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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사람』헝가리 위대한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를 만나다.
"『일곱 번째 사람』헝가리 위대한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를 만나다." 내용보기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이라는 거에 눈이 번쩍 띄여 세 가지의 표지로 나온 시집을 다 가지려면 세 권을 구입해야 할까 하다가 어떤 표지의 시집이 올까 궁금함에 기다렸던 시집이었다. 어떤 표지든 내가 좋아하는 반 고흐의 그림이 오면 좋겠다 생각했다. 내가 받은 시집은 사진 속에서의 표지.  헝가리의 위대한 민중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이름옆에 붙은 수사
"『일곱 번째 사람』헝가리 위대한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를 만나다." 내용보기

아티초크 빈티지 시선이라는 거에 눈이 번쩍 띄여 세 가지의 표지로 나온 시집을 다 가지려면 세 권을 구입해야 할까 하다가 어떤 표지의 시집이 올까 궁금함에 기다렸던 시집이었다. 어떤 표지든 내가 좋아하는 반 고흐의 그림이 오면 좋겠다 생각했다. 내가 받은 시집은 사진 속에서의 표지.

 

헝가리의 위대한 민중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를 만나게 되었다. 그의 이름옆에 붙은 수사 답게 그의 시를 읽으며 그가 가졌던 생각들. 그가 처했던 상황들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그의 시선집 답게 시집에서는 그의 사진들이 수록되어 있었고, 그가 어떤 것들을 그리워하는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그가 처한 경제적 어려움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살아왔던 삶들을 알 수 있는 그림까지 곁들어 있어 그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시집의 맨 처음에 수록된 표제작에서부터 가슴이 턱하고 막힌다.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

불난 집에서

눈보라 치는 병원에서

광란의 정신병원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는 밀밭에서

종이 울리는 수도원에서

비명을 지르는 돼지 우리 속에서

여섯 아이가 울었어도 충분하지 않아

너 자신이 일곱 번째 아이라야 해!

 

(중략)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쥐를 산 채로 해부할 줄 아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슬기롭지만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19~21페이지 「일곱 번째 사람」중에서)

 

여행 중에 두세 번쯤 읽은 시인데, 읽어도 읽어도 가슴이 아파왔다. 일곱 번째 사람.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이 일곱 번째 사람일까.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인간의 죽음까지를 말하는 시. 그가 가진 고통이, 그가 여태 겪어온 삶의 고통이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져 왔다.

 

얼마나 아픈 삶을 살았기에 그는 자신의 삶을 끝내려했을까. 불과 서른 몇의 나이에 기차에 몸을 던져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 했던 것일까. 시에서 드러나는 감정들에서 조금이나마 이해했다면 나는 제대로 이해를 했을까.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끊임없이 자신의 장례식을 꿈꾸었던 것일까.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끝내는 사람들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스스로 삶을 마감했을까 싶기도 하다. 그의 시는 죽음에 대한 감정의 파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묘비명」이라는 시에서도, 「나의 장례식」이라는 시에서서도 그의 감정들이 보여진다.  

 

나의 기억은 굳어져만 가는데

밀고자가 제 이마를 탁 친다.

이제 마음껏 나를 염탐할 수 있을 테니까

그에게 개를 풀어 덤비게 할 내가 없을 테니까. (72페이지, 「나의 장례식」 중에서)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남의 가정에 위탁되어 돼지치기로 일했던 소년 시절.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 경제적 어려움, 체제에 대한 반감, 토마스 만을 만난 설레는 감정들을 그의 시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너를 사랑함은

아이가 엄마를

우물이 심연을 사랑함같이

내가 너를 사랑함은

방이 빛을

영혼이 정열을

몸이 평화를 사랑함같이

죽어 가는 사랑이 생명을 사랑함같이  (102페이지, 「송시」중에서)

 

그의 시를 여러 번 읽을수록 시에 숨겨둔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살아가는 게 죽기보다 더 힘든 경우도 있다. 아틸라 요제프는 그러한 감정을 시로 나타낸 것일까. 삶에 대한 열정을 시에서 만났으면 했다.

