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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책을 한 권 고르라면 나는 <밤의 파수꾼>을 선택할 것이다. 아일리쉬 하드보일드 누아르로 소개되는 켄 브루언의 대표작. 아이슬란드가 아니라 아일랜드다. 대영제국을 구성하는 4개국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와도 구분해야 한다. 아일랜드는 20세기에 들어와 영국으로 부터 독립했다. 약소 민족이자(켈트족) 수탈의 대상으로 수백 년을 살아왔지만 불굴의 근성으로 번영을 이뤄낸 국가. 어딘가 한국의 근대화를 소개하는 듯한 뉘앙스도 느껴지는 묘한 친밀감. 이런 변방에서 나고 자란 아웃사이더들은 시니컬함과 자기 파괴적 유머에 있어서 신적 능력을 부여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르다(아일랜드 공화국 경찰)에서 잘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정말 잘리고 싶다면 제대로 노력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대망신을 당하지만 않으면 그들은 거의 모든 잘못을 눈감아 준다. (p.7) 가르다에서 잘리기 위해 잭은 과속하는 벤츠 한 대를 쫓아간다. 관용차였다. 끈질긴 추적 끝에 뒷문을 열고 내린 사람은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재무부 소속의 고위 간부였다. "선생의 기사가 미치광이처럼 차를 몰았습니다." "내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그럼요, 간호사들과 놀아났던 그 얼간이 자식 아니십니까." "꽉 막힌 친구로구먼. 자넬 당장 잘라버리라고 하겠어. 앞으로 자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안 되지?" 나는 말했다. "앞으로 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곤 그의 입에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p.10~11) 아일랜드인은 대부분이 알콜중독자다. 알콜중독자들의 대부분은 가르다가 된다. 아일랜드에는 사설 탐정이 없다. 잭은 알콜중독자 사설탐정이 된다. 꽤 유능하다는 명성을 얻지. 수임료가 쌌기 때문에. <몰타의 매> 같은 걸 상상하면 안 된다. <밤의 파수꾼>에 비하면 <몰타의 매>는 전형적인 헐리웃 스타일의 클리셰 소설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아일랜드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고 거기에 기대하는 게 아무 것도 없는 걸 알기라도 하듯 <밤의 파수꾼>의 사설 탐정은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을 거듭한다. 펍에 앉아 술을 마시다 사건을 수임한 뒤 집에 돌아와 술을 마신다. 가르다에 정보를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용의자의 집에 무단 침입한다. 냉장고에서 스테이크를 꺼내 구워 먹던 잭은 용의자가 들어오자 실수로 그를 죽여 버린다. 다시 쏟아지는 술폭탄. 쓰러져 정신 병원에 갇히고, 알콜중독자의 나라답게 세심히 짜여진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퇴원해 다시 술을 마신다. 사건의 극적 해결? 무슨 말을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수 없이 많은 버스와 기차와 비행기를 놓쳤지만 결국엔 죽음이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는 인간의 삶과 마찬가지로 사건은 수 많은 실수와 바보같은 조사를 거치지만 결국 해결된다. 탐정 소설에 어울리는 정교한 플롯 따위를 운운하며 폄하하기엔 이 책이 뿜어대는 매력이 너무나 황홀하다. 잭은 내 독서 인생을 전부 건다 해도 찾기 힘들 정도로 독보적 인물이다. 잭은 수영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밤 자신이 복수해야 할 놈을 부두 밖으로 던져버리는 인간이다. 잭은 알콜이 자신을 파괴한다는 걸 정확히 알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그는 인생이라는 공을 몰고 파멸을 향해 질주하는 스트라이커다. 진짜 아이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거. 알콜중독자와 독서광, 거기에 아일랜드를 더하면 지독한 유머가 탄생한다. 잭은 사건을 수임한 뒤 옛 끈을 이용해 가르다에 정보를 요구하지만 거절당한다. 그는 감자튀김을 사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가르다로 추정되는 두 남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다. "남의 일에 함부로 참견하는 거 아니야." 나는 울고 싶었다. "가즈에 신고해." 그들이 내게서 떨어져나갔다. 