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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예전의 시집을 찾았다. 결혼하면서 다른 책들은 챙겨오지 않았어도 내가 읽었던 시집만은 챙겨왔었다. 내가 굉장히 좋아했던 시인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집이었다. 시를 좋아해 얼마나 외웠던지 지금도 '목마와 숙녀'라는 시 첫 구절을 외울수 있을 정도로 좋아했던 시였다. 시집을 들춰보니 한자가 쓰여진 글에 한자 음이 연필로 쓰여진 것을 발견하고는 나도 몰래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자를 보면 한자를 찾고 음을 소리내어 읽어보았구나. 책 맨 앞장에 내가 써놓은 메모, 책을 구입한 날짜. 시집이 발간된 일자 또한 먼 옛날의 일이었다. 참고로 시집이 발간된 시기는 1985년 열음사 판이라는 것. 지금은 생소한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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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사 열풍이 풀고, 지금은 작고한 시인들의 시집 혹은 소설의 초판본의 출간이 회자되고 있는 와중에 생각지도 못한 박인환의 시를 필사할 수 있는 시가 출간되어 기뻤다. 내가 읽은 박인환의 시는 시대를 앞서가는 시였다. 다른 시인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낭만적이고 서구적인 시.
다시 읽은 「목마와 숙녀」는 역시 좋았다. 내가 외웠던 그 시절의 나로 데려갔다. 소리내어 읽으며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木馬)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傷心)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愛憎)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보아야 한다 (「목마와 숙녀」 중에서)
스무살 시절에 내 마음에 들어온 시. 시집을 구입하고 시를 읽고 시인의 사진을 보며 시인의 삶을 생각했던 그 시절. 서른한 살의 나이에 요절했던 시인의 생애와 시에서 내재되어 있는 시인의 생각들에 가까워지고 싶었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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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를 읽으며 어느 가수가 노래한 「세월이 가면」이란 노래가 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라는 걸 알고 더 좋아했음은 물론이다. 다음 시를 필사하며 소리내어 읽어본다.
나의 재산 ...... 이것은 부스럭지 나의 생명 ...... 이것도 부스럭지 아 파멸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일이냐
마음은 옛과는 다르다. 그러나 내게 달린 가족을 위해 나는 참으로 비겁하다 그에게 나는 왜 머리를 숙이며 왜 떠드는 것일까. 나는 나의 말로를 바라본다. 그리하여 나는 혼자서 운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중에서)
당대에는 쓰지 않았던 용어들을 새로운 형태의 시를 쓰자 박인환 시인과 문우였던 김수영 시인은 '서구적인 것을 맹목적으로 쫓는 값싼 유행의 숭배자'라 폄하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시를 쓰고 새로운 형태의 시를 실험하는 것 또한 누군가에게는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 시절을 이기는 자신만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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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좋은 점이 글을 보다 제대로 읽고 느끼는 것이다. 술술 읽히는 글을 그저 읽기만 하다보면 생각나지 않은 것도 있기 마련이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수도 있다. 하지만 필사하며 읽는 것은 보다 책을 깊게 읽는 일이다. 작가의 내면과 책을 읽는 독자의 내면이 만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박인환의 시를 다시 읽을 수 있어 행복했다. 그의 시를 필사하며 읽을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다. 박인환의 시는 내 지나간 시절의 추억이기도 하므로. 그의 시를 읽고 쓰는 일은 내 지난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었다. 내 방황의 시간을 함께 했던 그립고도 그리운 시간.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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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서인가? 가까이 하고 싶은게 생겼다. 바로 시다.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쳐서라고도 할 수 있다. 모두 앞만 보고 달리는 일상, 나 역시 그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고 있지만, 가끔은 그 대열에서 이탈하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요즘 들어 그러한 생각이 더욱 강렬하다. 그렇다고 해서 영원히 이탈이 아닌, 마음의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필요한게 요 근래다. 잠깐의 시간동안 각박해진 마음을 정화시킬 수 있는게 바로 '시'다. 그동안 잠깐의 여유 없이 쉼없이 달리던 하루 일상 속 나에게 여유를 주는 거라면 모두가 다 끊으라고 하던 담배가 있었지만, 담배를 끊기 시작하면서 사라져버렸다. 그러다 어느 작가의 책을 보다 작가가 추천한 시를 만나면서 부터 그동안 몰랐던 시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나이가 들면 시의 매력을 알게 될거라고 했는데, 나 역시 그렇다. 최근 마음의 힐링을 위해, 삶의 여유를 갖기 위해 괜찮은 시집을 찾던 중 스타북스에서 기획된 '시인의 필사 향연'을 알게 되었다. 시를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닌 필사를 통해 시를 더욱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다가 온 책. 윤동주의 시집도 끌렸지만, 더 끌린게 바로 이 박인환의 선시집 - 목마와 숙녀다. 31살 짧은 나이로 생을 마감한 박인환 시인은 모르지만, 목마와 숙녀는 그동안 만나적이 없지만 국내 여러 영화들 속 등장 인물들을 통해서 조금씩 들었던 그 시. 이번 기회에 읽는 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닌 필사를 하면서 재대로 만나야 겠다 해서 만나게 된 시집이다.
