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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경우 자기계발서라는 이름의 자기는 저자 자기를 향한다. 독자는 저자의 계발을 도와주기 위해 책을 사고 읽는다. 저자는 자기를 계발하기 위해 책을 쓴다. 이것이 책의 작가 모신 하미드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생각에 대해 깊은 논쟁을 벌이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아니 많이 수긍할 뿐이다. 대개의 자기계발서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책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경로는 이렇다. 책을 쓴다. 출간한다. 안팔린다. 신경 안쓴다. 또 쓴다. 출간한다. 또 신경 안쓴다. 계속 출간한다. 출간이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에 다다르면, 이 사람은 OO계의 권위자가 된다. 그 이름은 스스로 붙인다. 책을 많이 썼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방면에 권위자가 된 저자는 다시 권위자의 이름으로 또 책을 쓴다. 그러는 동안 백방으로 자신을 피알하고 유명한 자기계발 강사라고 뻥을 친다. 조금씩 강의 요청이 들어온다. 일단 한 번 들어오면, 그 다음에는 계속 들어온다. 이것이 계속되면 안팔리던 책도 잘 팔리고, 강의는 점점 더 많이 들어온다. 이제 먹고 살 걱정은 없어지는 것이다. 뭐 한국에서 정확하게 이러한 루트를 통해 자기 계발이 이루어지는지를 취재한 적은 없지만, 이런 일이 손가락 몇 개만 까딱하면 쉽게 인터넷 여기저기에서 그 정보를 알 수 있다. 대개 책쓰는 요령 이라는 수백만원짜리 강좌같은 걸 통해서 빠르게 책써서 성공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또다른 자기계발의 루트를 통해 책써서 자기계발하는 자들을 모집하는 피라미드 마케팅들이 성행하는 책쓰기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자기계발 형식으로 2인칭 당신이 주어로 쓰인 작품이다. 더럽게 부자되는 법이라는 제목에서처럼 책의 주인공인 당신이 더럽게 부자되는 과정이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아니, 이게 뭐야 요점이 빠졌자나? 기껏해봤자, 특별히 당신이 '더럽게' 행동한 것은 사장의 지시에 따라 유통기간이 지나거나 임박힌 식품의 라벨을 제거하고 유통기간이 넉넉한 새 라벨을 붙이는 기술을 전수받아 생수사업을 시작하고, 얼렁뚱땅한 방법으로 대충 걸러낸 물을 돈을 주고 팔아 부자가 된 정도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세한 노하우는 대개의 자기계발서들이 그렇듯이 이 책에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작가가 맨 처음에 자기계발서의 자기가 독자가 아니라 작가 자신이라는 것에 대한 명쾌한 증명을 몸소 소설을 통해 보여준 알레고리가 되겠다. 그래도 자기계발을 하려면 대략적인 그림은 그려주어야 책을 집어드는 독자가 생기기에 각 단락별로 인생 단계별 더럽게 부자되는 많은 길 중 한 가지 선택들을 전략적으로 제시한다. 총 12가지다. 도시로 나간다. 교육을 받는다.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이상주의자를 멀리한다. 고수에게 배운다. 스스로를 위해 일한다. 폭력 사용을 마다하지 않는다. 관료와 친구가 된다. 전쟁기술자들을 후원한다. 부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본에 충실하다. 출구전략을 마련한다. 당신은 시골에서 태어나, 위의 12가지 과정을 거치며 한 때 거대한 저택에서 사방에 경호원들과 하인들을 부리며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게 된다. 십대 중반에 다달했을때 당신은 DVD 배달 일을 하다가 평생을 통해 그리워하게 될 동네 예쁜 여자를 만나 사랑한다. 당신 못지 않게 부자가 되기로 한 예쁜 여자는 당신을 남겨둔채 한 번의 뜨거운 사랑을 선물처럼 맛보여주고 떠난다. 대학에 들어가지만,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에서 학교를 떠난 당신은 아주 더러운 방법으로 부자가 된 사장 밑에서 노하우를 배우고 이를 토대로 생수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다. 