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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김비, 플라스틱 여인. 나는 나로 살아갈 것이다.
"_ 김비, 플라스틱 여인. 나는 나로 살아갈 것이다." 내용보기
괜찮다. 희망을 찾아가는 거라면.그女의 삶은 플라스틱.  plastic1.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2. 조형(造形)의, 성형의3. 감수성이 예민한, 유연한   - 5/427      " 그래, 잘 살아라. 열심히 살아.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게 태어난 게 우리 죄니? 죄는 아니겠지만, 뭐 그건 팔자인 것 같기는 하다.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 필요 없어. 그냥 사는 거지. 그래, 그냥. "'언니, 언니도 열심히 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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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희망을 찾아가는 거라면.

그女의 삶은 플라스틱.

 

 

plastic

1.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2. 조형(造形)의, 성형의

3. 감수성이 예민한, 유연한 

 

 

- 5/427

 

 

 

 

 

 

" 그래, 잘 살아라. 열심히 살아.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게 태어난 게 우리 죄니? 

죄는 아니겠지만, 뭐 그건 팔자인 것 같기는 하다.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 필요 없어. 그냥 사는 거지. 그래, 그냥. "

'언니, 언니도 열심히 사세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우리 다 같이 열심히 살면 돼요.'

 

21/427

 

소설은 연이라는 여인(女人)과 그녀의 연인 인태. 그리고 그의 어머니 명숙.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연은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가족을 이루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가족, 그것은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가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가족(家族)을 액자에 곱게 걸어 햇볕이 잘 드는 창 맞은편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 체념했다. 그랬는데, 그런 그녀에게 인태가 봄볕처럼 다가와 차가운 현실에 얼었던 그녀의 마음을 녹이고 다시금 가족이라는 따스한 꿈을 꾸게 만들었다. 모든 것은 순조로운 듯 했다. 적어도 그 아이가 나타날 때 까지는.

 

변 혁. 아이는 인태의 작은 아버지가 입양을 했던 아이이다. 그는 국회의원에 출마하려던 당시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아이를 입양했고, 낙선을 하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책임지기 싫어 미국으로 도피하며 아이를 버리듯이 인태의 집에 떠넘겼다. 아이는 그 나이대의 아이들과는 달랐다. 날적부터 철저하게 홀로 생존해야했던 아이는 냉정하고 또 잔인했다. 그리고 눈썰미가 좋고 약삭빨랐다. 아이는 처음으로 연이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알아본 사람이었다. 

 

 

사건은 이랬다. 새로운 식구(식구라기보다는 불청객에 가까웠지만.)가 와 어수선한 틈을 타 인태는 연을 가족들에게 소개시키려고 했고 그의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아이가 문을 열고 들어옴과 동시에 그 완벽한 계획은 와장창 깨져버렸다. "저 형은 누구에요?" 아이가 연을 바라보면서 했던 그 말. 아이는 한 눈에 연이 한때 남자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이의 잔인한 말에 살가웠던 분위기는 얼음장보다 차가워졌고 결국 연은, 깨져버린 꿈의 파편들을 한아름 안고 선혈을 뚝뚝 흘리며 인태의 집에서 뛰쳐나왔다. 

 

연이 뛰쳐나간 뒤 인태의 집에는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쳤다. 당연하게도, 가부장적이며 보수적인 인태의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었으며 그에 인태 또한 쌓였던 아픔들을 모조리 쏟아내었다. 그러던 와중, 충격으로 인태의 친할머니가 쓰러졌다. 그리고 그 여파로 차례 차례 인태의 아버지와 인태의 어머니인 명숙이 쓰러졌고. 후에 그 사실을 알게 된 연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그녀만의 속죄를 하기 시작한다. 

 

 

 

.

.

.

 

" 근데 나……. 이 옷 입었을 때에도 불편했거든요. "

(중략)

"처음에는…… 남자가 되려고 애를 썼고, 그 다음에는 여자가 되려고 애를 썼고. 단 한 번도 날 인정하고, 날 받아들이고 날 끌어안고 살지 않았던 것 같아. 언제나 뭐가 되려고만 했지. 누군가 다른 사람이 되려고만 했지, 날…… 나 자신을 위해서, 진짜 나 자신을 위해서 살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 

"나 이제 나로 살래요. 여자가, 남자가 아니라 진짜 나. " 

 

359/427

 

 

여러 일들이 있은 후 인태의 가족들은 연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연은 그토록 바라던 꿈을 놓고 자신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다. 개인적으로 이 엔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자기 자신을 찾아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그녀가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소설에는 연 뿐 아니라 인태의 이야기와 명숙의 이야기도 다수 나와있으나 나는 연에게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그녀가 얼마나 아팠는지를. 그리고 바랬는지를 보다 세세하게 묘사하고 싶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놓고 그녀 자신을 찾아 새로이 발걸음을 옮겼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아래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이다.

