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쉬는 새우깡이라는 재미난 제목보다도 내 맘을 끌었던 건 작가의 이색적인 이력이었다. 희곡빼고는 다 써봤고, 돈 있으면 놀고 없으면 번다는 말도 맘에 들었다. 그래 젊다는 건 그런 것이리라. 그러나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건 어쩔 수 없는 진리인가. 최재경의 소설집을 읽어나가는 동안 자꾸 한숨이 났다. 책으로 묶여 나오기엔 조금 이른 습작품을 보는 느낌이었다. 문체는 잘 읽히는 편이다. (이건 상당히 중요한 장점이다) 중간중간 재치와 유머도 보인다. 그러나 삶을 아는 사람의 위트라기 보다는 유행이 지나면 그만인 CF의 카피같다.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읽은 탓일까? <숨쉬는 새우깡="">은 한편의 만화를 보는 느낌이다. 죽어서 아이의 육체에 갇힌 영혼. 그 아이의 인생을 따라가다가 자신이 죽은 뒤의 가족도 보게 되고...굉장히 뻔한 스토리이다. 두 명의 남자가 동업을 하고, 한 명이 죽은 뒤에 남은 친구가 그 공로와 아내를 모두 차지하는... 다만 그것이 새우깡에 관련되었다는 것이 재미있을 뿐이다. 몇 년생이라는 둥 '얼굴 예쁘지 성격좋지'로 묘사되는 주인공을 보며 만화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발의 꿈="">은 아버지와 누나의 불륜으로 태어난 남자의 이야기이다. 남자는 우연히 그 누나를 만나(사실은 어머니) 하루밤을 같이 보내지만, 아들인지 모르고 털어놓은 얘기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이자 누나인 그 여자를 죽여 버리고 아코디언으로 '장미빛 인생'을 연주한다. 그게 다이다. 진부하고 유치한 소재를 다루면서 작가만의 것을 가미하는 데는 실패했다. <살아있는 죽은="" 여인="">은 제일 깊이가 있어 보이는 작품이다. 첩의 딸로 자란 근엽이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다가 결국 그 상처안에 머무는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사람이 섣불리 '용서'하거나 받아들이려는 것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재미와 깊이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만화적 상상력에 문학성을 가미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러나 쉽고 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직은 작가가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최재경만의 것을 만들어 가겠지. 그걸 지켜보고 격려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살아있는>발의>숨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