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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이 만난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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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인터뷰어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명수기자의 <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 http://blog.yes24.com/document/7080343>을 읽고서 막연하던 생각이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면, <장정일, 작가>를 읽고서는 윤곽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시인이자 작가 장정일은 <장정일, 작가>는 ‘장정일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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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누군가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인터뷰어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명수기자의 <인터뷰 잘 만드는 사람; http://blog.yes24.com/document/7080343>을 읽고서 막연하던 생각이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면, <장정일, 작가>를 읽고서는 윤곽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시인이자 작가 장정일은 <장정일, 작가>는 ‘장정일이 만난 작가’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정일작가 역시 젊어서 인터뷰어를 꿈꾸었다고 합니다. “인터뷰는 명성 있는 인사를 만나, 그들을 독선생으로 모시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다가 이 일은 유명 인사의 후광에 힘입어 내 이름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11쪽)”라는 속셈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 번씩이나 인터뷰어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매번 ‘때려죽여도 하기 싫은 일’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창작은 극히 개인적인 일이었던데 반해, 인터뷰는 상대의 말을 듣는 기술이다. 창의적인 일이라고 내세우기 꽤 애매한 이 일은, 글을 정리하면서 인터뷰이의 눈치도 봐야 하고, 자칫하면 욕까지 얻어먹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장정일, 작가>는 그가 마지막으로 맡았던 인터뷰 연재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장정일, 작가>에서는 모두 43명의 인터뷰이를 만나고 있습니다. ‘장정일이 만난 작가’를 의미한다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인터뷰이들 모두 책을 쓴 작가들입니다. 다만 전통적인 의미에서 작가라고 부르는 소설가나 시인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협소한 의미의 문학으로 온전하게 포획되지 않는 또 다른 문학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교양과 글쓰기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즉 언어로 사고하는 사람들, 그것을 문서의 형태로 남긴 사람들 역시 작가라고 함이 옳겠다는 장정일 작가의 철학을 내비친 것이라고 보겠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만난 43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들을, ‘1부 시대를 만나다, 2부 교양을 만나다, 3부 인문을 말하다’로 구분하였습니다. 그가 만난 사람들이 하는 일을 보면 장정일작가의 시야가 얼마나 넓게 열려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1부 시대를 만나다편에서는 문화연구자, 일문학자, 음식칼럼니스트, 사진작가, 정치평론가, 희곡작가, 영문학자, 극작가 등을, 2부 교양을 만나다편에서는 만화가, 나무칼럼니스트, 영화저널리스트, 칼럼니스트, 소설가, 큐레이터, 연극평론가, 영화문화연구자, 지구물리학자, 기업인, 바이올리니스트, 미학자, 방송인, 3부 인문학을 만나다면에서는 역사학자, 한국문화연구자, 방송기자, 동양철학자, 서양사학자, 인도사연구가, 자유저술가, 생태경제학자, 정치학자, 러시아문학연구자, 고전평론가, 강호동양학자, 국문학자, 문학자, 신화학자, 역사에세이스트, 한국고대사학자 등으로, 중복되는 분야라고는 5개 정도에 불과한 것을 보면 말입니다.


“매번 서평 혹은 에세이를 쓴다는 생각으로 인터뷰를 했다”라고 고백한 것처럼 장정일 작가는 인터뷰이가 쓴 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저자의 집필의도 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정일, 작가>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작가가 인터뷰한 저자 혹은 그의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는 결과를 낳게 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작가가 만난 인터뷰이의 작품 가운데 몇 권을 챙겨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서평을 담은 책의 경우는 원작이 서평을 쓴 사람의 생각으로 굴절되어 전해지는 반면, <장정일, 작가>의 경우는 장정일 작가의 해석에 더하여 원작자의 의도가 분명하게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론의 뭇매를 각오하면서까지 우리가 잘못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담은 일문학자 박유하와 서양사학자 이용우의 책을 우선 고를 것 같습니다.

y*****2 2016.03.01. 신고 공감 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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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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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작가   이 책은    이 책은 저자인 장정일이 ‘작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기록을 남긴 것이다. ‘작가’라 하는데, 인터뷰를 한 사람 중에는 작가라고 부를만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눈에 뜨인다,   그것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작자의 의미를 재정의 한다. “언어로 사고하는 사람들, 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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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작가

 

이 책은 

 

이 책은 저자인 장정일이 작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 기록을 남긴 것이다.

