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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시적인, 고전과 현대물리학의 핵심을 담은 책
"간결하고 시적인, 고전과 현대물리학의 핵심을 담은 책" 내용보기
이 책은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2014년 집필한 물리학 관련 교양서적으로 본국에서의 상당한 인기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도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은 "매우 얇다"라는 것이었다. 내가 구매한 영문판 기준으로 약 80페이지 정도이고 한글판의 경우도 불과 150
"간결하고 시적인, 고전과 현대물리학의 핵심을 담은 책" 내용보기

이 책은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2014년 집필한 물리학 관련 교양서적으로 본국에서의 상당한 인기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도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인상은 "매우 얇다"라는 것이었다. 내가 구매한 영문판 기준으로 약 80페이지 정도이고 한글판의 경우도 불과 150페이지가 안되는 분량이다.(어떤 편집, 구성 차이가 있어서 거의 2배에 달하는 페이지 차이가 있는진 모르겠다.) 덕분에 원어민이 아닌 입장에서 영어로 독서를 함에 있어 상당히 접근성이 좋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1,2장은 각각 20세기 물리의 기반이 양대 기둥인 상대성 이론과 양자에 대해서 다룬다. 상대성이론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현대 물리학에서는 "거시적인" 우주의 시공간 개념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물질과 별개의 존재가 아니고 특정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물질의 존재에 따라 그 자체도 달팽이집처럼 유연하게 구부러지는 것이라는 개념으로 바뀌게 되었다. 한편 "미시적인" 세계를 다루는 양자의 세계는 이 물질세계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었다. 빛과 에너지를 비롯한 모든 것들은 연속적인 값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불연속 적으로 특정한 값만을 지닌 꾸러미이고 이런 꾸러미는 광자처럼 입자라고 볼 수도 있다. 한편 광자나 전자와 같은 입자들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무언가와 상호작용을 할 때 그들의 존재가 드러나며 이런 존재 가능성은 계산이 가능하다는 발견도 있었다. 우리 세계에 "확률"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이다.

3, 4장은 1, 2장에서 다뤘던 논의를 좀 더 확장한다. 3장에선 우리 인류의 우주(cosmos)에 대한 인식 변화를 소개한다. 그저 하늘과 땅으로 이분된 편평한 공간인 줄 알았던 이 우주는 하늘이 땅을 에워싼 형태로 발전되고, 나중에는 지구를 중심으로 천체가 움직인다는 개념으로 확장된 뒤, 지구가 아닌 태양이 중심인 태양계로 발전해 나간다. 이러한 태양계와 같은 시스템은 우리가 속한 은하를 돌고 있는 수많은 시스템 중의 하나일뿐이며 이러한 은하 또한 무수한 은하 구름의 먼지 하나와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러한 우주는 1장에서 다룬 것처럼 flat 하지 않고 굽은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이러한 우주는 현재도 계속 팽창 중이다. 이렇게 거대한 우주의 논의와 반대에서 입자계 물리를 통한 우리 세계의 인식 확장은 계속된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밝혀진 바 가장 잘게 쪼갤 수 있는 물질의 단위는 "전자, 쿼크, 광자, 글루온"이라는 네 가지 elemetary particles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의 운동은 양자역학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입자계 물리의 거동을 상당히 잘 예측하는 모델은 파인만과 겔만이 발명한 "표준모델"이라는 이론인데 지속된 연구를 통해 이 표준모델의 한계를 발견함과 이 한계의 발견으로부터 "암흑 물질"의 존재 발견까지 이뤄진다.

