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 첫 작품이다. 에드 맥베인은 잘 알려져 있듯이 경찰이 주인공인 <87분서 시리즈>와 변호사 매튜 호프가 주인공인 <매튜 호프="" 시리즈="">를 쓴 작가다. 경찰 추리 소설과 소란물 추리 소설의 대표 작가로 분류되는 에드 맥베인은 경찰이 등장하는 추리 소설에 대해서는 대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내가 그 말고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지 못한 것도 있겠지만 미국에서 인정하는 작가니까 그래도 꽤 괜찮은 작품을 쓰는 작가라고는 말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누군가 경찰만을 노려 살해한다. 경찰이 제복을 입지 않고 사복을 입고 다니는데도 범인은 어떻게 알았는지 경찰만을 살해한다. 경찰을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의 무차별 복수극일까, 아니면 죽은 경찰들이 어떤 사건에 연관된 것일까... 단 한 명을 살해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사로 위장하는 거지만 의사들과 경찰들의 눈을 속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많은 무작위 살인 사이에 진짜 살인을 숨기는 것이다. 어떤 의미를 가진 연쇄 살인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경찰들은 당연히 살해된 자들의 연관성에 치중할 것이고 개개인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살해하고 싶은 사람이 경찰이라면 경찰들만 골라 죽이는 것이다. 그 중 어떤 한 사람에 의한 치밀한 계획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테니까... 우리 나라에 소개된 87분서 시리즈로는 <살의의 쐐기="">, <살인자의 선택="">, <포이즌> 등이 있다. 경찰 중에서도 캐레라 형사가 주인공이다. 많은 경찰들이 죽거나 사라지지만 캐레라는 다른 작품에도 꿋꿋하게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애인인 청각 장애인 테디도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녀의 기지에 박수를 보낸다. 항상 이런 추리 소설에서는 여자가 탐정이 아니면 엉뚱한 말썽만 피우는 존재로 등장하는데 테디는 재치 있고 범인에 대한 뛰어난 감각이 있는 인물이다. 단점이라면 특징이 없다는 것이다. 세련된 트릭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비정한 하드보일드 작품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글세 형사 콜롬보에 대한 기억이 있는 독자라면 그래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세계 10대 추리 소설이라든가 명작에 들어가는 대단한 작품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한번 읽어보면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시리즈의 매력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꾸만 읽고 싶게 만드는... 이런 것이 작품에 중독 되는 것 아닐까...포이즌>살인자의>살의의>매튜> |
| 경찰이라는 직업... 이 정도로 양면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직업(혹은 지위)이 있을까? 부패정부에서 권력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비리경찰, 폭력경찰, 고문경찰 등의 음습하고 부정적인 이미지 뿐 아니라, 귀여운 포돌이 마스코트가 만만하게 보여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교통경찰에게 소리치는 운전자나 파출소에 난입하는 음주자들, 심지어는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경찰을 우습게 보는 분별력 없는 시민들도 수없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래도 경찰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우리를 지켜주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법치국가라고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아직도 폭력과 사기가 난무하는 이 험악한 사회에서 힘없는 다수의 약자에게 한 줄기 빛이 되는 것은 오직 '경찰'이라는 존재 뿐이다. 조금 오버하면 그들은 우리에게 정의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의(법)의 수호자인 셈이다. 평소에 경찰을 싫어하던 사람도 순직한 경찰관 뉴스가 나올 때마다 혀를 끌끌 차게 되는 것은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법의 수호자라 해도 수퍼맨이 아닌 것을 어쩌랴. 경찰도 직업 중 하나일 뿐이고, 공무원 시험 보기 전까지도 그들은 민간인이었을 것을... 일선에서 뛰는 경찰 가족이 아닌 다음에야 어찌 그들의 고통과 고생을 알 수 있으랴. 이 책은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취하고 있기는 해도 본질적으로는 경찰들의 삶과 애환을 그린 일종의 픽션다큐멘터리 쯤으로 이해하는 게 나을 것 같다. 혹시 티비에서 하는 경찰관련 다큐멘터리 프로 본적이 있는가? 거기에 경찰에 대한 연쇄 살해범이라는 추리적 코드를 가미했다고(물론 이것은 경찰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보여주기도 한다)생각해 보면 된다. 우선 정통 추리물로서는 조금 약한 부분들을 보자. 우선 너무 쉽다. 기막힌 트릭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조잡한 트릭에 집착하는 일본식 추리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꼬이고 꼬인 단서들을 하나씩 캐내가며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즐거움도 없다. 마지막에 머리를 탁 칠만한 반전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다만 사건의 경과를 서사적으로 보여주고(대부분의 추리물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반면) 경찰들의 수사과정과 경찰관의 생활을 보여줄 뿐이다. 산뜻하게 끝나는 마지막 장면까지 보고 있노라면 영락없는 다큐멘터리다. 사실 나는 이 책에 대한 '50년대 경찰소설...'라는 정보를 얻고 멋대로 더티해리 풍의 하드보일드물을 상상 해 버렸다. 갈수록 조직화하는 악당에 맞서, 공권력이라는 조직력을 등에 업고 44구경 매그넘을 난사하는, 정의 편에 선 또다른 악당 같은 경찰관의 이미지를 상상 해 버린 것이다. 당연히 그 어느 쪽도 아니게 흘러가 버리는 내용의 이 책을 보며 어느 정도 실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상의 탐정 일색이었던 기존 추리문학에 실제로 뛰어다니는 형사들이라는 캐릭터를 끌어냈다는 점에 있어서, 그리고 훌륭한 추리물로서가 아니라 한편의 훌륭한 형사물, 혹은 스릴러물, 또는 경찰에 관한 관찰기로서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니 저러니 썼지만 재미는 있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
|
이 책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경찰혐오자>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였는데 책의 내용은 기대 이하라 좀 실망했다.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실망도 그만큼 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미스테리하거나 음울한 분위기, 아니면 범인이 누굴까를 궁금해하며 조마조마한 가슴을 억눌러야하는 류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이 소설은 그런 종류는 아닌 것 같다.