나는 이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감자튀김이 먹고 싶으면 너희 돈으로 사먹어!' 하지만 피로 가득찬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p.54) 영화 <콘스탄틴>에서 콘스탄틴은 극적인 구원 이후에 그렇게 좋아하던 담배를 끊고 껌을 씹는다. 어느날 잠에서 깬 잭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독한 숙취에 시달린다. 잭은 콘스탄틴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필요한 게 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내게는 해장술이 필요했다. 나는 이 책을 감히 코맥 매카시의 소설들 옆에 꽂을 것이다. <밤의 파수꾼>을 읽어라. 종이가 닳을 때까지.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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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 느와르의 시인'으로 불리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범죄소설 작가 "켄 브루언(Ken Bruen)"이 2001년에 발표한 "잭 테일러(Jack Taylor)" 시리즈 첫 번째 작품 "밤의 파수꾼(The Guards)"입니다. 이 작품은 출간되고 나서 작가의 예상과는 다르게(?) 평단의 엄청난 찬사를 받으며 '에드거', '마카비티', '셰이머스' 상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고 그중 '셰이머스' 상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많은 평론가들이 21세기를 대표하는 범죄소설 중 한 권으로 자주 언급하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아일랜드 공화국 경찰, '가르다(Garda/Guards)'에서 나온 "잭 테일러"는 아일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직업인 사립탐정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맡은 사건들을 깔끔하게 해결해 주며 나름 명성이 쌓아가던 어느 날, 자신의 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달라는 여인의 방문을 받은 "잭 테일러"는 내키지는 않지만 사건을 수락합니다. 일단은 돈을 벌어야 좋아하는 술을 사마실 수 있으니까.
가르다에서 잘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정말 잘리고 싶다면 제대로 노력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대망신을 당하지만 않으면 그들은 거의 모든 잘못을 눈감아 준다. 내게도 일이 많았었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주의 경고 마지막 기회 유예 그럼에도 나는 달라진 게 없었다. 물론 술도 끊지 못했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가르다와 술은 아주 오랜 동안 애정 넘치는 관계를 유지해왔으니까. 절대 금주를 선언한 가르다는 오히려 불필요한 의심을 받게 된다. 가르다 안팎에서 웃음거리가 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과속차량 단속 중 정부 고위관료의 얼굴에 주먹을 날려 안정적인 직장, 가르다에서 쫓겨난 "잭 테일러"는 탐정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르다 출신이라는 이점과 저렴한 수수료, 특유의 끈질김 덕분에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가는 "잭 테일러"에게 미모의 여성 "앤 헨더슨"이 찾아옵니다. 그녀는 자살로 종결된 자신의 열여섯 살 딸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달라는 의뢰를 하고, "잭 테일러"는 얼떨결에 수락합니다. 사건 수사에 있어서 인내와 고집을 특기로 내세우는 "잭 테일러"지만, 그에겐 큰 약점이 있습니다. 바로 알코올을 향한 복종입니다. 때문에 사건 수사는 반복되는 음주와 숙취로 인한 의욕저하 때문에 더디게 진행됩니다. 그러다 친구겸 조사원인 "캐시"의 도움 덕분에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아낸 순간 "잭 테일러"는 집 앞에서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두들겨 맞으면서 본 괴한들의 신발로 그들이 가르다라는 걸 알게 됩니다.
"가즈엔 왜 들어갔죠?" "아버지를 자극하려고요." "아, 아버지를 증오하는 모양이군요." "아뇨, 난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이해가 안 되는군요." "테스트였습니다. 아버지가 날 말리실지 궁금했어요."