 

나를 잘 알고 사랑하는 당신들만

내 시를 읽어야 한다

당신들은 허무를 항해하면서 선지자처럼

미래를 예언할 수 있으니까

 

이제 당신들 꿈의 침묵은

인간의 형체를 갖추게 되었고

가슴속에는 간혹 호랑이와

온순한 사슴이 나타나니까  (115페이지, 「당신들만 내 시를 읽어야 한다」 전문)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7.01.31. 신고 공감 1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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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 요제프 시선 : 일곱 번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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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민중시인 아틸라 요제프. 그는 매우 가난했으며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불운한 사람이었다. 그가 너무 급진적이었나, 혹은 단체들이 너무 뛰어난 그를 배제한 것일까. 그의 시를 읽다가 까뮈의 이방인이 생각나기도 했으며, 카프카의 요제프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건 그의 삶 자체가 가난과 배제, 정신병으로 점철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학교에서는 정치 선동혐의로 쫓겨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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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민중시인 아틸라 요제프. 그는 매우 가난했으며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불운한 사람이었다. 그가 너무 급진적이었나, 혹은 단체들이 너무 뛰어난 그를 배제한 것일까. 그의 시를 읽다가 까뮈의 이방인이 생각나기도 했으며, 카프카의 요제프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건 그의 삶 자체가 가난과 배제, 정신병으로 점철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학교에서는 정치 선동혐의로 쫓겨났으며, 가입한 당에서도 제명당했다. 어린시절에는 고아원에서 지냈고 일을 해야했다. 세탁부였던 어머니는 고된 노동을 하다가 암으로 사망하였다. 아버지는 그의 나이 3살 때, 가족을 버리고 다른 나라로 떠났다. 17살에 첫 시집을 낼 정도로 천재적인 면모를 보였던 그는 세상에 동화되지 못하고 등지고 말았다. 가난으로 인한 노동과 세상과의 불타협이 그의 삶을 점점 시적이면서 이방인으로 만든 것 같다.

 

"친구여, 나는 한 주 내내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가정교사, 신문 판매원, 선박 급사, 도로포장 노동자, 경리, 은행원, 책 외판원, 신문 배달원, 속기사, 타이피스트, 옥수수밭 경비원, 시인, 번역가, 비평가, 배달원, 웨이터 조수, 항만 노동자, 공사장 인부, 날품 노동자 등의 일을 했습니다."

부다페스트 대학교 재학 중 작성한 국립학생구제기금 신청서 일부.  

 

일곱 번째 사람에서는 세상에 나가면 일곱 번 태어나라고 한다.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할 때에는 적에게 일곱 사람을 보여라.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면 일곱 남자를 보내라. 모든 것을 이루고 죽으면 일곱 사람이 묻힌다.

세상이 너의 비석이 될거야- 너 자신이 그 일곱 번째 사람이라면.

세상에 태어나서 생존하고 사랑하고 투쟁하고 일하고 돌보는데, 모두 일곱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일까. 모든 일에 능숙하면서 세상에 무너지지 않는 사람. 일곱 번째 사람으로 살아가라.

 

가난해서 어린시절부터 일해야 했던 그. 그의 어머니 또한 세탁부로 부잣집에 가서 고된 노동을 하여 자식을 먹여살렸다. 연약한 어머니의 몸이 결국 자본에 꺽이고 말았다는 말처럼 당시 노동자는 고된 노동으로 신체적, 물질적으로 예속된 상태였다. 그의 시가 이러한 노동자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지만 세상은 그걸 선동으로 보았던 모양이다. 언제나 가진자들은 자신들의 통제가 흔들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어머니가 부잣집에 품을 팔아

작은 냄비에 담아 온 저녁거리.

부자들은 밥을 큰 솥 가득 해 먹는가 보다는 생각이

잠자리에 든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는 바보로 살았고, 바보같이 열차로 뛰어들어 죽었다. 어디에도 협력하지 못했고, 타협하지 않았으니 알아봐주고 키워주는 사람 또한 알지 못했다. 하지만 바보의 삶은 그의 철학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바보야 말로 자유롭고 평화롭다고 말한다. 거짓을 입에 담지 않으며, 미래에는 환영받는 손님이 될 것으로 낙관한다.