작가라 하는데, 인터뷰를 한 사람 중에는 작가라고 부를만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눈에 뜨인다,

 

그것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작자의 의미를 재정의 한다.

언어로 사고하는 사람들, 그것을 문서의 형태로 남긴 사람은 다 작가”(326)라고 말한다.

 

조금 더 인용하자면, “작가는 자신의 사고를 언어와 문서의 형태로 남긴 사람, 그러기 위해 사고와 언어를 갈고 닦은 사람이라고 작가의 개념을 넓혀 정의한다.

 

그렇게 작가의 정의를 내린 저자 장정일이 43명의 작가를 만나 인터뷰한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43명의 작가들을 만난 저자는 그들을 인터뷰하는 방침을 이렇게 정하고 있다.

 

내가 인터뷰를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초대 손님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손님을 초대해 놓고, 비판하거나 욕보이지는 않겠다. 이게 나의 유일한 인터뷰 방침이다.” (13)

 

또한 저자는 43명을 선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그들의 삶과 지혜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 선정한 것이라 한다.

 

또한 저자는 인터뷰의 목적을 이렇게 밝히기도 한다.

또 다른 인터뷰어인 영화 저널리스트 김혜리를 인터뷰하면서 저자는 인터뷰에 대한 서로의 비기(秘技)를 교환해보자며, 인터뷰하도록 만드는 동인(動因)을 다음과 같이 내비치고 있다.

 

<‘()선생을 모시고 호사스러운 공부를 하는 것은 물론, 인터뷰이로부터 삶의 비밀까지 얻고 싶다는 게 인터뷰어를 자청하는 사람들의 숨은 욕망이라는 것.>(92)

 

그런 연유로 하여, 독자들은 저자 장정일이 인터뷰이들을 만나서 배운 그들의 삶과 지혜’, 그리고 삶의 비밀까지 얻어 듣게 되는 것이니, 먼저 이 책의 가치가 그런 데 있다.

 

시대, 교양 그리고 인문학을 만나게 해준다

 

저자는 43명의 작가들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를 몇 가지로 분류하여 독자에게 내어 놓았다.

 

시대를 만나다,

교양을 만나다.

인문학을 만나다.

 

물론 그 구분이 딱 부러지는 것은 아니다.

시대를 만나게 한 작가라고 해서, 그 내용 중에 교양이 없는 것은 아니며, ‘인문학을 보여준다는 작가와의 인터뷰 내용 중에 시대를 못보는 것은 아니다. 인터뷰이들을 분류하면서 각각 저자가 더 중점적으로 뽑아낸 것들이 시대’, ‘교양그리고 인문학이라는 것이다.

 

장정일이 시대를 불러내는 방법

 

이런 글을 한번 읽어보자.

음식 칼럼니스트 박찬일의 입을 빌려, 저자는 시대를 이런 식으로 불러낸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콩나물을 사러가서도, 어머니의 주문(꼭 십 원어치 씩 두 봉지를 달라고 해라, 그래야 양이 많으니까)을 기억하는 것도 요리의 한 지점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제 요리의 기억은 대개가 결핍입니다. 도시 변두리에 살았고 늘 배가 고팠지요. 그래서 먹는 것의 과정에 대한 선명한 기억이 있습니다.>(33)

 

요즈음 방송에서 요리를 예능화하는 경지에 도달한 이 시대에 박찬일의 입을 빌려 궁핍의 시대를 불러내는 것은 그야말로 시대적 착오처럼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쪽으로 기울어진 추를 누군가는 제대로 돌려놓는 수고, 그것은 작가다운 작가의 임무가 아닐까 

 

또 시대를 보여준다는 것은 그 사건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셔터를 누르는 것은 지극히 쉬운 일이고, 셔터만 눌러도 사진은 만들어지지만, 내가 찍은 대상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세계의 의미를 묻는 일이지도 하죠.>(42)

 

사진작가 노순택의 입을 빌려, 시대를 보여주는 것은 곧 사건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것은 또한 세계의 의미를 묻는 일이라는 것, 이쯤되면 시대를 본다는 것의 엄중함이 피부로 와 닿지 않을까?

