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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태공동체를 꿈꾸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년)
참 길을 찾아서 가고자 한다. 사람살이로 가야 할 바로 그 길 말이다. 수중에 돈이 없어도 농촌에 가기 힘들고 돈만 있다고 농촌에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무 곳이나 갈 수도 없었다. 일조량과 물이 풍부한 곳이어야 한다. 물이 있어야 한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경관이 좋은 곳에는 물이 있기 마련이다. 산업적으로 개발되지 않는 오지여야 한다. 또한 땅값이 싸면서 앞으로 개발될 여지가 없는 곳이어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삶을 살고자 한다. 자급자족하는 농사를 지어 돈을 벌거나 그 돈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내일을 염려하는 삶은 없다. 오늘 하늘이 우리에게 베풀어 준 은혜만큼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ㅣ있다. 자연의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활력을 주고받으며 역동하게 돕는 농사법이 유기농법이다. 그리고 이 농법을 하려면 영농비용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비용을 줄이는 것만큼 나눔의 양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유기농업을 하면서 이 과제를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영농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정착되는 때에 우리의 삶이 자랑스럽게 될 것이다. 어쩌면 나는 지식을 무시했고 인위적인 농사 행위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농산물이라는 생명체에 대한 소홀함이 큰 죄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는 모든 농작물의 작부체계를 알지 못한다. 농작물이라는 생명체를 소중히 여김이 한 포기 한 포기에 대한 연민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이 뭇 생명들에 대한 탐구와 이 생명체들을 사랑하는 방법인 기술과 능력을 본격적으로 익혀야 할 것이다. 나 자신을 수련하고 지혜를 배우며 끊임없이 탐구해 간다. 생명체들과 함께 일하며 생활한다. 인간이 많이 가져 축적하려 하고 편리하고 쉽고 편안하게 살려고 자연을 파괴하고 착취한다면 우리는 그들과 공생할 수 없다. 낮게 깔려 있는 잡풀들, 무수히 많은 이름 모를 작은 벌레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중요하다.
P114 그래서 나는 농촌 생활의 처음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처음의 농촌 생활에서 만난 농작물과 흙과 미물, 새들과 야생동물, 흐르는 계곡물과 햇빛, 오동나무와 호두나무, 복분자 나무와 으름나무 등 많은 생명체들과 친구하고 벗하고, 대화하고 사귀고, 이들과 함께 꿈꾸고, 이 생명체들의 상호 연관성과 보완관계, 이들의 공생관계에서 공동체적인 성격을 탐구해 보고 싶은 것이다. 이들을 사람 대하듯 대하고, 나보다 더 높이 보고, 나보다 더 존중하며,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삶을 살고 싶은 것이다. 이들이 우리 인간에게 베푸는 은혜의 질과 양을 감사하고, 이 생명체들을 찬양하고 이 생명체들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고 우리는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P162 우리도 한 달에 삼십만 원 정도의 현금이 필요하다. 공과금(전기세, 전화세, 보험료, 경조사비 등)은 무거운 경제적 짐이다. 전기도 전화도 쓰지 않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 우리가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료와 경조사 비용은 기존의 사회적 삶에서 감당할 수밖에 없는 최소한의 책무이다. 최소한의 영농비용도 1년에 약 이백만 원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1년에 오백만 원에서 일천만 원 정도의 수입은 얻어야 자급자족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자연의 생태공동체에 합류하는데 이처럼 반생태적(전기,전화)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이유가 없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인가 보다.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은 생태적 에너지로 전환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고 전화가 필요 없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허병섭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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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이런 준비과정을 하면서 농사할 땅을 찾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수중에 돈이 없어서 남의 땅에 빌붙어 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했다. 다행히 내가 목회하던 교회(동월교회)에서 지원해 주어 전북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돈만 있다고 농촌에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무 곳이나 갈 수도 없었다. 우리에게 적합한 곳이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곳이었다.