책은 필사를 할 수 있게 된 책과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작은 책으로 꾸며졌다. 필사로 만나는 시를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먼 나라로 여행의 길을 떠났다로 시작하는 여행편 처럼, 시를 통한 여행을 통해 나도 모르는 사이 그동안 매달랐던 가슴이 조금은 힐링이 되는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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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시인의 『박인환의 선시집-목마와 숙녀』는 예스24의 리뷰어 클럽 서평단이벤트를 통해서 받게 되었다. 리뷰어크럽에서는 서평단에 응모하는 이들에게 이 책에 대한 기대평을 댓글로 남기기를 요구했고, 나는 이런 댓글을 남겼다.
이 책에 대한 생각은 댓글에 적힌 그대로이다. 댓글에 적은 그대로 박인환 시인에 대해서는 개인적은 인연으로 인해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책을 읽고 난 뒤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박인환 시인의 작품에 대한 나의 이해력이 부족했음을 실감했다. 내가 박인환 시인에 대해 친근감을 느끼는 이유는 그의 고향인 인제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면서 박인환 문학관에 자주 갔던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교단에서 근무할 당시 학생들에게 애향심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지역과 연고가 있는 문인들의 작품을 읽기를 강조하곤 했다. 원주에서는 박경리 선생, 홍천에서는 전상국 선생, 춘천에서는 김유정 작가, 평창에서는 이효석 작가 등이다. 인제에서 근무할 때는 박인환 시인, 한용운 시인, 이순원 작가를 강조하였다. 박인환 시인은 인제 출신이고, 한용운 시인은 『님의 침묵』은 백담사에서 탈고하였으며, 이순원 작가는 대표작 중에 하나인 『은비령』이 인제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순원 작가의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가이므로『은비령』등을 탐독했고, 한용운 시인의 작품은 교과서에 여러 편이 실려 있으므로 교재연구 차원에서 읽었으나 박인환 시인의 작품 세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의 작품인 「세월이 가면」을 노래를 즐겼기에 친숙하지만 그밖에 「목마와 숙녀」는 유명세가 있으므로 들어본 바가 있지만 다른 작품들은 대부분 낯설었다. 박인환 시인의 이름은 익숙했지만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음을 반성했다.
둘째, 박인환 시인의 작품이 금방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다. 그의 작품은 도시의 고뇌를 세련된 언어로 풀어냈고, 새로운 시 형태를 실험하기 위하여 당대에 쓰지 않았던 용어들이 시어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즉 독자들의 문학적인 감수성을 자극하면서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상은 주지만 쉽게 읽히는 작품은 아닌 듯하다.
그의 대표작인 「목마와 숙녀」를 처음 읽었을 때, 무언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앞 부분 3행을 이렇게 감상했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12쪽 1~3행)
“버지니아울프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낭만적인 시인인가 보다.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는 트로이목마의 원인을 제공한 헬레나 왕비 같은 미인이 아닐까? 신화속의 많은 영웅들이 죽어간 비극을 현대에 되새기며 시인은 술잔을 기울이면서 ‘가을바람 소리를 들으며 쓰러진 술병 속에서 목메어.’ 울었나 보다.”