 

교양을 만나다’, 교양이란 

 

교양이란 무엇일까? ‘수준 높은 문화적 태도, 또는 취향을 말하는 것일까 

모르겠다. 그 정도는 포함되는 게 교양이겠지만, 이런 것 역시 포함하여야만 교양일 것이다.

 

좀 더 설명하자면 사람은 노동을 통해 세계와 관여하게 되고 자율적인 주체가 된다.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작가 역시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를 통해 일이란 외부와 소통하고 자기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통로라면서 경제적 독립만이 존재를 주체적이게 한다고 딸에게 당부한다. >(118-119)

 

이 땅에서 살아가면서 주체적 존재가 되는 법에 대한 성찰, 그 정도는 체득해야 비로소 교양을 운운할 수 있을 것이다.

 

더하여, ‘좋은 책에 관하여

 

이 책에는 저자가 인터부한 작가 43명이 있는데, 더하여 작가 장정일이 있다.

작가 장정일은 그가 만난 작가의 말만 전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육성도 이 책에 남기고 있다. 그중 몇 개만 기록해 본다. 의외의 수확이니 말이다.

 

 

 

좋은 책이란 자신에게 가장 절실한 책이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324)

그 말 중에서 자신이란 독자를 말한다. 독자가 가장 절실하게 느껴지는 책이 좋은 책이란 말이다.

 

그게 좋은 책을 선택함에 있어 주관적 방법이라면 다음과 같은 객관적 기준도 있다.

좋은 책이란 우선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또한 저자가 자신의 역량을 다 쏟아 부은 책이다. (325)

 

그런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만화가 최규식과의 인터뷰 기록에 이런 말을 남긴다.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상과 인간의 대략적인 모습을 파악할 정도는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자기 관찰이 필수다.>(80)

 

여기 인용한 말 중,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는이라는 말 대신에 좋은 책을 알아보기 위해서는이라는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그런 경지는 아직 요원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좋은 책을 알아보기 위한 귀한 제언을 남겼다는 것, 그것만으로 가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s***h 2016.02.21.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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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 타인에게서 배운다, 장정일,작가
"051) 타인에게서 배운다, 장정일,작가" 내용보기
소설가 장정일은 교수님이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읽어보라고 권해주시면서, 나에게는 북리뷰어Book Reviewer 즉 서평가로 더욱 익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 그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여 나온 <장정일, 작가>는 인터뷰어interviewer로서의 장정일을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삶과 지혜를 공유하고 싶다고 느낀 마흔 세 분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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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장정일은 교수님이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읽어보라고 권해주시면서, 나에게는 북리뷰어Book Reviewer 즉 서평가로 더욱 익숙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번에 그 동안의 경험을 정리하여 나온장정일, 작가는 인터뷰어interviewer로서의 장정일을 만날 수 있었다.

그가 삶과 지혜를 공유하고 싶다고 느낀 마흔 세 분과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 대화의 장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즐거웠다.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방송기자 박성래와의 인터뷰와 열린 광장에 공부귀신들이 모여들 수 있게 해준 고전평론가 고미숙과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전에 200년간의 노예생활이 흑인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훼손시켰는지에 대한 글을 읽을 때, ‘up rooted,뿌리채 뽑혀버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기억난다. 박성래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 할아버지는 노예였다라는 것이 흑인 공동체가 공유하는 가치관이었다는 말과도 잘 연결된다. 그리고 버락 오바마의 존재는 우리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라는 자부심이 흑인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바마가 당선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흑인들은 이제 변명이 먹히지 않는 지대로 들어섰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하니,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독립큐레이터 정윤아와 요리사이자 음식칼럼니스트 박찬일과의 이야기는 한국의 자화상을 그려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미식행위와 미술감상 같은 것들이 어느새 보이기 위한 행위(과시)나 투자의 형태로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문화가 성숙할 수 있는 토양이 비옥해지지 않다 보니, 조금 과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우리도 이렇게 해놓고 산다고 보여주기 위해 조화를 꼽아놓은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산업포장(산업과 국가 발전에 공로가 인정되는 자에게 수여하는 포장)을 받은 일본인 모모세 타다시의 말이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몰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한국인의 마음은 강산보다 더 크게 변했다는 것이다. 장정일과 함께 만나볼 수 있었던 43명의 책을 모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일단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인터뷰이interviewee였던 작가들의 책들을 읽고 다시 한번 그들과의 인터뷰를 읽어보고 싶어진다.