 

바보가 되어라! 자비와 평화는

오직 바보들만을 위한 것.

모종의 질서가 강바닥에 쌓인 더껑이 처럼

그대의 가슴속에 내려 앉으리.

 

그는 진실을 말한다고 해서 배제되고, 추방 당하였다. 모종의 질서로 움직이는 집단은 그의 시를 좋아하지 않았다. 사랑하던 여인도 런던으로 떠나갔다. 아버지는 가족을 버렸는데 나중에 자라서는 아버지를 이해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고된 노동으로 병을 얻어 사망하였다. 그의 삶은 불합리하며 부조리하다. 까뮈 이방인이 생각난 그의 삶과 시는 이 부분이다.

 

그들은 나를 잡아 교수형에 처하겠지

대지가 나를 덮으리니

죽음을 불러오는 풀이 돋아나겠지

아름답고 깨끗한 이내 마음에

 

 

d******m 2016.06.02. 신고 공감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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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와 침묵은 빛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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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읽다 구판을 꺼내었다. 첫 구매 감사카드가 꽂혀 있었다. 그 카드를 받을 무렵, 꽤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열일곱 편의 시가 추가된 개정판의 표지는 여전히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이다. 아틸라와 빈센트의 곤궁한 삶과 예술성이 통하는 바 있기에,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번역이 다듬어져 더 부드럽게 다가오는 시들은 전보다 더 마음을 울린다. 심보선 시인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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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을 읽다 구판을 꺼내었다. 첫 구매 감사카드가 꽂혀 있었다. 그 카드를 받을 무렵, 꽤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열일곱 편의 시가 추가된 개정판의 표지는 여전히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이다. 아틸라와 빈센트의 곤궁한 삶과 예술성이 통하는 바 있기에,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번역이 다듬어져 더 부드럽게 다가오는 시들은 전보다 더 마음을 울린다. 심보선 시인의 서문을 읽으며 꽤 오래 생각에 잠기었다. 아틸라 요제프는 서른두 살이 되던 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른 둘…. 아아, 서른 둘…….


가난은 시인이 세상에 날 때부터 함께 해온 벗이기에 시에는 가난이 배어 있다.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지긋지긋한 존재. 거기 존재하고 있음이 확연히 드러나는 곤궁…. 아껴 먹던 빵에 곰팡이 슬어 던져 버린 후, 며칠 째 아무것도 먹지 못한 시인은 펜을 든다. 이 가난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머리가 울리고 뱃속이 요란해도 내 마음은 깨끗하고 아름다우리. 가진 것 이십 년 세월의 인생, 역사가 다이지만…. 그럼에도 시인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잃지 않는다. 시를 읽으며 전해오는 따스함이 아련히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세탁부였던, 가난과 노동 때문에 젊음이 달아났던 그 여인, 늘 구부리고 일하던 모습의 어머니와 미국으로 떠난 아버지. 아틸라는 가족의 가난으로 인해 고아원에서 자라다 입양되었지만 그 집도 상황은 비슷했다. 일곱 살에 이미 돼지치기 일을 시작해 성인이 될 때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아틸라가 쓴 〈자기소개서〉는 그가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그 인생은 이 청년에게 신경쇠약증을 남겼다. ‘삶은 나를 강인하게 단련시킨 반면 더 이상 그렇게 살아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게 만들었다.’


시어도어 드라이저의 소설 『시스터 캐리』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세상은 항상 스스로를 표현하려고 애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 능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지요. 그래서 천재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어떤 이는 음악으로 그들의 욕망을 표현하고 또 어떤 이들은 시로 그렇게 하지요. 연극으로 하는 이들도 있고요.”(문학동네, 629쪽) 그렇다. 예술은 타인의 표현을 빌려 내 마음을 보살피고, 때로는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게 하므로 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시를 새롭게 쓰는 행위일는지 모른다. 아틸라 요제프의 언어는 번역가를 통해 새로 씌어지고, 독자의 가슴에 와 박히되 각기 다른 의미로 남을 것이다. 그렇게 예술은 새로운 곳에서 계속 발전하는 것이다. 사랑하던 이를 상실하고, 꿈꾸던 이상은 좌절되고 남은 것은 가난, 외로움 그리고 설움뿐이던 시인. 그가 쓴 시는 긴 울림을 남긴다. 시집을 들고 나갔다가 우연히 좋아하는 얼굴을 보았다. 그를 볼 때 입안에 맴돌던 시어들은 뭉클하기만 하였다.


