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과 친해지기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같이 밥을 먹는 것이다. 이는 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타인을 의식하게 되고, 타인의 말과 행동에 주위를 기울이게 되면서 결국에는 그와 친해지는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또한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타인과 자신에 대한 인식의 폭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는 닫힌 채로 살아가고 있으며 현실을 부딛쳐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럼 방법이 있다. 타인과 함께 식사를 하듯 그 현실 속으로 들어가 느껴 보는 것이다. 저자는 아이엠에프라는 한국 사회의 큰 변화 속에서 진정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 속에서 이스라엘로 향한다. 카메라와 옷 몇 벌만 달랑 들고 말이다. 자신을 세상에 던져놓는 일은 늘 불안하지만, 반면 새로운 것은 자신을 비출 수 있는 등신대 거울과도 같다. 그곳에서 저자는 이스라엘의 참모습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편견과 울타리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먼저, 이스라엘은 책 속의 나라가 아니다. 저자는 키부츠의 볼런티어로 생활하면서 유대인들의 모습을 알게 된다. 결코 유대인은 잘나지도 않았고, 어쩌면 그들과 대치하고 있는 아랍인들보다 못하다고 말한다. 이스라엘이 똑똑한 것이지 유대인 개개인은 멍청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그들의 나라가 이 천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원칙적인 생활 습관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한국인은 어떤 모습일까? 먼 나라에까지 가서 고된 노동일을 한다면 독자들은 이해하겠는가? 그러나 한국인들은 한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니 그런 고된 일을 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블랙잡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외국에 나가면 한국 사람들을 가장 조심하려는 말도 생겼다나? 성문화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도 한국인의'다른 사람 눈치보기'는 여전하다. 저자는 바르타 마을을 보면서 남북한의 미래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친족관계로 이루어진 마을이 어느 날,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나뉜 것이다. 땅의 분단은 결국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을 분단시키면서 그들을 삶의 비극으로까지 몰고 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태어난 분단의 마을. 겨우 20년의 분단으로 바르타는 갈라졌는데 반 세기 동안 갈라져 있는 우리는 많은 장벽을 넘어 진정한 통일을 할 수 있을까? 이 외에도 저자는 책에서 이스라엘과 한국의 다양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먼 이국땅에서 한국인의 '가방끈에 대한 편견', 아리랑으로 의사 소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고려인 여성과의 만남, 성년식이 지나면 유대인 부모들은 자식들이 동거를 하든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 무책임성, 그렇게 해서 참과 거짓을 가려내게 만드는 유대인의 교육 방식, 한국의 편협함과 편견 때문에 한국에 돌아올 수 없는 한국인 여성 등 그동안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잘못 알고 있었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지만 항상 편견은 그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편견과 현실 사이에서, 저자는 어쩌면 이스라엘이라는 타인을 만나 긴 식사를 끝내고 이렇게 말한다. "젊음의 특권은 사서 고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불편과 두려움에 주눅들지 말고 세계의 젊은이들과 당당하게 부딪쳐 자신의 안목을 넓히고 발전시켰으면 한다.……여행에 대해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느낀다'라는 명언이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부딪힌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