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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그림은 갈라파고스 핀치들, 여러 종을 그려 놓은 그림이다. 부리의 크기를 보시면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아실 것이다. 누가 이런 새들을 보고, "왜 부리의 모양이 그리도 다양할까?"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을까? 그저 예쁘고 귀엽고 가끔은 소란스러운 새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보통의 사람들일텐데.....
우리는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나 권위에 의해 강요된 가치에 의문을 품은 소수의 천재들에 의해 만들어진 세상에 살고 있다. 800km 정도 떨어진 두 도시, 시에네와 알렉산드리아의 오벨리스크의 그림자가 같은 시간에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구가 둥글다" 와 "지구의 둘레는 대략 40,000km 이다. - 이는 몇 % 정도의 오차만 있는 명백한 사실이다" 두가지 추론을 해낸 약 2200년전 고대 이집트의 에라토스테네스(칼 세이건의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1편에 나오는 일화이다), 단순한 천체의 운동에서 행성들의 타원형 궤도를 추론해 낸 코페르느쿠스,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통해 우리 지구와 전체 우주의 운동에 대한 기원을 추론한 뉴튼, 그저 다양한 동물들인데 갈라파고스 생물들의 모습에서 우리 인간을 포함한 지구 전체에 있는 생명체의 기원을 추론한 찰스 다윈, 전선 주위의 쇳가루들의 변화를 보고 전자기력을 추론해낸 맥스웰, 우리 주위에 널려 있는 수소에 대한 관심으로 핵과 전자로 이루어진 물질의 본질을 꿰뚫은 보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내가 이해한다면 아인슈타인도 쓸텐데.... ㅠㅠ) 우리는 이와 같은 천제들이 이루어 낸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는 갈라파고스 새들에게 관심을 가졌다. 이 관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책 도입부에 가지게 되는 이런 의문은 페이지가 넘어 가면서 거대한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저술할때 가졌던 가장 강력한 의문, "진화를 눈으로 볼 수 있을까", 바로 이 의문의 답은 놀랍게도 "그렇다" 이다. 다윈이 단순해 보이는 핀치를 10년 정도 잘 관찰하였다면, 아니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관찰할 수 있는 도구나 배양 할 수 있는 기술이 있었다면, 다윈은 절대로 그런 의문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마치 수학 참고서와 함께 필요한 실전 문제집과 같이, 진화의 실전적 저술이라 할 수 있다. 책들로 비유를 하자면, 다윈의 『종의 기원』이 진화의 교과서라면, 도킨스의 『눈먼 시계공』이 진화의 참고서일 것이고, 와이너의 이 책 『핀치의 부리』는 진화의 실전 문제집인 셈이다. 갈라파고스 제도 중에 하나인 대프니 메이저 섬의 거의 모든 핀치들의 부리 크기, 길리, 모양, 몸무게, 날개 길이등을 수학적으로 20여년을 추적해 나간 생물학자들이 우리 앞에 펼쳐 놓은 진화의 파노라마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엘리뇨, 가뭄등에 의한 섬 기후의 극단적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핀치들의 변화는 조금만 확대해 나가면 종이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나 라는 근본적 물음에 대한 좋은 답변이 될 것이다. 마치 갈라파고스 핀치들의 변이들과 같은 작은 진동들이 무수히 많이 이루어지면서 종들이 만들어 지고, 또한 종들이 사멸하게 되어 지금의 지구 생명체라는 다양성을 이루어 낸 것이라 추론에 자신감을 더해 주는 책이다.
특히, 인간이라는 지구의 우점종이 지구 생명체에 가하는 선택압을 다룬 부분에서 DDT 에 대응하여 나트륨을 통한 신경 전달 기능을 완전히 닫아 버린, DDT 내성을 가진 나방이나, 실험실 접시에서 배양된 세균 백만마리 정도에게 특정 항생제를 투입하고, 이 항생제에 우연히도 저항성을 가진 2~3 마리의 세균이 불과 하루만에 다시 백만마리로 증식하면서, 해당 항생제에 저항을 가지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모습들은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지구 생태계를 다루어야 한다는 반성과 함께, 눈앞에 펼쳐지는 장엄한 진화의 모습의 대변이라는 점에서 무척 감격스럽다. DDT 내성 나방의 경우, 지금까지 지구상의 어느 생명체에서도 시도 된 적이 없는 값비싼 희생인 나트륨 신경 통로의 차단 (이 통로가 DDT 의 1차 목표물이다)을 이루어 냈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조를 해낸 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점종인 인간의 일원으로서 알게 모르게 자연에 가하는 선택압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생각해 보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것은 이 책이 선사하는 또 다른 보너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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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의 어느날 밤, 한달여를 넘게 지리하게 계속되고있는 비를 서재에서 창밖의 어둠속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넋놓고 어둠을 바라보면서 나의 사고는 어느덧 어둠너머 자연, 우주, 인간에 대한 생각으로 가지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럴때면 항상 그랬듯이 생각의 가지는 삼라만상을 설명해줄 암호문을 판독할 수 있는 로제타석이 묻혀있는 자연의 비밀화원을 헤메고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인가... 생각의 가지를 접고 눈앞의 현실로 돌아오면 그저 자연에 대한 외경스러움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을 뿐이었다.