성공한 그는 예쁘고 가정환경도 좋은, 20세나 차이나는, 분에 넘치도록 상냥하고 착한 여자를 아내로 삼았으나, 일에 치이고 예쁜 여자를 가슴에 남겨둔 당신은 냉담함과 무심함으로 아내를 대하고, 끝끝내 화해하지 못할 앙금을 상처로 남겨둔 채, 훗날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결혼의 파멸에 이른다. 그동안 당신은 예쁜 여자가 거리 곳곳에 모델 사진으로 성공하는 모습을 멀리 지켜보는데, 둘다 유명인사가 된 그들은 우연히 호텔 행사장에서 만나게 되지만 짧은 만남은 더욱 큰 그리움만 남겨놓는다. 이야기가 종반에 다다르면, 이제까지의 삶, 더러운 부자가 되기 위해 흘렸던 땀과 노력이 어떤 배반으로 인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더라도, 그에게 간직해 왔던 그 소중한 평생을 통한 사랑이 우연과 필연이라는 운명의 장난을 통해 만났을 때의 마지막 남겨진 삶의 가치가 그렇게 비참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당신의 이야기니까 그렇다. 대개는 인생 종반에 돈이 가장 최고의 가치라고 믿어지고 그것을 남기기 위해 우리는 각고의 노력을 한다. 나이가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당신이 모든 것을 잃고 의탁할 데 조차 마땅치 않은 상태에서 예쁜 여자 역시 자신의 작은 집에 세까지 주어 살아가는 처지에서 만나게 되었을 때에는 발기조차 힘든 아주 늙은 시간이다. 두 사람이 만나 함께가 되는 것이 만일 운명이었다면 그 길고 긴 시간동안 주어진 찬란한 젊음은 모두 허망하게 거품처럼 사라질 '더러운 부자'가 되는 자기계발을 위해 잃어버린 채, 정신마저 오락가락한 황혼의 노년이 되어 함께하게 된 그 시간들은 너무 억울할 테지만, 이 작품은 그 둘의 마지막 모습을 참으로도 정겹게 그려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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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문학수첩)』을 검색해 보면 분명히 장르가 소설로 표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책을 펼치면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p.12)라는 의아한 문장과 마주치게 된다. 도대체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소설을 ‘자기계발서’라고 지칭하는 걸까? 이 소설은 이런 의문점으로부터 출발한다.
자기계발서 이 소설은 제목 그대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을 알려준다. 이를테면, 황달 걸린 시골 소년이 더럽게 부자가 되는 건 불가능(p.18)하니 도시로의 이주는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 더럽게 부자가 되는 첫걸음(p.22)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교육은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가 되는 도약대(p.40)이며 부자가 되는 법과 관련해, 사랑은 장애물일 뿐(p.45)이므로 사랑에 빠지지 말 것이며, 만약 당신의 목표 목록에 더럽게 부자 되는 것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면, 차라리 이상주의자를 멀리하는 게 이롭다(p.65)라고 조언한다. 이와 같이 작가는 더럽게 부자 되는 방법 12가지를 제시한다.
더럽게 이 소설의 형식을 이해했으면 주목해야 할 단어가 있다. 바로 ‘더럽게!!!’다. 작가는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일해야 한다. 노동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영양가가 높지는 않다. 그러니 당신의 열매를 남과 나누지 말고, 기회가 닿는 한 남의 열매에 눈독을 들여야 한다.(p.106)라는 문장으로 ‘더럽게’ 부자 되는 방법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작가는 더러운 방법만 알려주는 건 아니다. 나는 작가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정정당당한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고 느꼈다. 아니면 어떤 방법으로도 부자는 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고 읽었다. 혹시 이렇게 해서라도 부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던지는 걸까. 분명한 건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나 간절하게 원하는 건 돈도 명예도 아닌 사랑이라는 사실이다.
