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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넵튠의 무기가 살인무기가 될 수 있을까.
"『트라이던트』넵튠의 무기가 살인무기가 될 수 있을까." 내용보기
중세 시대의 유령 기마부대인 '성난 군대'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끌었던 『죽은 자의 심판』이라는 작품으로 인해 프레드 바르가스라는 작가의 이름을 새겼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2004년 작품을 다시 읽으니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의 매력에 다시한번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넵튠의 무기인 삼지창, 즉 세발작살이 살인무기이다. 과연 세발작살이 살인무기가 될 수 있을
"『트라이던트』넵튠의 무기가 살인무기가 될 수 있을까." 내용보기

  중세 시대의 유령 기마부대인 '성난 군대'에 대한 이야기로 흥미를 끌었던 『죽은 자의 심판』이라는 작품으로 인해 프레드 바르가스라는 작가의 이름을 새겼다.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2004년 작품을 다시 읽으니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의 매력에 다시한번 빠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넵튠의 무기인 삼지창, 즉 세발작살이 살인무기이다. 과연 세발작살이 살인무기가 될 수 있을까. 『죽은 자의 심판』에서는 중세 시대의 유령 기마부대가 출현하더니 이번엔 분명 죽은 자가 저질렀던 똑같은 수법의 살인이 발생한 것이다. 

 

  오래전 십대의 아담스베르그는 동생 라파엘이 연인 리즈를 죽인 것 같다며 찾아오자 동생의 손에 쥐어져있던 송곳을 강물속에 버리고 다른 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며 동생의 무죄를 주장한다. 열여덟 살의 아담스베르그는 저택에 살고 있었던 퓔장스 판사가 그 곳을 지나가는 모습이 생각났고 그를 의심한다. 배에 세 개의 혈흔이 있고, 세 개의 혈흔은 세발작살로 추정되었다. 삼십 년에 걸쳐 같은 사건이 9건이나 생겼고, 퓔장스 판사가 분명히 죽었는데도 같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자 아담스베르그는 판사가 분명하다며 판사의 흔적을 뒤쫓는다. 분명히 죽어 땅속에 묻혀있는데, 퓔장스 판사의 유령이 저지른 살인일까, 아니면 판사의 제자라도 생겨난 것일까. 소설의 처음부터 아담스베르그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무조건 퓔장스 판사가 살인을 저질렀을 것이라는 추리를 했다. 그래서 몇십년 동안 그 사건을 추적해왔고 퓔장스 판사를 잡고 싶었다. 세발작살로 죽은 사건이 또 생겼지만 아담스베르그는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캐나다의 퀘백으로 'DNA 연수'를 떠나야했다.  

 

  퀘백에서의 연수는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 소개하고 있었다. 굉장히 지루한 그의 퀘백 생활이었다. 그가 머물던 숙소에서 오솔길을 산책하곤 하다가 한 여자를 만나 우연히 여자와 밤을 보내기도 했던 생활을 나타낸 장면을 읽으면서도 왜 이렇게 지루하게 긴 페이지를 할애해 그의 연수 생활을 나타내려 한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가 연수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가야하는 날이 되어서야 무언가 사건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술을 마시고 기억나지 않은 일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을 줄이야. 더군다나 자신이 잡고 싶었던 퓔장스 판사가 저질렀을 똑같은 사건이 생긴 것이다. 꼼짝없이 살인자로 몰리게 생긴 그를 도운것은 자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은 거구의 여형사 르탕쿠르였다. 르탕쿠르는 그에게 전봇대 역할을 해주기도 하고 그를 변장시켜 캐나다를 탈출시키게 만든 것이다.

 

 

 

  이쯤에서 아담스베르그가 주장하고 있는 살인사건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수가 없다. 과연 퓔장스 판사는 유령이 되어 세발작살로 된 무기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왜, 무엇때문에? 왜 죽어서도 다시 되살아나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일까. 그가 살아있다면 아흔일곱 살의 노인일텐데, 과연 살인을 저지를 수 있을까. 거구의 시체를 움직일 힘이 있을까. 누군가 조력자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의 살인 방법을 본따 같은 방법으로 살인을 저지른 제자라도 생긴 것일까. 여러가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추리소설의 묘미는 살인을 저질렀던 살인자의 흔적을 추적해가면서 발견해내는 살인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아니던가.

 

  살인자의 흔적과 살인자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조력자가 필요했다.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고 숨어있었던 그에게 팔순이 넘은 할머니 클레망틴과 역시 할머니 해커 조제트가 그들이었다. 추리소설은 대부분의 남성작가의 전유물로 알고 있다. 물론 애거사 크리스티도 있었지만 거의 남성작가들의 작품이 많고 대부분의 독자들도 남성작가의 작품에 열광하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은 남성 형사인 아담스베르그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다지 남성적이라고 볼 수 없다. 남성적인 매력을 풍기기보다는 말수가 없고 느리며 천재적인 직관력으로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 그의 보좌관인 당글라르와 루탕쿠르가 오히려 남성적인 형사의 모습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아담스베르그의 주변 인물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인물 중심의 스토리를 진행하다가 어느 순간에 사건의 본질에 다가가 사건을 해결하는 식의 추리소설이다. 약간 지루하게 인물 묘사를 한다고 느낄수도 있지만 소설의 중반을 넘어가면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이게 프레드 바르가스 만의 추리소설의 묘미인 것 같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16.03.07. 신고 공감 8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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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이야기, 깊이의 완벽에 가까운 TRINITY
"캐릭터, 이야기, 깊이의 완벽에 가까운 TRINITY" 내용보기
프레드 바르가스. 그녀를 나는 감히 이렇게 부르고 싶다. 프랑스 미스터리의 여제(女帝)라고. 사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프랑스 미스터리계에서 자신의 작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여성 작가이고 미스터리 계에서 명망 높은 대거상도 세 번이나 수상했으니까 말이다. 이런 바르가스에게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역시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고 그 시리즈 중 최고 걸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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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바르가스. 그녀를 나는 감히 이렇게 부르고 싶다. 프랑스 미스터리의 여제(女帝)라고. 사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프랑스 미스터리계에서 자신의 작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여성 작가이고 미스터리 계에서 명망 높은 대거상도 세 번이나 수상했으니까 말이다. 이런 바르가스에게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역시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고 그 시리즈 중 최고 걸작이라고 한다면(물론 시리즈가 계속 중이기에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나온 것에 한정해서 하는 말이지만) 단연 '트라이던트'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엔 조금의 거짓도 없다.



 일단 매혹적인 플롯부터.

 주인공 아담스베르크는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기분에 빠지는 경험을 자주 한다. 마치 자기 내부에 자신이 알 수 없는 낯선 타자가 있어 돌연 거기에 정신을 사로잡히는 느낌이다. 곤혹스러워 하는 그 앞에 불현듯 포스터 하나가 나타난다. 바로 '트라이던트'의 원래 제목인 '넵툰의 바람 아래서'의 바로 그 넵툰이 그려진 포스터다. 마치 반복적으로 찾아왔던 그 이질감이 여기로 인도한 것만 같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포스터엔 어린 시절 이후, 자신을 사로잡았던 그리고 평생을 두고 추적했었던 살인마의 서명과도 같은 흉기가 그러져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넵튠이 든 트라이던트, 즉 삼지창이다. 때문에 아담스베르그는 그를 '세발작살'로 부른다. 그 존재는 자신의 동생을 파멸시켰고 그 때문에 아담스베르그는 평생 자책해야했다. 살인마는 자신의 트라우마였다. 그는 희미하게 깨닫는다. 최근 찾아왔던 기묘한 느낌은 경고였으며 그것은 그 살인마가 다시 활동하고 있음을 알려주려 한다는 것을. 아니나 다를까 곧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한 여성이 살해되고, 근처에서 범행의 기억을 잃어버린 노숙자가 살인자로 체포된다. 겉으로는 사건이 완벽하게 해결된 듯 보였으나 아담스베르그는 안다. 16년만에 범인이 다시 돌아왔음을. 왜냐하면 살인을 저지른 근처에 그것의 누명을 씌운 무고한 자를 놓아두고 체포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그의 범죄 패턴이었으니까.


