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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ias A La Vida (삶에 대한 감사)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샛별 같은 눈동자를 주어 흑백을 온전히 구분하고, 창공을 수놓은 별을 보고, 무수한 사람들 틈에서 내 님을 찾을 수 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청각을 주어 밤낮으로 귀 기울여 귀뚜라미, 카나리아, 망치 소리, 물레방아, 소나기, 개 짖는 소리, 그리고 사무치게 사랑하는 님의 한없이 부드러운 목소리를 새기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소리와 문자를 주어 ‘어머니, 친구, 형제자매, 애모하는 영혼의 편력, 길을 비추는 빛’ 같은 말들을 떠올리고 표현할 수 있네. Gracias a la vida que me ha dado tanto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내 지친 발을 이끌어주어 도시와 시골길, 해변과 사막, 산맥과 평원, 그대 집과 거리와 정원을 순례하였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인류의 지성이 낳은 창조물을 볼 때, 악이라고는 모를 것 같은 선인을 볼 때, 그대 맑은 눈을 깊숙이 들여다볼 때마다 요동치는 심장을 주었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웃음을 주고 울음도 주니 내 노래와 당신들의 노래 재료인 즐거움과 고통을 구분할 수 있네. 당신들의 노래는 바로 나의 노래이고 모든 이의 노래가 바로 나의 노래라네.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었어. 작사, 작곡 : 비올레타 파라(Violeta Parra) * 출처 :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우석균, 2001, 해나무)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비올레타 파라는 생애 전반에 걸쳐, 칠레의 민속음악을 수집하고, 이를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했던 인물로, 누에바 칸시온의 대모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통 음악의 도시화를 추구하고, 칠레 음악의 국제화를 시도하고, 라틴아메리카 각국의 음악 전통을 결합시키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녀의 노래는 계속 살아 남아, 라틴 아메리카 대중음악의 명곡으로 꼽히며 사람들에게 삶의 의지와 감사 그리고 감동을 준다. 이 노래는 아르헨티나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신화 메르세데스 소사(Mercedes Sosa)와 미국의 포크가수이자 저항운동가인 존 바에즈(Joan Baez)가 부르면서 유명해지게 되었다. ‘대륙의 목소리’ 또는 ‘아르헨티나의 영혼’으로 추앙받는 메르세데스 소사는 아르헨티나 군사정권 시절 가난한 소작농들의 처참한 현실과 대지주들의 착취를 비판하는 노래를 불렀다가 요주의 인물로 감시받고 스페인으로 망명하기도 한다. 이후 자신의 나라를 너무 사랑했던 소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귀국하여 노래를 부른다. 어둡고 힘든 시절, 노래를 통해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의 빛을 주었던 그녀였다. 자신의 국가로 탄압을 받고, 망명생활 동안 냠편의 죽음을 겪었고 지병을 얻었던 그녀지만, 그래도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듯 어머니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생에 감사할 줄 알았던 그녀의 노래라서 그런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평소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너무 당연해서 고마움을 미쳐 깨닫지 못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감사의 노래였다. 눈이 있어 사물을 볼 수 있다는 것, 귀가 있어 들을 수 있는 것, 말과 언어가 있어 표현할 수 있는 것, 발이 있어 대지를 걷는 것, 웃음과 울음도, 즐거움과 고통을 주는 것, 이러한 모든 것들이 섞여 있는 생을 감사한다는 노래. 그러고 보니 나는 아주 가끔씩은 남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는, 초롱초롱하고 쌍꺼풀 진 눈도 있고, 시력이 좋아 멀리 있는 것도 잘 본다. 그래 눈, 코, 입 제자리에 붙어 있고 내가 원하는 키는 아니지만 그래도 뭐 그냥 아담한 체구를 가지며(혹자는 여성스럽다고도 하는), 천재는 아니지만 둔재도 아닌 보통 정도는 되는 머리를 가지며, 착함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잘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더 나아가 선조들이 잘 지켜주신 덕분에 독립된 우리 나라에 살면서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의 노고로 제창된 아름다운 언어인 한글을 쓰고 있다는 것도 모두 다 감사할 일이다. 내가 가진 것은 생각하지 않고, 더 가지려고만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키가 한 뼘 더 크기만을 바랬지, 마음을 성장시킬 줄은 미쳐 몰랐던 나를 반성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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