물론 내가 적은 글은 시인의 의도와는 관련 없는 엉터리 감상이다. 나의 시 감상력이 부족한 면도 있지만, 시인의 작품이 내용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는 예시로 들었을 뿐이다. 그의 작품은 전쟁의 아픔을 담은「어린 딸에게(86쪽)」처럼 쉽게 와 닿는 것도 있지만, 무엇을 노래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것도 많았다. 시대를 앞서간 내용을 담았기 때문일까? 그러나 반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암호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 많은 것으로 보아서 시인은 한 세기 이상의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셋째, 필사를 통해 그의 작품을 느끼겠다고 다짐했다. 이 작품집은 2권으로 되어 있다. 한 권은 박인환의 작품 57편이 담겨 있고, 또 한 권은 같은 작품과 함께 필사를 할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이 덧붙어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작품의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 중에는 그의 작품을 하루에 한 편 정도 필사를 하면서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한편 손글씨를 가까이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워낙 악필이라 예전에도 직접 쓰는 것을 즐기지 않았지만, 컴퓨터 워드가 일반화되면서 손글씨와 더욱 멀어졌다. 이 시집 한 권의 필사가 끝날 즈음에는 손글씨와 가까워지고, 그것이 손글씨 편지쓰기로까지 이어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박인환 시인의 시를 감상하면서 손글씨를 쓸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는 책이다. 학생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시적인 정서와 함께 손글씨와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는 좋은 벗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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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과 필사하기 시인의 필사 향연 박인환 처음 책을 받아들고 보통의 책과는 다르게 흐늘 거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나 겉표지 안쪽에 쓰기 편하고 자연스럽게 쳘쳐지게 만든 필사용 제본이라는 것을 보고 오히려 필사하는 사람을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냥 예쁜 손글씨를 쓰기 위한 필사책들도 많지만 이렇게 온전히 시집 한권을 필사할 수 있는 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시집을 읽는 것도 흔치 않은 데다가 유명한 시도 함께 따라서 써볼 수도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박인환 시인은 모더니즘 동인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모더니즘 시인으로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목마와 숙녀로 시작한 박인환과 필사하기는 초기본의 느낌을 살려서 현대어를 재 편집 했다고 한다. 요즘 시집의 초기 발간본을 그대로 재현해서 재발간 하는 시집들도 많은 것을 보면 시대가 어려울 수록 시가 주는 감성을 찾고 싶어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박인환 시인이 활동했던 해방 이후 시기는 한국전쟁으로 인한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시기였다. <어느 날의 시가 되지 않는 시> 중에서는 "당신은 일본인이지요? 차이니즈? 하고 물을 때 나는 불쾌하게 웃었다. " 한국인과 일본인, 중국인이 비슷하게 생겼다는 것으로 해외에서 가끔 오해를 받을 때가 있는데 그때는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다. 박인환 시인이 살었던 시절은 아마 더 심했을 것 같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는 경제적으로도 힘이 없었고 전쟁을 하고 있는 나라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일본의 통치 아래에서 더욱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나라였다. 박인환의 시에는 그때에는 자주 쓰지 않았던 영어들이 등장한다. 그는 새로운 시언어와 형태를 실험하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오히려 요즘의 감성에 더 맞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행가의 가사 같은 시들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지 그의 시는 노래를 통해서도 재탄생하기도 한다. 현대적 감각이 넘쳐나는 박인환의 시를 필사 하면서 그가 현대에 다시 태어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불과 31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사망을 하고 말았다. 너무나도 창창한 나이인데 심장마비라니... 얼마전 개봉한 윤동주 시인의 영화도 그렇고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안타까운 시인들이 생각이 났다. 그들의 시를 읽고 쓰면서 그 시대의 애환과 현대의 감성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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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술을 마시고 [출처] 목마와 숙녀 (백두대간학교) |작성자 이철승 왕사슴벌레 <목마와 숙녀>중 첫구절이다. 시를 안읽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는 알고 있을 것이다. 예전 국어 교과서에서도 이 시가 실려 있어서 수업중에 배우긴 했지만 시간이 흘러서 이렇게 다시 시집을 통해 접하고 나니 참 새롭게 다가왔다. 또한 이런 주옥같은 시들을 엮어서 필사를 할 수 있는 책으로 재탄생되어 더욱 반가웠다. 시는 한편 한편이 짧기 때문에 아주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냥 빠르게 읽기만 한다면 그 시의 행간 행간에 함축된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 이 책은 박인환의 시 초기본을 현대어로 바꿔서 출간을 했지만 한두번 읽어서는 내용 파악이 쉽지 않았다. 