  비록 그 범인은 16년 전에 죽었지만.


 분명 그는 죽었다. 아담스베르그는 무덤까지 찾아가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목도하는 이 살인사건은 분명히 그 자의 짓이다. 카피캣은 아니다. 평생에 걸쳐 수사했기에 확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령의 범행인 것일까? 죽은 자가 다시 돌아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까? 그러거나 말거나 아담스베르그는 진실을 아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일단 그를 쫓는다. 사람들이 아담스베르그를 불신하고 비웃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고립된다. 하지만 어려움은 그게 다가 아니다. 연수를 떠난 캐나다에서 그는 일대 위기를 겪는다. 우연히 만나 정사마저 치뤘던 여인 노엘라가 '세발작살'에게 살해당하고 자신이 '누명을 쓴 무고한 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아담스베르그조차 과연 자신이 무고한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살인이 일어났던 밤의 기억이 없는 탓이다. 과연 함정인지, 자신이 저지른 범죄인지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는 이제 캐나다와 프랑스 경찰 모두에게 쫓긴다. 이 위기에서 빠져나갈 길은 오직 하나밖에 없다. 진범인 '세발작살'을 잡는 것. 30년동안 자신의 범죄를 완벽하게 감춰왔으며, 이미 16년 전에 죽은 범인을 그는 과연 체포할 수 있을까?


 매력적인 설정이지 않은가? 어떻게 보면 황당할 정도의 이야기인데 이것이 결국 아귀가 다 맞아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이 소설의 뛰어남을 증명한다. JJ 애이브럼스 감독처럼 떡밥을 이리저리 많이 뿌려놓지만 회수되지 않는 떡밥은 하나도 없다. 왜 범인이 그런 패턴의 범죄를 저지르고 그토록 트라이던트에 집착하는 것까지도 모조리 설명된다. 모든 것이 정교하게 세팅(setting)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이 소설의 장점은 아니다. 솔직히 아담스베르그의 진짜배기 매력은 이야기에 있지 않다. 바로 캐릭터에 있다. 그것도 아담스베르그 하나만이 아니다. 조연이라고 할 수 있는 박학다식으로 자신의 모자란 외모를 커버하는 당글라르, 능력으로 남자들을 일당백하는 여성 르탕쿠르, 조직을 넘어 그리고 국경을 넘어 아담스베르그에게 인간적인 우애를 드러내는 트라벨만 그리고 아담스베르그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들 때마다 의지하는 할머니들까지. 소설엔 개성적인 매력으로 충만한 생생한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이런 캐릭터들이 엮어내는 앙상블, 다양한 인간들의 드라마가 바로 이 아담스베르그 시리즈의 진짜 매력이며 그 매력을 최고로 발산하고 있는 것이 바로 '트라이던트'다.


 이것만으로 낚이지 않는다면 이제 내용 이야기를 해보자. 물론 스포일러는 최대한 피하면서.


 도대체 '트라이던트'는 무슨 이야기인가?

 도입부가 인상적이다. 아담스베르그는 사무실에 있다. 사무실에서 그는 벌벌 떨고 있다. 보일러가 고장났기 때문이다. 그는 곧 가게 될 캐나다 연수를 걱정한다. 그것은 당글라르도 마찬가지다. 그는 비행기 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장 편하게 있던 공간이 결코 편하지 않다. 그는 점점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도입부는 독자에게 이것을 강하게 연상시킨다. 사실 그것이 바르가스의 목적이기도 하다. '트라이던트'는 2004년에 나왔다. 그것은 2001년 9.11 사태가 벌어진 뒤, 바로 다음에 나온 작품이었다. 9.11이 일어난 뒤 부시는 이라크를 상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생화학 무기를 빌미로 전쟁을 일으켰다. 부시는 세계 여론을 등에 업고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UN 차원의 참전을 원했으나 안보리에서 부결되었다. 그 안보리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나라가 프랑스였다. 프랑스 입장에 대한 찬반양론이 세계적으로 일어났다. 한 나라의 안전 확보를 빌미로 타자의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전쟁은 정당한 것인가? 무고한 타자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프랑스는 반대했다. '트라이던트'도 그 입장에 선다. 아담스베르그는 소설이 진행될수록 타자의 영역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사무실에서 타인의 관할지로, 경찰에서 군인의 영역으로, 자신의 나라에서 캐나다로. 공간만이 아니다. 시간도 그렇다. 현재라는 시간에서 자신의 동생이 얽힌 과거의 시간으로 섞여든다. 시간만도 아니다. 신분도 옮겨간다. 범죄자를 체포하는 경찰에서 범죄자의 신분으로. 그렇게 아담스베르그는 타자의 영역에서 타자가 된다. 그것도 주디스 버틀러가 말하는 '프레카리아트'로.


 프레카리아트. 이것은 사회적 약자다. 불안속에 끊임없이 동요하는 삶을 살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렇게 정의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불안정한(precarious)' 상태의 일차적 의미는 "다른 사람의 호의나 의향에 의해 지탱되는, 따라서 불확실한" 것이다. 불안정'이라는 이름의 불확실은 행동할 수 있는 힘의 이미 운명 지워지고 이미 결정된 비대칭을 시사한다. 그들은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삶을 이어가는 것은 그들의 은혜 덕분이다'(도덕적 불감증, p.118)


 아담스베르그가 프레카리아트가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런 비대칭이 소설에도 있기 때문이다. 범인 '세발작살'과 아담스베르그 사이엔 사실 엄청난 기울기의 비대칭이 존재한다. '세발작살'은 고명한 판사 출신의 인물로 프랑스 사법체계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그가 연쇄살인을 저지르고도 30년 넘게 완벽에 가깝도록 범죄를 감출 수 있었던 것은 그 권력 덕분이었다. 그가 누명 씌웠던 인물들이 모두 손쉽게 진범이 되어 형기를 살았던 것도 권력 때문이었다, 즉 '세발작살'은 자신이 누명 씌웠던 인물들의 운명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신이 쓴 흉기의 소유자이기도 한 신 넵튠과 같은 신분이다. 그런 신 앞에서 누명을 쓴 인물들은 신에게 버려져 오로지 신의 자비에만 의존해야 하는 프레카리아트고 같은 운명에 처한 아담스베르그 역시도 마찬가지다.


 '트라이던트'는 바로 이런 프레카리아트의 존재를 보여주고 그들의 대변자가 된 아담스베르그를 통해 비대칭을 전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립은 당시 초유의 관심사였던 미국과 이라크의 관계이기도 하다. 미국의 무력 앞에 이라크는 프레카리아트였고 그런 이라크 앞에서 미국은 그야말로 넵튠이었다. 미국의 침공도 이라크에게 누명을 씌워 감행되었다. '세발작살'의 누명은 바로 이러한 미국의 조작과 허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넵튠이 살인마라는 것은 그대로 미국에 대한 비판이며 동시에 프레카리아트라는 타자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커녕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 따라 유린하는, 미국에 동조하는 자들에 대한 비난인 셈이다. 그리고 비대칭의 전복은 결코 그들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의 예언이기도 하다. 예언은 맞아떨어졌다. 이렇게 '트라이던트'는 당대의 가장 뜨거운 이슈에 대해 윤리적 입장을 진하게 우러낸 작품이었다.