성장소설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을 주목하게 되는 특징을 모두 지우고 나면 성장소설이란 테마가 남는다. 소년이 남자가 되고 남자가 노인이 되어가는 과정, 부자가 되고 싶었던 한 인간의 소멸 과정을 화려한 수식어 없이 담담하게 그렸다. 시골 마을에서 한 가족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당신은 아버지를 따라 도시로 나온다. 도시에서의 생활비를 위해 누나와 형은 일을 하지만 막내였던 당신은 학교에 다니는 혜택을 누린다. 당신은 같은 동네에 사는 예쁜 여자를 마음에 품는다. 다니던 대학에서 나와 고수 밑에서 일을 배우다가 가짜일수록 품질이 중요하다는 소신(p.109)을 지키며 생수 사업을 시작한다. 당신의 사업이 번창할수록 견제세력도 생기는 법. 당신은 신변의 위험을 느낀 나머지 폭력 사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관료와 손을 잡고 부채를 내 사업을 확장하지만 관상 동맥 질환으로 심장 발작이 일어나 병원 신세를 진다. 그 사이 당신의 오른팔인 전처의 남동생이 자금을 들고 도주하는 바람에 회사가 파산한다. 당신에게 남은 건 예쁜 여자뿐이다.
사업을 하느라 가정에 소홀한 남자, 사업에 성공한 뒤 아내와의 관계 개선을 원하지만 아내 쪽에서 더 이상 남편을 원하지 않는 현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 파산한 남자, 이제 아픈 육체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여겼던 남자에게 첫사랑이 다가온 믿겨지지 않는 현실 등 이야기는 동화 같지만 현실적이다.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 ‘자기계발서’ 형식을 차용한 작가의 비상함에 감탄했다. 너무나 신선해서 스토리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훑어봐야만 했다.
소설은 ‘당신’이라는 칭호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당신’은 나도 될 수 있고 누구나 될 수 있는 2인칭 대명사다. 작가는 나와 너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부자가 되기 위해 가정과 건강을 지키지 못했지만 결국 마지막 종착역은 사랑이니, 전전긍긍 살지 말고 더 소중한 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묻고 있다. 솔직히 나는 ‘더럽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 천만다행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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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부자가 된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이런 답을 들을 수 있을까? 이런 답을 해 줄 더럽게 부자가 된 사람은 있을까? 작가는 이런 부자를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대신 이 소설을 써서 보여 준 것만 같다.
앞서 이 작가의 작품 한 편을 읽었고, 그 책이 마음에 들어서 한 권 더 읽어 본 것이고, 두 권만큼의 인상을 정리해 본다.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뭔가를 알아채는 수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탐구하는 작가. 작가의 고국인 파키스탄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상태이고 아시아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현재 가진 수준의 눈으로 세상을 향해 본다. 그렇구나, 이 또한 더럽구나.
소설의 시작은 신선하다. 소설을 읽는 사람들을 지혜롭게 끌어들인다. 이 책을 읽고 싶도록, 적어도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유혹한다. 대놓고 당신이라고 불러 주니 읽는 입장에서도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나도 기꺼이 빠져들어간다. 책 제목이 말하는 바가 예상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또 내 예상이 얼추 맞아 들어간다는 것도 썩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소설의 전개 방식에는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 재미있게 잘 흔들어 주었으니까.
선진국과 후진국은 어디에서 차이가 날까. 신뢰라는 척도가 주요 기준이 될 것 같은데. 얼마나 서로를 믿고 거래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한쪽이 한쪽을 속여서 이득을 취할 수 있다면, 속이는 강도와 이득의 크기에 따라 그 사회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고, 후진국에 비해 선진국의 정도가 덜하다는 것이겠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고, 더러운 일인 줄 알면서도 속이고, 속여서 부자가 되고, 그런 부자가 많은 나라는 당연히 후진국일 것이고. 모르고 속는 수많은 사람들은 후진국의 일원으로서 부자를 위한 희생자로 살아갈 테고. 더럽게 부자가 된 어떤 이들은 정말 생을 통틀어 행복한 느낌을 받았을까? 더럽게 부자가 된 이들을 계속 생각하려다 보니 짜증이 저절로 난다. 그만두련다.