아일랜드 경찰 가르다 (혹은 가즈) 출신의 사립탐정 "잭 테일러"의 첫 번째 이야기인 "밤의 파수꾼"은 범죄소설이고, 하드보일드 소설일 수도 있고 느와르로 분류할 수도 있고, 탐정소설로 볼 수도 있습니다.(이렇게 나누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만은) 어쨌든 큰 틀로 보자면 범죄소설입니다. 일반적인 탐정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스릴러를 생각하시고 읽으시면 당황하실 테지만 이 작품은 분명 탐정이 등장하는 범죄소설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소설 속에 분명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이 있지만 이 작품은 사건이 중심이 아니고 탐정 "잭 테일러"가 중심인 소설입니다. 책 타이틀을 그냥 "밤의 파수꾼"이 아닌 "잭 테일러"로 해도 될 만큼. 소설은 자신의 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자의 의뢰로 시작됩니다. 소녀의 자살사건은 다른 소녀들의 죽음과 이어지게 되고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기회를 "잭 테일러"가 어이없는 실수로_실수라기 보다는 큰 죄로 날려버리면서, 소설은 해결해야 할 사건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 "잭 테일러"와 그의 주변인들("잭 테일러"가 아버지처럼 의지하는 단골 술집의 사장 "숀", 가르다 초짜 시절부터 유일한 친구였던 화가 "서튼", 주정벵이 노숙자 "패드릭" 등) 사이에 벌어지는 균열과 그 틈의 어두운 곳으로 이동됩니다. 자신의 실수로 벌어진 죽음과 그 죽음이 불러온 어이없는 죽음들 속에서 죄책감과 무력감에 고뇌하던 "잭 테일러"는 스스로 이 문제의 원인인 인물을 니모 부두 앞바다에 수장시킵니다. 자신의 죄와 술병도 함께.
속을 비워낸 흔적도 남아 있었다. 아침 기도의 흔적. 변기 앞에서 꿇어앉아 행하는 오래된 의식. 튀포드! 확실히 튀포드 변기들이 내구성이 좋다. 산발적으로 헛구역질이 올라왔다. 내장이 흉강으로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었다. 흉강. 뭔가 있어보이는 단어다. 의학적으로 해박하다는 인상도 주고.
들어가면 웬만해서 잘리지 않고 정년까지 편하게 생활할 수 있는 가르다에서 어떻게 하면 쫓겨날 수 있는지 몸소 실천해서 보여주신 우리의 "잭 테일러"씨는 탐정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 "밤의 파수꾼"의 주인공입니다. 아일랜드에는 탐정이라는 직업이 공식적으로 없으니 면허도 없고 사무실도 없는 "잭 테일러"는 단골 바에 죽치고 앉아 술을 마시며 의뢰인을 기다리다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걸로 근근이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목표는 있습니다. 자신의 남겨놓은 흔적들이 널려있는 아일랜드 골웨이를 떠나 런던으로 가서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이건 어디까지나 목표이자 계획일 뿐이고 지금은 그저 소소한 의뢰를 맡아서 해결하기 급급합니다. 그는 고독하고, 비도덕적이고, 주책없고, 찌질하기도 하며 폭력적이고 삐뚤어진 유머감각을 지닌 알코올중독자입니다. 유일한 장점은 책을 너무도 사랑한다는 것. 죽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증오에서 무시의 단계로 넘어간 어머니에 대한 감정들까지 그를 점점 더 술과 책에 몰두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사건은 해결하는 수사관입니다. 물론 그 사이 사이에 습격-병원행, 음주, 실신, 기억상실-정신병원행 등 여러 일들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중 대부분은 우울한 생각이었다. 내게 친절을 베풀었지만 내가 심하게 학대한 사람들.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 무시해버린 남들의 기분. 그렇다, 내게는 엄청난 죄의식이 있었다. 거기에 약간의 후회와 넘치는 자기 연민을 더하면 전형적인 알코올의존자가 탄생한다.
