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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라스라는 말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은 아니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 헬라스 라는 말은 영어가(즉, 영어인 그리스) 생기기도 헬라인들이 자신들을 부르던 말이고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여하튼 이렇게 이 책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그리스의 사상에 대한 말그대로 심층적인 이해로 이끈다. 몇년전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절실하게 매번 느끼는 것은 고전에 대한 나의 무지. 아이러니 하게도 오늘날 인터넷과 버츄얼 리얼리티가 세계를 뒤덥는 이 지점에서 오늘날 우리를 더욱 이해 하기위해 2500년전으로 되돌아 가야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여하튼 지난 몇년가 가지고 있던 몇몇 궁금증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풀렸던 기쁨은 정말 짜릴할 정도 였다. 저자의 심도 깊고 폭넓은 헬라스 고전에 대한 이해에서 나오는 설명은 명쾌하다.
마지막으로 헬라스 철학에 대한 기본적인 입문서로 거스리의 희랍철학 입문 역시 저자가 번역한 매우 뛰어난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우주(to pan, to holon)를 최초로 '코스모스'(kosmos)라 일컫기 시작한 철학자는 피타고라스라 한다. 그런데 이 낱말은 헬라스인들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두 가지를 연상케하는 것이다. 그 하나는 질서요, 다른 하나는 아름다운, 이를테면 여인의 치장과 같은 것이다. |
| 소크라테스는 '아레테는 에피스테메(앎)이다'라고 말했다. 아레테가 덕으로 번역되지만, 그것은 그 본연의 기능을 다한다는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결국 (내가 이해하기로) 소크라테스가 덕이 무엇인지를 알면 그것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바가 이해가 된다. 박종현 교수님은 이 책에서 소크라테스 철학의 플라톤적 확장은 로고스가 지닌 기능의 확장으로써 누스(nous)의 능력을 찾아냈던 것에서 성립했다고 말한다.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한 논의인데, 일단 수긍은 갔다. 이 책에는 이처럼 기존의 번역된 희랍 철학 개론서와는 다른 이야기들이 있다. 물론 번역서가 아무리 번역이 잘 되어도 모국어를 사용하는 학자가 같은 분야의 내용을 설명해주는 책이 더 쉬운 것처럼, 분명 이 책은 그런 이점이 있다. '희랍 사상의 이해' 이후에 씌여진 박종현 교수님의 논문을 수정 보완해서 묶은 이 책은 전체적으로 통일성도 있고, 개별 장들마다 심오함도 있다. 1장에서 무속적 신들림을 헬라스 철학과 비교해서 이해하는 것은 참신했고, 헬라스인들의 중용 사상, 존재론, 기능(ergon)의 의미 등도 번역된 다른 개론서들에서는 찾을 수 없던 것들이었다. 아울러, 플라톤 자체에서도 결합이론, 자연법 사상에 관한 논의는 잘 짜여져 있었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플라톤 비판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학부생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감도 있었으나, 전반적으로는 이해할만 했다. 개인적으로는 희랍을 헬라스로 수정해야 한다는 박종현 교수님의 주장이 들어있는 머릿말은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