 이런 지점이 '갑툭튀'가 아니라 이야기와 절묘하게 조합되어 드러난다는 점에서 나는 더욱 이 작품을 높게 평가한다. 이야기의 재미, 캐릭터 묘사 그리고 내용의 깊이가 완벽에 가까운 삼위일체(trinity)를 이룬다. 아직도 이 정도의 높은 순도를 보여주는 작품은 못 만났다. 그렇기에 주저없이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최고작으로 꼽는다. 프레드 바르가스는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실망한 적이 없기에 모르신다면 기꺼이 권해드리고 싶다. 그런 분들에게 '트라이던트'는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다. 물론 시작을 이렇게 최고작으로 하는 것은 다음을 생각하면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작가의 매력을 알리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작품이기에 어쩔 수 없다. 감히 추천드린다.




l****1 2016.05.31. 신고 공감 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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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트라이던트-프레드바르가스
"[서평]트라이던트-프레드바르가스" 내용보기
식빵과 비둘기. 무슨 연관성이 있냐고 몯고 싶은 겁니까? 프레드 바르가스의 전작인 [죽은자들의 심판]을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바이지 말입니다. 누군가는 이 식빵에 목이 메어 죽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이 식빵의 퍽퍽함에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또 누군가는 그 식빵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르지 말입니다. 식빵을 비둘기에게 던져준다면 금상첨화지 말입니다.   전작을 대표
"[서평]트라이던트-프레드바르가스" 내용보기
식빵과 비둘기. 무슨 연관성이 있냐고 몯고 싶은 겁니까? 프레드 바르가스의 전작인 [죽은자들의 심판]을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바이지 말입니다. 누군가는 이 식빵에 목이 메어 죽을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이 식빵의 퍽퍽함에 답답함을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또 누군가는 그 식빵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르지 말입니다. 식빵을 비둘기에게 던져준다면 금상첨화지 말입니다.
 
전작을 대표하는단어가 저 두단어라면 이번 책은 무슨 단어일까 궁금하십니까? 그렇다면 던져 드립니다. 잘 받으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단어는 바로 두.꺼.비.입니다. 이 '두꺼비'가 무어 그리 중요한 단어일까 궁금하십니까? 그렇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지 말입니다. 두꺼비가 담배피다 뻥하고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사촌뻘 되는 개구리들의 결과도 더불어 알 수 있습니다.
 
전작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미 이 형사 아담스베르그의 매력을 찾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그 책을 못 읽었다거나 이 책으로 처음 이 작가의 작품을 시작하는 경우 미리 경고해 두겠습니다. 이 형사.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영웅 캐릭터 아닙니다. 무언가 빈틈이 있고, 무언가 느슨하며, 무언가 인간미가 넘쳐나는 캐릭터입니다.
 
또한 그 팀도 독특합니다. 남들보다 큰 덩치를 자랑하는 비올레트부터 잠시 잠깐 의심하게 만들었던 정보의 보고 당글레르가 이번에는 특히 더 독보적으로 드러납니다. 특히나 비올레트의 활약상이 두드러지지 말입니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우리의 주인공인 아담스베르그 형사는 어떻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서 혼자서 독박쓰고 철창행도 가능했을 이야기니 말입니다.
 
나중에 등장하는 아담스베르그의 동생과의 브로맨스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자신은 동생이 무죄라는 것을 믿지만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답답함, 그러므로 인해서 동생이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고 지냈던 그 수십년. 아니 당글레르에게 부탁하면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서 그렇게 동생의 소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인데 우리 형사님은 그 긴 시간동안 왜 그러고 사셨던 것인지 이 앞 뒤 다 꼭꼭 막힌 형사님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이중적인 느낌이 둘 다 느껴지지 말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느낀 불안감, 공포감, 그 무엇인지 모르는 감정들 때문에 아담스베르그는 자기 자신을 의심해보게 됩니다. 혹시 캐나다에서 있을 연수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공황장애에 빠진 것은 아닐까. 의심하던 자신의 눈앞에 사건이 실린 신문이 한 장 눈에 띄게 됩니다. 배를 찔린 여자의 시체. 그녀의 배에는 송곳같은 것으로 세개의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그녀의 시체를 보는 순간 형사는 오래전 기억속으로 빠져들면서 자신의 주위를 맴돌던 그 무엇인지 모를 공포감의 존재를 제대로 알게 됩니다.
 
꾸준히 계속되었던 세개의 구멍이 난 시체들. 연관성이 없고 너무나도 뚜렷한 증거들과 그 증거를 토대로 한 범인들이 명백해서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없었던 그 사건들. 과연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그 정체를 찾아낼수 있을지 심히 궁금해지지 말입니다. 트라이던트. 흔히들 삼지창이라고 하는 그 무기가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사용되어질지, 아담스베르그는 자신을 향해서 다가오는 저 사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또한 우리의 비올레트는 어떤 도움으로 기상천외한 활약상을 펼칠지 궁금하다면 당장 이 책 속으로 빠져드시지 말입니다.
 
- 요즘 유행한다기에 '~말입니다' 체로 써보니 상당히 어렵지 말입니다.
b***8 2016.03.06. 신고 공감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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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이상하지만 매혹적인 작품!
"《트라이던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이상하지만 매혹적인 작품!" 내용보기
사건은 이렇다. 스물 두 살의 여자가 자정 무렵 살해된다. 범인은 육중한 것으로 여자의 두개골을 내려친 다음 복부를 칼로 세 번 찌른 것으로 추정된다. 범행 현장 근처에서 술에 곯아떨어져 잠들어 있던 노숙자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그는 범행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한다. 그다지 특별해 보일 것 없어 보이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담스베르그 반장을
"《트라이던트》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이상하지만 매혹적인 작품!" 내용보기

 

사건은 이렇다. 스물 두 살의 여자가 자정 무렵 살해된다. 범인은 육중한 것으로 여자의 두개골을 내려친 다음 복부를 칼로 세 번 찌른 것으로 추정된다. 범행 현장 근처에서 술에 곯아떨어져 잠들어 있던 노숙자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그는 범행에 대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증언한다. 그다지 특별해 보일 것 없어 보이는 사건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담스베르그 반장을 만나면서 완전히 다른 사건이 된다.

"난 사실을 믿지. 그가 돌아왔고, 나에겐 다시 기회가 찾아왔어. 더구나 난 그 조짐을 미리 느꼈다네."

"조짐이라뇨, 무슨 조짐이오?"

"경고 말일세. 술집 여종원원, 포스터, 일렬로 꽂혀 있는 압핀."

당글라르도 당황한 나머지 의자에서 일어났다.

"하느님 맙소사, 조짐이라뇨? 서장님, 이젠 신비주의자가 되셨나요? 도대체 무슨 허끼배를 따라다니시는 겁니까? 귀신? 유령? 그 귀신은 어디에 산답디까? 서장님 머릿속에 둥지를 틀었나요?"

 

평범해보이는 사건으로부터 특별한 것을 이끌어내어 우리의 주인공과 연결해내는 방식에서 작가만의 개성이 가장 드러나게 마련인데, 프레드 바르가스의 방식은 정말 이상하기 그지 없다. 우리는 우선 강력계 형사 스물네 명을 추위에 떨게 만든 보일러 고장에 대해 알아야 하며, 아담스베르그 반장을 비롯해 주요 인물들이 곧 퀘벡에 가서 DNA 연수를 받게 될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중 비행 공포증이 있는 당글라르는 그들이 타게 될 비행기가 대서양 상공에서 공중 폭발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연수를 가지 않으려 하는 중이고, 일년 전 자취를 감춘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아담스베르그의 여자 카미유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도 알게 된다. 게다가 아담스베르그 반장이 문제의 이 사건과 맞닥뜨리는 방식은 더욱 기묘한데,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의 등을 내려친 폭풍 같은 충격으로 전조를 만들고 있다. 그는 당글라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사무실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길을 걷다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다가 갑자기 그것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이 특별한 사건과 제대로 연결되기 까지 우리는 오십여 페이지를 넘게 기다려야만 한다.