5장은 지금까지 분리되어 논의되었던 "상대성 이론" 기반의 우주론과 "양자역학" 기반의 입자 물리의 통합 이론에 대한 시도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시도와 관련 "루프 양자 중력"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이는 간단히 말해 물리적인 공간이 양자로 이루어져 있다, 즉 "공간 입자(grains of space)"로 이뤄있다는 발상으로부터 나왔다. 이런 공간입자는 루프라고 불리며 마치 체인 메일 갑옷 같은 형태로 루프가 얽히고설켜 우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양자(공간입자)는 어디 존재하는가? 책에서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지만 그 자체가 공간이며 우주는 이러한 개별 양자의 연결, 즉 상호작용하는 관계로써 존재한다 말한다. 여기서 루프 양자 중력의 중요한 이슈가 하나 나오는데 이 이론에는 시간의 개념이 변수로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말은 모든 게 정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어디서든 이뤄지고, 이러한 기초적인 변화 과정이 "순간"들의 연속으로써 줄 세워질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이후 루프양자중력에서의 플랭크별과 블랙홀이란 무엇이며, 그들을 관측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의의는 무엇인지 논하고, 루프 양자중력이라는 이론이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는 스펙터클한 결과, 바로 우주의 기원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다음 6장에선 열에 대해 말한다. 열이라는 것은 물체 내 원자나 분자가 진동하는 정도를 의미하고 뜨거운 물체는 진동이 많고, 차가운 물체는 상대적으로 진동이 적다. 우리는 흔히 열이 뜨거운 쪽에서 차가운 쪽으로 "흐른다"라고 말하는데 이는 왜 그럴까? 이 해답은 놀랍게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열역학은 확률에 기반한 통계역학으로 연결이 되는데, 이렇게 확률에 기반한 역학이라는 특징은 앞서 본 "양자역학"과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연결된 열역학과 통계역학은 전자기학까지 확장되었고, 이러한 논의를 더 발전시켜 중력장에 대해서까지 연결 짓고자 노력 중이며 이러한 논의와 고찰을 통해 다음과 같은 무수한 질문이 발생했다.. 과연 중력장은 뜨겁게 되면 어떻게 행동하는가? 뜨거운 중력장이란 무엇인가? 중력장이라는 것은 시공간을 의미하고, 뜨겁다는 것은 진동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진동하는 시간이란 것은 무엇인가? 시간의 흐름이란 무엇인가? 과연 "현재"란 무엇인가? 저자는 시간과 열의 커넥션 속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그리고 이러한 조그마한 근거는 스티븐 호킹이 양자역학을 통해 계산해낼 수 있었던 블랙홀의 열이라고 말한다. 이는 자연의 중력으로서 존재하는 블랙홀을 통해 드러난 양자역학적 효과라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블랙홀의 열은 양자와 중력, 열역학이라는 세 가지 언어로 쓰인 로제타 스톤이고 이것을 해석함으로써 시간의 본질이란 무엇인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마지막 7장은 우리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당히 철학적인 이 장에서는 지구상에서 상당히 특출나고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했던 우리 인류가 여타 다른 동물과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뻗어 나온 존재일 뿐이고, 우주 내의 매우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상기시키며 시작한다. 이후 우리가 인식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담론이 이어진다. 모든 논의를 통해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 그 자체라는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 이렇게 수많은 지식을 축적하고 연구해 왔다고 말한다.

절대적으로 쉽지는 않은 책이었다. 내가 영문판으로 읽기도 하였고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시적인 은유 같은 것이 포함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애초에 현대 물리학의 담론들이 워낙 난해하고 복잡한 면이 있기도 하고 단순히 물리학적인 내용을 넘어 그 배경이 된 철학적 담론까지도 다루기 때문에 가볍게만 보고 접근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책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방대하고 어려운 물리학의 전반에 대해서 이 정도로 간략하고 함축적이면서 아름다운 시와 같은 문장으로써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놀라고 감탄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물리학에 대한 기본이 전혀 없는 사람이 입문을 위해서 접근한다면 도통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조금이라도 물리학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다면 분명 상당히 아름다우면서 심오한 통찰을 줄 수 있는 책일 것이라 생각한다.

"Here, on the edge of what we know, in contact with the ocean of the unknown, shines the mystery and the beauty of ther world. And it's breathtaking"

YES마니아 : 로얄 g********a 2024.01.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