하늘도 땅도

침묵은 가난한 자들의 것이라더라


안개와 침묵은 빛나지 않아

나는 그것들을 내 것으로 삼았지


〈안개 속에서, 침묵 속에서 〉중, 122쪽


e***a 2016.03.30. 신고 공감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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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 시인의 메아리. 『일곱 번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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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민중 시인 아틸라 요제프. 그의 시가 궁금했을 땐 절판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어 만났다. 서른둘 나이에 기찻길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의 모든 것이 이 시집에 담겨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제법 젊은 나이, 요즘으로 보면 이제 막 뭔가를 시작해도 좋을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대의 그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일찍 생을 마감했을까. 어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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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민중 시인 아틸라 요제프. 그의 시가 궁금했을 땐 절판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어 만났다. 서른둘 나이에 기찻길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의 모든 것이 이 시집에 담겨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제법 젊은 나이, 요즘으로 보면 이제 막 뭔가를 시작해도 좋을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대의 그는 무엇 때문에 그렇게 일찍 생을 마감했을까. 어린 시절부터 가난과 노동으로 삶을 채웠다는 그의 이야기에 그 마음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의 마음 그대로 알기는 어렵다. 그의 고통을 가늠해보는 정도로 멈출 수밖에. 혁명을 꿈꾸며 유토피아를 지향하는 그의 바람과는 다른 현실이 그의 많은 것을 가로막았던 듯하다. 그는 생계를 위해 끊임없이 일하고 수많은 직업을 가지며 사는 노동자였으니까.

 

표제작 「일곱 번째 사람」은 거듭 일곱 번 태어나라는 말로 반복하면서 결국 일곱 번째 사람은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곰곰 생각했다. 일곱 번의 순서를 정해두고, 그 마지막을 채우는 사람이 되라고 반복하는 이유를. 앞선 사람들이 일궈낸 많은 것도 필요하고 유용하겠지만, 그들에게 배울 것도 무한하지만, 결국 일곱 번이라고 정해둔 순서에서 마지막을 채워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고 강조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가난도 외로움도 고통도, 혹시 찾아올 행복마저도, 그 모든 것이 존재하는 데 있어 반드시 요구되는 게 자기 자신임을 잊어서는 안 되는 거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세상에 나오면

일곱 번 태어나라-

불난 집에서

눈보라 치는 빙원에서

광란의 정신병원에서

바람이 휘몰아치는 밀밭에서

종이 울리는 수도원에서

비명을 지르는 돼지 우리 속에서

여섯 아이가 울었어도 충분하지 않아-

너 자신이 일곱 번째 아이라야 해!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할 때에는

적에게 일곱 사람을 보여라-

일요일 하루는 쉬는 사람

월요일에 일하기 시작하는 사람

대가 없이 가르치는 사람

물에 빠져 수영을 배운 사람

숲을 이룰 씨앗이 되는 사람

야만의 선조들이 보호해 주는 사람

하지만 그들의 재주로는 충분하지 않아―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사랑하는 사람을 원하면

일곱 남자를 보내라-

가슴을 담아 말하는 남자

자신을 돌볼 줄 아는 남자

꿈꾸는 사람임을 자부하는 남자

스커트로 그녀를 느낄 수 있는 남자

호크와 단추를 아는 남자

단호한 태도를 취하는 남자

그들이 날벌레처럼 그녀의 주위를 맴돌게 하라-

그리고 너 자신은 일곱 번째가 되어라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시인이 되어라

시인은 일곱 사람으로 이루어진다-

대리석 마을을 짓는 사람

꿈을 타고난 사람

하늘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

언어의 선택을 받은 사람

자신의 영혼을 만들어 가는 사람

쥐를 산 채로 해부할 줄 아는 사람-

둘은 용감하고 넷은 슬기롭지만

너 자신이 일곱 번째라야 해

 

