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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나왔을 때부터 사야지 사야지 생각하다가 이제 겨우 손에 들어왔다. 디지털 싱글 하나씩 나올 때부터 어느 정도 모이면 앨범으로 내겠지 싶어서 기다렸는데 이렇게 앨범으로 찍어줘서 좋다. 그래서 디지털 싱글은 하나도 듣지 않았다. 화장을 하고 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화장이 아주 잘 된 날의 내 얼굴이 내 보통의 얼굴이라고 착각할 때가 있다. 신데렐라도 아니고 세수를 하면 신기루처럼 사라질 그 얼굴이 내 얼굴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세수한 후의 얼굴은 화장을 한 얼굴에 비해서는 엄청 초라하다. 그래서 화장을 한번 시작하면 끊기가 어려운 건가보다. 근데 화장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실은 나 자신은 별거가 아니어도 사회적인 지위, 인맥 등등으로 나를 잘 포장하면 나는 별거 아닌 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근데 어느 순간, 진짜 자신과 대면하는 순간에는 그런 것이 아무 쓸모 없음을 알게 된다. 외적인 것이 사라진 자신에 대해서도 자신있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아무리 찌그러져있고 못나보여도 그게 나인걸. 3번 트랙은 수상한 커튼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내 맘이 조금 삐딱해서 그런지 몰라도 가끔은 6번 트랙처럼 '위로해줄게'라는 의도가 드러나있는 곡을 들을 때는 조금은 거부감이 인다. 상황에 따라서 그 위로가 별 효과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 오늘 점심에 라디오를 들으면서 사연을 보낸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멘트를 날리는 DJ의 말을 가만가만 듣고 있다가 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아는 것마냥 위로를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거기에 더해서, TV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를 보거나 노래 가사를 봐도 술이 없으면 이야기가 전개가 안되나? 싶은 순간이 종종 있다. 그만큼 우리 삶에서 술을 마신다는 것이 친숙하고 일상적인 일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나는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의 짧은 기간을 정말로 좋아하는데 이미 가을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조금 슬프다.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니까. 정말로 이방인이 되어본 적은 없지만, 가끔 이방인이 이렇게 느끼겠구나 싶은 순간을 접할 때가 있다. 추석때 보름달을 보지 못했고, 석촌호수에 떠있는 슈퍼문도 보지 못했다. 몇년 전인가 샤이니 대포가 찍은 슈퍼문 사진을 보고 너무 감탄을 했던 적이 있다. 역시 사진은 좋은 카메라가 팔할인가, 하는 생각에 잠깐이긴 하지만 카메라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랬었다. 지금은 완전한 과거형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이밍에 대해서 아쉬운 점, 후회되는 점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또 한편으로는 그 순간에는 그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는데 조금 지나고 나니까 그게 아니어도 괜찮았다는 씁쓸한 경험도. 첫 앨범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는 가수가 점점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좋다고 할수록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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