a******e 2016.02.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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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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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이란 그 이름이 각인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새롭게 각인된 건 얼마전 읽었던 장정일의 독서 일기 덕분이었다. '다른'을 '장정일'이라는 이름은 새겨주는, 그런 책말이다. 장정일은 '인터뷰는 명성 있는 인사를 만나, 그들을 독선생으로 모시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얻을 게, 먹을 게 있다. 얻다, 먹다는 이름을 높이는 기회이리라. 물론 배움의 기회 역시 원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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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이란 그 이름이 각인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새롭게 각인된 건 얼마전 읽었던 장정일의 독서 일기 덕분이었다. '다른'을 '장정일'이라는 이름은 새겨주는, 그런 책말이다.

 

장정일은 '인터뷰는 명성 있는 인사를 만나, 그들을 독선생으로 모시고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얻을 게, 먹을 게 있다. 얻다, 먹다는 이름을 높이는 기회이리라. 물론 배움의 기회 역시 원플러스 원인거다.

 

장정일, 작가는 처음에는 장정일의 작가 인터뷰로 읽지만, 책의 끝에 이르러, 작가 장정일로 읽게 된다.

43의 몇은 기억에 있고, 책을 읽은 적도 있으나 43+1의 '1'이 오히려 기억에 남는다.

 

'손님을 초대해 놓고, 비판하거나 욕보이이지는 않겠다. 이게 나의 유일한 인터뷰 방침이다.'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독하게 '1'만 기억에 남는다.

 

아주 정중하게, 자신의 색보다는 첨언과 조력에 주력하지만, 그래도 기억에 남는다.

 

'1'이...

 

아마도 수백번은 읽어봐야, 43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d****3 2016.04.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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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세 명의 나에게 말 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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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나는 아직 신문이라고 하면 4절지에 인쇄된 종이 신문을 떠올린다. 윤전기 속을 지나 현관 앞으로 배달되는 바로 그 여러 장의 종이 뭉치. 그리고 거기에서 변형된 인터넷 미디어를 이야기하며 김어준을 인터뷰한다. 김어준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고민 일반에 대한 대략의 공통분모를 알게 되었다 한다. 하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또 하나는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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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말대로 나는 아직 신문이라고 하면 4절지에 인쇄된 종이 신문을 떠올린다. 윤전기 속을 지나 현관 앞으로 배달되는 바로 그 여러 장의 종이 뭉치. 그리고 거기에서 변형된 인터넷 미디어를 이야기하며 김어준을 인터뷰한다. 김어준은 한국에서 벌어지는 고민 일반에 대한 대략의 공통분모를 알게 되었다 한다. 하나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또 하나는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 스스로도 알지 못한다는 것. 다른 하나는 자신이 겪는 고통만 각별하다고 느끼는 것. 그러면서 말한다. 자신은 본능주의자이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생겨 먹은 대로 사는 것이 장땡이란 간단한 주의. 나도 그와 판박이라면 판박이라 할 수 있겠으나 자존감 면에서만큼은 다소 떨어지는 것만 같다. 내 나름의 개똥철학은커녕 삶에 대한 미련 또한 별반 크지 않으니 말이다. 장정일은 자신이 만났던 저자 전체가 자신의 편견이자 그의 존재 증명(알리바이)이라 털어놓는데,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장정일 본인이 되고 싶었던 꿈을 이룬 사람들이거나 그가 바라보는 곳으로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거다. 다시 한 번 인용하겠다. 책 후반쯤 등장하는 김용규(이 부분을 읽기 전까진 그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다)에 따르면 고대로부터 철학에 주어진 주요 업무는, 인간의 삶과 세계의 다양성 속에서 또한 영속하는 시간 속에서 부단히 명멸하는 환영들을 관통하며 불변하는 '그 어떤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나는 한 가지를 더 생각한다. 그 철학을 하는 철학자들은 철학이 보여 주는 것을 실제로 그 자신들이 보여주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자면 행동하는 철학자, 즉 철학자들은 행동해야 한다는 것. 그런 측면에서 이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써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 또한 행동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장정일이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가 부러워할 만한 인상을 품고 있다.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다, 그들처럼 살아가고 싶다, 왜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들처럼 행동하지 못했을까, 하는 또 하나의 고민이 생기고 만다. 『장정일, 작가』의 부제는 '43인의 나를 만나다'이다. 그가 만난,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오롯이 나 자신이란 의미에서 그럴 터다. '나'와 '너'가 다름이 아니며, 그러므로 여기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과 같은 의미이리라.

