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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숫자를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조금 특이한 점은 1,2,3,..의 순서가 아니라 10, 9, 8...의 형태로 컷이 진행되고, 그 숫자를 담은 사물이나 신체,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굳이 한가지 특징으로 꼽을 것이 있다면 등장인물이 흑인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물론 영어동화책이란 것을 접해 본 적도 없었으며, 더구나 흑인이 등장하는 옛이야기는 거의 없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The snowy day'의 작가의 책이나 다른 작가들을 통해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이 등장하는 동화책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책은 자그마한 발로 시작해서 잠자리에 드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숫자, 그리고 사랑을 그윽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10-small toes all washed and warm
9- soft friends in a quiet room
위의 글처럼 짧으면서도 시적인 문구가 그림의 의미를 잘 설명하고 있지요. 9개의 인형으로 10개의 발가락을 가진 아이의 존재를짐작하실 수 있으시겠죠? 그리고 8개의 네모난 모양(square windowpanes)을 지닌 격자창문을 통해 비치는 눈내리는 풍경이 아이나 저에게 겨울을 그리워하게 만드는군요.
까만 고양이 한마리가 지나간 자리에는 7개의 신발이 놓여 있습니다. 사라진 신발 한 짝은 어디 있을까요? 한짝을 잃어버린 신발을 버리지 않고 그냥 둔 것일까요? 아이와 함께 열심히 그림을 살펴보고서야 5개의 버튼을 헤아리는 아이의 옆에서 신발을 물어뜯고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였답니다. 강아지나 신발을 물어 뜯기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조금 의외였습니다. 아이의 침대 윗쪽에 달린 6개의 조개껍질도 참 어여뻐 보입니다.
잠이 오는 아이를 안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 굿나잇 키스를 하는 아의 모습, 곰인형을 안고 있는 아이를 안아드는 아버지의 모습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어주다 저도 아이를 한 번 힘껏 껴안아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장면이지요.그리고 그들의 모습에서 묻어나오는 사랑의 향기는 어떤 숫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듯합니다. 인형을 안고 잠자리에 든 아이가 좋은 꿈 꾸며 편안한 밤을 보내길 바라며 책을 덮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흑인이 등장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조금은 꺼려 했지만 우리 아이게게는 그런 선입견을 안겨 주고 싶지 않아서 더 가까이 하는 책입니다. 흑인이라면 왠지 모를 거부감이 생기고, 그들이 등장하는 책이나 영화 같은 것은 그다지 볼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크면서 은연중에 형성된 흑인에 대한 편견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는 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을 미리 심어주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책을 볼 때 그와 관련된 말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아이들이 사용하는 크레파스에 적힌 '살색'이라는 표기때문에 시비가 인 것으로 압니다. 황인종인 우리들이야 '살색'이라는 색깔 이름이 자연스러울지 모르지만 특정 인종에게는 그들의 피부색과는 전혀 맞지 않는 표현이니까요. 그래서 '엷은 오렌지'색 같은 이름으로 대체되어야 옳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도 '살색'이라는 이름에 속한 색깔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데, 그럼 흑인의 살색(피부색깔)은 왜 '살색'이 아니고 '검은색'이냐고 물었을 때 할 대답이 곤궁해 질 것 같았거든요. 지금은 세계화 시대이고, 다양한 인종이 서로 오가는 세상입니다.
'살색'에 관한 이슈는 아이가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여러 피부색의 아이들이 등장하는 동화책을 많이 접해주어야 겠다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도 아이와 함께 보아야 할 책의 하나로 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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