사랑? 글쎄, 사랑은 남는가? 다 늙어서라도, 죽기 직전이라도, 그때 찾은 사랑이 순간을 살게 하는가? 작가는 그렇게라도 믿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한데, 나는 부질없다고 말하고 싶네. 길고긴 생을 나무토막처럼 툭툭 끊어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때는 아니었는데 다시 어느 한때 진실한 것처럼 후회한다고 용서를 바랄 수 있는가 말이다. 잘못은 잘못이고 실수는 실수이고 책임도 책임이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덮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랑이라는 게 아무리 크고 위대하다고 해도.
갑자기 내 생을 쓰다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에서 남모르게 검소하게 사는 법? 부자 되기는 틀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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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특이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How to Get Filthy Rich in Rising Asia)>은 자기계발서 형식을 차용한 소설로, 파키스탄 출신의 저자가 최대한 감정을 배제한 담담한 필체로 남아시아 신흥국의 상황을 그렸다. 도시로 나가 교육을 받고, 사랑에 빠지지 않으며, 이상주의자를 멀리하고, 고수에게 배우고, 스스로를 위해 일한다. 때론 폭력 사용을 마다하지 않고, 관료와 친구가 되고, 전쟁 기술자들을 후원하며, 부채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기본에 충실하고, 출구 전략을 마련하라고 각 장의 제목을 통해 조언한다. 물론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이므로 제목과는 다르게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저자가 자기계발서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풍자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과가의 한국이 그랬듯)에서 흔히 유행하는 '~하라', '~하는 법'과 같은 책처럼, 책대로만 하면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처럼 독자를 유혹하는 책들에 대한 씁쓸한 조소(문제는 진짜 부자들은 자기계발서를 쓰지 않는다는 거)와 그걸 알고 있음에도 자유롭지 못하고 흔히 말하는 성공 법칙을 어쩔 수 없이 쫓는 사람들에 대한 안쓰러움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비꼬는듯한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결국 주인공은 더럽게 부자가 되지도, 급변하는 사회에서 그리 행복해지지도 않는다. 두 번째로는 주인공을 당신(you)으로 둠으로써 독자를 개도국 현장으로 데려간다는 장점 때문이다. 독자는 (주인공임에도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는) 남아시아 시골 출신의 한 남자가 되어 유년시절부터 80세 이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을 직접 경험하는듯 여행을 한다. 시골에서 일자리를 찾아 도시에 상경한 요리사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이주한다. 누나는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고 청소부 일을 하다 나이 많은 홀아비에게 시집하고, 형은 방독면도 없이 페인트공 조수로 일하느라 기침을 달고 산다. 학교의 선생님은 뇌물로 얻은 일자리인지라 사명감이라고는 없고, 학력과 인맥이 없는 가난한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라곤 한 명이라도 학교를 졸업하게 해주는 건데, 그나마도 딸과 장남에게는 기회조차 없다. 막내 아들인 당신(you)만이 행운을 누리는데 그건 '순전한 우연'이라 자조한다. 부를 향한 길에는 가끔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 향배를 좌우하는 건 선택이나 욕망, 노력 등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순전한 우연이다. 당신의 경우 출생 순서가 그 향배를 결정한다. 셋째로 태어났다는 사실인즉 조만간 시골로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페인트공의 조수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세상을 일찍 떠난 당신 집안의 넷째와는 달리, 어느 나무 밑동의 조그만 무덤 속에 유골이 돼 누워 있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사실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 (40쪽) 주인공이 가난한 시골 출신에서 도시의 사업가로 성공하기까지가 이야기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쪽은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예쁜 여자'와의 엇갈리는 사랑이야기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기에 예쁘장한 외모로 수많은 남자들을 거치며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마음 속에는 고향의 당신을 생각하는 여인. 때로 둘의 인생이 교차하는 시기의 애틋함도 잘 드러난다. 소설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는 주인공인 당신을 둘러싼 아시아 신흥국의 사회상을 엿보는 것인데, 개도국과 선진국을 모두 경험한 저자이지만 개도국 사회에 대해 아무렇지 않은듯 서술하는 입담(?)이 훌륭하다. 예를 들면,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을 '수염이 긴 남자들'이라 에둘러 표현하거나, 권위주의 사회의 고부관계를 '상대방이 나이들기를 기다리는 게임'이라 묘사하고, 사업가로 성공하기 위한 팁이라고 충고하는 것조차도 웃기다. 