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렬한 팬, 그리고 일본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어쩐지 요시모토 바나나의 글들은 끌리지가 않았다. 7-8년전 "키친"을 허접한 번역본(그때는 민음사에서 그녀의 소설들이 정식으로 발간되기 전이었던것 같다)으로 읽고 "이게 소설이야? 만화야?"하고는 곧 책을 덮었었다.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서툴지만 원서로 책읽기를 시도하면서 처음 접한 책이 "샐러드기념일" 그리고 두번째가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들이다, 왜냐면 그녀의 소설들은 쉽고 간단한 단문들로 되어있어 초보자들이 읽기 편하니까....단지 그 이유때문에 선택된 그녀의 책들- 처음"키친"을 읽고는 번역본을 읽었을 때와는 천양지차- 그녀의 반짝이는 감수성, 담담하지만 사소한 일상의 느낌들을 세밀하게 표현해내는 문장들에 반해버렸다. 두번째로 도전한 그녀의 책이 바로 "하드보일드 하드럭"이다. 두개의 소설(하드보일드/하드럭) 모두 바나나 특유의 재기 넘치는 글들이지만 특히 하드럭은 읽은 내내 감동과 슬픔이 넘나드는 시간이었다.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에 빠진 언니,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들의 슬픔과 무력감, 제한된 시간 속에서 하루하루 느끼는 삶에의 농밀함, 그리고...죽음과 삶이 혼재하는 가운데 비로소 느끼게 되는 사소한 일상의 아름다움들, 가까운 이의 죽음이라는 슬픈 이야기가 마치 투명하게 푸른 맑은 하늘처럼, 반짝이는 보석처럼 아름답게, 신비하게... 그렇게 내게 다가왔다. 아,살아가는 일이란 이런거구나-를 어렴풋이 느끼게 해준 소설. 지금 누군가 힘들어 한다면, 그 무언가의 부재로 인해 상처받고 있다면, 이 책은 조그만 위안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왜냐면, 읽는 동안 내내 그 어떤것보다도 큰 위로를 내게 준 고마운 책이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