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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맛있지요?
"어때요, 맛있지요?" 내용보기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하는데, 소위 쿡방의 위세는 여전히 기세등등한 것 같습니다. 역시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은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기본 적인 세 가지 요소라고 하는 의식주 가운데 으뜸인 것 같습니다. 쿡방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요리의 세계에 빠져드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밥하고, 라면 끓이는 것 말고는 잘하는 것이 없는 탓인지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
"어때요, 맛있지요?" 내용보기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하는데, 소위 쿡방의 위세는 여전히 기세등등한 것 같습니다. 역시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은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기본 적인 세 가지 요소라고 하는 의식주 가운데 으뜸인 것 같습니다. 쿡방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요리의 세계에 빠져드는 분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밥하고, 라면 끓이는 것 말고는 잘하는 것이 없는 탓인지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니 미각이 시원치 않은 탓인지 딱이나 미식을 찾는 성향이 아닌 것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든 음식 만들기에 재능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특히 일본 음식을 아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책읽기가 될 <백미진수>를 읽었습니다. 일본 문단 최고의 미식가로 알려진 단 가즈오의 에세이집입니다. 흔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과 자신이 만든 음식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가즈오에게 음식만들기란 자신보다는 가까운 사람들과 같이 나누는 것을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한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일본 문단의 내로라하는 분들과 같이 음식을 즐겼다고 적은 것을 보면, 저자로부터 음식대접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은 일본 문단에서 명함을 내놓기기 조심스러울 것 같습니다.


<백미진수>에서 저자가 만드는 음식은 물론 퓨전인 것도 있지만, 일본의 전통음식, 특히 지역특산의 식재료로 만들어 옛날의 풍미를 내는 그런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도 제대로 아지 못하는 주제에 일본 전통음식은 정말 깜깜한지라 실감은 덜했지만, 그래도 음식과 관련하여 저자가 늘어놓은 사설(?)은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책의 앞부분에 보면 일본 열도의 지도가 나오고 이 책에서 언급되는 주요 지명을 표시할 정도로 일본 구석구석의 특별한 음식을 소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멀리는 미국, 포르투갈, 프랑스, 특히 가까운 중국의 경우는 화제에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음식은 딱 한 가지 ‘신선로’, 그것도 이름만 소개하고 있어서 의외란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혐한론자인가? 아니면 한국에는 와본 경험이 없어 한국 전통음식의 깊은 맛을 전혀 몰랐던 모양입니다. 이 분이 중국음식을 많이 아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인 1944년에 보도반의 일원으로 중국 전선을 돌아다녔기 때문인 듯합니다. 보도반원이었다면 일본군이 무슨 짓을 했는지 보고 들은 것이 있었을 터이나 생전에 그 점을 다룬 글은 별로 없었던 듯합니다. 뿐만 아니라 후난에서 광시에 이르기까지 민가에서 담가 먹던 가양주를 징발(?)해서 즐겼다는 일화를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분에게 제2차 세계대전은 흥미로운 경험이라는 생각뿐인 듯합니다. 이 책의 기획에 방점을 둔 책읽기를 함이 옳겠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는 분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식이나 식재료, 혹은 지인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은 일화 등만 소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구분해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분위기에 딱 맞는 하이쿠를 곁들이고 있어, 역시 문학적 향취를 더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귀한 몸이 되었다는 아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귀라는 생선이 그로테스크하고 물컹물켱해서 도마 위에서 칼질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가리에 갈고리를 걸어 매달아서 자른다라고 했는데, 아마도 저자가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 같습니다. 아귀라는 생선은 생물로는 살이 연하지만 일단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매달아 조금 건조시키면 살이 수축되면서 쫄깃한 식감을 더하기 마련입니다. 살이 적당히 탱탱해지면 잘라서 매운탕을 끓이거나 쪄서 초장에 찍어먹었습니다. 아귀살은 별 맛이 없기 때문에 초장과 어우러져야 제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귀찜이나 아귀매운탕은 돌아가신 어머님께서 만들어주시던 것보다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세계를 누비면서 음식을 만들고 즐긴 저자답다는 생각이 드는 한 대목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여행지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고 마시고 요리하는 일은 무척 즐겁다. ‘먹고 마시고 만드는’ 이 진정한 즐거움을 모르면 여행은 생각 외로 따분한 법이다.(130쪽)” 하지만 먹는 일이 여행의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따분하기까지는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y*****2 2016.03.22.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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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진수]음식의 온도가 느껴지는 책
"[백미진수]음식의 온도가 느껴지는 책" 내용보기
예전에 한 시인을 만나 ‘여행을 기억하고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사진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 ‘단 가즈오’에게 있어서 음식은 사진과 같은 것이었으리라.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것을 경험할 때 가장 많은 감각기관을 동원한다. 그만큼 무언가를 기억하기에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그는 다녀온 곳들과 그 때의 흥취를 당시에 먹은 요리의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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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 시인을 만나 여행을 기억하고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사진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이 책의 저자 ‘단 가즈오에게 있어서 음식은 사진과 같은 것이었으리라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어떤 것을 경험할 때 가장 많은 감각기관을 동원한다그만큼 무언가를 기억하기에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다녀온 곳들과 그 때의 흥취를 당시에 먹은 요리의 온도와 색소리또 향기로 기억하고 오감을 동원해 이 방랑기를 써내렸다
정해진 장소도 없고함께하는 사람들도 모두 제각기이며시종일관 어떤 요리를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흥분하는 일 없이 무심한 듯 한 말투로 그가 기억하는 사계에 어울리는 맛기행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의 요리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생전 들어본 적도 없고 맛본 적도 없는 생소한 음식이더라도 절로 그 맛을 상상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나의 오감을 가장 자극한 음식은 가을에 수록된 나베요리다일본의 가정에서 자란 것은 아니지만가을 겨울이면 코타츠 앞에 둘러앉아 나베요리를 나눠먹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듯 하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그가 건내는 따뜻한 음식의 위로가 전해지는 한 권이었다. 