소설을 읽는 내내 ''무더위''에 대한 묘사가 너무 많아서 읽고 있는 나도 더워지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짜증이 났다. 게다가 번역이 이상해서인지 아니면 에드 맥베인의 역량이 달려서인지 문장을 써내려가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좀 유치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다른 추리 소설을 읽을 때에는 그런 느낌은 안 들었는데. 예를 들어 내가 지금 현재 읽고 있는 일본 작가 ''에도가와 란포''의 ''외딴섬 악마'' 같은 경우엔 추리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아주 유려하다.
어쨌든 경찰 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다 경찰이고, 위험하고 지저분한 뉴욕의 밤거리 묘사가 많이 나오는데 만약 이런 느와르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차라리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을 읽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중간에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버리는 바람에 더 재미가 반감된 것 같기도 하다. 경찰이 등장하는 소설을 좋아하거나, 적당히 에로틱한 묘사가 들어간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서스펜스와 스릴, 교묘한 트릭이나 명쾌한 추리를 기대하는 독자에겐 기대 이하의 작품이다. [인상깊은구절] "무더위가 물러가다! 만세!!"경찰혐오자> |
|
처서가 지났음에도 여전한 더위가 우릴 힘들게 한다. 그래도 한 여름의 무더위와는 결이 다름에 위안을 해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더위와 싸워야 하는 요즘이다. 이보다 더한 더위가 소설 전반에 강조되고 있는 소설이 바로 에드 맥베인의 『경찰혐오자』란 소설이다. 알고 보니 이 소설은 <87분서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이다. 소설을 다 읽고 찾아보니 <87분서 시리즈>는 우리말로도 제법 여러 권이 번역출간 되어 있다.
소설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도시에서 형사들이 연쇄살인사건의 희생자가 되면서 시작된다. 물론, 처음엔 한 명의 형사가 희생된다. 두발의 총알을 머리에 맞고 그 자리에서 숨진 형사.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아버지인 형사는 그렇게 목숨을 잃고 만다. 이를 시작으로 누군가 형사만을, 그것도 “87분서” 소속 형사만을 노리고 범행을 계속한다. 이렇게 자신들을 향해 시시각각 총구의 위협이 다가오는 가운데 “87분서” 형사들은 과연 누가 자신들을 향해 이런 범행을 저지르는지를 조사해 나간다.
하지만, 너무나도 단서가 없다. 그렇게 “87분서” 소속의 또 다른 형사가 희생자로 발견되고. 경찰을 혐오하는 어느 범죄자의 범행인 걸까? 희생된 두 형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실낱같은 단서를 붙잡고 사건을 조사해보지만 사건의 진실을 향해 전혀 접근하지 못하는 수사. 그러던 가운데 또 다른 형사가 희생자가 된다.
동일한 총으로 희생된 사건들. 누군가 “87분서” 형사들을 모두 죽이려는 걸까? 그런데, 어떻게 “87분서” 형사라는 것을 알았을까? 사복을 입은 형사들인데, 그저 길거리에서는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에 불과한데, 어떻게 귀신 같이 알아채고 범행을 저지른 걸까
소설을 읽는 독자 역시 오리무중이다. 사건수사를 진행하는 “87분서” 형사들 역시 마찬가지고. 그러던 차 작가는 슬쩍 단서를 흘린다.
“노리던 경찰이 바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갑자기 길가로 나왔다. 형사는 그곳에 멈춰 섰다. 둘 다 키가 비슷했다. 모퉁이의 가로등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드려내 주었다.”(203쪽)
이 문장의 “노리던 경찰”이란 문구에 범인이 왜 경찰들을 연쇄살인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단서가 담겨 있다. 그의 진짜 목표는 바로 이 사람이었음을. 그럼, 왜 그랬던 걸까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견디기 힘든 무더위를 강조한다. 그러니 이 소설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읽는다면 더욱 소설 속 느낌을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1956년 작품이니 시대적 간극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이 재미나다. 해문출판사의 <세계추리걸작선 시리즈>로 작가의 소설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이참에 작가의 <87분서 시리즈> 다른 소설들도 찾아 읽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