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승자는 내일의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자신을 기꺼이 파괴해야 한다.”
저자는 장기불황, 금융위기 등 세계 경제의 대혼란를 진단하면서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어떤 힘이 창조적 파괴의 폭풍을 몰고 왔을까? 저자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 특히 인터넷, 금융시장, 세계화가 중요한 세 요인이다. 세 가지가 함께 작용하면서 유례없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위험한 파괴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뒤바꿔놓고 산업 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기존의 기업 전략을 일대 혼란에 빠트린다.
대혼란의 중심에는 모순이 있다. 그 모순이란 삶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바로 그 힘이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준다는 것이다. 파괴적 힘이 가져온 의료보험, 교육, 주택문제 또한 파괴적 혁신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공공기관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창조적 파괴가 중요해졌다. 가령 영국 정부는 2010년부터 2014년 사이에 공무원 수를 17퍼센트 줄였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빅데이터 포털을 만들기 위해 1만 4천 개 이상의 공공 데이터를 공개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은 복지제도를 개혁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연금제도를 확정급여형에서 확정기여형으로 바꾸는가 하면, 더 많은 연금을 납부하는 사람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미국은 자영업자가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오바마케어라는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했다. 향후 노령화가 지속되고 민간 기업이 변화에 더 민첩해지면 세제 및 규제 개혁 등 공공분야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라는 압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 창조적 파괴는 말할 것도 없다. 기업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경쟁자가 있다면 그들보다 더 싸고 더 빠르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저자는 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차원의 창조적 파괴 사례를 상당한 분량에 걸쳐 소개한다. 사실 이 책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 차원에서도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 기업 중심 사회의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하거나 소외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자발적 조직을 만들어 행동에 나서야 한다.
한편 거대한 창조적 파괴는 세 명의 악마를 세상에 풀어놓았다. 첫째 악마는 불평등의 확산이다. 둘째는 임시직 근로자의 양산이다. 마지막은 정체성 정치의 대두다. 정체성 정치(identity politics)란 계급, 인종, 종교, 성별 등 집단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일체의 정치적 주장이나 행위를 말한다. 그 범주는 스코틀랜드 독립이나 러시아 민족주의에서, 이주노동자의 권익, 성수소자의 인권 등 다양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도의 해법이 나와 있다. 첫째는 모든 창조적 파괴를 멈추는 것이고, 둘째는 교육의 힘을 빌리는 것이며, 마지막은 자본가의 양심에 호소하는 것이다. 저자도 언급했듯이 이 해법들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저자 자신만의 독특한 해법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슘페터가 예찬한 창조적 파괴의 돌풍이 강하게 불 수도 있음을 우려하면서 낙관적인 견해를 잃지 않는다. “그럼에도 분명 슘페터의 돌풍은 우리를 더 좋은 세계로 데려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