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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감사를 알게 해준 노래 - 생에 감사해(메르세데스 소사)
"나에게 감사를 알게 해준 노래 - 생에 감사해(메르세데스 소사)" 내용보기
음악이란 언어가 다르더라도 그 뜻을 충분히 전하는 만국공통어 같은 것이다. 내가 라디오를 통해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가사는 잘 몰랐지만 노래가 주는 서늘하고도 초연한 느낌이 나의 마음 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뭔가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시절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나보다도 훌륭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주위에 너무 많았
"나에게 감사를 알게 해준 노래 - 생에 감사해(메르세데스 소사)" 내용보기

    음악이란 언어가 다르더라도 그 뜻을 충분히 전하는 만국공통어 같은 것이다. 내가 라디오를 통해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가사는 잘 몰랐지만 노래가 주는 서늘하고도 초연한 느낌이 나의 마음 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뭔가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시절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나보다도 훌륭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주위에 너무 많았다. 항상 역부족인 나의 모습에 좌절하며, 좀더 부자였더라면 혹은 좀더 머리가 좋았더라면 좀더 예뻤더라면 좀더 키가 컸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는 부모님을 원망하기도 하면서, 마음 속에 불만과 불평이 가득 차 있었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풍부하고도 성스럽기까지 한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무엇이 나의 마음을 이리 울리고 두드리는가 궁금해 하면서 그녀의 음반을 구하고, 가사를 찾아보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가사는 이러했다.  

 

 Gracias A La Vida (삶에 대한 감사)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me di dos luceros que cuando los abro
perfecto distingo lo negro del blanco
y en alto cielo su fondo estellado
y en las multitudes al hombre que yo amo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샛별 같은 눈동자를 주어

흑백을 온전히 구분하고,

창공을 수놓은 별을 보고,

무수한 사람들 틈에서 내 님을 찾을 수 있네.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me ha dado el cielo que en todo su ancho
graba noche y dia grillos y canarios
martillos, turbinas, ladridos, chubascos
y la voz tan tierne de mi bien amado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청각을 주어 밤낮으로 귀 기울여

귀뚜라미, 카나리아, 망치 소리, 물레방아, 소나기,

개 짖는 소리, 그리고 사무치게 사랑하는 님의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기네.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me ha dado el sonido y el abecedario
con l las palabras que pienso y declaro
madre amigo hermano y luz alumbrando
la vita del alma del que estoy amando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소리와 문자를 주어

‘어머니, 친구, 형제자매,

애모하는 영혼의 편력, 길을 비추는 빛’ 같은

말들을 떠올리고 표현할 수 있네.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me ha dado la marcha de mis pis cansados
con ellos auduve ciudades y charcos,
playa y desertos, montanas y llanos
y la casatuya, tu calle y tu patio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내 지친 발을 이끌어주어

도시와 시골길,

해변과 사막, 산맥과 평원,

그대 집과 거리와 정원을 순례하였네.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me di el corazon que agita su mano
quando miro el fruto del cerebro umano
quando miro el bueno tan lejos del malo
quando miro el fondo de tus ojos claros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인류의 지성이 낳은 창조물을 볼 때,

악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선인을 볼 때,

그대 맑은 눈을 깊숙이 들여다볼 때마다

요동치는 심장을 주었네.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me ha dado la risa y me ha dado el llanto
asi yo distingo dicha de quebranto
los dos materiales que forman mi canto
y el canto de todos que es mi proprio canto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웃음을 주고 울음도 주니

내 노래와 당신들의 노래 재료인

즐거움과 고통을 구분할 수 있네.

당신들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이고

모든 이의 노래가 바로 나의 노래라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작사, 작곡 : 비올레타 파라(Violeta Parra)

   * 출처 :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우석균, 2001, 해나무)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비올레타 파라는 생애 전반에 걸쳐, 칠레의 민속음악을 수집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했던 인물로, 누에바 칸시온의 대모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통 음악의 도시화를 추구하고, 칠레 음악의 국제화를 시도하고,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음악 전통을 결합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녀의 노래는 계속 살아 남아, 라틴 아메리카 대중음악의 명곡으로 꼽히며 사람들에게 삶의 의지와 감사 그리고 감동을 준다.

 

이 노래는 아르헨티나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신화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와 미국의 포크가수이자 저항운동가인 존 바에즈(Joan Baez)가 부르면서 유명해지게 되었다. ‘대륙의 목소리’ 또는 ‘아르헨티나의 영혼’으로 추앙받는 메르세데스 소사는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시절 가난한 소작농들의 처참한 현실과 대지주들의 착취를 비판하는 노래를 불렀다가 요주의 인물로 감시받고 스페인으로 망명하기도 한다. 이후 자신의 나라를 너무 사랑했던 소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귀국하여 노래를 부른다. 어둡고 힘든 시절, 노래를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의 빛을 주었던 그녀였다. 자신의 국가로 탄압을 받고, 망명생활 동안 냠편의 죽음을 겪었고 지병을 얻었던 그녀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듯 어머니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생에 감사할 줄 알았던 그녀의 노래라서 그런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평소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너무 당연해서 고마움을 미쳐 깨닫지 못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의 노래였다. 눈이 있어 사물을 볼 수 있다는 것, 귀가 있어 들을 수 있는 것, 말과 언어가 있어 표현할 수 있는 것, 발이 있어 대지를 걷는 것, 웃음과 울음도, 즐거움과 고통을 주는 것, 이러한 모든 것들이 섞여 있는 생을 감사한다는 노래. 그러고 보니 나는 아주 가끔씩은 남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는, 초롱초롱하고 쌍꺼풀 진 눈도 있고, 시력이 좋아 멀리 있는 것도 잘 본다. 그래 눈, 코, 입 제자리에 붙어 있고 내가 원하는 키는 아니지만 그래도 뭐 그냥 아담한 체구를 가지며(혹자는 여성스럽다고도 하는), 천재는 아니지만 둔재도 아닌 보통 정도는 되는 머리를 가지며, 착함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잘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더 나아가 선조들이 잘 지켜주신 덕분에 독립된 우리 나라에 살면서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의 노고로 제창된 아름다운 언어인 한글을 쓰고 있다는 것도 모두 다 감사할 일이다. 내가 가진 것은 생각하지 않고, 더 가지려고만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키가 한 뼘 더 크기만을 바랬지, 마음을 성장시킬 줄은 미쳐 몰랐던 나를 반성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노래였다.

 

 

m*******4 2011.07.06. 신고 공감 10 댓글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