그리고 세발작살 살인 사건과 아담스베르그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드디어' 그 전모가 밝혀지지만, 거기서 이야기는 곧바로 이들의 퀘백 연수로 연결된다. 이어지는 백여 페이지 동안 현재 벌어지는 사건과 거의 상관없어 보이는 퀘백에서의 일상이 길게 늘어지더니 그들이 다시 일상으로 복귀 하고 나서야, 그러니까 이백오십 페이지에 이르러서야 사건은 급 물살을 타기 시작한다. 전혀 연결될 것 없어 보이던 퀘백 에서의 그것에서부터 비롯되어 아담스베르그 서장의 발목을 잡고 그를 과거로부터 옭아매는 귀신 과도 같은 세발작살이 그의 현재 삶을 엉망으로 만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딱 이 책의 중간 정도 되는 분량인데, 이렇게 느긋하게 흘러오던 이야기는 이후 가속도가 붙어 엄청나게 속도감이 생긴다. 빨리 마지막 페이지가 보고 싶어 조바심이 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안달이 날 수밖에 없도록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이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들이 두툼한 두께를 자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에 있다. 정말 치밀하게 날줄과 씨줄로 연결된 플롯을 거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여유 넘치는 흐름으로 끌고 가다가, 어느 순간 시계 톱니바퀴 마냥 딱딱 이가 맞는 순간이 오면 그때부터는 뭐 게임 끝이다. 그 누구도 프레드 바르가스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러니 입조심하고, 다른 사람들한테 그런 소리를 믿으라고 설득하지 말게.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자네가 용감하고, 정신이 똑바로 박혔다고 믿네. 악마를 찾아내게. 악마를 찾아내서 법의 올가미로 옭아 넣을 때까지는 남의 관심을 살 행동일랑 하지 말게."

아담스베르그는 내내 난간에 기대서서 순수함으로 빛나는 이마를 지닌 캐나다 동료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그런데 상스카르티에 자네는 왜 나를 미친놈 취급하지 않나?"

"그거야 자네가 미친놈이 아니니까 그렇다네. 아주 간단하지. 밥 먹으러 갈 텐가, 갈 텐가 벌써 정오가 지났네."

수십 년에 걸쳐 무려 열 세 명이나 되는 살인을 저지른 무시무시한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범인은 그 존재 유무만 의심스러웠지 이야기의 시작부터 밝혀 놓고 있기 때문에 살인 사건 수사 자체가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작품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아담스베르그 서장을 비롯한 캐릭터들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정말 '페이지를 찢고 인물이 뚜벅뚜벅 걸어 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아담스베르그는 세상에서 가장 느긋하고 여유로운 형사로 느림의 미학을 말과 행동으로 고스란히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세상에, 살인 사건 조사에 '느림의 미학'이라니 이런 아이러니가 또 어디 있을까 싶지만, 때로는 멈춘 듯한 시간 속에 세상에서 가장 귀한 진주가 숨어 있다고 믿는 그의 감각이 분명히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이 있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것도, 천재적인 수사 감각을 가진 것도 아닌 주인공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다 보면 홀린 것처럼 그에게 점점 사로잡히고 마는 마력의 캐릭터이다.

그의 충직한 보좌관 당글라르는 직관에 의존하는 자신의 상사와는 달리 논리로 무장한, 웬만한 정보들은 모조리 습득하고 있는 만물박사이다. 다섯 명의 아이를 혼자서 키우는 홀아비인 그는 바람둥이 상사 때문에 마음 고생이 심한 그의 여자 카미유를 몰래 도와주는 다정다감함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는 이 작품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는 여자 형사 르탕쿠르이다. 마치 미켈란젤로가 그렸을 법한 우람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녀는 어디에서든 적응력이 뛰어나며, 지적이고 전략적인 사고에 행정 처리 능력도 우수하고 몸싸움에도 지지 않는데다 사격 솜씨 또한 일품인 강력계의 다재 다능한 대들보이다. 특히나 그런 그녀의 에너지를 불가시성으로 변환시키는 능력은 가히 놀라울 만한데, 작품의 후반부에 그녀가 아담스베르그를 어떻게 돕는지 그 활약은 정말 멋지기 그지 없다. 뿐만 아니라 퀘백에서 만난 상스카르티에, 아담스베르그의 오랜 친구인 클레망틴 할머니와 그녀의 절친인 할머니 해커 조제트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이 두 할머니의 역할은 이 작품에서 매우 놀라운 분위기 전환과 사건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 정말 이 두 할머니는 너무 사랑스럽고 흥미진진한 캐릭터이다.

 

대부분의 범죄, 스릴러, 추리 소설들을 읽으면서 책장들을 다시 휘리릭 넘겨보며 놓쳤던 단서와 복선과 디테일들을 점검하고 확인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을 읽을 때는 그럴 일이 거의 없다. 정교한 플롯과 탁월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는 이야기지만, 페이지마다 너무도 여유롭고 침착하게 진행이 되어 그것들을 인물들과 함께 고스란히 즐기기만 한다면,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레 막바지를 향해 속도를 붙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신이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만 않는다면, 읽는 동안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만나더라도 그 어떤 단서도 놓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출간 원제 국내출간 개정판  
1996 L'Homme Aux Cercles Bleus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2010년8월)    
1999 L'Homme a l'envers     미출간
2000 Les quatre fleuves     미출간
2001 Pars Vite Et Reviens Tard 4의 비밀(2009년7월)    
2004 Sous les Vents de Neptune 해신의 바람 아래서(2008년5월) 트라이던트(2016년2월)  
2006 Dans les bois eternels     미출간
2008 Un lieu incertain      미출간
2011 L'armee furieuse 죽은 자의 심판(2015년8월)    
2015 Temps glaciaires     미출간

 

출간 원제 국내출간 개정판  
1995 Debout Les Morts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2008년5월) 2016년 7월 예정  
1996 Un peu plus loin sur la droite     미출간
1997 Sans feu ni lieu     미출간

프레드 바르가스의 책은 그 동안 꽤 많이 출간되었었다. 물론 현재는 모두 절판 상태지만 말이다. 우선 아담스베르그 서장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 그리고 이번트라이던트의 바로 전 작품인 <4의 비밀이 있고, 다른 시리즈 작품인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도 있다. <트라이던트는 지난 2008년에 해신의 바람 아래서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작품의 개정판이고,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도 올해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될 예정이다. 아담스베르그 서장 시리즈의 가장 최신작(그래 봐야 2011년 작이지만)은 작년에 비채에서 출간되었던죽은 자의 심판이다. 9권의 시리즈 중에 국내에 출간된 것이 4권이니, 나머지 시리즈도 곧 출간되기를 기다려본다. 특히 시리즈의 최신작이 바로 작년에 출간되었으니, 국내에도 최신작부터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아무래도 그 전에 원서부터 사 모으게 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긴 하지만, 아담스베르그 시리즈의 다음 작품을 빨리 국내에서 만나보고 싶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이야 말로 내가 왜 미스터리 소설을 사랑하는지 제대로 이해할만한 실마리를 제공해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작품은 '누가 범인인가' '대체 왜 그런 범죄를 저질렀나'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근본적으로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국내 출간된 추리, 미스터리 분야의 소설이 이백사십 여권 정도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중에 내가 읽은 책이 팔십 프로가 넘는다. 거의 매년 그렇게 해왔으니 꽤 많은 책들을 읽어 온 셈이다. 그런데 그 어떤 작가도 프레드 바르가스처럼 쓰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소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구성, 배경, 등장인물이 완벽하게 조합되어 있는 기막히게 멋진, 아름답게 쓰인 이야기를 읽고 싶은가.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을 만나보라. 특히나 그녀의 작품 중에트라이던트는 반드시 읽어야만 한다. 당신도 무조건 그녀에게 빠져들 것이다.

 

r*******n 2016.03.3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거기서 15살은 빼세요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5)
"거기서 15살은 빼세요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5)" 내용보기
아, 재미있었다. 중후반부가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투덜거릴 사이도 없이 열심히 페이지를 넘겼다. 이제까진 난 프랑스, 독일 추리물하고는 인연이 닿지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에 와서야 왜 이 시리즈가 이렇게 인기를 끌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능력은 뛰어나나 자기파괴적인 홈즈같은 주인공과 그를 보조하는 왓슨같은 인물들, 영원한 뮤즈 같은 여성과 주인공의 아
"거기서 15살은 빼세요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5)" 내용보기
아, 재미있었다. 중후반부가 어찌나 재미있었는지 투덜거릴 사이도 없이 열심히 페이지를 넘겼다. 이제까진 난 프랑스, 독일 추리물하고는 인연이 닿지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에 와서야 왜 이 시리즈가 이렇게 인기를 끌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능력은 뛰어나나 자기파괴적인 홈즈같은 주인공과 그를 보조하는 왓슨같은 인물들, 영원한 뮤즈 같은 여성과 주인공의 아픈 가족사가 패턴인 작품을 잊게하는 흥미로운 역사적인 모티브 등이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다른 등장인물들이 매력을 발산하는 이 작품에선, 다소 작위적인 인물설정 (흠, 할머니 탐정도 있는데 FBI의 방화벽을 뚫는 할머니 해커가 없으리라곤...)에 환타지스러운 환경 (뭐, 수사해결능력이 높았다곤 해도 부하직원 패고 캐나다가서 살인용의자가 된 부하에게 경찰감시를 배제한 6주간의 예외기간을 주다니..환타스틱한 상사이다)임에 투덜거릴 수 있음에도, 등장인물들이 모두 다 사랑스럽고 또 이야기 자체가 엄청 재미있어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므로 다 패스!   