다만, 일본의 식문화(이 책은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의 요리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주로 일본의 향토음식을 이야기하고 있으므로)에 통하지 않은 사람이 읽기에는 조금은 배려가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i*****0 2016.06.13. 신고 공감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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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내공이 더 높아진 후 읽으면 어떻게 다가올까?
"음식 내공이 더 높아진 후 읽으면 어떻게 다가올까?" 내용보기
언제부터인가 집착하는 것들 중 하나가 음식이다. 맛집에 집착한 것도 몇 년 전부터다. 그 이전에도 맛있는 집을 가끔 찾아다녔지만 최근처럼은 아니었다. 최근에는 맛집을 가기 위해 몇 시간 운전도 한다. 이런 나의 집착을 아내가 탓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전에는 그냥 동네에 있는 식당이라 들어갔다가 입에 맞아 자주 갔는데 나중에 방송을 타면서 너무 유명해진 경우도 자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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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집착하는 것들 중 하나가 음식이다. 맛집에 집착한 것도 몇 년 전부터다. 그 이전에도 맛있는 집을 가끔 찾아다녔지만 최근처럼은 아니었다. 최근에는 맛집을 가기 위해 몇 시간 운전도 한다. 이런 나의 집착을 아내가 탓하는 경우가 흔하다. 예전에는 그냥 동네에 있는 식당이라 들어갔다가 입에 맞아 자주 갔는데 나중에 방송을 타면서 너무 유명해진 경우도 자주 봤다. 이런 집은 왠지 쉽게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는다. 줄서기 싫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여행지에 가면 이런 줄서기를 한다. 이렇게 변하다보니 맛집이나 음식에 대한 책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다.