족벌주의가 '내 자식이 바라는 대로 해줘'라는 식의 가장 노골적인 청탁의 도구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아주 교활한 변장, 예를 들어 복장이나 억양 같은 형태로 구현될 때도 많다. 지금까지 당신이 학문적으로 어떤 업적을 쌓았든, 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다양한 스타일이나 태도에 얼마나 익숙해졌든, 당신이 하류 계층 출신임을 숨길 방법은 없다. (67쪽) 당신이 다니는 대학은 국가의 보조를 받는데도 굉장히 돈에 민감하다. 시험 기간에 부정행위를 하다 걸려도 감독관에게 조금만 돈을 쥐어주면 눈감아준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당신 대신 시험을 치를 수도 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답안지를 백지로 제출해도 A학점을 받는 기적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68쪽) 당신은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며, 이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히 이야기했다. 당신은 스스로를 위해 일해야 한다. 노동의 열매는 달콤하지만 영양가가 높지는 않다. 그러니 당신의 열매를 남과 나누지 말고, 기회가 닿는 한 남의 열매에 눈독을 들여야 한다. (106쪽) 이 얼마나 솔직하고 뼈있는 조언인지! 가난한 국민과 쉽게 무시되는 인권, 사회 깊숙이 침투한 부패와 인플레이션,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극단주의 종교집단들, 경쟁사를 폭력으로 처단하는 것이 용인되고, 국가가 불의를 눈감는 사회에서 부자로 성공, 아니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발버둥쳐야 한다고 저자는 소설 속 당신의 삶을 통해 이야기한다. 유쾌하고 시크한 자기계발서의 필체이지만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삶은 부조리 투성임을 발견한다. 내가 한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해준 '순전한 우연'에 감사할 만큼. 자기계발서의 가볍고 중립적인 필체가 아니었다면 무거운 현실을 떠올리고 책을 금방 덮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아프가니스탄을 주배경으로 하는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은 아름답지만, 읽고나면 마음이 무거운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택한 서술방식은 그의 재능이 잘 드러난 신의 한 수가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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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 읽는 재미를 느끼는 중. 자기계발서 포맷을 빌린 데다 2인칭 시점으로 쓴 독특한 소설. 실험적인 소설은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실험적이되 장난기는 쏙 빼 거부감이 별로 없다. 게다가 요즘 고민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인지라 더 몰입이 됐을지도. 자기계발서처럼 "~하는 법"이란 친절한 제목이 작품의 많은 것을 친절히 설명한다. 그리고 이 하우투에 적용될 구체적인 매뉴얼이 목차로 제시된다. 작품은 다음의 열두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도시로 나간다. 2. 교육을 받는다. 3.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4. 이상주의자를 멀리한다. 5. 고수에게 배운다. 6. 스스로를 위해 일한다. 7. 폭력 사용을 마다하지 않는다. 8. 관료와 친구가 된다. 9. 전쟁 기술자들을 후원한다. 10. 부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11. 기본에 충실한다. 12. 출구 전략을 마련한다. 12개 지침 중 기껏해야 4~5개 정도만 따르고 있는 듯하다. 아, 이래서야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가 될 수 있겠는가? 그나저나 2016년의 한국도 떠오르는 아시아일까? 설마 이제 지고 있는 아시아가 된 건 아닐까? 2026년의 우리는 2016년의 한국을 어떻게 평가할까?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최악의 시기라고 평가할까, 아니면 이렇게 필리버스터로나마 테러방지법을 방지할 수 있었던 참 좋았던 시기로 평가할까? 후자가 될까봐 두렵긴 한데, 나이 서른셋에 비관주의자가 될 순 없다. 그러니 2026년쯤엔 더럽게라도 부자가 좀 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이 나라가 10년 동안 어떻게든 좀 떠올라야 한다. 아 그전에 이 소설이 말하는 지침에 대해서도 한 번 더 고민해봐야 한다. 그나저나 소설을 읽고 내 얘기를 더 많이 한 이유는 이 소설이 2인칭 소설이기 때문이다. 당신도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 이야기가 하고 싶어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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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의 북섹션과 북리뷰를 즐겨 읽는다. 업무와 육아에 지치고 시간을 내어 독서를 맘껏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대리 만족일지도 모르겠다. 주로 주말판에 나오는 각종 일간지의 신간 리뷰는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편이다. 예전엔 조선일보 북섹션만이 제대로된 신간 소개나 책 비평의 기능을 수행했으나, 요즈음은 중앙, 동아, 경향, 한겨례등 5대 일간지의 북섹션이 골고루 수준이 향상된 느낌이다.