작가 "켄 브루언"은 이 작품 전까지는 영국을 배경으로 소설들을 썼었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나라인 아일랜드가 미국물을 먹고 충분히 타락했다고 느꼈을 때 탐정 "잭 테일러"를 탄생시킵니다. 그리고 자신의 대표작답게 "켄 브루언"은 자신의 모든 장점을 이 작품과 이 시리즈에 쏟아 부었습니다. 어디로 방향이 튈지 모르는 인생사를 반영한 독특한 이야기 속에 재치 있지만 기이하게 쓴맛이 느껴지는 유머, 무감각한 폭력들, 도덕적으로 모호한 캐릭터들, 싸구려 같으면서도 스타일이 살아있는 작품의 완성도. 그러나 무엇보다도 "켄 브루언"하면 바로 글의 독창성입니다. 짧지만 강렬한 그의 문체는 읽어보면 누구나 그가 왜 범죄소설계의 시인으로 불리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의미와 내용을 압축시킨 그의 문장과 단어들은 정말 최고급입니다. 때문에 "켄 브루언"의 작품들이나 글들을 읽으면 단어, 문장, 문단, 챕터, 작품으로 나누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작품 "밤의 파수꾼"을 출간하고선 성공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한 "켄 브루언"은 이 작품이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되고 수많은 상에 노미네이트 된 사실에 가장 놀란 사람 중에 한명이라고 합니다. 편집자들의 반대와 수많은 독자들의 항의와 협박 편지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켄 브루언"는 "잭 테일러" 시리즈로 매춘부 재활시설, 집시문제, 아일랜드 교회와 사제들 등 아일랜드의 금기들을 건드리며 아일랜드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로 우뚝 서있습니다. 폭력성과 비도덕적인 문제로 호불호가 갈릴지는 몰라도 아일랜드 최고의 범죄소설 작가라는 사실에 지금껏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는 남자의 셔츠를 움켜잡았다. 일으켜 세운 후, 하나 둘 끝. 그가 중심을 잃고 난간 너머 운하로 떨어져버렸다. 내 집의 문을 여는 순간 운하 쪽에서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그 사람 수영 못 할 거예요." "그러거나 말거나."
"밤의 파수꾼"은 탐정이 등장하는 범죄소설입니다. 하지만 작가 의 말에 따르면, "잭 테일러"가 있어서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잭 테일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해결되는 작품입니다. 도대체 어떤 작품인지 감이 오지 않으신다면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15년 전 작품이지만 최고로 우아하고 스타일이 살아있는 범죄소설을 만나보게 되실 겁니다. 그동안 작가의 작품들 중 "런던대로", "Blitz"가 영화화 되었는데 "잭 테일러" 시리즈도 아일랜드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왕좌의 게임"에 출연한 "이아인 글렌(Iain Glen)"이 "잭 테일러"역으로 나와 시즌 6까지 만들어졌는데, 개인적으로 상상했던 "잭 테일러"랑 이미지가 너무 흡사해서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켄 브루언"의 글을 읽을 때마다 작가가 술에 한껏 취한 채 대마초를 피우며 손이 가는 대로 글을 쓰고, 다음 날 맨 정신으로 자신의 글을 읽어보고는 '어? 괜찮은데!'라며 바로 출간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만큼 독특하고 제멋대로이며 골 때리지만 환상적입니다. 이 작품 "밤의 파수꾼"이 "잭 테일러" 시리즈의 마지막 국내 출간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그냥 사라지기엔 너무나 끝내주는 작가의 대표 시리즈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 "Jack Taylor : The Guards" 트레일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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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대로]라는 국내 출간작으로 처음 만났던 켄 브루언은 아이리시 하드보일드 누아르를 대표하는 작가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한동안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가 없어서 아쉬웠었다. 이번에 출간된 [밤의 파수꾼]은 그의 대표 시리즈인 잭 테일러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작품으로, 그의 대표작이라고 충분히 부를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이다. 아일랜드 공화국 경찰인 가르다(Garda)에 소속되어 있던 주인공 잭 테일러는 여러 가지 이유로 경고와 주의를 받다가 결국 재무부 소속 고위 간부를 한 대 치고 현재는 사설탐정으로 일하고 있다. 아일랜드에는 없는 이런 일을 하면서 지내는 그가 단골로 방문하는 장소는 역시 누아르 소설답게 허름한 술집인 그로건스이다. 사무실이나 마찬가지인 이 곳에서 어김없이 죽치고 앉아있던 그에게 앤 헨더슨이라는 한 여성이 다가와 새로운 사건을 의뢰한다. 