 

단 가즈오. 잘 모른다. 인터넷 서점 검색을 해도 이 책을 제외하면 다른 책은 한 권도 보이지 않는다.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력을 생각하면 의외다. 하지만 이 작가가 활약했던 시대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생몰연도가 1912~1976년이다. 요즘의 유명한 작가이거나 근대 작가 중 아주 유명한 몇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번역이 되지 않는 출판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하다. 이 책도 2006년도에 단 가즈오의 아들이 재간하지 않았고, 요즘처럼 음식 방송이 인기를 얻지 못했다면 번역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다행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박찬일 요리사가 한국의 사계절 음식 재료들을 스님들과 함께 돌면서 조사한 것을 묶은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를 읽었다. 사계절 24가지 음식 재료를 다루었는데 아주 현대적이었다. 나의 추억과 기억을 살살 부채질하면서 새롭게 다가왔었다. 그런데 이 책은 또 다른 기억을 불어왔다. 왜 이렇게도 우리가 먹은 음식이랑 비슷한 것이 많을까 하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가 우리에게 남긴 유산 탓일까? 아니면 두 지역이 비슷한 기온과 식재료를 가지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것일까? 아마도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그런 것들만 내가 잘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단 가즈오란 인물의 전 세계 유랑기이기도 하다. 일본 전역을 돌아다녔고, 유럽, 아메리카, 호주 등도 여행했다. 그가 살던 시대를 생각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이야 너무 쉽게 해외로 여행을 갈 수 있지만 5~60년대만 해도 얼마나 힘들었던가. 물론 이 시대에도 전 세계를 열심히 돌아다닌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많은 지역들이 눈길을 끄는 와중에 중공시절의 북경을 방문한 이야기는 약간 의외였다. 그때는 좀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었는가 하고. 다른 일본인이 중국 음식에 대해 쓴 책을 보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기에 더욱 그렇다. 뭐 시간적으로 차이는 꽤 있다.

 

2차 대전 당시 그는 보도원이었다. 이 경험이 이 책 속에 가끔 나온다. 직접 총을 들고 싸운 것은 아니지만 징발을 통해 먹을 것을 조달한 장면도 보인다. 시대를 감안한다고 해도 조금 불편한 부분이다. 그리고 조리법이나 음식 등에 대한 전래 부분을 거의 모두 중국으로 기술한 것도 조금 눈길을 끈다. 문외한이라 반박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 유래한 것도 꽤 있을 것 같기에 그렇다. 이 모든 것 중에서 계속해서 시선을 끄는 것은 역시 단 가즈오가 직접 요리하는 장면이다. 그 자신이 아주 멋진 요리사 같다. 실제 그의 집에서 연회가 벌어지고, 해외에서 자신이 직접 재료를 손질해서 요리하는 것을 보면 전문 요리사다. 다만 식당을 정식으로 차리지 않았다는 것 정도랄까.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그 중 하나가 비프스테이크다. 미국에서 먹은 비프스테이크가 맛없었다는 동료의 글 때문에 맛있는 비프스테이크를 미국에서 공짜로 실컷 먹었다는 이야기는 살짝 부러운 마음이 들 정도다. 그리고 아귀 토막 에피소드를 보면서 한국의 아귀찜이나 아귀탕 외에 다른 요리법을 흔하게 접하지 못하는 현실이 조금은 아쉬웠다. 아귀에 대한 한국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를 떠올리면 이 에피소드가 낯설게 다가온다. 아귀를 걸어놓고 손질한다는 것도 낯설다. 이런 낯섦이 하나의 재미인 것은 분명하다. 또 책 속에 나온 몇 가지 용어나 재료 등에 이야기는 한국에서 혼용하여 사용하는 단어 등에 대한 해답이다. 이것은 복어의 한자 표기 오류 같은 일본의 예와 비슷하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산과 들과 바다 등이 점점 오염된다. 개발이 되면서 사라지는 공간도 적지 않다. 이런 곳들에서 자라던 수많은 동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이 책을 처음 쓴 시절에도 있었던 모양이다. 시대의 차이는 한국의 동식물에서도 자주 본다. 예전에는 흔했던 생선이 이제는 아주 귀해진 것과 같다. 이런 많은 것들을 읽으면서 느낀다. 그리고 한국의 식재료와 비슷한 것이 대부분이라 많은 것을 배운다. 음식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절로 눈길이 갈 것이다. 나의 음식 내공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진 후에 다시 읽게 된다면 이 책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f***2 2017.05.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