① 일조량과 물이 풍부한 곳
② 경관이 좋은 곳
③ 산업적으로 개발되지 않은 곳
④ 앞으로 개발될 여지가 없는 곳
⑤ 땅값이 싼 곳
그리하여 우리의 농사는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업이 아니라 생명을 농사짓는 생태공동체를 일구고 있다. 물론 수확량은 적다. 그러나 우리의 농작물이 각종 생명체드과 공존하면서 맺어주는 열매를 먹고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넉넉하다. 그러나 공과금과 세금이라는 사회적 요구와 책임을 감당하기는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서야 하겠지만 우리는 그것 때문에 고민할 겨를이 없다. 생명의 공동체가 주는 감동과 보람과 가치가 너무나 크고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더없는 신바람이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우리의 삶을 바라보고 "너희만 먹고 살면 되나? 여러 사람의 식량도 생산해야 하지 않느냐? 건강한 먹을 거리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먹도록 할 책임과 사명이 있지 않느냐?" 라고 질문을 하기도 한다. 생태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요원한 꿈에 도전하는 삶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생명이 넘치는 농촌 생활을 위해서는 자연에 귀의를 해야 한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자연을 위해서 살아갈 때 진정한 자연과 공생하는 삶을 구축하게 된다. 삶이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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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섭, 이정진 부부의 귀농의 삶은 내가 예상하는 전원적인 것은 아니었다. 특히 허병섭 선생의 철학인 '밀알농사' 또한 관념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허병섭 선생이 그동안 해왔던 빈민활동, 목회활동 등이 결집이 된 것이 바로 밀알농사이기 때문일 듯하다.
요즘 많은 이들의 눈을 붙잡는 것이 『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같은 류의 귀농과 자연 그리고 느림에 관한 책들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가속화되고, 도시의 삶이 각박해질수록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자연의 품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나보다. 그래서 많은 관련 책들이 나오고, 자연과 귀농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을 고른 것도 보통의 사람이 책을 집어든 이유와 같이 농촌의 삶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함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자연과 인간, 농촌과 인간, 그리고 삶에 관한 총체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몇몇 귀농에 대한 에피소드를 빼면 특히 허병섭 선생은 '밀알농사'에 대해 모든 것을 할애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농촌에 관련된 교육문제, 공동체 문제 등이 딸려온다.
그만큼 책은 술술 읽히는 편은 아니다. 차라리 이정진 선생이 맡은 농촌생활이 재미있게 읽힌다. 하지만, 다른 비슷한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철학적 시각이 있기에 귀농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장점이다. 너무나 쉽게 농촌에 대해서 설명하고, 웃게 만드는 그런 가벼운 책들 속에서 무겁게 그러나 뻐기지 않는 책이 바로『넘치는 생명세상 이야기』다. [인상깊은구절] 그랬다. 나는 서울에서 나서 오십 평생 서울을 한 발짝도 나가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진짜 서울내기이다. 시골 경험이라고는 초등학교 방학 때 외가에 몇 번 가본게 전부이다. 대학 때도 남들 다 가는 농활도 안 가봤다. 호미 자루 한번 잡아 보지 않은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시골 가서 농사지으며 살겠다고 폭탄 선언을 하니 사람들은 기가 막혔다. 그러나 어릴 적 외가에서 쳐다본 여름밤 하늘에 길게 흐르던 은하수의 황홀함, 원두막에 올라앉아 바라보던 먼 산봉우리에서부터 밀려 내려오던 소낙비 구름 등은 내 가슴 한켠에 늘 품고 있던 고향이었다. 그게 단초였나보다. 시골 가서 살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그러자 했다. 아니 너무도 기뻤다. 서울 생활이 특별히 괴롭던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도시에서 나는 행복하지 못했다. 끊임없는 소음, 번잡함, 사람들의 각진 눈꼬리......나는 자꾸 주눅이 들어가고 어리버리해 갔다. 사람들의 재빠른 걸음걸이를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졌다. 무엇보다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품들을 볼 때마다 숨이 막혔다. 저것들을 만들기 위해 소모되었을 자원이며 고해며 또 결국은 다 쓰레기가 될텐데....이렇게 사는 게 제대로 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