파키스탄 출신 작각 모신 하미드의 신작인 이 책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도 그렇게 해서 내 눈에 띄게 되었다. 오래전에 맨북커상을 수상한 인도 출신 작가 아라빈드 아디가의 [화이트 타이거]를 너무나도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 때문인지, 그와 유사한 내용이자 파키스탄 작가의 작품이라니 단번에 내 눈길을 사로 잡았다.
최근에 전지구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계발서 붐에 대한 비판인지, 이 책 역시 자기 계발서의 형식을 패러디한 독특한 구성의 소설이다.
구매 후 아직 읽지 못했는데, 2월 내로 꼭 읽어야겠다. 이렇게 북리뷰를 먼저 쓰면서 오늘도 머스트 리드 리스트만 늘어간다.
1월에 구매한 신간만 20권이 넘는 것 같다. 언제쯤 며칠 동안 하루 종일 책 속에만 파묻혀 지낼수 있는 독서 안식 휴가를 받을 수 있을까?
망상은 그만하고, 올해는 부지런히 짬을 내 읽어 보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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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게임 주인공 속처럼 주인공을 나 자신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즐거운 독서였다. 일본 rpg 게임처럼 자유도는 한정되어 있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면 '사랑-일-배신-결국 사랑'으로 귀결되는 무한의 감동이 느껴질 소설 아닌 소설이다.
문체가 독특한데 묘하게 끌리는 이상한 소설이었다. 모신 하미드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 검색해보니 역시 특이한 작법.. (아직 그책은 클리어하지 못함..)
사는 게 심심하고 오늘 하루가 심심하고 내일도 심심할 나같은 싱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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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의 나는 바로 당신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소설을 이끌어 나간다. 소위 시중에 잘나가는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는데 앞장서면서 어쩌면 가장 필요할 자기계발서를 완성해냈다. '~~법'이라는 자기계발서의 구태의연한 방법을 완전 무시하면서도 책속의 당신은 바로 나 자신이 되어서 성공의 방법을 풀어나간다. 가난한 시골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가족들중 유일하게 대학을 경험하고 그리고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부자가 된 '나'가 있다. 책을 읽다보면 시대를 분간키 어려울 정도로 지명이나 특정 문화를 드러내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책을 읽는 시점부터 시작해서 일생의 나를 들여다 보는 계기가 된다.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은 기존의 흔한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면서도 그런 형식을 빌려쓴 묘한 소설이라 볼 수 있겠다. ![]()
부자가 되는 법, 바로 이책에서는 12가지로 나타내고 있다. 제목이기도 하지만 열두단계에 이르는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작가의 위트넘치는 글솜씨는 참 매력적이다. 출판사에서는 자기계발서 형식을 영리하게 차용한 모신 하미드의 신작이라 평한다. 주인공의 인생이 적나라 하게 펼쳐지는데 너무도 가난한 시골집 아이로 태어나서 쉼 없이 자신을 높이려 애쓴 주인공의 흔적이 나와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만나 마지막까지 곁을 맴도는 [예쁜여자]도 있다. 삶이 무의미 하거나 가치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빠른 전개를 통해 보여준다. 나는 처음에 이책이 여느 자기계발서랑 비슷할 거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싶어 찾게 되는 자기계발서랑은 다른다는 작가의 말처럼 소설이면서도 인생을 값지게 꾸려나갈 묘안을 내준다. 이 소설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는 사실은 꽤나 신선하다. 도시로 나간다는 자체는 부자로서의 첫 발걸음일까..책을 읽으면서 나를 빗대어 생각케 한다. '관료와 친구가 된다' 편에서는 웃음이 나오지만 이거야 말로 가장 사실적인 조언이 아닐까 못내 아쉬우면서도 공감해본다. 아무것도 없는 가난뱅이 아들에서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사업을 펼쳐나가고 마침내는 인생을 마감하기 까지의 일생을 다룬 소설인데 정말 사실적이다.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는 주로 관료들이 주도하고 은행이 뒤따르는 추세이므로, 관료들에게 줄을 잘 대는 것이 당신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이책은 한 편으로는 젊은이의 야망을 다루기도 했다. 예쁜 여자를 차지하지 못했지만 늘 그녀를 향한 맘을 품고 있었고, 가족을 이루었지만 그래도 예쁜여자를 끊을 수 없는 젊은남자의 야망!!