열 여섯인 어린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며칠 후 한 익명의 남성으로부터 그 아이는 익사를 했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는 것이 사건 의뢰의 요지였다. 그리고 누아르 애독자라면 예상가능한대로 이 만남을 시작으로 잭 테일러는 여러 사람들과 엮이게 된다. 하드보일드 소설이나 누아르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영화들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사건 자체가 주는 충격보다는 그 사건과 주변부의 늪에 점점 빠지게 되는 주인공의 감정이나 시선을 따라가는 여운이 더욱 깊게 남게 된다. 이 작품 역시 잭 테일러의 단골 술집인 그로건스의 바텐더 숀, 의뢰인인 앤 헨더슨, 한때 파트너이자 지금은 고위 간부가 된 클랜시, 그의 유일한 친구로 보이는 서튼, 그가 살고 있는 집의 윗층 여자 린다 등과의 이야기들이 두서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소설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면 역시 이런 관계에서 완성된 분위기 자체가 곧 이 소설의 참다운 매력이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새라의 죽음 뒤에 숨겨져 있던 진실보다도 그 뒤에 일어난 사건과 관계 없는 반전이 주는 씁쓸함이 오롯이 남겨지게 된다. 안정적인 직장과 인간관계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는 잭 테일러의 삶이야말로 역시 하드 보일드 작품 속 주인공이 가져야 하는 의무이자 사명일 것이다. 그 명성에 비해서 너무나도 늦게 출간된 그의 작품이 앞으로도 꾸준히 국내에 소개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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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듯 낯익은 이름이다. 저자 이력에 재미있게 읽은 책 한 권이 보인다. <런던 대로>다. 간결한 문체와 빠르고 파괴적인 이야기로 나를 사로잡은 작품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가 돋보였는데 이번에도 강한 개성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잭 테일러다. 아일랜드 경찰 가르다 출신인데 술과 사고 이후 짤렸다. 가르다가 해고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는 목적을 이루었다. 그리고 무허가 사설탐정이 되었다. 그것도 알코올중독자로. 하지만 그의 저렴한 수수료는 의뢰인들을 만족시켰다. 여기에 좋은 실적이 덧붙여졌다.
바에 앉아 있는데 한 여자가 그의 이름을 부른다. 삼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다. 앤 앤더슨이 바라는 것은 딸 새라가 자살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앤 익사했어’란 전화 한 통. 앤은 딸과 함께 여행하려던 돈을 의뢰비로 지출하고 떠난다. 술주정뱅이 탐정인 잭은 얼떨결에 사건을 맡는다. 한때 동료를 찾아가 사건 파일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조사하니 새라 외에도 자살한 아이들이 몇 명 더 있다. 한 가지 공통점도 있다. 세 명의 아이들이 에드워드 스퀘어란 곳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했다. 그가 파일을 부탁했던 클랜시 총경도 이곳 오너 플랜터와 골퍼를 친다. 수상하다.
일반적이 하드보일드는 탐정물이라면 이 단서를 가지고 깊게 파고들어서 한두 차례 위기를 겪은 후 진실을 밝혀낼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진행이 아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그 정도가 다르다. 경찰이었고 알코올의존증이 있는 그지만 책은 손에서 놓지 않는다. 그래서 책 곳곳에 다른 작품이나 시가 인용된다. 빠르고 강렬한 흐름이 아니라 약간 느슨한 가운데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되는 방식이다. 사건 자체보다 잭과 그 주변 사람들의 관계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그렇다고 완전히 이 사건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 관계는 알게 모르게 사건과 이어지고, 새로운 사건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간결한 문장은 건조하고, 사건은 그렇게 강렬하지 않다. 아니 당사자에게 아주 강하겠지만 표현이 그렇다. 잭에게는 친구가 한 명 있다. 서튼이다.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술집 주인 숀이 있다. 이 둘은 술에 절어 사는 그에게 없어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서튼은 친구고, 숀은 그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화가이기도 한 서튼은 그와 함께 새라의 사건을 조사한다. 이때 사고가 생긴다. 이 사고가 둘 사이에 조그만 균열을 만든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균열은 점점 더 자란다.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듯이. 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역시 술이다. 술이 점점 그의 정신과 육신을 갉아먹는다.