u******o 2016.02.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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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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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저널리스트 김혜리 님은 저자와의 대담 중에 이런 말을 했다. 두 시간에서 길면 네댓 시간의 대화 속에서 결정적 면모를 얻기란 어렵다고. 인터뷰 동안 짧은 시간 안에 원초적인 쾌감을 주긴 하겠지만 더 큰 대가를 기대하지 않게 된다고 말이다. 예기치 못한 깨달음의 순간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장정일, 작가>는 작가 장정일이 만난 43인의 저자들과의 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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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저널리스트 김혜리 님은 저자와의 대담 중에 이런 말을 했다. 두 시간에서 길면 네댓 시간의 대화 속에서 결정적 면모를 얻기란 어렵다고. 인터뷰 동안 짧은 시간 안에 원초적인 쾌감을 주긴 하겠지만 더 큰 대가를 기대하지 않게 된다고 말이다. 예기치 못한 깨달음의 순간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고 말한다. <장정일, 작가>는 작가 장정일이 만난 43인의 저자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대담집이다. 한 권의 책으로 그 많은 작가들의 삶의 철학이며 말하고자 하는 주장들이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지는 못하겠지만 예기치 못한 깨달음으로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도 있겠구나 싶다. 어쩌면 인터뷰어가 인터뷰이를 통해 이야기를 완성해하고자 했던 결실이 아니었을까도 싶다.

 

"두 시간에서 길면 네댓 시간의 대화와 관찰을 기본적인 재료로 삼는 인터뷰는 그 사람과 짧은 여행을 해본다거나 어떤 작업을 같이 함으로써 알 수 있는 결정적 면모들을 드러내 주지는 못 합니다. 인터뷰가 내 노력을 많이 투자하지 않고서도 원초적인 이미지를 훔친다는 쾌감을 주기는 하지만, 그를 넘어서는 더 큰 대가를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아!' 하는 예기치 못한 깨달음의 순간으로 만족합니다." _ 영화 저널리스트 김혜리와의 대담중

 

한때, 서평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탐독했었다. 인터뷰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이 책은 또 다른 서평집과도 같다. 저자가 만난 43인의 작가들의 철학이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될 수 있도록 주제를 이끌어내고 책의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지적 호기심을 유발한다. 저자가 만난 각각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가 완성되겠지만 깊이 이해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저자가 말했듯 독서는 결국 독자와 저자의 역량이 함께 만드는 이인삼각 경기와 같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소개된 43인의 저자가 궁금했다. 어떤 작가들을 만나고 어떤 대담을 나눴을까 내심 기대하며 목차를 펼쳤을 때, 역사학자, 칼럼니스트, 평론가, 작가, 극작가, 기업인 등 분야는 눈에 들어오는데 저자들의 이름이 생소했다. 무지했던 걸까, 더욱 호기심이 발동해 읽게 되고, 작가 한사람 한사람 만나면서 알게 된다. 저자가 만나 그들에게서 듣고자 했던 애초의 이야기를. 각계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확실하게 개척하며 꿈을 이루어가고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가고자 고군분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고, 각자의 삶에 뚜렷한 철학을 담고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이다. 사회적인 성공 여부만으로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는 과장됨이 없이 하나같이 담백했고, 진솔하다. "마흔세 명의 작가는 바로 내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님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인터뷰를 하면서 호사스러운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했던가. 우리의 사고는 지극히 편협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몸담았던 경험치가 세상의 전부일 때가 많고, 특별히 좋아하는 분야 혹은 정통한 분야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도 않아, 선입견을 갖기 마련이다. 개인의 생각, 개인의 삶이 더 중시되다 보니 관계도 소원해질 수밖에 없고 거기서 오는 인식의 차이 또한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다양한 생각을 듣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기도 하고 그 속에서 폭넓은 사고를 배울 수 있다면 진정한 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호사스러운 공부를 독자들 또한 책을 통해 짧게나마 경험할 수 있다. 자기계발의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고, 일문학자 박유하 님과의 대담을 통해 '진실'에는 '진실'이라는 값어치가 있음도 생각해 보게 된다. 극작가 박근형님의 대담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그를 딛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잔인한 자화상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사람의 자취를 품고 있는 아름다운 나무에 대한 정신적 가치인 삶의 근원적 힘은 어디서 또 들을 수 있을까. 43인의 철학이 밑줄을 긋게 할 것이다.