 

예전에 [해신의 바람 아래서]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작품이다. 과거의 제목들과 달리 단 하나의 명사로 나와서 약간 생뚱맞은 느낌이 있지만, 이 제목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좀더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것도 그렇고, 이 작품이 보다 미국적 서스펜스 스릴러에 가까운 느낌을 주었던지라 더더욱. 여하간 지난번에 읽은 4탄 [4의 비밀, Pars vite et reviens tard; English title: Have Mercy on Us All, 2003, (Prix des libraires) 사건배경은 엄청나게 흥미로우나, 그의 수사력과 애인자질이 의심스럽다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4)]에서 만난 클레망틴은 데드풀에 있어 장님흑인할머니와 같은 현자 보호자 역할로 나왔고 그때 완전 나를 실망시킨, 아담스베르그의 까미유에 대한 잘못에 이어져있다. 클레망틴은 정확하게 왜 그가 영원한 여인 까미유에게 실수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집어낸다.

 

...그건 말이지. 그게 훨씬 쉽기 때문이야. 사랑을 하기 위해선 자기를 상대방에게 주어야 하는데, 여자 꽁무니만 따라다니는 동안엔 그럴 필요가 없거든...p.121

 

여하간, 그 실수가 이 작품 속에서 그의 발목을 잡고,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 덕분에 빠져나올 수 있으니, 그는 정말로, 부러울 정도로 인복이 엄청나다!!!! 인복도 능력인가!!!

 

아담스베르그, 파리13구 경찰서장, 그는 강력계형사들을 이끌고 캐나다의 오타와로 법의학 연수를 떠나게 되어있는데 뭔가 척추를 관통하는 번쩍임에 정신이 없다.

 

사무실 벽에 한줄로 꽂힌 세개의 빨간 압핀, 세개의 핏자국, 식당에서의 세개짜리 포크, 삼지창, 트라이던트를 치켜든 넵튠이 그려진 포스터.

 

쉴티타임에서 일어난, 피해자가 세번찔린 살인사건. 그는 자신의 유일한 남동생 라파엘을 잊고살아야만 했던 과거의 사건을 기억해낸다. (계산해보니)1973년의 사건. 열여섯살의 라파엘은 사랑하는 소녀 리즈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어떻게 송곳을 가지고 찌른 세개의 상처가 정확히 일직선으로 날 수 있는가! 그는 엄청난 권력을 지닌 퓔장스 판사가 자신의 세발작살을 이용했다는 것을 직감한다. 전체의 길이가 일정한, 언제나 직선인, 상처의 깊이나 방향은 세발작살의 날을 바꿔끼워서 실행했다는. 그것도 1949년부터 홀수해마다 저질렀으며, 라파엘의 사건이 여섯번째, 그이후 두번이 더 일어났고 1987년에 퓔장스 판사의 죽음으로 그의 강박적 수사도 끝이 났던... 하지만, 2003년 다시 아홉번째의 사건이 일어났다! 죽은 자의 부활인가!

 

여하간, 부하형사들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난 아담스베르그는 자신을 떠난 까미유를 만나는 당글라르에게 배신을 느끼고, 또 외진 호수 근처에서 노엘라라는 여자를 만나지만, 결국 그녀를 세번찌르고 살해한 용의자가 되고 마는데... 그동안 체포되었던 인물들처럼 기억이 사라진 순간, 강박적인 집착으로 노엘라를 살해한것인가...

 

전봇대작전을 쓴 르탕쿠르, 여기저기 옮기고 분배하는 할머니 해커 조제트 (이 할머니 조사가 뭐 거진 다해치웠다), 연륜이 아깝지않은 클라망틴, 비행기 공포증마저 귀여운, 아이들을 사랑하는데 또 자신의 이야기도 잘해주는 다정함을 가진데다 엄청나게 해박한 당글라르, 오픈 마인드의 상스카르티에 등등 인물들의 매력이 엄청나다.  

 

 

 

(일전 리뷰에도 썼듯, 시리즈가 영상화되었다. 시계방향으로 아담스베르그, 까미유, 당글라르)

 

 

p.s:

프레드 바르가스 (Fred Vargas)

- 아담스베르그 (Commissair Adamsberg) 시리즈

1. 1991,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 L'Homme aux cercles bleus; English title: The Chalk Circle Man, 2009 (International Dagger award) 애정사 빼곤, 사건에 대한 직관이 정답률 100%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1)

2. 1999, L'Homme à l'envers; English title: Seeking Whom He May Devour, 2004, (Prix Mystère de la critique)
3. 2000, Les quatre fleuves; English title: The Four Rivers. Graphic novel (with Edmond Baudoin).
4. 2001, 4의 비밀, Pars vite et reviens tard; English title: Have Mercy on Us All, 2003, (Prix des libraires) 사건배경은 엄청나게 흥미로우나, 그의 수사력과 애인자질이 의심스럽다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4)
5. 2004, 트라이던트/해신의 바람 아래서, Sous les vents de Neptune; English title: Wash This Blood Clean from My Hand, 2007 (International Dagger award)
6. 2006, Dans les bois éternels; English title: This Night's Foul Work, 2008
7. 2008, Un lieu incertain; English title: An Uncertain Place, 2011
8. 2011, 죽은자의 심판, L'armée furieuse; English title: The Ghost Riders of Ordebec, 2013 (International Dagger Award) 과거와 현대, 큰고 작은 사건이 촘촘히 채우는 흥미만땅 (아담스베르그 시리즈 #8)
9.
2015, Temps glaciaires; English title: The Ice Ages

 

- Three Evangelists series

1. 1995, 죽은 자들이여 일어나라, Debout les morts; English translation: The Three Evangelists, 2006, (Prix Mystère de la critique; International Dagger award)

2. 1996,  Un peu plus loin sur la droite; English translation: Dog Will Have His Day, 2014

3. 1997, Sans feu ni lieu

YES마니아 : 플래티넘 k*****k 2016.03.29.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3-14. 유령이 휘두르는 세발작살과의 대결 [트라이던트]
"3-14. 유령이 휘두르는 세발작살과의 대결 [트라이던트]" 내용보기
유령이 휘두르는 세발작살과의 대결 [트라이던트]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은 '성난 군대'의 전설을 모티프로 쓴 [죽은 자의 심판]으로 먼저 접했는데, 이야기의 시기상 [트라이던트]가 앞선다.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가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고, [트라이던트]는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바르가스는 소설을 쓸 때 제목을 정하지 않고 먼저 집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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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 휘두르는 세발작살과의 대결 [트라이던트] 

 

 

 

프레드 바르가스의 작품은 '성난 군대'의 전설을 모티프로 쓴 [죽은 자의 심판]으로 먼저 접했는데, 이야기의 시기상 [트라이던트]가 앞선다.

[파란 동그라미의 사나이]가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고, [트라이던트]는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바르가스는 소설을 쓸 때 제목을 정하지 않고 먼저 집필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쓴다. 소설 머리말에 'ROMAN PLICIER(추리소설)'을 줄여서 'ROMPOL1','ROMPOL2'등으로 적기 시작하면서 '롱폴'은 믿고 읽는 프랑스 스릴러, 바르가스의 추리소설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중세 전공의 고고학자 출신으로 프랑스 국립 과학원 연구원으로 일했던 경험 덕에  중세의 전설에서부터  과학 수사 연구의 세부 내용까지를 넘나드는 믿기지 않는 조화가 가능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중후한 멋을 중화시켜주는 것은 인물들의 독특한 화법과 성격, 그리고 유머이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라도 대사 한 두마디를 나누면서 어색한 유머를 선보이고 나면 공간 안에 흐르던 답답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왠지 모르게 이 사람, 저 사람이 섞여들고 만다.

