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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매혹과 어른의 그리움, 마지막으로 희망을 잇는 다리.
"유년의 매혹과 어른의 그리움, 마지막으로 희망을 잇는 다리." 내용보기
'나의 작은 산에서 생긴 일'이라는 책.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부터, 나를 사로잡았던 마법이었다. 해리포터 열풍에 내가 픽 웃어버리는 건 나에겐 훨씬 더 그럴듯하고 두근거리는 동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세계사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컨셉으로 나왔던 코로보쿠루 시리즈는 3권까지 나오다가 중단되고 만다.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마지막 5권까지 책을 내달라고 부탁했던
"유년의 매혹과 어른의 그리움, 마지막으로 희망을 잇는 다리." 내용보기
'나의 작은 산에서 생긴 일'이라는 책.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부터, 나를 사로잡았던 마법이었다. 해리포터 열풍에 내가 픽 웃어버리는 건 나에겐 훨씬 더 그럴듯하고 두근거리는 동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정신세계사에서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컨셉으로 나왔던 코로보쿠루 시리즈는 3권까지 나오다가 중단되고 만다. 출판사에 전화를 걸어 마지막 5권까지 책을 내달라고 부탁했던 기억이 나지만 결국 4권과 5권은 나오지 않았다. 10년쯤 지나 대학생이 된 지금도 그 동화는 내 안에 강하게 남아있었고 그 때 그 책이 다시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다는 걸 우연히 발견했다! 옮긴이들인 '햇살과 나무꾼'은 초등학생이었던 당시의 눈에도 '우리말이 이렇게 예쁘고 맛깔스럽구나'를 느낄 수밖에 없게 했고 더욱 이 이야기들을 다정다감하게 다가오도록 만들어주었다. 그 번역과 더불어, 오랜 시간을 뛰어넘어 만났던 4권과 5권을 읽으면서 변하지 않은 설레임과 즐거움으로 열심히 책장을 넘길수 있었다. 물론 처음 '나의 작은 산에서 생긴 일'(이것이 논장에서는 아마도 '아무도 모르는 작은 나라'라는 제목으로 보다 원제에 가깝게 번역되어서 코로보쿠루 이야기1로 나와있다.)처럼 책을 보자마자 맘에 쏙 든 것은 아니었다. 그당시에 내가 접했던 다른 책들보다 훨씬 예쁜 책 디자인과, 동화면서도 어른을 위한 것이어서 그랬는지 크지 않은 활자크기의.. 아담하고 작은 책은 내용과도 너무 어울렸는데 새로 나온 책은 '동화는 내친구'시리즈여서 그림도 글씨도 훨씬 커져있어서 처음엔 적응이 안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시 읽다보니 나는 코로보쿠루의 든든한 아군으로 돌아가 있었다. 영리하고 재치있고, 강한 순수의 마음을 가진 작은 존재들의 이야기는 특히 처음보다 발전되어 좀더 인간에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5권에서는 특히 어린시절과 현재의 내가 교차하듯 느껴졌다. 전편들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고 나역시 자라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코로보쿠루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오게 되는 내용때문이기도 했다. 더군다가 작가가 내용중에 노출이 된 구성은 지어낸 이야기와 현실에 있을지도 모르는 불가사의한 이야기 사이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묘한 트릭으로 작용한다. 작가가 자신이 '지어낸 사람'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코로보쿠루의 숨은 아군인 셈'으로 자신의 좌표를 밝힘으로써 책 안과 책 밖을 자연스럽게 이어주고 있다. 그렇게 이 책은, 책을 덮는 순간 마법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공연한 비밀 앞에 서게 해준다. 책으로 나와 세상에 드러난 존재임을 인정해버림으로써 동화라는 연막을 친 실화, 그럴듯하게 잘 꾸며낸 이야기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 독자에게 맡기는(보다 정확히는, 떠넘기는) 아이디어는 흡족했다. -문득 든 생각은, 에리히 케스트너도 이 비슷한 접근을 했다는 것. 5권에는 특히나 반전처럼 뒤에 펼쳐지는 것이 많다. 1~4권을 충실하게 읽고 코로보쿠루의 세계를 즐겁게 상상했다면 예상하면서 읽어봄직한 이야기들이지만 반가움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시리즈물이지만 각 권마다 분명히 하나 이상씩 '개척'이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라서 한권 한권마다 독자의 욕심에서 나오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더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싶은 욕심..그리고 아쉬움. 이것이 코로보쿠루 시리지의 마지막권이지만 생활속으로 들어온 새로운 존재들은 이야기를 접어버리지만은 않는다. 가끔씩 상상하면서 웃음 지을 수 있게 해줄테니까. 흔하지 않은 동화, 일단은 호기심으로 이 책의 처음부터 접근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다음은, 꼬마 도사-작은 사람들이 해결해 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아파치 선생님 말대로 나는 요술쟁이일지도 몰라. 왜냐하면 기적의 작은 사람 코로보쿠루 가운데 한 명과 친구니까. 요술을 부릴 줄은 모르지만, 누가 요술쟁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겠어.' 그렇게 생각하자, 미사코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자랑스럽기도 하고 마음 든든하기도 했다. 가난한 것도, 못생긴 것도, 더구나 이상한 애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것도 전혀 아무렇지 않았고, 그보다 훨씬 더 힘든 일도 너끈히 견뎌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사코는 어린 시절에 자기 곁에는 수호신이 있다고 믿었다. 아무리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당해도 마사코가 묵묵히 견뎌 낼 수 있었던 것은 그 수호신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진짜 살아 있는 수호신, 코로보쿠루 뱀밥뜨기가 곁에 있지 않은가. 마사코의 가슴이 뜨거워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l****n 2002.07.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