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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벌써 오래 전에 구입한 책. ‘세계 최고의 부자 록펠러’. 제목이 사뭇 자극적이고 선정적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그 제목이 책을 펼쳐 보는 일에 거부감을 갖게도 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 도대체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그래도 한번쯤은 들여다 봐야 할 삶일텐데 하는 뭔지 모를 부담감 때문에, 오늘에서야 책장을 넘긴다.
너무나 잠깐 사이에 쉽게 읽혀지고 마는 책이다. 분량이 그렇고 편집이 그렇고, 결정적으로 내용이 그렇다. 흰 접시 위에 노란 참외 껍질만을 깎아 담아 놓은 것처럼, 딱히 포크질을 해서 건져 올릴 것이 없는 이야기들의 나열이다. 책이란 분명 의도가 담고 있는 기록이리라. 그런데 이 책은 도무지 무슨 의도와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노란 줄무늬 껍질을 보고 참외인줄을 아는 것처럼, 록펠러의 이야기인 줄은 알겠는데 그냥 연대기의 껍질을 벗겨내서 풀어 나열한 것 같은 성실하지 못한 기록이다. 거기다가 번역자의 불성실도 이 책의 부정적 평가에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갑자기 한 문장에 주어가 둘씩 등장하는가 하면 전후 문맥이 도무지 연결이 되지 않는 문장들도 자주 눈에 띄여 거슬린다.
의문이다. 이 책이 왜 기독서적으로 분리가 되는 것인지 말이다. 정말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던 록펠러의 3가지 신앙유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외에는 그저 한 장사꾼의 처세술에 관한 이야기일 뿐인 듯 싶은데 말이다. 그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세우기 부끄럽운 기록들이 대부분이다. 경쟁회사를 인수 합병해나가는 독과점 과정이나, 문어발식 경영 확장, 정치인들과의 정경유착, 노동자에 대한 천박한 인식, 가족 세습 경영....,작금의 한국에 있는 대기업의 부정적인 운영방식과 어쩌면 그렇게 꼭 닮았을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열정 두 가지를 칭찬하고 싶다. 하나는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일에 대한 열정이다. ‘여행에는 보통 주치의인 비거와 매일 성경공부를 인도할 목사가 동행했다.’(118p) ‘갑자기 떠오른 사업 아이디어를 셔츠 소매에 적곤했다’(114P) 여행을 할 때, 성경공부를 계획하고 목사를 대동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신앙적 열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가 저자라면 이런 감동적인 일에 대해서 그런식으로 한 줄 적고 대충 넘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쉬움이다. 그런 개인적인 아쉬움이 이 일만이 아니라, 그의 신앙적 유명한 예화들에 대한 진위(眞僞)를 의심하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셔츠 소매에 사업 아이디어를 적곤 하였다고 하는 것에서 나는 그의 삶의 열정을 발견한다. 속된 말로라면 그는 지독한 장사꾼이었다고 해야겠지만, 젊잖게 표현하고 싶다. 그는 그의 비젼을 향한 열정의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런 열정이 그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게 하였으리라. 록펠러. 그가 책장을 덮으면 다소 비아냥 거리는 웃음을 짓고 있는 내게 묻는다. ‘너는 네 셔츠에 무엇인가를 적을만한 열정과 간절함이 있느냐?’ ‘나는 평생 24개 대학과 4928개의 교회를 세웠다. 네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공헌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록펠러. 사실,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엄청난 거인이다. 언젠가 이 책보다 더 잘 정돈된 그의 삶의 깊이를 다시 만나보고 싶다.
'한사람 세우기' 백덕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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