이 모든 것을 그대로 이루고 죽으면

일곱 사람이 묻힐 거야-

품에 안겨 입에 젖을 문 사람

젊은 여자의 단단한 가슴을 쥐고 있는 사람

빈 접시를 내던지는 사람

가난한 사람들이 이기도록 도와주는 사람

몸이 부서지도록 일하는 사람

밤새도록 달을 바라보는 사람, 그러면

세상이 너의 비석이 될 거야-

너 자신이 그 일곱 번째 사람이라면

(「일곱 번째 사람」)

 

어떤 의미를 부여하며 말해도, 마지막 구절에서는 늘 바람을 담은 듯하다. 마지막 일곱 번째 사람으로 존재하며 이뤄내야 할 것들을 채운다면, 희망이라는 긍정을 볼 거라고. 고통이 성장을 채우려는 것도, 운이 따라주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는 것도, 인생을 담은 문장을 품는 것도, 삶의 끝에서 이루는 것들을 위해서라도. 그때부터 나로 인해 시작되는 것들을 꿈꾸게 된다. 이 모든 것을 몸에 바르고 더 단단해진 나는 내일이 새롭게 시작될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평생 가난과 외로움에 시달렸다는 그의 소개를 읽고 보니 시의 구절이 그냥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비참한 현실이 그대로 그려진다고 해야 할까. 가난한 노동자 부모의 안타까움과 사랑하는 여인 앞에서도 차별을 느꼈을 그의 문장들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특히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고 읊는 목소리에는 고통과 애틋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나는 마침내 이해한다,

메아리치는 대양 건너

아메리카로 간 아버지를 이해한다.

……

고국에서의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희망은 쓴맛을 보았다.

아버지는 비누 제조에 신물이 났다.

……

군자들은 약탈을 일삼고

아버지는 보따리를 매고 돌아다녔지,

열심히 일하면 돈 벌 수 있다는 곳을 찾아서.

……

나는 이제 저 아픔과 두려움에서 헤어났다.

인간의 얼굴로 이루어진 심연에서

새로운 이해의 가장자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아버지가 처음에 그랬듯이

신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나는 이 세상을 신에게 의탁하리라.

 

그것은 탈출할 생각의 포기가 아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도둑질도 살인도 마다하지 않으리라,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나는 마침내 아버지를 이해한다」)

 

 

어느 일요일 짙게 물든 황혼,

두 손에 컵을 든

어머니가

살포시 미소하며 앉아 있다.

 

어머니가 부잣집에 품을 팔아

작은 냄비에 담아 온 저녁거리.

부자들은 밥을 큰 솥 가득 해 먹는가 보다는 생각이

잠자리에 든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

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

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때 떠는 다리,

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그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

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었으며

환경의 변화로는

지붕 밑 다락방이 있었다.

 

다리미질하다 쉬는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점점 야위어 간 어머니의 연약한 몸은

결국 자본에 꺾였다. 생각해 보라,

그게 어떤 것인지,

나처럼 가난한 친구여.

 

어머니는 세탁 일로 몸이 구부정하여

나는 어머니가 아직은 젊은지도 몰랐다.

꿈속의 어머니는 말끔한 앞치마를 두르고

집배원의 인사를 받았다.

(「어머니」)

 

며칠 전에, 나이를 먹고 손등 피부가 얇아지고 주름이 너무 많아져 어디서 손을 내놓기가 민망하다고 말하던 엄마가 생각난다. 시대가 다른 데도 살아온 시간이 비슷하니 그 모습이 닮았다. 세탁 일로 몸이 구부정하여 어머니가 젊은지도 몰랐다는 구절에 눈물이 나려고 했다. 나의 엄마의 많은 것이 환경에, 외모에 가려졌던 것을 기억한다. 바라고 원하는 삶은 다 비슷했을 것을...

