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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 책의 쪽수임.
지난 번에 한강 1, 2, 3권을 읽었다. 한강4는 제2부 유형시대의 시작이다. 김선오(사법고시 합격자)는 광주에 와서 안원장(안경자 아버지)을 만난다. 그리고 안경자와의 결혼을 제안받는다. 이규백 선배(김선오보다 먼저 사법고시 합격)가 서울에 자리잡은데다, 장가도 부잣집으로 가게 되자 그전부터 품어왔던 경쟁의식이 더 강해지며 질시와 시샘의 감정까지 꿈틀거렸다. 그런 감정을 푸는 것은 이 선배보다 장가를 더 잘가는 도리밖에 없었다(15). 그리고 김선오는 평소 사귀던 박영자와 안경자를 저울질하다가 안경자를 선택하였지만, 안경자와의 결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안경자의 친구인 박영자와 사귄 일이 드러나면서.
유일민을 사랑하는 채옥은 그 사실이 밝혀져서, 아버지가 그녀의 머리를 다 깎아버리고 다시는 만나지 말라는 엄명을 받는다 . 한편 유일민의 선배인 배상집은 독일에 광부로 가서 통역을 하겠다고 하고, 유일민도 국내에서는 취직도 되지 않은 상태라 그렇게 하기로 한다. 그날 저녁 임채옥의 아버지가 보낸 괴한들에게 유일민은 테러를 당하고. 박부길(박영자의 아버지)의 아들 박준서는 아버지의 건설회사에 취직하여 경영을 배운다. 박부길은 아들 형제들을 경쟁시켜 부려 먹는다.
석탄가루에 묻혀 죽은 나삼득의 딸 나윤자는 미싱사 보조로 일하고 있다. 먼지 구덩이에서 일하다 이미순은 폐병이 걸리고. 이 3층 건물에 들어 있는 수많은 봉제공장들은 하나같이 먼지구덩이고 먼지 지옥이었다. 복도를 가운데 두고 칸막이를 해서 촘촘히 들어서 있는 공장들은 하나같이 창문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원래 건물에는 창문이 있었지만 칸막이를 하면서 전부 벽처럼 막아 버렸다. 왜 그랬는지 그 까닭을 아는 공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다고 사장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고, 사장도 전혀 말이 없었다. 공원들은, 일을 하면서 밖에다 한눈을 팔까 봐 그랬는지 모른다고 하는가 하면, 옷감과 제품들을 도둑맞을까 봐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추측했을 뿐이다(58). 요즘은 안그런가. 인천에서 불이 나서 젊디 젊은 학생들이 불에 타 죽을 때는 어떻고. 누가 역사를 발전한다고 하는지.
주먹을 쓰는 서동철은 당수 5단의 승단증을 받고 의기양양하고. 취직은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철학을 전공한 유일표가 내뱉는 소리는 이렇다. 「정의와 진실은 현실 속에서 끝없이 패배한다. 다만 긴 역사 속에서 승리할 뿐이다」(78). 지금 우리 현실도 그렇게 보아야 할까.
야당을 하는 한인곤의 아버지 한무규 사장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세무서의 강력한 세무조사를 받는다.
독일로 가기로 한 유일민과 배상집은 경력을 만들기 위해 돈 5만원을 가지고 화순의 탄광으로 간다. 그러나. 광부로 떠나는 일에도 연좌제가 적용된다는 것을 전혀 몰랐던 것이 불찰이었다. 남은 것은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뿐이었다. 유일민은 차라리 죽고 싶은 절망에 빠졌다(114).
이규백은 술 마실 상대들을 생각해 보았다. (중략) 법정에서 변호사란 판 검사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고 왜소하고 가련하고 초라한 존재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사건이 추할 수록 그 정도는 더 심해지게 마련이었다. (중략) 결국 저렇게 돈벌이를 하려고 젊은날을 그렇게 바쳤던 것인가 하는 회의가 일게 하고는 했다(142).
김명숙(김선오 동생)은 버스 차장을 하다가 동료 박보금, 나복녀와 같이 술집에 소개하는 사람을 만난다. 그러나 김명숙은 가지 않고 동료 둘만 술집으로 간다.
군대에 간 유일표는 언제나 감시 대상이다. 월북한 아버지가 언제 남파될지 모른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독일에 온 배상집은 우여곡절을 거쳐 원하던 통역이 된다. 유일민은 임채옥을 다시 만나나 더 이상 만나기는 어려워진다. 「(중략) 서독에 광부나 간호원으로 가는 데도 친가 8촌, 외가 8촌까지 좌익했던 사람이 하나만 있어도 못 가게 돼 있어. 그러니까 채옥이 아버지가 나를 반대하는 건 과한 게 아니라 당연한 거야. 채옥이도 이런 현실을 똑똑히 보고 정신차려. 우린 더 이상 안 돼.」(202) 그런데 박정희는어떻게 대통령이 될 수가 있었는지. 대통령은 신원조회가 필요없고 서민들은 필요하다? 옛말 틀리지 않은 것 같다. 큰 도둑은 괜찮다는 말이었던가.
유일민은 그가 사라진 쪽을 바라보며 망연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에게는 그렇게 신원보증을 서줄 아버지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 문득 국회의원 강기수가 떠올랐다. 그는 일제 때는 순사로 친구인 아버지를 감옥에 보냈고, 해방이 되고는 경찰서장으로 산에서 잡힌 형을 끝내 총살하고 말았다. 아무리 산생활을 했어도 학생을 쌀 스무 가마 정도를 쓰면 빠져나오고, 경찰서장이 눈감아주면 풀려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강기수는 어머니의 온갖 노력을 외면하고 말았다. 어머니의 사무친 원한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고 있었다(279).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운 점은 초판 3쇄임에도 틀린 글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1, 2, 3권도 그랬다. 출판사의 정성이 대단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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