 

"지식에는 국경이 없습니다. 삶의 지혜와 비전이 있는 곳이라면 무엇이건 배워야지요. 한국 근대의 지식은 서구 근대의 지식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식이 삶과 맺는 관련이며 지금, 여기서 어떤 효과를 이야기하는가입니다." _본문 271쪽

 

편집자와의 인터뷰 중에 저자는 말했다. 이 책에 소개된 43인은 많이 알려진 저자가 아닌, 낯선 저자를 소개하는 것이 내 임무라는 책임감이 없지 않았으며 이 대담집을 읽을 독자에게 드리는 선물이라고. 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 그늘에 있는 사람, 상처를 지닌 사람에 끌린 경우도 있었다고 고백한다. 우리가 가까이할 수도 없고 늘 멀리서 우러러보는 사람들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모두 꿈을 꾸며 그 꿈을 향해 가는 길 위에 있다.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타인의 삶을 엿보고 인생을 배운다. 이 책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삶의 기준을 제시해 주기도 하고, 무엇을 공부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지기도 한다. 우리 각자는 어디를 바라보고 가고 있는지 돌아보아도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i*****j 2016.03.0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장정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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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이 그는 이러한 부분들을 재 해석하여 풀이하고 있다.장정일은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문제 작가 혹은 블루칩 작가를 발굴해 왔다.드라마 송곳의 원작을 쓰고 그린 최규석,진실의 가치를 화두로 던진 제국의 위안부의 박유하,요리뿐만 아니라 글의 맛까지 낼 줄 아는 요리사 박찬일등 자신만의 독서를 통해 만난 작가들이다.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리뷰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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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이 그는 이러한 부분들을 재 해석하여 풀이하고 있다.장정일은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문제 작가 혹은 블루칩 작가를 발굴해 왔다.드라마 송곳의 원작을 쓰고 그린 최규석,진실의 가치를 화두로 던진 제국의 위안부의 박유하,요리뿐만 아니라 글의 맛까지 낼 줄 아는 요리사 박찬일등 자신만의 독서를 통해 만난 작가들이다.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리뷰어들을 선택하는 그를 만나본다.

 

 

 

 

제가 옹호하고픈 책은,우선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책,그리고 저자가 자신의 역량을 다 쏟아 부은 책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선택은 일반인과 다른 것을 발견 할 수 있다 분명한 색을 지닌 작품과 그 작가를 어떤 기준으로 만나는지 그 행간을 추적한다면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 어떤 새로운 시각이나 연구도 일본은 나쁜 놈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역설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똑같은 진실이라 하더라도,어떤 진실에는 값어치가 있고, 어떤 진실에는 값어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저런 사고 구조로 무장하고 이견을 틀어막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다. 진실에는 진실이라는 값어치가 있다.정글같은 문자의 홍수속에 활동하는 작가들 중 옥석을 가리기는 쉽지않은 작업이지만 그는 이러한 것을 잘 찾아서 우리에게 전달하는 전령사의 역활을 충분히 하고 있다.

 

 

 

 

장정일의 텍스트는 다른 무언가가 숨쉬고 있다.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그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적 가치가 이 책에서 보여진다.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안다.그는 스스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그늘에 있는 작가,상처를 지닌 작가에 끌린다고 고백하고 있다.글이 가지고 있는 것은 단순하게 활자에만 그치지않고 작가의 철학적 가치와 삶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애증들도 보인다.