 

 

그의 짧은 생애를 두고 하는 말을 들으면 온통 잿빛인데, 그의 시마저 그렇더라. 흐린 날의 하늘을 보는 듯한 기분. 그러다 가끔 밝은 느낌의 시 한두 편. 모든 게 나아지길 바라며 세상을 향해 외치는 그의 목소리가 그대로 읽히는데, 닿지 못하고 메아리만 되돌아오는 것 같아서, 조금은 우울해진다. 오늘 종일 진짜 흐린 날인데, 딱 어울리는 시집.

 

<사진출처 : 아티초크 스토어 http://artichokehouse.com/sub5_1.html?pid=93> 

책 속에 생전의 아틸라 요제프, 그가 사랑했던 여인들, 가족들 사진이 수록됐다. 심보선이 서문을 채웠고, 아틸라 요제프가 작성한 국립학생구제기금 신청서와 입사지원서의 자기소개서가 실렸다(눈물 없이 보기 힘든 그의 인생이 들려온다). 반 고흐 작품이 표지로 담겼고, 표지는 모두 3종이다. 인터넷서점에서 주문하면 3종 중에서 랜덤으로 발송된다는 사실. ^^

 

n******i 2016.03.08. 신고 공감 4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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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라 요제프 시선: 일곱 번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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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헝가리의 위대한 시인 아틸라 요제프. 하층민으로 태어나 32세의 나이에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끝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세 살 때 아버지가 미국으로 떠나 어머니는 세탁부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야만 했다. 일자리는 구해지지 않았으며 그가 사랑하던 연인은 떠나갔으며 더 이상의 희망을 찾지 못했다. 어두운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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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헝가리의 위대한 시인 아틸라 요제프. 하층민으로 태어나 32세의 나이에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끝끝내 벗어나지 못하고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가 세 살 때 아버지가 미국으로 떠나 어머니는 세탁부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야만 했다. 일자리는 구해지지 않았으며 그가 사랑하던 연인은 떠나갔으며 더 이상의 희망을 찾지 못했다.

 

어두운 삶을 살아온 것 만큼 그의 시도 비관적이고 어두웠던 당대 사회의 모습을 대변한다. 봄에 대한 시, 그리고 잠시동안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남긴 시만이 이 시집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밝은 느낌의 작품이다. 그는 다양한 경험들을 자신만의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시인이다. 32세에 자살로 생을 끝내지 않고 다시 일어나 희망을 전하는 시를 집필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이 없이 자란 아이들은 어둡고 사회에 불만이 있으며 본인의 신세를 한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그것은 사실과 많이 다른 이야기라고 한다. 성장과정에 있어 그 아이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단 1명만이라도 있다면 일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비교해 정신적 결핍이 크게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비극적 생을 보면서 과연 아틸라 요제프의 주변에도 그가 기댈 수 있는 단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도, 자살로써 삶을 끝냈을지 궁금했다. 단 한 명의 지지자가 있었더라면,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자살 기도를 했을 정도의 힘든 고난도 버티고 일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는 조건없이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드러나는 시를 몇 편 남겼다.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어머니를 굉장히 그리워 했던 것 같고, 고난을 같이 헤쳐나가며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을 것이다.

그가 남겼던 어머니를 소재로 한 시 두 편을 소개하려 한다.


어머니

어느 일요일 짙게 물든 황혼,
두 손에 컵을 든
어머니가
살포시
미소하며 앉아 있다.

어머니가 부잣집에 품을 팔아
작은 냄비에 담아 온 저녁거리.
부자들은 밥을 큰 솥 가득 해 먹는가 보다는 생각이
잠자리에 든 나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자그마한 체구의 어머니,
세탁부들이 대개 그렇듯 일찍 돌아가셨다.
무거운 세탁 바구니를 옮길 때 떠는 다리,
다리미질이 주는 두통.

그들에게는 빨래더미가 산이고
다리미의 수증기는 구름이었으며
환경의 변화로는
지붕 밑 다락방이 있었다.

다리미질하다 쉬는 어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점점 야위어 간 어머니의 연약한 몸은
결국 자본에 꺾였다. 생각해 보라,
그게 어떤 것인지,
나처럼 가난한 친구여.