다소 장황해 보이는 문체에 익숙해지고 나면 바르가스가 자아내는 상황이 재미있어 질 것이다.

 

아담스베르그  파리 13구 강력계 책임자. 엉뚱하고 몽상가적 기질이 다분함. 상대의 긴장을 풀고 일종의 평안함 혹은 마비 상태를 가져오는 독특한 목소리를 지녔다. 애매한 직관으로 주위 사람들을 답답하게 하지만 스스로의 믿음에 의해 사건을 해결하고야 만다. 동생과 관련한 어두운 과거의 사건을 잊지 못하며 '세발작살' 사건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하지만 그가 지목한 용의자 퓔장스 판사는 벌써 16년 전에 죽은 사람이다. 쉴티가임에서 어린 소녀가 칼로 세 번 찔린 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아담스베르그는 퓔장스 판사가 부활했다고 말하는데, 그를 제정신으로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런 와중에 그는 캐나다 퀘벡으로 출장을 갔다가 노엘라라는 여자의 살인 용의자로 쫓기는 신세가 된다. 세발작살의 유령이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것인지, 정말 자신이 살인을 저지른 것인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주변인의 도움을 얻어 무죄를 입증하려 애쓴다. 자신이 차버린 여자 카미유가 강력계 동료 형사 당글라르가 엮이는 상황이 아주 불편하기도 하다. 그런데 카미유가 아기를...?

 

당글라르 아담스베르그가 인정하는 실력 있는 강력계 형사. 먹여 살릴 아이가 다섯이나 됨. 아담스베르그의 특별 배려로 비행기를 무서워함에도 퀘벡 출장을 가게 됨.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입 속에 문 담배 때문에 배가 터져 죽는 두꺼비 이야기 같은 해괴한 것에도 흥미를 보임. 아담스베르그로부터 삼십 년 전 동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발작살'의 실체를 듣게 됨. 독사처럼 차갑고 늙었지만 악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퓔장스 판사에게 복수하려는 아담스베르그를 멈추게 하려함.  '서장님은 정말로 얼빠진 놈입니다' 라는 직언도 서슴지 않는 당글라르는 아담스베르그와 카미유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은 것일까...'

 

르탕쿠르 형사  아담스베르그는 르탕쿠르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아담스베르그의 듬직한 엄호를 맡아주는 여형사. 안마 솜씨, 이발 솜씨,곳곳에 친구를 심어두는 친화력이 뛰어남. 스스로는 거대한 덩치 덕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림자 되기를 자처하고 있지만...아담스베르그가 살인 용의자가 되었을 때 캐나다에서 프랑스로 도주하는 데 도움을 줌. 아마 [트라이던트]가 선사한 가장 재미있는 한 장면이 될 작전-욕실에서 '한 몸 되기' 라는 어마어마한 작전을 쉽게 성공시킴.

 

조제트 클레망틴과 함께 아담스베르그의 도주기간 동안 그를 보호함. 한때 부르주아로 살았으나 지금은 네트워크상에서 균등한 부의 분배를 실현 중임. 자그마하고 가냘픈 몸매에 손을 덜덜 떠는 할머니 해커.

 

상스카르티에 아담스베르크가 퀘벡 연수를 갔을 때 만난 동료. 선한 미소의 사람으로 당글라르와 협력하여 아담스베르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동분서주함. 악마의 머리카락 채집에 성공함.

 

쉴티가임의 소녀가 배에 구멍이 세 개 뚫린 채 발견되었다. 아담스베르그는 그 사건에 '세발작살 9호 사건'이라고 이름붙인다. 하지만 용의자였던 퓔장스 판사는 이미 16년 전에 죽었지 않은가? 그의 유령이 살아서 돌아다니기라도 한단 말인가? 유령처럼 벽을 넘어 모습을 드러낸 세발작살은 부활하고 만 것인가?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귀환을 설명하는 연결고리가 채 완성되기도 전에 아담스베르그는 살인용의자가 된다. 아담스베르그는 동료형사들에게 쫓기면서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악연을 끝내야 하는데...

무시무시한 권위를 가졌지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지녔던 퓔장스 판사의 집착은 아담스베르그의 끈질긴 추적 앞에서 무너져버릴 것인가. 9건의 세발작살 사건에서 끝나지 않고 14번째 희생자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하는 단서는 무엇일까. 청룡, 적룡, 백룡, 동풍, 서풍, 남풍, 북풍...상징과 어원에 관한 지적 추리가 사건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담스베르그를 믿어보는 수밖에 없다.

 

상징과 어원에 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춘 당글라르의 도움과 스스로의 직관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경이로웠다. 늙었지만 오랜 시간 악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유령 퓔장스 판사도 악인의 전형으로서 관심이 가지만 사실은 [트라이던트]에서 가장 집중해서 보게 되는 인물은 뭐니뭐니 해도 아담스베르그다. 아니 이번만은 "태양의 후예" 못지 않은 브로맨스를 선사하는 아담스베르그와 당글라르의 호흡에 초점을 맞춰볼까.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고 간결한 충고를 아끼지 않는 이들의 모습이 사건 중간중간에 활력소가 되어준다.

평소 리뷰를 쓸 때에는 제목을 먼저 쓰고 그에 맞춰 내용을 써내려가는데, 이번엔 바르가스의 습관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쉽게 제목을 정할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 소개만으로 리뷰를 쓰려는 컨셉만 잡았을 뿐.

거기에 아담스베르그, 당글라르의 찰떡호흡을 진두지휘한 프레드 바르가스의 공을 얹어 써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역부족이다.

유령이 휘두르는 세발작살과의 대결, 흥미진진하달 수밖에.

 

 

YES마니아 : 골드 s*******e 2016.03.23.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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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지만 한 방이 있는 직관능력을 가진 형사 아담스베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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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게이션이 보편화 되기 전까지 주변사람들에게는 나는 '길치'로 유명했다. 한 두 번 간 길은 어김없이 헤매였고, 같은 길을 열 번 정도는 운전을 해야 어느 정도 길에 익숙할 정도였다. 심지어 새로운 일터에 출근할 때는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잘못된 길을 헤맨 적도 있었다. 이런 내게도 희한한 능력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지도를 보는 능력이었다. 어떤 위치에서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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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게이션이 보편화 되기 전까지 주변사람들에게는 나는 '길치'로 유명했다. 한 두 번 간 길은 어김없이 헤매였고, 같은 길을 열 번 정도는 운전을 해야 어느 정도 길에 익숙할 정도였다. 심지어 새로운 일터에 출근할 때는 일주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잘못된 길을 헤맨 적도 있었다. 이런 내게도 희한한 능력이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지도를 보는 능력이었다. 어떤 위치에서도 지도를 보면 내가 있는 곳을 단번에 손가락으로 집을 수가 있었다. 이런 내 능력에 놀란 사람들은 내가 왜 길치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뛰어난 독도법의 소유자가 옆 사람의 복장을 터지게 하는 길치라니...


곰곰히 내 자신을 분석한 결과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뛰어난 직관능력 때문이었다. 나는 어디를 운전하든지, 이미 머리 속에 지도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내가 갈 길을 이 길이라고 확신을 한다. 그 다음에는 어떤 것도 무시한다. 표지판도, 주변 사람의 잔소리도... 오직 내 직관 능력만 믿고 간다. 그러다보니 전혀 엉뚱한 길을 들어서도 그 길이 맞다고 계속해서 앞으로 가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나도 반성을 할 줄 아는 인간이기에 어느 순간 내 직관능력에 대해 점점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내 차로 동료들과 함께 모임의 장소로 가던 중이었다. 이 날도 역시 내 직관 능력은 나에게 지금 가고 있는 길이 확실하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로 인해 여러 번 고생을 한 동료들은 목적지가 나오지 않자 분명히 길을 잘 못 들어섰다고 차를 돌리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결국 나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차를 돌렸다. 한 시간이나 길을 헤매인 후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서야 차를 돌린 지점이 바로 목적지를 코 앞에 두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역시 내 직관능력은 틀림이 없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우격다짐에 스스로의 직관능력을 믿지 못한 결과였다.