 

 

 

 

지적 갈등에 허덕이는 현대인들에게 글은 어쩌면 사막의 신기루가 아닌 목마름을 한방에 해소해주는 오아시스같은 역활을 해야한다는 것이다.작가 장정일은 이런 아픈부분을 감싸주고 보듬어주고 아픔을 같이 하려는 선구자를 자처한다.진실의 값어치를 이야기하고 언어유희에 놀아나는 현대인들에게 올바른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을 짚어준다.깨어있는 의식의 한모퉁이에서 그를 만나본다.

 



 

s********k 2016.02.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장정일, 작가 / 43명의 인터뷰, 44개 생각의 습격
"장정일, 작가 / 43명의 인터뷰, 44개 생각의 습격" 내용보기
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장 먼저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책을 읽은 뒤의 감상을 두 가지로 간추릴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이렇게나 글(이야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니! 두번째,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자기PR이구나.​개인적으로는 '장정일', 그리고 '작가'라는 두 단어로 구성된 강렬한 타이틀에 이끌려 선택하였는데, 아마 거의 대부
"장정일, 작가 / 43명의 인터뷰, 44개 생각의 습격" 내용보기

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가장 먼저 생각을 정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책을 읽은 뒤의 감상을 두 가지로 간추릴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이렇게나 글(이야기)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니! 두번째,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자기PR이구나.

개인적으로는 '장정일', 그리고 '작가'라는 두 단어로 구성된 강렬한 타이틀에 이끌려 선택하였는데, 아마 거의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렇지 않을까 예상한다. 이 책은 시대, 교양, 인문학이라는 세 가지 대주제 아래에 서평가 장정일이 직접 만난 43인의 작가들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다채로움' 그 자체다. 세 가지의 주제에 한 데 묶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각자 너무나 뚜렷한 색깔들을 가지고 있다. 나무 칼럼니스트부터 외국인 한국문학연구자까지. 그 외에도 많은 작가들의 순도 100%의 자기주장 강한 이야기와 뿌리깊은 생각들이 300페이지에 걸쳐 습격해온다. 게다가 인터뷰어인 저자 장정일까지, 44개의 생각이 쉴틈없이 독자들을 쥐락펴락한다. 

 "당신의 사진은 대체 무엇을 담고 있는 것입니까?" (사진작가 노순택과의 인터뷰 중에서)

노순택 씨는 사진을 찍는 목적에 대하여 "생각"을 얻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글에 담아지는 것 또한 생각이다. 문학, 사진, 영화, 음식, 역사라는 광활한 스펙트럼에 놓여있는 이 글 짓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때로는 피로감을 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피로감은 꽤 신선한 자극제라는 점이다.

n******4 2016.06.13. 신고 공감 0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독서 편식증 치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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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아를 실현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앎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앎이란 단순히 지적인 측면에서의 정보의 습득이라기보다, 자기 삶을 주체적인 태도로 영위할 수 있는 인생 전반에 관한 지혜의 터득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앎에 도달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직접 경험을 통한 길이고 다른 하나는 간접 경험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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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아를 실현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앎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앎이란 단순히 지적인 측면에서의 정보의 습득이라기보다, 자기 삶을 주체적인 태도로 영위할 수 있는 인생 전반에 관한 지혜의 터득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앎에 도달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직접 경험을 통한 길이고 다른 하나는 간접 경험을 통한 길이다. 직접 경험만큼 유익하고 좋은 것도 없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나 자원이 유한할 뿐 아니라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장소나 사건도 제한적이어서, 현실적으로는 우리가 터득한 의미 있는 앎들은 간접 경험을 통해 성취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간접 경험에서 가장 중요한 경로가 무엇보다 독서라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접하는 온갖 종류의 책들은 각 저자가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십 년에 이르는 시간을 쏟아 부어서 특정한 주제를 성찰하고 조사하고 연구하여 일구어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처럼 평범한 독자도 대략 몇 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대가만 지불하면, 그와 같이 대단한 노력과 시간과 공을 투자해야 하는 까닭에 엄두도 못 낼 노고의 결실을 활자화된 형태로 손쉽게 이용하는 고마운 혜택을 누린다. 책(그것이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간에)이란 매체가 없다면 우리의 현재가 어떠했을지는 상상도 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람마다 독서의 취향이 다르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철학 서적에 심취하는 사람도 있다. 문학을 좋아하는 경우라도 소설류를 주로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필이나 시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다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도 취향이 세분된다). 이렇듯 이론상으로는 수많은 장르와 분야의 책들을 독서할 수 있는 거의 무한대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실제로 우리는 자신의 요구나 목적에 따라 좌우되어서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잡식성을 보이기보다 특정 분야만을 편식하기 쉽다. 그리되면 결국 우리는 스스로 읽기로 결심한 특정 분야가 마치 자신의 적성이나 취향에 꼭 맞는다는 자기 최면에 빠져 거기에 안주하면서 다른 분야는 등한시하게 된다.