솔직히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시를 썼는지는 공부하듯이 파고들지 않고는 잘 모를것 같다. 그래서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문학작품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옛 성현들은 그 어려운 고서들을 100번이고 200번이고 계속 읽고 또 읽다보면 그 뜻을 저절로 깨칠것이라고 했듯이 아마도 이 시도 글자 한자 한자 음미하면서 여러번 읽다보면 그 뜻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요즘 서점가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컬러링책과 필사책 중의 한권이다. 그냥 읽기만 하는 것보다 직접 써가면서 읽다보면 좀 더 자세히 읽을 수 있고 또 쓰면서 한번 더 읽게 되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가 있는 것 같다. 글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조금 쓰다보면 손 아귀가 아파 처음부터 많이 쓰지는 못하지만 하루에 시 몇편씩 쓰다보면 글씨 연습도 되고 시랑 좀 더 친근해 지는 느낌이다. 다행스럽게도 소설이나 수필 같은 경우는 문장도 길고 분량도 많지만 시는 문장도 무척 짧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필사를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는 아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필사를 위해 책 제본도 일반 책과 다르게 한것 같다는 느낌이다. 보통 책들은 쫙 펼치면 제대로 다 안펴지고 책 양쪽이 말리는 듯 펼쳐지는데 이 책은 어느 페이지를 펴더라도 완전히 쫙 펴져서 필사를 할 때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가 없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왼쪽엔 원본 시를, 오른쪽엔 필사 공간을 두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정성들여 박인환의 시를 필사하며 마음도 정화하고 필사가 끝난 책을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한다면 아마도 더 큰 감동이 있지 않을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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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시험범위가 발표되고 나면 일단 필기도구를 정리하는 습관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 여학교여서일까... 다양한 색색깔의 볼펜과 샤프, 형광펜, 색연필까지 갖춰놓고 시험때만되면 하나라도 다시 새것을 구입해 써야만 공부가 되는 그런 친구들 말이다. 그 친구들은 필통 자체도 컸지만 그 안의 한가득 들은 필기도구를 보면 나는 어지러웠다. 반면, 나는 검정볼펜 하나와 샤프 하나만 가방 앞 주머니에 단촐하게 들고 다니는 그런 학생이었다. 부끄러울 정도로 소박한... ^^;; 편리성때문에 샤프를 사용하긴 했지만, 나는 연필심의 사각거림을 좋아하고 칼로 연필을 깍는 수고로움이 스트레스 해소의 한 방법이기에 요즘도 나는 연필이 많을 때는 연필깍기를 돌리며, 한두자루일때는 칼로 깍으며 그 수고로움을 즐긴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는 내가 버지니아 울프를 처음 접한 시였다. 시 안에서 만난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가 궁금해 이 시를 외우는데 더 쉽게 외워졌었다. 아름다운 언어의 향연인 박인환의 시를 읽으면 아무래도 복잡한 머릿속이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2016년 들어서 하루에 한편씩 시를 외워서 자신의 암기능력과 뇌의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선배가 하루에 한편씩 시를 보내온다. 중년의 나이에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하면서 나도 외워볼까했는데 아직까지 시작을 못 하고 있다. 그런데, 박인환과 필사하기를 하면서 아무래도 많은 단어가 사용된 박인환의 시가 그 선배의 목적과 뜻에 딱 적당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 방식으로 제본된 필사하기 노트와 가벼이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작은 선시집 2권으로 이뤄져 있어서 더욱 그 가치가 배가 되는 것 같다. 시를 좀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면 '필사하기' 시리즈를 모두 소장해보는 것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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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조정래의 장편소설 시리즈(아리랑, 태백산맥, 한강)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그 책의 서문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조정래 작가의 며느리가 시아버지의 작품을 그대로 원고지에 필사를 해보았는데 그 고단함과 어려움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장편소설 10 여권을 읽는 데만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텐 데 하물며 손으로 써내려 간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가. 그 며느리는 작가인 시아버지가 저렇게 힘들게 글을 쓰셨구나 하면서 그 힘든 여정의 일부분이라도 느껴 보려했다고 한 내용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기억이 난다.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써본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그 작가의 심정으로 자신을 동화시켜 적어도 필사하는 그 시간만큼은 그 작가가 되어보는 하나의 퍼포먼스일 것이다.
시인이나 소설가나 한결같이 그들의 작품을 집필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뇌와 어려움이 있었겠는가. 그러한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다면 한번 그들의 작품을 손으로 써볼 일이다.
