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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오브 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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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휴스턴 감독 그레고리 펙 주연의 <모비 딕>은 1956년작이다. 특수효과도 이런 종류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의 스케일을 담는 쪽으로는 특히나 발달이 부진했을 시절 치고는 그 성취가 놀라울 정도인 걸작이다. 지금 리뷰하는 이 영화는 2015년 10월 경에 홍보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작가 허먼 멜빌이 배역으로 액자 속에 등장(<향수>의 벤 위쇼가 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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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휴스턴 감독 그레고리 펙 주연의 <모비 딕>은 1956년작이다. 특수효과도 이런 종류의, 바다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의 스케일을 담는 쪽으로는 특히나 발달이 부진했을 시절 치고는 그 성취가 놀라울 정도인 걸작이다.

지금 리뷰하는 이 영화는 2015년 10월 경에 홍보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작가 허먼 멜빌이 배역으로 액자 속에 등장(<향수>의 벤 위쇼가 扮함)한다고 해서 이래저래 기대를 했던 작품이다. 멜빌의 <백경>은, 이 작품으로 인해 비로소 미국의 문학이 영국풍의 그늘로부터 벗어나 첫 발걸음을 떼었다고 격찬 받을 만큼 대단한 걸작이고 고전이란 점, 새삼 소개가 필요 없다. 무엇보다, 현대 와서 발전된 CG가 대폭 채용되었을 바다에서의 스펙터클을 보고, 과거의 저 명작이 시도한 장면의 성취와 나란히 대었을 때 어떤 느낌일지가 무척 궁금했다.

액자에서는 니커슨 노인(브렌던 글리슨 扮)이, 자신이 기억하고 앞으로 작가 허먼 멜빌에게 들려 줄 이야기의 '태그라인'이, 두 남자의 의지가 살벌히 맞붙는 전장이라고 요약한다. 그러니 이건 멜빌도 멜빌이지만 스크린 밖에서 구경하는 우리더러 들으란 뜻이다. 실제 전개된 사연은 별반 그렇지가 못하고, 지금 출항하는 포경선에 낙하산으로 배치된 선장 조지 폴라드는 경험도 의지도 식견도 부족한, 아슬아슬한 허세와 설익은 계급 우월감으로만 가득한 나약한 위인이다. 기대를 모으는 건 1등 항해사 오웬 체이스인데, 이 사람이야말로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깡과 신념으로 현재까지 올라온, 이런 투쟁극(무엇과의 투쟁이건 간에)에서 주인공 역을 꿰차 마땅한 인물이다(라고, 아직까지 서사를 통해 보여 준 것 없이 일단 말로만 때운다).

이 영화의 가장 곤란한 점은, 노인 입으로 '두 남자의 대결'로 태그라인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대결이 아니라 비실비실한 폴라드 선장의 가당찮은 딴죽걸기로만 전반이 계속 채워진다는 점이다. 폴라드 선장은 부하 선원들의 어떤 신망도 받지 못하고, 그렇다고 아예 '영웅 되기'를 포기한 채 비열한 딴죽걸기에만 전념(...)하는 것도 아니며, 결국엔 오웬 체이스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무모한 결정까지 내리고 만다. 처음에 1등 항해사에 협조해 주고 그 이후가 반대가 되었더라면 자신도 살고 남도 사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매번 딴죽을 걸어 오던 폴라드를 드디어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인 오웬 체이스 역시, 과연 그의 인격적 감화나 카리스마였는지 아니면 경력과 관록의 결핍이라는 컴플렉스를 교묘히 충동질한 의도가 먹혔는지, 극에서 분명치가 않다. 어느 쪽 한 편을 고를 게 아니라 설령 둘이 교묘히 섞인 결과라 해도, 연출의 의도가 그쪽이었다면 그렇다는 쪽으로 서사라도 선명히 잡았어야 했는데 심지어 그렇지도 못하다. 그러니 태그라인대로 '두 남자의 대결'이 아님은 물론(대결로 보기엔 한쪽이 너무 부실하고, 나중에는 둘이 협력까지 하게 되니), 후반부에는 예의 그 '바다 괴물'과의 대결이 다시 부상하는데, 이 역시 원사이드 게임인데다 일방적으로 깨진 후에는 로빈슨 표류기로 바뀐다. 보는 입장에선 이 감독이 대체 뭔 소리를 하고자 들었던지부터가 헷갈리는 것이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다고 극에서는 분명히 밝히는데, 그 사이 톰 니커슨 꼬마가, 아무리 힘든 세월을 보냈기로서니 저만큼이나 늙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일등 항해사 오웬 체이스 같은 롤모델을 만나 다른 인생으로 바뀌었다는 식이면 저런 주정뱅이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아무리 혹독한 체험을 했기로서니 이런 폐인 신세라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 케이블에서 틀어 줄 때는 <어벤저스> 3편 흥행 코드와 맞추기 위해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주연이라고 따로 태그라인을 달았는데, 고작 그거 하나만큼은 신통하고 기막힌 우연이다.

s****o 2023.06.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