나는 더럽게 부자가 되고 싶어 이책을 펼쳤다. 그래서 뭔가 건질 수 있는게 있었던가하고 책을 덮으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자기 계발서란 책을 통새 도움을 받고 싶어서 였는데 작가는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고 가고 싶은지 분명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런 질문이 정확해서 아마도 어떤 책에서라도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겠다. 쉼 없는 계발을 위해서는 다만 12가지 방법도 꼭 새겨둘 필요가 있는거다. 아직 내게 있어서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막연함만 있지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질문을 안해봤기 때문에 이책을 통해 더욱 생각이란걸 해봐야겠다 싶다. 작가가 다룬 이 책의 주인공 '당신'이 곧 '나'가 되어 있는 날을 꿈꾸며 지금 내 기본에 충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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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 생김이 유럽이나 일본 중국의 느낌이 아니다. 아랍권에서는 제법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제목이 조금은 이해가 되며, 대략 어떤 것일까 짐작이 가능하게 된다. 아시아는 지금 경제적으로 성장 가능성을 놓고 볼 때,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이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모습을 떠올려도 좋을 듯하다. 경제 성장을 목표로 온 국가가 모든 국민이 발 벗고 나섰으며, 도시로 몰려드는 젊은이들. 그리고 그들은 금의환향을 꿈꾸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그 젊은이들이 타향에서, 경쟁이 난무하고, 기댈 곳 없으며, 그리고 불법과 비리가 판을 치는 냉혹한 도시에서의 모습을 뒤로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잠시의 동안에는 거짓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바로 그 시대.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의 그 시절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여 씁쓸하다. 하지만 어쩌면 지금 아랍국가의 모습은 우리의 그 때의 모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주인공이며 책 속에서 당신으로 불리워지는 이는 명석한 두뇌를 가졌으나 성공을 위해서 더럽다고 표현되어지는 행동들을 일삼지 않을 수 없다. 남을 속이며 살아가게 되고, 폭력과 타협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의 사랑으로 등장하는 여인 역시 자신의 성공을 위해 매춘의 방법을 택하게 된다. 물론 둘은 그런 생활이 어쩌면 자신들의 성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고, 그들의 생활은 어쩌면 자신들이 목표한 부자는 되었을지 모르지만 진정으로 원한 삶이었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언제나 말한다. 진정 행복한 삶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사는 삶이라고. 하지만 여기 등장한 인물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간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이끌림에 의해 '부자'라는 단어를 향해 달려가는 기계가 되어 살아가는 듯 하다. 그러니 결국은 아쉬움이 남고, 허무함이 남는 것이리라. 어쩌면 우리의 앞 세대는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며 이 책 속의 당신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책으로 읽고, 영상으로 보았던 내용이지만 그것이 바로 떠 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아마 이 책을 읽는 아랍권의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에 완벽한 공감을 표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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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형식을 차용한 독특한 소설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 까지 끊이 없이 가기계발에 매진하지만 결국 다 가질 수는 없다... 욕망을 채우기 위해 고단한 가기계발을 해야하는 덧없음을... 부자가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모신하미드는 2인칭 시점으로 재미있게 얘기하고 있다 이 소설은 우리의 이야기 이며 우리 자식세대의 이야기이다 소설을 읽으며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본 작품은 드문듯 하다 누구나 쉽게 감정이입 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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