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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와 이남이, 철가방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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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년이 지났다! 강원도의 지역밴드인 "철가방 프로젝트"의 이 데뷔앨범을 처음 들었을때, 꽤 다양한 색깔이 한데 섞여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했다. 흐르는 음악에서 그 색깔들을 끄집어 내어놓고 머리속에 뿌려 놓으며 이리저리 엮어보니, 재미있게도 그 색깔들은 대립적이었다.  우선 음악적으로는 포크와 록이 기본이면서도 <---> 국악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연주나 녹음에서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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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년이 지났다! 강원도의 지역밴드인 "철가방 프로젝트"의 이 데뷔앨범을 처음 들었을때, 꽤 다양한 색깔이 한데 섞여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했다. 흐르는 음악에서 그 색깔들을 끄집어 내어놓고 머리속에 뿌려 놓으며 이리저리 엮어보니, 재미있게도 그 색깔들은 대립적이었다.  

우선 음악적으로는 포크와 록이 기본이면서도 <---> 국악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
연주나 녹음에서 아마추어 냄새가 나면서도 <---> 수십년 음악 공력의 깊이도 같이 담겨 있고,
젊은이들의 노랫말이면서도 <---> 왠지 인생 다 살은 듯한 할아버지 노랫말도 툭툭 튀어나온다.
그리고 마지막 대립적인 느낌은 문인 이외수와 <---> 음악인 이남이의 만남이겠다.

"신중현과 엽전들", "사랑과 평화" 출신의 이남이("울고싶어라"라는 그의 80년대 히트곡을 떠올려보자)가 말년에 강원도 지역의 음악인들을 모아서 밴드를 만든 것이 이 철가방 프로젝트다. 이남이의 딸 이단비까지 가세해서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 이남이는 그의 마지막 음악 열정을 이 밴드에서 불태웠다. 그래서 위에 적은  <---> 이 쌍화살표 오른쪽에 있는 색깔들은 죄다 이남이가 만든 것이겠다. 그래서 그 화살표 왼쪽 색깔들은 젊은 멤버들이 만들었는데, 어디 한 군데 치우치지 않고 이남이와 젊은 음악인들끼리의 음악적 교류가 유쾌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물론 화살표 왼쪽에 해당하는 색깔 중에서 젊은 색깔이 아닌 "이외수"가 있다. 이외수와 이남이는 대립적 느낌이라기 보다는 이질적이고 독특하다. 지금이야 이외수의 언론 노출이 흔한 일이지만 당시에는 은둔자? 이외수가 밴드의 활동을 지원하고 노랫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이외수가 노랫말을 만들고 이남이와 젊은 음악인들이 곡을 만든다. 결과물이 참 좋다. 첫곡 "철가방을 위하여"에는 이외수의 장난기 어린 가사가 있다면, "춘천에 걸린 달"은 그의 생활터전 춘천에 바치는 서정시다. 흥겨운 타령인 "사랑 노래나 불러보자"와 아름다운 노래 "인생"도 필청 곡들이다. 앨범이 끝날 때까지 문학인과 음악인의 기분 좋은 사랑 놀이가 이어진다. (생뚱 맞지만 "그대가 떠난 뒤"는 박범신의 노랫말이다. 평범한 노랫말이지만 이남이의 보컬이 처절해서 노래를 살렸다.)

이외수가 철가방 프로젝트에 노랫말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는 이 1집에서 끝났다, 이남이와 이단비는 2집까지만 같이 활동했다. 그러니 3집에서는 이외수도 없고, 이남이와 이단비도 없는 철가방 프로젝트라서 정체성이 좀 모호하다. (결국 3집을 끝으로 이후엔 앨범이 나오지 않는다. 아쉽다.) 

얼마전에 저 세상으로 가신 이남이의 마지막 음악 실험이 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춘천에 걸린 달

이외수 작사

김성호 작곡


복사꽃 눈발처럼 날리는 봄밤

달빛 아름다운 길을 걸어가는 할어버지

이 세상 어디에 무릉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가만히 지팡이 들어 

내 가슴을 가리키네


춘천에 휘영청 달은 밝은데


(심심한 노래지만, 그래도 덩더쿵 쿵덕 하는 굿거리 장단에 맞춰서 이외수의 무릉도원 타령을 즐겨보자.)  



s*****9 2013.05.19. 신고 공감 2 댓글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