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의 제목은 오만하다. 애니메이터가 살아남는 도구라니. 그러나 이 책을 손에 든 순간부터 이 작명이 결코 저자가 오만해서 지은 것이 아님을 알 수있다. 두세번 읽은 후에는, 이 제목만큼 적절한 제목도 없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책의 미덕은 두가지다. 첫번째 미덕은, 애니메이터의 실력을 늘려준다는 것이다. 이것은, 책 표지에도 적혀있지만, 단지, 2D 애니메이터뿐만이 아니라, 컴퓨터, 게임, 스탑모션, 인터넷 애니메이터까지를 포함한다. 인간의 움직임에대해, 연구해야하는 이들에게, 기초부터 시작해서 중급이상까지 포괄한 내용은, 지금까지 있어온 애니메이션 관련책 중에서도 제일 충실한 편에 속한다. 다음으로는 이책 이전에 어떠한 책도 보여주지 못했던 미덕, 즉 '재미'라는 측면이다. (이렇게 감히 단정내리는 이유는, 애니메이터로서 좀더 배우기위해, 국내에 나와있는 모든 애니메이션관련 책과, 미국, 일본의 책을 대부분 읽었다.) 이것은 이책을 다른 애니메이션 관련 책과 차별하는 제일 큰 장점이다. 애니메이션에 일생을 건 한 인간의 자서전적 성격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이 어울려 만들어진, 이책은 그야말로 한 세기(20세기)를 정리하는 느낌마저 든다. 2001년에 나온 이책은 올해 70세 초반에 들어선 원로 애니메이터가 지난 세기를 회상하고, 정리하는 느낌이 강하다. 이 책의 저자 리처드 윌리엄은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했나?" 의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이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합성된 영화에서 보여주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특징있는 움직임의 향연은, 그였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서두 부분에 해당하는 30page 가량을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밟아온 애니메이터로서의 삶은 하나의 '이야기'로서 흥미를 유발한다. 그가 영국에서 독립 애니를 만들때부터, 헐리우드 주류에 편승않기위한 노력. 그리고, 디즈니의 '정글북'을 본 이후 받은 충격으로,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밤을 세워 쓴 긴 팬 레터는, 디즈니의 애니메이터 밀트 칼에게 보내진다. 칼의 초대로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하게된 리처드는, 엄청난 축복을 받게된다. 친구가 된 칼이 리처드에게 말했다. "당신이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대답을 찾을 수 있다. 당신이 알기를 원하면, 당신의 질문에 대답해줄 답을, 우리 가운데 누군가는 알고있다." 윌리엄은 영국에 있는 자신의 스튜디오에 그들을 고용한다. 함께 일하며, 자신이 사장이자 동시에, 제자로서 그들에게 배웠다. 얼마나 완벽한 교육환경인가! 지금 소개하는 이책은 그들의 지식과 기술들로 가득찬 결정체라는 것. 또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들에대한 (대부분 이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애정으로 가득차 있다. 그래서 이책을 읽노라면, 리처드가 애정을 가지고 소개하는 애니메이터들의 설명을 보는(당연하게도! 대부분이 그림이다.) 것만으로도 나 자신이 행복해짐을 느꼈다. 나또한 애정을 가지게 된 한명을 소개한다. 그림 네트윅, 100살까지 산 이 애니메이터는, 40대에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중 '백설공주'의 scene 83개를 애니메이션화 했다. 그가 말하는 애니메이션의 정의는 이렇다. "애니메이션은 모두 타이밍과 공간이다!" 이책은 저자의 유머로 시종일관 독자를 즐겁게 한다. 마치 만화책을 보는 것 같다. "누가 로저래빗를 모함했나" 에서 보여주었던 유쾌함의 상단부분이, 애니메이터 감독인 저자의 재능에 의해서 탄생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 예로, 본격적인 수업이랄 수 있는 page40 의 Lesson one 는 단 5페이지 만으로 끝이난다. 잔뜩 기대하고 있던 독자에게, 그가 전달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을 함에 있어서의 진지함과 집중력이지만, 짧은 단편 그림으로서 전달하는 유머러스한 화법은 경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책의 곳곳에는 지금까지 있어온 애니메이터들의 습관이라던가 나쁜 관행에 대한 비판이 스며있다. 그림을 그릴때,종이를 고정하는 역활을 하는'타프' 라는 도구를 종이의 위에 두고 그림을 그릴때와, 아래에 두고 그릴때의 장단점을 알려주고, 저자 자신은 어떠한 방식으로 타프를 사용하는지 말해준다. 워너의 모든 애니메이터들은 상타프를, 디즈니의 모든 애니메이터들은 하타프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들 회사 사이의 독특한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이정도까지 설명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부분(물론 이런 부분조차도 워너나 디즈니에서 일해보지 않은이상 알 수 없는 문화이기에, 이전의 어느 책에서조차 담겨진 적은 없을꺼라는데 의의가 클지도 모르겠다.)까지도 신경써 글을 쓴 저자의 꼼꼼함이 보인다. 병폐라고 할 수 있는, 애니메이터(원화맨)의 어시스턴트 애니메이터(동화맨) 에 대한 의존도 실랄하게 비판한다. 화면상으로 들어오는 다리와 화면밖으로 나간 다리만을 그려두고, 나머지 94매의 그림을 동화맨에게 그리라고 명령하고, 테니스를 치러 놀러나가 버리는 원화들이 헐리우드에도 존재했다고 한다. 그런 불량 원화맨에 대비해서, 이 책에는 진정한 애니메이터들의 인터뷰도 실려있다. 애니메이터를 지망하거나, 애니메이터인 분들은 꼭 읽어보시기를 권한다.(page101) 수업 내용에 관해선 굳이 여기서 많이 덧붙이지 않겠다. 직접 당신이 눈으로 확인해보라. 이제까지 본 어떠한 책보다 충만하고, 읽는 이를 즐겁게 해 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에대해, 저지르기 쉬운 실수와 고민을 이야기 한다. 이어서, 위에서 이야기되었던 여러 애니메이터들에의해 이룩해 놓은 지식과 기술을 나란히 배치해놓아서, 설명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이책의 백미라고 꼽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걷기' 이다. 장장 70page 를 할애할 만큼 들려주는 이야기가 많고 유익하다. 나는 이 책의 전체적인 기조인, 애니메이션과 애니메이터에 대한 저자의 애정앞에 객관적인 비평을 할 시각을 잃어버렸다. 혹여 책을 보시고, 이 서평은 정말 엉터리다라고 생각하시는 애니메이터 분은 없으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이런 일방적 찬사를 하게 되었다. 일방적인 찬사가 어울리는 책. 이미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인정된(아마존 기준) 책에 첫 서평을 쓰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여긴다. 끝으로, 이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말로서 이책에 대한 찬사를 마치고자 한다. '아는 것부터 시작해라. 그러면, 그것은 당신이 알지 못하는 것까지 당신에게 드러낼 것이다.'- 램브란트,1606-16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