“시를 써보면 시인이 된다.” 필사란 타인의 마음, 생각, 감정 등을 따라 소화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내는 방법이다.(책 중에서)
이 책은 시인의 작품집을 독자가 손으로 써보면서 시인의 마음을 느껴 볼 수 있도록 두 권으로 나누어 한권은 시집을, 그리고 다른 한권은 독자가 직접 손 글씨로 시를 써볼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는 필사용 책으로 되어 있다. 필사용 책은 제본을 일반적인 책처럼 하지 않고 어떤 페이지를 펼치게 되면 손 글씨를 쓰는 데 지장이 전혀 없도록 마치 공책처럼 되어있다. 처음에 책을 보면 혹시 제본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제본을 일부러 그리했다고 설명하고 있어서 곧 납득이 된다.
박인환. 하도 유명한 시인이라 그의 시 한 두 편 정도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자세하게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그가 만으로 30세도 채 되기 전에 요절을 했다는 것이었다. 가인박명이라 했던가. 더 오래 살면서 좋은 작품을 더 많이 남겼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그의 시를 읽으면서 [목마와 숙녀] 등 여러 편의 시를 직접 써보았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아주 잠시나마 어쩐지 내가 시인이 된 것 같은 어렴풋한 느낌이 들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사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냥 시집을 사서 시를 아무데나 써보면 되지 않을까? 맞다. 그러면 된다. 그러나 생각처럼 간단히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런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나 싶다.
각박하고 나날이 힘들어지는 현실이다. 잠시나마 현실을 떠나 예술의 세계로 떠나보고 싶은가? 그렇다면...... 써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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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박인환과 필사하기 지은이 : 박인환 출판사 : 스타북스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기보다 시가 어렵다. 학창시절 시를 쓰는 시간이면 골머리를 앓았다. 짧게 운율에 맞춰 써야하는데 아무리 고민을 해도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글은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것 같다. 그런데 시를 쓰는 일이 많지 않아서 어렵게 생각한 것 같다. 나이가 든 요즘도 시는 어렵다. 하지만 읽다보면 감명을 받게 되고 깊은 뜻을 음미하느라 오랜 시간을 들이게 되니 오히려 배울 내용이 많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고 시심과 글쓰는 능력에 박수가 나오기도 한다. 이번에 선택한 책은 박인환과 필사하기 라는 책이다. 요즘은 색칠하기, 캘러그래피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활동할 수 있는 책들이 나온다. 시를 읽으며 시를 따라써본다....??? 궁금하기도 하고 해보고 싶기도 했다. 이 책은 시집과 필사하기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손에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작은 사이즈의 시집은 아름다운 시들로 가득차 있다. 박인환의 시를 많이 접하지 않았는데 이 시집을 통해 시의 향연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목마와 숙녀만 기억하고 있는데 다양했다. 낙하, 살아있는 것이 있다면, 등 예술적인 느낌의 시가 많다. 센티멘탈 자니 등 뭔가 이국적인 분위기의 시도 있지만 시대를 노래한 시들이 많다. 살았던 시대적인 환경때문인 것 같다. 역시 역사와 문학은 뗄레야 뗄 수 가 없는 것 같다. 세월이 가면은 노래가 생각나고 불행한 샹송은 시대적인 아픔이 느껴졌다. 우울한 분위기의 시도 여럿 있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시들은 시대를 훌쩍 뛰어넘어서도 공감이 느껴졌다. 필사하기책은 시가 나오고 옆에 필사를 할 수 있도록 빈칸이 있다. 연습장 같은 느낌의.. 꽉 채워서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악필이라... 부끄럽다 결국 나만의 소장품으로 만들기로 했다. 학창시절 한자를 쓰거나 받아쓰기를 하듯 한 자 한 자 써보며 재미를 느꼈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도 들고.. 시를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하는 가르침도 얻었다. 그림도 따라 그리다보면 는다고 시도 이렇게 따라 쓰다보면 시를 쓰는 방법을 익힐 수 있겠다 싶다. 아직 그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필사하기 시리즈를 모두 소장해보고 싶은 욕심까지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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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등장하는 버지니아울프가 영국 여류 작가라는 사실을 대학졸업 할 때쯤 알았던 것
같다. 버지니아에 있는 늑대 내는 버지니아의 맥주의 종류 정도 되는 줄 알았는데 ㅋ 버지니아울프의 생애에 대해 알아 본적이 있었는데, 박인환님의
시어와 매우 부합하였다. 버지니아울프는 영국 철학자인 아버지에게 최고의 교육을 받았는데, 성격은 예민하고 우울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죽자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다가, 아버지까지 죽자 증세는 더욱 심해졌다. 30살에
레너드 울프와 결혼했지만,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59세
때 우즈강에 투신 자살하며 삶을 마감한 비운의 작가였다.