어머니는 세탁 일로 몸이 구부정하여
나는 어머니가 아직도 젊은지도 몰랐다.
꿈속의 어머니는 말끔한 앞치마를 두르고
집배원의 인사를 받았다.


문을 열어 본다

문을 열어 본다. 오래된 요리 냄새가
꾸물꾸물 물러가고
철제 발 달린 풍로가
맞은편 벽에서 으르렁거린다. 안에

아무도 없다. 열여섯 해가
지났는데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캔버스 의자가 거기에 있어 앉아 본다.
훌쩍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거기에 안 계시다는 사실이 혼란스럽다.
납득할 수 없다. 어른스러운 척할 수야 있겠지만.
(흠 없이 꺠끗한 싱크대에서 빛이 난다.)

나는 어머니를 만지지 못했다, 괜찮았을 텐데,
사람들은 내가 죽은 어머니를 보지도 못하게 했다.
나는 울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아득했다. 
 

m******9 2016.03.3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아틸라 요제프 시집
"아틸라 요제프 시집" 내용보기
헝가리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집입니다. 그에 관해 무지했던 저는 이 시집에 실린 그의 삶을 들여다 보다가 잠시 허공을 응시하고 말았습니다. 어린 아틸라 요제프가 느꼈을 참담함과 청년이 된 그가 부딪힌 세상의 벽을 감히 이해할수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못내 죄스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마저 훌쩍 세상을 떠났을때 그는 어떤 느낌이었
"아틸라 요제프 시집" 내용보기

헝가리 시인 아틸라 요제프의 시집입니다.

그에 관해 무지했던 저는 이 시집에 실린 그의 삶을 들여다 보다가 잠시 허공을 응시하고 말았습니다.

어린 아틸라 요제프가 느꼈을 참담함과 청년이 된 그가 부딪힌 세상의 벽을 감히 이해할수 있다고 말하는 것조차 못내 죄스러운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어머니마저 훌쩍 세상을 떠났을때 그는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허드렛일을 경험해본 아이에게 삶의 희망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어쩌면 모순일런지 모릅니다. 사랑이 떠나가버려 괴로워하는 청년에게 또다른 사랑에 관해 설파하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요? 정신쇠약으로 병원에 입원한 시인에게 세상의 밝은 빛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참으로 아까운 시인이 젊디 젊은 나이에 화물열차에 뛰어들어 세상을 등졌습니다.

어린 아틸라 요제프에게 세상은 고독 그 자체였을텐데...청년이 된 그에게 세상이 온기로 품어주는 관대함을 보였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더 많은 시로 헝가리인들의 정신을 칼날처럼 날카롭게 만들어 주는 혁명가가 되지 않았을까요? 

 

하루 왼종일 세탁 노동으로 심신이 지쳐있던 어머니와 그 어머니에게서 애타게 사랑을 갈구하던 어린 아틸라 요제프가 시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할수만 있다면 제가 대신 그 아이를 오랫동안 안아주고 싶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세상의 부조리함에 화내고 성내는 니가 옳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아이의 분노가 더이상 아이를 좀먹지 않도록 품어주고 싶습니다.

이 시 '어머니'를 읽다보면 저도 모르게 아이의 마음 속에 살포시 들어가 앉아 있는 느낌입니다.

 

 

어머니

 

-아틸라 요제프-

 

하루 이틀 한 주가 다하도록

문득문득 떠오르는 어머니 생각

삐걱삐걱 빨래 바구니 안고서

성큼성큼 다락에 오르는 어머니 모습

 

낯이 두꺼운 애어른이었던 나는

소리치고 분노하고 발을 동동 굴렀지

그 젖은 옷들일랑 딴 사람에게 맡기고

나를 데려가 주세요

 

어머니는 묵묵히 올라가 빨래를 널었지

나를 꾸짖지도 보지도 않고서

밖에서 불어 들어온 바람에 빨래가

흔들흔들 도란도란 빛났지

 

나는 칭얼거리지 않을테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어머니가 얼마나 큰 존재인지 이제야 알았다

희끗희끗한 어머니의 머리칼이 천국으로 흘러드니

하늘의 바다가 푸른빛으로 물든다

 

d*******1 2016.03.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