품질의 응원봉을 제작하지 않을때는 제각각 저품질의 야광봉 같은 것을 들고 콘서트에서 옵빠들을 응원했었는데, 이것이 통일되어 팬도 싸구려가 아닌 품질 괜찮은 응원도구를 소유하게 되고, 기획사도 응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모습 연출은 물론,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에 모두 좋아보인다. 자리에 가서 앉았더니, 옵빠들의 뮤직비디오가 계속 상영되고 있다. 공연장은 모두 푸른 색 위너 응원봉의 향연. 그것을 안 든 사람은 거의 열명에 한명도 안되는 꼴. 공연은 정말 재밌었는데 놀라운 것이 참 많았다. 먼저 기획사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은, 공연 전 공연시 에티켓 안내. 보통 다른 곳에선 딱딱하게, 핸드폰은 꺼주세요. 공연중 사진촬영이나 녹음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뭐 이런 식으로 방송 혹은 안내를 한다. 그런데 이번 공연에선, 멋진 동영상과 함께 화려한 글씨들이 휘리릭 지나가는데 뭐 대충 이런 것이었다. 오빠랑 있는 동안 다른 남자 전화 받지마! 순간 꺄악~!!!!!!!!!!!!!!!!!!! 진짜 순간적으로 내가 박쥐가 된 것인지 돌고래가 된 것인지 이 세상 모든 초음파를 온몸으로 듣는 기분이었다. 오빠는 니 카메라가 아니라 니 눈을 보고싶어! 뭐 이런 식!. 오우 놀라운 센스. 게다가! 이에 반응한 십대 소녀들의 꺄악 소리는 정말 내가 어마어마한 젊은 에너지를, 그것도 양기가 아닌 음기를 듬뿍듬뿍 불어넣어주었고 공연 시작전부터 나도 너무 즐겁게 취한 상태가 되어가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공연 막바지 앵콜 때를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카메라로 찍어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오빠 말인데 안들을 리가 없지. ㅠ.ㅠ
여기에서부터 내가 느낀 이 공연의 놀라운 점을 이야기 하고 싶은데, 요약하자면, 이 공연의 가장 놀라운 점은 공연이 일방이 아닌 쌍방 공연이 되었다는 점이다. 방금 언급한 함성소리만 해도 그렇다. 기존에는 관객은 그냥 꺄아 하고, 가수가 따라하라고 하면 노래를 따라하는 수준이었지만, 이 공연에선 가수가 노래하는 소절 소절마다 소녀들이 딱딱 맞춰 따라하는 부분이 정해져 있었다. 단순히 가수의 노래가 아니라 관객 모두가 공연에 참여해서 하모니가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주는 에너지가 엄청나서 참여하는 소녀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그냥 듣기만 하는 나도 공연이 엄청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것이 아니다. 쌍방 공연의 연장선상에서 언급할 수도 있는 다른 부분은 바로 응원봉의 등장으로 인한 박수의 실종이다. 이 공연은 가수의 노래가 끝나도 박수가 없다. 알고보니 모두 손에 응원봉을 들고 있기 때문에 박수를 칠 수가 없는 것이다. 박수가 공연자와 청자가 정해져있는 일방 공연의 상징이었다면 관객이 모두 공연에 참여하는 쌍방 공연에서는 박수가 없어지는 것. 곡이 끝날 때마다 가수는 고맙다는 인사로, 관객은 역시 함성으로 서로 호응한다. 응원봉도 단순히 흔드는 것이 아니라, 베이비 베이비 노래 같은 경우는 초반 노래가 흐르는 동안은 모두 응원봉을 껐다가, 반주가 빵! 터질 때 모든 관객의 응원봉 불빛도 동시에 들어온다. 정말 서로가 공연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온 관객이 하나가 되어 이런 퍼포먼스를 하니 공연장에서 맛볼 수 있는 경험과 만족은 엄청난 상승. 쌍방 공연이라고 언급한 것의 대미는, 내가 아까 언급한 종이 띠였다. 이것이 뭔고 하니 팬클럽들이 미리 오빠들 놀래켜주려고 다 준비한 것인데, 마지막 즈음 특정 노래가 나오니까 전 관객이 '무대 위 너희들을 기다렸어!' 라고 써진 그 띠를 들고 오빠들에게 보여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오빠들은, 자신들이 팬들한테 선물을 주기 위해 이 곡이 흐를 때 편지를 준비했는데, 여러분들이 준비한 것이 훨씬 크고 감동적이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오빠들이 우니 관객들도 울고. ㅎㅎㅎㅎㅎ 놀라웠다. 체육관인데 사운드도 좋았고, 처음 느껴본 박수가 없는 공연, 쌍방이 함께 만들어 가는 공연에, 그리고 그 미친듯한 소녀들의 초음파 폭격에 나는 행복했다. 위너! 멋지다. 와이지도 멋지다! 위너 팬들도 멋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