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한국사 시리즈 『정조』는 안흥작은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지금까지 who? 위인전기 시리즈는 70여 권을 읽었지만, who? 한국사 시리즈는 광해군, 근초고왕, 진흥왕, 대조영에 이어 다섯 권 째 읽는다. 정조에 대해서는 다른 책을 통해서 자주 만났고, 정조 시대의 다른 인물인 정약용이나 박지원 등의 전기에도 등장하므로 낯설지는 않다. 그러나 who 시리즈에서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호기심을 가지고 펼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겠다.
첫째, 정조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각 단원이 끝날 때마다 ‘시대 돋보기’란을 두고 정조 주변 인물이나 시대 상황 등을 좀 더 깊이 다루고 있다. 또한 중간중간에도 토막상식 형식으로 읽은 내용을 정리했는데, 마치 참고서의 요약 메모를 보는 듯했다. 아마도 어린 독자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인 듯한데, 성인 독자의 이해에도 좋은 자료가 될 듯하다.
둘째, 사도세자나 홍국영 등에 대한 보다 객관적인 해설이 아쉬웠다. 이 책에서는 사도세자에 대해서 상당히 동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본성은 영특한 세자였는데, 아버지 영조의 지나친 기대에 중압감을 느껴서 약간의 탈선을 한 정도로 그리고 있는데……, 실제의 사도세자는 상당히 난폭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홍국영은 정조가 세손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했고 그에 대한 일화도 많이 전해지는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이 상당히 생략되어 있다. 아마도 어린이 책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그밖에 정조는 왕위에 오른 뒤에 외조부인 홍봉한 등에 대해서도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었고, 사도세자의 죽음에는 할머니인 영빈이씨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데 이런 사안들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아마도 어린이 전기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셋째, 제왕의 길이 어려움을 느꼈다. 정조는 조선 역대 제왕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명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그의 치세는 순탄하지 않았다. 홍역(정조 10년)이 창궐하여 많은 백성이 희생된 것은 천재지변이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존현각에 침입한 자객 등 이런저런 역모 사건이 있었다. 죽음마저도 독살의 의혹이 있을 정도였다.
허균의 『홍길동전』은 세종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나라의 큰 도적이 출몰하는 시대를 하필이면 조선은 물론 우리 역사상 최고의 명군인 세종 시대를 배경으로 했을까? 그 시대에도 큰 도적은 있었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지나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의 한 원인 중에는 세월호 사고를 들 수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제천 화재, 밀양 화재 등 사고는 일어나고 있다. 통치자의 길은 각종 사고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연산군과 광해군은 역모를 막지 못했고, 영조와 정조는 막았다. 통치자는 물론 일반인이라도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사고에 대처하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지금까지 who? 시리즈를 읽으면서 각 권마다 덧붙였던 추천사를 그대로 인용하겠다.
“초등학생들을 위해서 꾸민 책이지만 성인들에게도 지식과 깨달음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초등학생용이니 어렵지 않으면서, 성인들의 수준에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품격이 있는 책으로 누구에게나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 책에 실린 정조에 대한 저자의 평가를 덧붙이겠다.
죄인 사도 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사는 동안 온갖 위협을 받았던 정조.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왕이 된 정조는 아버지 죽음에 대한 한을 가슴에 묻은 채 오직 백성들만을 바라보며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는 규장각과 장용영을 통해 많은 인재를 길러냈고, 흐트러진 조선의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아 왕권을 강화했습니다.
화성에서 조선의 새로운 미래를 그린 정조의 꿈은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사라져버렸지만, 오로지 백성을 위해 조선을 개혁한 정조의 애민 정신만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지금까지도 조선 최고의 성군이라 기억되고 있습니다. (178~17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