프레드 바르가스의 [트라이던트]라는 소설의 서평을 쓰는 과정에서 서론이 길었다. 여기 또 한 명의 뛰어난 직관능력을 가진 수사관이 있다. '아담스베르그'형사이다. 그는 주변 사람들이 모두 아니라고 할 때도 뛰어난 직관 능력으로 수사를 밀고 나가 사건을 한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직관능력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고, 동료들도 그의 직관능력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런 그의 직관능력을 자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우연히 신문을 보다가 한 여성을 살인사건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 사건이 갑자기 그의 뇌를 자극한다. 그 날 저녁 그는 도시의 골목을 걷다가 우연한 공연 포스터를 발견한다. 그리스 신화의 바다의 신 포세이돈(또는 넵툰)이 세발작살(크라이던트, 개인적으로는 삼지창이라는 표현이 더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한다.)을 들고 바다에서 나오는 장면의 포스터였다. 이 두 이미지가 그의 직관능력을 자극하고, 그는 신문의 살인현장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죽은 여성의 시신에서 배에 세 군데 상처가 나 있음을 발견한다. 그는 이 사건이 오래 전에 자신의 동생을 살인자로 누명을 씌었던 퓔장스 판사가 저지른 것이라고 확신한다. 


퓔장스 판사는 어린 시절 자신의 고향의 대저택에 살던 노인이었다. 그는 세발작살로 동생의 애인을 살해하고 동생에게 누명을 씌웠다. 그는 워낙 막강한 권한을 가진 판사 출신이기에 누구도 그를 범인이라고 의심하지 않았지만, 아담스베르그는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퓔장스판사의 행적을 쫓으며 그가 가는 곳마다 세발작살 자국의 살인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18년 전 퓔장스판사가 죽은 후부터 그 사건을 잊어버렸다. 아담스베르그는 이 두 가지 이미지를 통해 죽은 퓔장스판사가 다시 부활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믿는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직관을 믿지 않는다. 심지어는 그가 퓔장스판사에 집착하다가 망상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수사가 교착 상태에 빠지던 중 그는 동료들과 함께 캐나다로 연수를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오솔길을 산책하던 중 미모의 '노엘라'라는 여성과 만나게 된다. 어느 날 저녁 그는 술기운에 정신을 잃고, 2시간 반의 기억을 잃어버린다. 그 시간에 노엘라는 세발작살 자국을 남긴채 살해 당한다. 아담스베르그는 퓔장스판사가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캐나다까지 쫓아와 노엘라는 죽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은 아담스베르그가 퓔장스판사에 집착하다가 자신이 퓔장스판사의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그는 살인자로 몰려 도망을 다니게 되고, 점점 자신의 직관 능력에 의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과연 지금까지 내가 확신하고 있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내가 그녀를 죽였는가? 퓔장스 판사는 내 안의 무의식이 만든 또 다른 나인가? 마치 바다 속에서 넵툰이 세발작살을 가기고 나타나듯, 내 무의식에서 퓔장스 판사가 세발작살을 들고 노엘라는 죽였는가? 아담스베르그는 점점 자신의 직관능력을 믿지 못하고, 자신이 살인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과연 퓔장스 판사는 죽은 후 부활을 했을까? 아니면 그는 단지 아담스베르그가 만들어낸 망상일 뿐일까?



어설픈 직관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얼마 전까지도 친구들끼리 모이면 마피아 게임이라는 것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마피와와 경찰과 시민으로 나뉘어지고, 누가 마피아인지를 밝혀내는 게임이다. 여기서 주변 사람들의 논리력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논리보다 직관을 중요시한다. 나는 논리적인 증거보다 나만의 직관으로 범인을 지적한다. 내가 마피아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마피아인 것이다. 결론은? 대부분 틀렸다! 그럼에도 다음 게임에서 나는 또 내 직관을 믿는다. 어설픈 직관으로 인해 그렇게 곤욕을 치루고서도...


모두들 뛰어나다고 인정하는 아담스베르그 형사를 보면서 왜 나는 어설픈 내 직관능력이 떠오르는 것일까? 헤어진 연인인 '카미유'가 부하 형사인 당글라르와 만나는 장면을 보고, 그는 당글라르가 카미유의 숨겨둔 남자라고 믿는다. 그러다가 카미유가 아이가 있는 것을 보고 다른 남자의 아이를 낳았다고 믿는다. 순간의 직관을 전부로 믿는 모습이다. 그런데 사건해결에서는 왜 그 직관력이 맞는 것일까? 


프레드 바르가스의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는 [트라이던트]로 처음 접했다. 그러기에 아직 그의 뛰어난 직관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트라이던트에서는 그의 직관능력보다는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의 직관능력을 보완하는 논리적인 보조관 당글라르, 누나처럼 그를 보호해 주는 한 덩치 하는 부하직원 르탕쿠르, 항상 그의 마른 엉덩이에 관심이 있는 클레망틴 할머니와 할머니 해커 조제트, 그를 감싸는 상관인 브레지용까지... 그의 어설픈 직관능력이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빛을 발한다. 물론 사건의 해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의 직관능력에 있지만...그의 어설픔을 훌륭한 부하인 당글라르나 르탕쿠르 조제트....클레망틴, 브레지용... 물론 이 모든 도움은 아담스베르그가 끝까지 자신의 직관 능력을 믿었기에 가능했을 테지만... 이것이 프레드 바르가스의 다른 작품에서의 아담스베르그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i*******3 2016.03.08.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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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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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형사 시리즈가 돌아왔다. 프랑스에서 추리소설의 여제라고 불리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 작년에 '죽은 자의 심판'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전설 속에 존재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을 관찰력과 예사롭지 않은 판단력을 통해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에 빠져 즐겁게 읽었는데 신작 '트라이던트'는 뛰어난 직관에 의지해서 사건을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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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형사 시리즈가 돌아왔다. 프랑스에서 추리소설의 여제라고 불리는 '프레드 바르가스'의 '아담스베르그 형사 시리즈'... 작년에 '죽은 자의 심판'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전설 속에 존재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을 관찰력과 예사롭지 않은 판단력을 통해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에 빠져 즐겁게 읽었는데 신작 '트라이던트'는 뛰어난 직관에 의지해서 사건을 풀어가는 주인공 장 바티스트 아담스베르그의 모습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아담스베르그는 프랑스 파리 강력계 서장이다. 그의 보좌관 당글라르는 상관 아담스베르그로 인해 짜증이 확 오른다. 아담스베르그의 직관이 귀족 집안에서 일어난 떼죽음 사건의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남자의 증언이 진실이 아니라며 다시 수사할 것을 지시한다. 무시하고 싶지만 그의 직관은 거의 맞기에 도저히 무시할 수 없다. 몇 개월 동안 참았던 화를 주제하기 힘들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아담베르그의 개인적인 사심에 의해 캐나다 퀘벡 출장을 함께 가야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직관력이 뛰어난 아담스베르그이 주위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무기는 미소다. 사십대 중반의 남자가 미소가 얼마나 근사했으면 살인미소란 표현을 썼을까 싶을 정도다.

 

한 소녀가 날카로운 흉기에 의해 끔찍하게 살해당한다. 이 사건을 보자마자 과거의 기억 속에서 아직도 헤어 나오지 못한 아담스베르그는 악마가 돌아왔다는 것을 느낀다.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알코올로 인해 기억을 완전히 잃어버렸지만 결정적인 증거인 흉기가 있다. 십육 년 전에 죽은 살인자에 의해 아담스베르그의 남동생이 겪어야 했던 고통이 다시 되살아났는데 설상가상 아담스베르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여인이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그에게 직접하던 중 살해를 당한다. 여자가 살해당한 시간 동안의 기억이 아담스베르그는 없다. 한순간에 범인으로 몰린 아담스베르그를 위해 그의 동료는....