 

이 같은 독서 편식증은 우리에게 오래 입은 옷처럼 익숙해서, 고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굳이 고쳐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내 경우도 그렇다. 나 역시 독서 편식증이 강한 편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책들만 주로 읽는다. 그래도 불편함은 없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들을 읽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은가? 더구나 전혀 생소한 분야의 책들을 집어 들고 골머리를 썩이기엔 시간이나 여유가 부족하지 않은가? 그런 책들을 읽는 데 그만한 공을 들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 나에게 장정일 작가가 쓴 『장정일, 작가』를 읽을 기회가 생겼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파격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책이다. 이 책은 장정일 작가가 다양한 분야와 직업에 종사하는 43명의 인사들을 상대로 인터뷰한 것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을 간추려 정리하고 그에 대한 평가를 덧붙인, 일종의 대담집이다. 장정일 작가가 인터뷰한 사람들은 참으로 다양한 분야에 종사해서,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으면 평생토록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명칭(가령, 나무칼럼니스트, 강호동양학자, 역사에세이스트 등)도 있을 정도다.

 

나처럼 독서 편식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 책을 읽는 일이 매우 어색하고도 불안한 모험처럼 느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책은 꽤 많은 인물들의 사상이나 견해나 관점을 대단히 간략한 형태로 정리하여 제시해서, 마치 중고교 시절에 입시를 준비하며 중요 작가들의 작품에서 중요한 대목만 부분적으로 읽고 학습하던 경험을 데자부처럼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책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을 포함시키는 대담집의 형태를 취하다보니 각 사람을 다루는 분량이 매우 제한되어 있어서 현재의 형태로 구성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 그나마 장정일 작가의 통찰과 필력 덕분에 이만한 구색이라도 갖출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장정일, 작가』에서는 나 같은 독서 편식증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에서 기대하는 것, 곧 특정 주제에 대한 저자의 심도 깊은 사상이나 지식이나 설명이나 논리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그보다 『장정일, 작가』는 다른 목적에 치중한다. 그것은 바로 저자가 서문에 밝히고 부제로 표현하듯이 ‘통상적으로 분류되는 형태의 글쓰기 종류로나 우리에게 알려진 정형화된 형태의 장르로는 포착 불가한 무수히 많은 유형의 교양과 글쓰기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함으로써, 다양한 부류의 인물들(또 다른 ’나‘ 자신들)에 대한 간접 경험에 힘입어 자신이 안주하던 우물의 편협한 테두리를 벗어나 더 넓은 하늘과 세계가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나 같은 독서 편식증자에게 꼭 필요한 처방이 아닐까 싶다.

 

이처럼 『장정일, 작가』는 우리로 하여금 다양한 분야에 눈뜨게 만드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면 여기에 소개된 여러 인물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기본적 가치나 생각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그들이 쓴 책들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 책은 그런 인물들에 대한 맛보기다. 영화로 말하면, 예고편인 셈이다. 이 책에서 박이정(博而精: 다양한 인물들을 소개하는 동시에 자세히 설명하는 것)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래도 우리가 이 책이 박이부정(博而不精: 다양한 인물들을 제시하지만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것)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이 책을 안내자로 삼아 우리의 독서 편식증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미지의 영역으로 생각되던 분야의 책들을 읽는 데 첫 걸음을 내디딜 수만 있다면, 아마도 장정일 작가가 이 책을 쓰면서 마음에 품었던 저작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n******n 2016.02.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