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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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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에 원작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즈오 이시구로가 쓴 원작이 20여 전의 영화로 이끌게 했기 때문이다. 2017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즐겨 쓰는 작가다.『남아있는 나날』역시 그러한데, 주인공 스티븐스는 처음부터 보여 주지 않는다. 느릿느릿 이제야 기억이 났다는 듯 사정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다 보여 주는 것도 아니다. 철저하게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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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에 원작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즈오 이시구로가 쓴 원작이 20여 전의 영화로 이끌게 했기 때문이다. 2017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즐겨 쓰는 작가다.『남아있는 나날』역시 그러한데, 주인공 스티븐스는 처음부터 보여 주지 않는다. 느릿느릿 이제야 기억이 났다는 듯 사정을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다 보여 주는 것도 아니다. 철저하게 스티븐스 자신만의 입장이라 합리화가 이루어진다. 스티븐스의 말보다는 상대의 반응에 주목해서 읽어야 하는 소설이라 독자가 여백을 채워야 한다. 영화는 감독이 대신 여백을 채웠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소설처럼 에둘러 시작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달링턴 홀의 주인이 나치 부역자였다는 것을 알려 준다. 달링턴 홀의 집사 스티븐스(안소니 홉킨스)의 과거도 바로 펼쳐진다. 아버지의 임종이나 하녀장 켄턴(엠마 톰슨)에 대한 사랑보다 충성심, 더 나아가 직업적 의무를 앞세우는 그의 모습은 원작과 똑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원작에서는 잘 들리지 않던 그의 진심 어린 표현이다. 안소니 홉킨스는 놀라울 만큼 스티븐스의 마음을 드러낸다. 그의 표정과 몸짓, 말투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아버지의 임종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켄턴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는 켄턴 역시 그러하다. 심지어 다른 인물의 말을 통해 켄턴의 마음을 보여 주기도 한다. 왜 스티븐스의 방에 계속 꽃을 가지고 가겠냐며 말이다. 꽃은 시들지만, 그들의 마음은 20여 년이 지나도 시들지 않는다. 그래서 켄턴은 편지를 보내고, 스티븐스는 직접 답하려고 그녀에게로 향한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기 마련이다.(우리 삶의 단면이 아닐까 싶다) 스티븐스가 생각하던 집사의 의무도 달라진다. 원작에서 뚜렷하게 강조하는 것과 달리 영화에서는 희미하게 그려지고 있는 것이 아쉽다. 스티븐스와 켄턴의 안타까운 사랑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주제가 희석된 느낌이다. 그래서 원작보다는 스티븐스의 ‘남아있는 나날’이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다. 여전한 모습은 다음을 궁금하게 하지 않게 만든다고 할까. 안소니 홉킨스나 엠마 톰슨 외에도 20여 년 전의 크리스토퍼 리브, 휴 그랜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뜻밖의 즐거움이다.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원작을 읽는 것이 좋겠다. 스스로 여백을 채우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즐겁기 때문이다.


e******i 2018.04.22. 신고 공감 7 댓글 10
리뷰 총점
좋아하는 영화, 그리고 또 하나의 행운.
"좋아하는 영화, 그리고 또 하나의 행운." 내용보기
어릴 적에 '하워즈앤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극장에 가서 꽤 지루하게 보고는 흥미가 떨어져서 '남아있는 나날'부터 그의 영화를 안 봤었고 그러다 보니 요즘 저 감독의 정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남아있는 나날'을 그 당시에 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다. 적당히 나이 든 후 우연히 더빙을 통해 보게 된 이 영화를 배우들의 호연과 그 이해감직한 정황들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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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하워즈앤드'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극장에 가서 꽤 지루하게 보고는 흥미가 떨어져서 '남아있는 나날'부터 그의 영화를 안 봤었고 그러다 보니 요즘 저 감독의 정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남아있는 나날'을 그 당시에 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다. 적당히 나이 든 후 우연히 더빙을 통해 보게 된 이 영화를 배우들의 호연과 그 이해감직한 정황들로 인해 너무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고생의 시선으로 첫만남을 가졌다면 다시 이 영화를 볼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애정으로 소장한 디비디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서플엔 그다지 관심 없었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스페셜영상들은 몽땅 자막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디비디 초기 출시작들은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거 같은데 이래서야 서플을 보지 않게 되니까 구매자로서는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이 디비디 겉포 장에 있던 buy 1, get 1 free 행사에 참가함으로써 '닥터스트레인지러브' 디비디(초판출시본이라 현재판매중인 것과는 표지와 화면비율이 다르다. 개인적으로는 티뷔화면비율도 싫어하지 않지만)를 공짜로 얻는 횡재까지 했으니 내게는 여러 가지로 '좋은'영화였음엔 틀림 없다.
m****t 2003.02.0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