 

 

 

곁에 있을 때 지켜주지 못한 사랑하는 여인 카미유가 길거리 사은품으로 받은 시계를 한시도 몸에서 떼어놓지 못할 정도로 그녀에 대한 마음이 깊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사랑하는 방법에 서툰 아담스베르그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온다.

 

 

"서장님은 독자적으로 생각하시는 분이에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서장님은 서장님만의 고독한 확신이 있으세요. 이번 사건에도 그걸 활용하세요."        -p350-


자신도 모르게 범인으로 몰린 아담스베르그가 어떤 식으로 범인을 찾아낼지  너무나 궁금했는데 잔혹동화, 세계적으로 너무나 유명한 사건과 맞물러 스토리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히  단숨에 읽게 된다. 놀라운 흡인력과 재미를 겸비한 책으로 저자 프레드 바르가스에 대한 프랑스의 평이 과언이 아니란 생각이 들 정도다.


'트라이던트'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 드라마 속의 형사를 보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혼자만의 대화 속에 빠져 이야기를 하며 사건의 진실 속에 접근해가는 아담스베르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흥미롭지만 아담스베르그의 보좌관으로 자식을 다섯 명이나 키우는 당글라르가 가진 우직하고 성실한 모습이 콤비를 이루어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이 재밌다. 여기에 아담스베르그를 살뜰히 챙기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두 할머니 등 여러 인물들의 모습은 스토리의 재미를 더해준다. 


아담스베르그와 연쇄살인마가 벌이는 두뇌 게임이 재밌는 이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해서 나올 것이다. 주인공 아담스베르그를 비롯해 등장인물 모두가 흥미롭고 재밌어 다음 편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린다.

 

q******5 2016.03.07.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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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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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고 신화 속의 인물이 떠올랐다. 북유럽 소설은 워낙 신화에서 튀어 나온 소재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고, <죽은 자의 심판>으로 알게 된 아담스베르그의 형사 시리즈 도서이다. 국내에서는 순서대로 발간이 되지 않았지만 뭐 나름대로 읽는데 불편함은 없다. 다만, 영미 소설과 다르게 복잡한 인간과계라고 할까? 주인공의 심리가 늘 불안정한 모습이 때론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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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고 신화 속의 인물이 떠올랐다. 북유럽 소설은 워낙 신화에서 튀어 나온 소재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각이 났고, <죽은 자의 심판>으로 알게 된 아담스베르그의 형사 시리즈 도서이다. 국내에서는 순서대로 발간이 되지 않았지만 뭐 나름대로 읽는데 불편함은 없다. 다만, 영미 소설과 다르게 복잡한 인간과계라고 할까? 주인공의 심리가 늘 불안정한 모습이 때론 나에게 불안감을 주기도 하는데 이점이 오히려 사건과 함께 긴장감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시작은 프랑스 13구역 강력계 형사인  아담스베르그 형사가 보일러실에서 남다른 독백을 하면서 시작이 된다. 몸 담고 있는 곳에 보일러 고장으로 추위를 떨고 있는 지금 기술자도 아닌데 굳이 보일러실에서 가 무덤덤하게 고장난 보일러만 쳐다보고 있다. 다른 장르소설과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형사. 남들이 그냥 스치는 것이라도 반드시 뭔가를 느끼는 남자 그렇기에,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아담스베르크에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오래전 동생이 누명을 쓰게 된 살인사건이다. 현재까지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이었는데 최근 그때와 같은 흔적으로 여성이 죽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그 흔적은 바로 세발작살이라는 것. 책 표지에 나와 있는 그 창살이라는 사실이다. 당시, 피해자는 동생과 아는 사이였기에 범인으로 몰렸고, 범인 조차 이제는 누구인지 알 수도 없어져 버렸는데....다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자신이 만난 여인이 세발 작살로 죽어버린 것이다.

 

정말 자신이 범인일 것일까? 이제 진실조차 모르게 된 상황에서 아담스베르크는 단독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어떤 사건이든 동료들과 함께 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불안감을 증폭시켜버린다. 그러나, 아담스베르크에는 독특한 조연들이 등장한다. 강팍한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할머니와 할머니의 친구이면서 해커인 조제트, 아담스베르크의 보좌관인 당글라르는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죠. 여기에, 여형사 르캉쿠르 까지. 어쩌면 환상적인 팀이라고 할 정도로 부족한 면을 채워주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어느 소설과 다르게 긴장이 되었다가 풀렸다가 읽을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하여튼, 과연 그 옛날 사건과 다른 것인지...정말 범인이 동일임인지...두꺼운 책이지만 빨리 앞장을 넘겨보고 싶은 충동으로 한 순간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든 <트라이던트>. 그 다음 시리즈가 언제 출간 될지..빨리 만나보고 싶다.

g*****3 2016.03.2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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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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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담스베르크 형사가 다시 돌아왔다. 아니, 적어도 내게는 다시 돌아온 것이 맞다. 솔직히 프레드 바르가스의 전작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처음 책을 펼쳐들고 아담스베르그가 지휘하는 파리의 강력계 팀의 이야기는 강력계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늘어져있어 별다른 사건이 없는 따분한 오후의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뭔가 사건이 안터지나? 라는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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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아담스베르크 형사가 다시 돌아왔다. 아니, 적어도 내게는 다시 돌아온 것이 맞다. 솔직히 프레드 바르가스의 전작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처음 책을 펼쳐들고 아담스베르그가 지휘하는 파리의 강력계 팀의 이야기는 강력계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늘어져있어 별다른 사건이 없는 따분한 오후의 느낌을 갖게 한다. 그렇다고 뭔가 사건이 안터지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할만큼 지루한 느낌은 아니다.

뭐 어쨌든 그렇게 트라이던트의 시작은 경찰청의 보일러가 터졌는데 수리가 지지부진한 상태를 그려내며 아담스베르그의 일상에 집중하게 된다. 더구나 그의 강력팀은 캐나다 퀘백으로 연수일정이 잡혀있는데 그의 심복인 당글라르는 비행기 공포로 인해 출장을 기피하고 싶지만 끌려가다시피 아담스베르그를 따라 가게 되었다. 그 와중에 어린 소녀가 복부에 세군데의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을 접한 아담스베르그는 아주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신참 형사시절, 그가 살고 있는 동네에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피해자는 아담스베르그 동생의 여자친구, 용의자는 동생이 지목된다. 그의 동생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송곳으로 세번 찔러 죽인 살인범이 되었고 동생의 무죄를 믿는 아담스베르그는 진짜 살인범을 목격했다고 확신하고 그를 진범으로 여겨왔는데...

복부에 세 군데 상처를 입은 사체의 발견은 동생의 삶을 망가뜨린 과거의 살인마를 떠올리게 하는데 아담스베르그가 알고 있는 진범은 이미 십육년전에 사망한 상태인다. 과연 사건의 전모와 진범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여기에 더해지는 사건이 있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버리면 책을 읽는 재미를 반토막 내어버리는 것이 될 수 있어서 아담스베르그 자신과 직접 연관되는 사건은 언급하지 않으려한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모든 이야기들이 처음에는 넓게 주변의 소소함으로 시작을 해서 그 모든 것들이 하나둘씩 구체적으로 짜임새를 갖추면서 '트라이던트'라는 살인사건의 틀을 갖춰가는데 그 틀의 짜임을 깨닫기 시작하게 되면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된다. 본능적인 직관과 사건의 연관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뛰어난 아담스베르그뿐만 아니라 그와 함께 하는 당글라르, 르탕쿠르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아, 그리고 아담스베르그를 돕는 할머니 해커 조제트까지 자꾸만 미소를 짓게 하는 매력을 뽐내고 있다. 트라이던트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의 매력과 사건의 뒤를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고 한명의 독자인 나는 그저 아담스베르그의 또 다른 이야기를 기다릴뿐이다.

 

 

 

 

 

 

 

 

 

 

 

 

 

r***2 2016.03.2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