시에 등장하는 버지니아울프의 생애에 대해서는 공부했는데, 정작 이 시를 쓴 작가에 대해서는 공부한 적이 없어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의 생애를 알아 보았다. 전형 상상하지 못했던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첫째 젊은 나이 30세에 요절했다고 한다. 3일 동안 독한 술을 마시고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하는데, 내가 봤을
땐 버지니아울프의 삶처럼 허무주의나 염세주의로 인하여 자살한 것이 아닌가 싶다. 둘째 미국에 한번 다녀온 적은 있지만, 외국생활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요즘같이 영어가 생활화 되지도 않았고, 외국
생활을 하지 않는 그의 시에 많은 영어단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셋째 모더니즘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추구 했는데, 염세주의나 허무주의에 빠졌다? 반전이다. 넷째 그의 외모이다. 친구 이수영 시인은
딱 보기에 예술가 같이 생겼는데, 박인환 시인은 소위 아이 돌이라 불리는 연애인 같은 외모를 가졌다. 다섯 보헤미안 이라는 사실이다. 20대에
서점을 경영할 정도면 집안이 상당한 재력가 였고, 어쩌면 그 영향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박인환 님의 시어를 보면, 뱀, 사면, 창부, 담배, 무덤, 죽음, 사자, 술, 고독, 나체, 피, 군인, 전쟁 등
단어 자체가 우울하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우울하게 만들었나?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이다.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를 체험하고,
그로 인한 슬픔이 현재를 발목 잡아, 통속적 욕정을 분출하고, 독한 술을 마시며, 옛 것을 비판하지만, 변하는 않는 사회에 염증을 느껴, 이 세상과 등지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박인환님을 보면 조선시대 최북 이라는 화가가 생각난다. 중인 이었던 최북은 벼슬아치의 그림 강요에 붓을 꺾어 자신의 눈을 찔러버릴 정도로 저항정신이
강했지만 누구 못지 않는 보헤미안이었다.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술 한잔에 그림을 그려줬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는 억만 금을 가져와도 그림을 그리지 않았던 화가,
가난했지만 예술혼만큼은 누구보다 강했던 그……. 하지만 그의 노후는 술을 마시고 추운 겨울날
길거리에서 얼어 죽었다.
예술가들의 삶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평탄하지는 않았다. 예술을 위해 가난이나, 돈, 권력, 권위 따위에 굴복하지 않고 차라리 자연을 택했던 그들의 예술 혼이 후대에 와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배고픈 예술가, 연예인, 운동선수가 생각 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자본주의의 발전이 더 가속시키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캘리그라피를 쓰고 있어서 하루에 4편씩 붓으로 필사를 해보았다. 글씨 연습도 하고 시도 읽고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중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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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따라 적으면서 작가의 생각을 음미하고 마음깊이 작가와 교류할 수 있는 필사 형태의 책이 나왔다. 한용운, 이상, 윤동주 등 여러 시인들이 많지만 내가 필사하게 될 책은 바로 '박인환' 시인!
<목마와 숙녀>의 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오롯이 시집 한 권을 받고 나니 읽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두근거렸다. 작가의 다른 시들은 어떨까?
한손으로 가볍게 들고 휴대할 수 있는 노란 색의 시집과 필사할 수 있는 노트 한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노트는 시 옆에 적당한 크기로 밑줄이 그어져 있어 천천히 음미하며 적어볼 수 있게끔 되어있었다. 특히 180도로 펼쳐서 쓰기 좋게 구성되어 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무엇으로 써볼까 하다가 짙은심의 연필로 골랐는데 모두 자는 늦은 밤에 조심스레 시를 적어 본다.
박인환 작가의 시는 전반적으로 어둡고 허무주의적 성향이 강했는데 아마 1950년 전쟁의 영향으로 그런 분위기의 시가 나왔을 것이다.
외래어가 나오기도 하고 긴 산문체의 영향으로 흡사 외국의 시를 번역한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시의 구성은 내가 알던 한국의 시와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혼란스럽고 불안한 시기를 지내야만 했던 작가의 고뇌를 필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함께 호흡해보고자 한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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