 

햇빛에 반짝이는 녀석의 눈은 여느 사람의 눈, 여느 예쁜 동물의 눈 못지 않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눈빛을 보지 못하는 걸까. 426/427

 

 

세상 사람들은 차갑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바라보며 나를 재단한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내 안의 나를. 진정한 나를 바라봐 주겠지. 연이 이구아나 '민수'의 맑은 눈빛을 바라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r**********m 2017.03.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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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stic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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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까맣고 하얗고 반짝이고 번쩍이고. 김비의 <플라스틱 여인>을 다 읽고 모니터 화면을 앞에 둔 지금 나는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있다. 아니 모든 게 정리되지만 그 것을 표현할 길 없는 마음에 방황한다. 아니 방황한다는 표현도 맞지 않다. 모든 게 완벽한 無의 상태. 누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짜증나는 등장인물, 짜증나는 상황. 책을 덮었다 폈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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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까맣고 하얗고 반짝이고 번쩍이고. 김비의 <플라스틱 여인>을 다 읽고 모니터 화면을 앞에 둔 지금 나는 말로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있다. 아니 모든 게 정리되지만 그 것을 표현할 길 없는 마음에 방황한다. 아니 방황한다는 표현도 맞지 않다. 모든 게 완벽한 無의 상태. 누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짜증나는 등장인물, 짜증나는 상황. 책을 덮었다 폈다를 반복하다 저녁을 먹고 책을 들고 침대에 앉았는데. 꾹꾹 눌러담고 있던 감정이란 녀석이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을까. 270쪽이 지날무렵 눈에서 눈물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곧 몇페이지가 지나지 않아 사정없이 눈에서는 눈물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읽다보면 진정도 되련만, 395쪽 마지막 단어를 읽어낼때까지 눈물을 도통 그칠줄을 모른다. 아니 점점 심해져 마지막엔 눈물이 나를 토해내는 듯이 눈물이 쏟아져 나오고 정말 기막히게도 열심히 울어재꼈다.

 

이젠 진정이 됐으려나 싶은데 책을 떠올리니 다시 눈물이 글썽이도 눈에 덩그러니 맺혀있다가 똑-하니 떨어진다. 짜디짠 눈물을 삼켜내며 내가 왜 이렇게 패닉 상태에 빠졌는지부터 설명해야겠다.

 

연이라는 트렌스젠더가 주인공인 이 소설에서 그녀 혹은 그는 인태라는 청년과 사랑하는 사이이며, 작은 동네 미용실의 견습사원이다. 미용실 주인을 이모라 부르며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연. 어느 날 인태의 부모를 만나는 자리, 버릇없는 혁의 날카로운 한 마디로 분위기는 파탄나고, 인태의 집은 말 그대로 풍지박산이 난다.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인태의 가족들 앞에 자신의 용서를 빌기위한다며 나타나는 연. 그녀 혹은 그는 그 철큰콘크리트같은 벽을 뚫고 정상인 그룹에 들어갈 수 있을까.

 

예사롭지 않은 소재다 싶었는데 작가 김비는 트랜스젠더다.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을 추구하고, 그 결심을 실행으로 옮긴 사람. 자신을 지켜나가기 위한 방편이었을까 이 글은. 그 안에서의 주인공 연의 악다구니와 슬픔과 되뇌임은 작가 본인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단 그녀만의 이야기였을까. 남성으로 여성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정상인들에게 그 질량만큼의 고민은 없는걸까.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기에 나 또한 연의 고민에 함께 동참하고 오래 생각했다. 애초에 여자와 남자의 구분이란 게 얼마나 딱딱한 것인지. 우리는 그 이분법적 구분 전에 한 사람분의 인간인 것을, 왜 많은 사람들은 모르는 것일까.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당당히도 그런 소수자에 대해서 열린 눈과 마음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직접적 해가 되지 않는 한 그들의 자유와 사랑에 내가 관여할 필요는 없다고. 그러나 그만큼 나는 오픈형 인간이었을까. 아니었다. 나는 단지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갖고 있던 것 뿐이었다. 겉으로 "그들의 자유잖아"라고 하는 말 뒤에서 알게모르게 나의 편견을 만들고 있었다. 연을 변태라고 부르는 혁보다도 훨씬 더. 그래서 챙피하고 미안했다. 그저 나는 열려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그 오만함에 쥐구멍이라도 찾아들고 싶었다.

 

혁의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겠다. 모든 사건의 시작 그러나 일말의 후회나 자책한 번 없이 뻔뻔하고 버르장머리 없고 싸가지 없는 이 소년. 중반부까지 읽는 내내 참 미웠다. 너만 아니면 괜찮았는데를 속으로 수십번 외치며 나도 모르게 혁이 나오는 부분이면 눈쌀을 잔뜩 찌푸렸다. 하지만 솔직하고 용기있는 아이였다. 그 누구보다. 특히 자신에게 솔직한 그 사랑스러움에 뒤로 갈수록 내 안에 보듬고 있는 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고 나선 이러저러하게 써봐야지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아쉽게도 다 빠져버렸다. 내 혼란 속에서 나온 이 글은 아마 몇시간 후에만 읽어도 챙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또한 나의 솔직한 고백서. 여기 마지막에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눈을 열어야겠다는 뻔하디 뻔하고 식상한 이야기를 쓸 필요는 없겠다. 사실 그 말 조차 나의 오만일테니.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음 좋겠다. 그리고 말로 할 수 없는 그 기분을 느껴봤으면 좋겠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 자신들을 위해서.

 

어쩌면 살아가는 내내 접해보지 못했을지 모를 책이었는데 이렇게 내게 온 것도 인연이라면 큰 인연. 그 인연에 참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그래 괜찮다"라며 혼자 되뇌어본다. 괜찮다. 괜찮다,고.

 

 

 

YES마니아 : 골드 z*****x 2008.04.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