<런던 대로>의 강한 액션을 기억하는 나에게 이 작품은 조금 심심했다. 한 번에 휘몰아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다음에 뭔가 더 큰 일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를 하게 된다. 하지만 없다. 치밀하게 짜여진 살인이나 트릭도 없다. 정말 조금만 신경을 쓰고, 노력을 한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사건들이다. 물론 그 이면은 다르다. 그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진한 외로움을 만난다. 그 외로움은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것이다. 술은 잠시 끊었지만 상황이 그로 하여금 마시게 만든다. 다행이라면 도박으로 엄청난 배당을 받아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정도랄까. 하지만 그의 곁에 사람이 없으니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빠른 진행이나 강한 액션에 중독되어 있다면 이 소설은 심심할 것이다. 잘 짜인 구성 속에서 미스터리를 풀어내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차갑고 어두운 밤과 진한 술 한 잔과 더불어 가슴 끝까지 파고드는 외로움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건조하고 간결한 문장 속에서 피어나는 블랙유머도. 아직 잭의 중요한 과거가 나오지 않았다. 과연 어떤 과거가 있길래 그는 술에 빠졌을까? 시리즈 다음은 어느 곳에서 일어난 사건일까? 여러 가지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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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에서는 지은이를 "하드보일드 누아르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2004년 셰이머스상 수상작이며, 미국추리작가협회상인 에드거상 최종심, 매커비티상 최종심에 오르는 등 내로라하는 미스터리 장르계의 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일랜드 출신 작가가 풀어내는, 흔히 접해왔던 미국이나 영국의 스릴러 작가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스릴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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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는 사설탐정이 없다. 아일랜드인들은 그런 직업을 이해하지 못한다. 개념 자체가 모두가 증오하는 '밀고자'와 부담스러울 만큼 흡사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인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밀고'에 민감하다.
가르다 출신 잭 테일러. 순찰을 돌다 무척 스피디하게 달리는 차를 세우고 ' 나 높은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분에게 쌍욕과 함께 주먹을 날리고 명예롭게(?) 쫓겨난다. 가르다에서 지급받은 코트를 돌려주지 않아서 계속 공지를 우편으로 받는 중이다. 그리고 알콜중독자이다.
<밤의 파수꾼>은 전자책으로 읽다가 문체가 맘에 들어서 새 책을 구입했으나 헌 책 보다 못한 새 책(?)이 와서 반품 시켜버리고 중고책방에서 비교적 깨끗한 책을 샀다. 역시 이런 문체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이지.
눈 뜨자마다 술을 찾는 테일러의 직업은 탐정. 알음알음으로 용돈벌이 수준이다. 그런 그에게 어떤 여자가 찾아온다. 딸 새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해 달란다.
모든 엄마가 그렇듯 자식의 자살이 미덥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새라의 죽음엔 뭔가가 있다는 느낌이 온다. 그래서 사건을 맡는다.
책을 읽는 내내 술에 취한 기분이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모두 술에 취하거나, 거리를 방황하거나, 범상치 않은 삶을 살거나, 정상적이지 않다. 정상적인 게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일랜드에는 이런 얘기가 있다. "도움을 원하면 가즈(아일랜드 공화국 경찰의 또 다른 별칭)를 찾아가라. 도움을 원치 않아도 가즈를 찾아가라."
아일랜드라는 독특한 배경이 이 이야기를 마치 술처럼 흐르게 만든다. 진한 위스키 향과 함께 찐득찐득한 밤이 악몽처럼 스멀거리는 이야기 <밤의 파수꾼>
마치 연극 무대를 글로 옮겨 놓은 거 같다.
