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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한국 전쟁이 끝난 후 일어난 그 전쟁. 그 전쟁에 우리나라 군인들도 많이 참가했었다. 박영자와 결혼한 원 기자는 월남에 취재를 하러 간다. 월남. 요즘은 이 단어를 쓰지 않는다. 베트남이다. 그곳의 경제는 관광에 거의 의존하고 있고 그 관광에 우리나라도 일조했을 것이다. 코로나 이전 일이다. 나 또한 베트남에 세 번이나 다녀왔으니 그 인기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본문에서 등장하는 사탕수수. 그 즙을 내려 잔에 담아서 판다. 내가 몇년 전 여행을 갔을 때도 똑같았다. 소설 속 그때나 지금이나 세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똑같이 사팅수수대를 잘라서 롤러에 밀어넣고 그 즙을 따라서 주고 있다. 그래서 그 나라가 여전히 발전을 할 수 없는 것일까. 하지만 아무 것도 첨가되지 않은 그 천연의 달짝지근함이 그립다. 가서 직접 먹고 싶어진다.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 이야기도 나온다. 그곳을 가는데도 아무나 가는 것이 아니었다. 여러가지 조건이 있었지만 역시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 뒷돈을 대고 독일에 간호사로 일하러 간 그들. 운이 좋으면 빽을 쓰고 갔을 것이고 아니면 쌀이 40가마도 넘는 돈을 쓰고 갔단다. 그러니 그들은 거기서 어떤 대우를 받더라도 돈을 벌어서 다시 한국에 보내야만 했다. 많은 자신의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말이다. 독일이 간호사를 왜 모집했겠는가. 그것이 결코 쉽고 편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 잘 알 수 있다. 간호사로 간 그들은 요양병원에서 일을 하고 말이 잘 통하지 않고 배설 활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치매노인들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된다. 물론 이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더 벌려는 사람도 있고 더 공부를 해서 의사가 되려는 계획을 가진 이도 보인다. 독일은 학비가 무료였다. 지금에야 여전히 그런지 몰라도 소설 속에서도 그렇고 내가 학교를 다닐 때도 그랬다.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학비 걱정 없이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곳에 간호사로 온 그녀도 그런 계획을 세울 수가 있었을 것이다. 부디 그녀가 성공 하길 바라게 된다. 독일에 간 그들이 라인강의 기적을 논하는 부분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니 그런 우리는 성공한 것이겠지.
또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것은 바로 전태일이다. 꼬꼬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그의 생애를 다시 돌아본 적 있다. 사실 그의 이름만 알고 그가 어떤 일을 한 것만 알지 정확한 건 전체적인 것은 알지 못했다. 근로기준법을 들고 나온 그는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할 만 했다. 인간답게 사는 것 그것이 그를 비롯한 그들이 바라는 일이었다. 당연한 일을 왜 할 수 없는 것이었을까.
와.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더메치. 진짜 이런 말이 유행을 했느냐 하면 그랬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도 어렸을 때 썼던 말이니까. 작가도 그 세월을 살아오며 써 본 말이었을까.
그저 그렇게 적당적당 사는게 왜 그리 어려웠을까. 하기야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남들처럼 그냥 그렇게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임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오늘 아침 기사에도 났던데 통일할 생각 없다고. 아마 지구상에 영원한 분단 국가로 남을 지도 모르겠다. 이대로라면. 김일성이 죽었을 때만 해도 모든 것이 다 끝날 줄 알았더니 김정일이 그 뒤를 잇고 이제는 김정은까지. 진정한 저 독재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
| 사람들이 월남으로 떠난다. 돈이 무엇인지. 돈이 웬수라는 것이 사실이긴 한 모양이다. 목숨과도 바꾸어야 할 판이니. 공장에서 일하다가 꼬임에 빠진 처녀들은 술집으로 간다. 지금도 그러할지 모른다. 세월이 변한다고 그렇게 변하기야 할까 말이다. 전방도 후방도 없는 웃기는 전쟁이야(40쪽). 군수품을 실어나르는 군번없는 군인들도 죽어가고. 이상재는 통일혁명당 간첩단 일망타진이라는 소식을 듣고 월남으로 피신을 한다. 이상재는 말한다. 미국이 그 당시 우리나라에 원조한 것이 한 해 평균 3억 딸라였는데, PX물건값으로 되빠져나간게 2억 딸라라는 것이었습니다(74쪽). 다 아시다시피 이 월남땅에서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건 일본, 대만, 필리핀 그리고 우리나라 아닙니까?(75쪽)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고 하는 전태일. 그건 바로 '월남치마'였다. 월남 여자들의 고유 의상인 아오자이를 본떠 조금 더 간편하게 만든 것이었다. 입기 편한데다 몸매까지 날씬해 보이게 하니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을 리 없었다(212쪽). 소위부터 대위까지는 그저 누구나 햇수만 채우면 되는 거고, 소령부터 대령까지는 순서가 따로 없이 요령껏 능력껏 진급하는 것이고, 장군부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로 업무의 능력이나 실력으로 되는 게 아니예요(224쪽). 요즘은 그렇지 않겠지. 민초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