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읽을 땐 펜이 필요없다. 난 늘 펜이나 형광펜을 잡고 책을 읽는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으면 바로 줄을 치기 위해서다. 같은 책을 여간해서 두 번 읽는 법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특별히 맘에 드는 책은 두세번 읽는데 그때는 줄친 부분만 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줄을 치려고 하니 이미 붉은 색 활자로 차별화가 되어 있었다. 참 신기한 느낌이 들었다. 신문마다 토요일이면 책에 대한 이야기들만 게재된 면을 싣는다. 그런데 한번씩 놀라게 되는 건 신문마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기자들이 소개하는 책들이 거의 비슷한 경우가 많고 어떤 때는 1면 톱으로 게재되는 작품 마저도 똑같은 경우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 신문을 봤더니 나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종종 있는 듯, 독자의 의문에 답한다는 제목으로 기자가 쓴 글이 있었는데 신문 서평도 뉴스성을 무시할 수 없어 매주 나오는 책들 중에서 고르다보니 그런 경우도 많고 사실 기자 자신도 놀랄 정도로 책을 보는 눈들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설까, 여자들이 돈버는 영어를 읽으면서 내 공감대를 정확하게 콕 집어내는 편집진의 시각에 놀라웠고, 또 그 정성에 놀라웠다. 한예로‘실무번역이 힘들기는 했지만 훌륭한 문장이라고 감탄할 만한 영문을 번역하는 일은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는 말은 우리말을 영어로 진지하게 옮겨본 사람이라면 금방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영어공부의 즐거움을 새삼 일깨워 주는 말이기도 하고. ‘어학은 취미나 자기 계발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공부하는 자체가 삶의 기쁨이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멋진 일 아닐까요?’등의 구절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 책이 내게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것은 사실 위의 편집에 대한 부분뿐만이 아니라 내용 구성때문이다. 영어 학습 자체에 대한 현실적인 도움말도 많지만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영어를 이용해 실제로 생활에 도움이 되게 하는 방식이 많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목표가 뚜렷해야 하고 있는 일을 더 잘 추진할 수 있듯이 영어공부 역시 그렇다고 하면서 특히 여러가지 이유로 일을 중간에 그만 둔 여자들 특히 주부이면서 영어에 관심이 많다면 그 영어를 이용해 어떻게 일을 하면서 다시 사회속으로 뛰어들 수 있는지 다양한 분야의 영어관련 일을 소개해 준다는 점이다. 영어 공부하는 사람이 많고 영어에 목매다는 사람도 많지만 이 영어를 장차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 없이 취업이나 승진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공부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영어가 제시하는 좀 더 뚜렷한 방향을 만나고 싶다면 한 번 잡고 꼼꼼하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