이야기는 짧게 흐르고 술은 길게 흐른다. 많은 죽음이 속절없이 흐르고 무한한 슬픔이 가슴 언저리에 머문다.
잭 테일러. 요물이다. 믿을 수 없는데 믿고 싶고 믿고 있으면서도 못 믿겠다.
이런 스릴러, 추리 소설은 어디에서도 본 적 없다. 이것이 바로 아일리쉬 하드보일드 누아르의 맛일까? 켄 브루언은 아일랜드의 해리 홀레를 만들어 냈다.
홀레가 짐빔을 친구로 삼아서 밀당 중이라면 잭 테일러는 모든 술과 밀당 중이다. 홀레가 악을 잡다 악에 물든다면 잭은 어쩌다 손에 피를 묻힌다.
이 이야기에서 악을 찾는 건 괜한 고생이다. 읽다 보면 그저 다 이해되니까...
잭은 런던으로 떠날 거다. 왜? 그다음 편 제목이 <런던 대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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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아이리시 하드보일드 누아르’라 지칭한 출판사의 소개글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아일랜드, 하면 떠오르는 어딘가 불온하거나 음울한 기운이 작품 전반에 녹아있고, 주인공 잭 테일러의 캐릭터는 냉소적이다 못해 신랄하기까지 합니다. 얄미울 정도로 톡톡 쏴대는 비아냥 섞인 말투는 상대에게 말할 수 없는 모욕감을 주지만 독자에겐 짜릿한 승리감 같은 기분을 선사하여 이내 호감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조금은 수다스럽고 경망스럽기도 한 잭 테일러를 정통 하드보일드 캐릭터로 볼 순 없지만, 그의 언행이나 그가 처한 환경,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지켜보면 묘하게도 ‘알코올중독에 걸린 필립 말로’가 연상되곤 합니다. 누아르라는 부분 역시 독자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는데, 작품 전체를 놓고 보면 분명 그런 냄새가 물씬 풍기지만, 문장 하나하나, 챕터 하나하나를 뜯어놓고 생각해보면 과연 누아르라 불릴 만한가, 라는 점에서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초반부는 경쾌한 속도감과 함께 잭 테일러의 매력이 마구마구 발산됩니다. 냉소와 비아냥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여자라면 무조건 들이대고 보는 한량 기질, 고위공직자를 눈 하나 깜짝 않고 엿 먹이는 과도한 정의감, 술에 관대한 아일랜드 경찰마저 두 손 들게 만드는 두주불사, 그리고 결국 술로 인해 웬만해선 잘리지 않는다는 아일랜드 경찰에서 쫓겨난 뒤 단골 술집에서 의뢰인을 찾는 사립탐정이 된 발군의 반골 캐릭터가 잭 테일러입니다. 그런 그에게 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달라는 미모의 의뢰인이 찾아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는구나, 싶었는데, 왠지 이야기는 자꾸 외곽으로만 돌뿐, ‘탐정 잭 테일러의 활약’은 좀처럼 전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잭 테일러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늘어나고, 사건은 점점 이야기의 중심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알코올중독의 진창에서 잠시 헤어났다가 다시 그 진창 속으로 빠져드는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어딘가 수상쩍기만 한 잭의 술친구 서튼, 딸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면서 잭과 묘한 관계로 발전하는 의뢰인 앤, 길거리 노숙자면서 잭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패드릭, 잭에게는 큰형 또는 아버지 같은 존재인 술집 바텐더 숀 등 잭의 주변은 어딘가 음흉하거나 묘하거나 이방인 같은 존재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무엇보다 작품을 읽는 동안 여러 번 들었던 생각은 이 작품이 스릴러 또는 출판사 소개대로 ‘아이리시 하드보일드 누아르’라는 장르물이라기보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연상 시키는 작품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경찰에서 쫓겨난 뒤 푼돈 수준의 수임료로 사건을 맡아 생계를 이어가고, 그나마 안식을 주던 집에서도 주인에게 쫓겨나는가 하면 힘겹게 끊은 술의 유혹에 다시 넘어가 폐인이 되기를 자처한 끝에 사건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도리어 그의 발목을 잡는 지경에 이릅니다. 물론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주인공 니콜러스 케이지가 죽기 위해 술병을 들고 라스베가스를 찾는 것과는 반대로 잭은 살기 위해 아일랜드를 떠나 런던으로 갈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정서와 분위기는 ‘냉소적인 잭’이라는 차이점만 빼곤 거의 비슷한 느낌을 내뿜고 있었습니다. 아일랜드 스릴러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었는지 개인적으론 저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작품이었지만, 켄 브루언이 창조한 잭 테일러 이야기가 이 작품을 시작으로 11편이나 집필된 걸 보면 이후 잭이 알코올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탐정이 됐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제 첫 편이 소개된 터라 앞으로도 국내에 후속작들이 계속 소개될지 모르겠지만 잭 테일러가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며 좀더 사건에 집중하는 탐정으로 활약한다면 첫 편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켄 브루언의 대표작 ‘런던대로’를 오래 전 구매해놓고 책장에만 고이 모셔두고 있었는데, ‘밤의 파수꾼’으로 첫 인연을 맺었으니, 이제 조만간 쌓인 먼지를 털어내야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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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챈들러를 좋아한다. 철저하게 미국적이고 할리우드적인 그의 하드보일드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은 전직 아일랜드 경찰이었던 잭 테일러를 주인공으로 미국식 하드보일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좀 더 가라앉고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 아일랜드 최초의 사설탐정이 된 그는 한 여자로부터 자살로 판명된 딸의 죽음의 진상을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지만, 매번 알코올중독으로 인해 사건에 한발 한발 다가설때 마다 두발세발 뒤로 물러나게 되어, 사건에 진척을 보이지 못한다. 그 사이 동료의 살인행위와 함께, 그 스스로도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게 되고, 치료를 받고 절대 술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 그는 자기연민과 죄의식으로 다시 술을 입에 대게 된다. 어찌보면 계속된 알코올 중독에 대한 부분으로 좀 불편한감이 없지않았으나, 잭 테일러라는 인물 자체를 알코올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본다면 이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스토리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작품에 깔려있는 분위기가 압권이었다. 또한 시종일관 진지하다가고 중간에 한번씩 터지는 웃음이 더욱 작품의 매력을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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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궁금해서 끝까지 읽기는 했다. 책을 덮는데 개운한 느낌은 아니었다. 주인공(이름도 기억이 안나네..) 은 아일랜드의 경찰인 가즈 출신이다. 속도위반하던 재무부 관료를 패고 짤렸다. 거기나 여기나.. 짤리고 나서 시작한 일이 사립탐정인데 모주꾼 치고는 사건 해결율이 높아 의혹이 많은 소녀의 자살 사건을 맡게 된다. 사건의 배후가 누구고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고 그걸 하기 위해 치밀한 두뇌와 정보를 파악하고..는 이 소설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왜? 그런게 묘사가 되지 않으니까. 그냥.. 주인공이 어떻게 스스로를 파괴적으로 알콜과 남루한 삶속에 굴리는지만 자세하니까. 그는 일단 50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술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든 중독자고 주위 친구를 봐도 번듯한 사람이 별로 없다. 아버지는 죽고 엄마와는 불화하고 아내도 자식도 없으니.. 지켜야 할 변변한 것들도 없는 상황. 매일을 술에 빠져 지낸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미래가 보일리 만무하다. 아무튼.. 어찌어찌 사건과 관련된 일들은 해결이 되지만.. 마지막까지 찝찝하다. 표지 그림이 에드워드 호퍼의 Night Hawks 이길래.. 뭔가 도시적인 하드보일드물인 줄 알고 집어들었다가 배신당한 느낌. 모주꾼 탐정의 남루한 일상이 궁금하지 않다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나도 술 좀 줄여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