내가 몽상속에서 자연의 로제타석을 상상만 하고 있을 때, 책속의 여러 과학자들은 직접 그들의 자와 저울로 그것을 찾아내고 있었다. 수십년간의 노력을 들이면서 자연을 설명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초라도 얻어내려하는 그들의 노고에는 자연에 대한 그것만큼이나 외경스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1퍼센트의 영감과 99퍼센트의 노력'이라고 했던가... 진화론에 실험과 증명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었던 갈라파고스의 핀치, 그러나 오히려 다윈자신은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이용하지도 못한 이 bullet을 후대의 후배 과학자들이 99퍼센트 그이상의 노력과 인내로 갈고 닦아 진화론이라는 표적에 명중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론을 정립하고 있는 진화론의 핵심은 무엇일까? 우리는 너와 나를 구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사탕하나, 딱지한장을 두고서 동네의 또래친구들과 경쟁하였고 수학문제 하나의 맞고틀림에 의해서 경쟁에서 생존하기도 탈락하기도 했으며 성인이 되고서는 그야말로 경쟁의 도그마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다. 하나의 경직된 가치만을 기준으로 인간을 판단하고 이 기준에 미달된 자는 생존경쟁에서 도태되어야 하고 이것이 자연법칙에도 부합된다는 논리가 사회전체를 휘감고, 이것은 사회구성원들을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어떻게 할 수 없는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강요된 경쟁은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또는 제대로 이해하였으나 생존경쟁이라는 측면만을 악의적으로 부각시키고자한 세력들을 대변할 뿐이다.
사실, 다윈으로부터 그 이후의 거의모든 진화생물학자들이 진화론이라는 보자기를 펼쳐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선물은 항상 '다양성'이었다. 자연은 인간의 사회에도 똑같은 선물을 주었으나 인간들은 이 선물의 은총과 축복을 모른다. 우리가 이러한 신의 선물, 자연의 선물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우리를 진화하도록 창조하신 신의 의도하심으로 돌아갈수 있으며 자연의 대법칙과 조화를 이루며 하나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가을이 거의 다가와있다. 여름내내 내리고서도 모자라서 추석이 내일모레인 아직까지 비는 내리고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빗줄기 너머, 멀리보이는 산너머, 그뒤의 구름을 지나 대기권너머의 세계에는 아직도 인간에겐 비밀스런 법칙에 의해서 자연의 수레바퀴는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지구의 우점종으로서 인간은 진화의 원인이자 결과이며, 다윈과정의 주인이자 노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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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현재적 증거. 우리는 진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거의 언제나 화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진화란 너무나 긴시간에 걸쳐서 일어나는 사건이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찾는 검증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이름을 떨치는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미친사람들인 것 같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미친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사고를 치는 것이다. 어느 과학자 부부가 갈라파고스 군도의 가장 작은 섬인 대프니섬에서 20년 가까이를 현장 관찰을 통해서 진화의 메카니즘을 현재의 증거를 들며 밝혀내고 있다. 부부의 아이들도 섬에서 뛰어놀고, 공부도 하며 어린시절을 섬에서 보냈다. 진화냐 창조냐의 논란이라기 보다는 진화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일어나는가를 실증을 통해서 증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내내 진화가 멀리 떨어져 있는 커다란 사건이라기 보다는 집 뒤뜰(서울의 콘크리트숲 보다는 시골집이 더 좋겠지만)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늘상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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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한 분야에서 고전이 되어버린 책이라면 그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고전들은 다소 읽기 불편한 구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대개 구입 후 책장을 장식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이미 진화에 대한 교양서에서 고전으로 불리면서도 심심풀이로 읽는 책 이상의 흥미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물론 진화에 대해 관심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내 전공이 크게 보면 생명 과학에 속하지만 의학이란 분야는 다소 진화 생물학과는 관계가 약간 멀어보인다. 사실 주변에서 다른 의학을 전공하는 excellent 한 친구들을 보더라도 별 관심이 없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진화의 증거는 사실 우리들도 매일 접하고 있다. 바로 항생제 내성 세균들을 통해서다. 항생제와 함께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문제는 바로 세균이 진화를 통해 내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마치 이 책에 나오는 핀치의 부리가 1mm 차이로 생과 사를 결정하듯. 항생제에 표적이 되는 물질의 아미노산 몇개가 세균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다.
저자들은 핀치가 먹이가 곤궁해지는 상황에서 어떤 집단이 선택적으로 살아남아 그 결과가 후손에 전해지는 지 눈앞에서 그대로 보여 준다. 그리고 그 결과가 누적되어 종을 분화시키는 진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이를 더 쉽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 몸에 기생하는 세균들이다.
핀치의 부리를 보면서 내 머리속에 생각났던 것은 아미노산 구조가 약간 변경된 단백질로 인해서 항생제 내성을 피하는 세균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페니실린 계 항생제에 대해서 내성을 획득하는 기전중 하나인 PBP (penicillin binding protein) 이다. PBP 란 물질은 세균의 증식에 필수적이고 인간에 없기 때문에 항생제 계발에서 오래전 타겟이 된 물질이다. 즉 페니실린 처럼 이 물질에 유착해서 기능을 방해하는 물질은 인간 세포는 놔두고 세균만 방해하기 때문에 항생제로 쓸수가 있다. 하지만 세균들도 내성을 진화 시킨다. 우연히 발생한 약간의 돌연변이로 PBP 2a 라는 단백질이 탄생하는데 본래 PBP보다 기능은 떨어져도 페니실린과 잘 안 붙는 성질이 있다.
그렇다면 평소에 페니실린에 노출되지 않은 상황에선 이 돌연변이를 가진 세균들은 결국 정상 세균에 밀려 사라진다. 일종의 자연 선택이다. 그러나 페니실린에 노출이 되면 꺼꾸로 이 돌연변이들의 세상이 된다. 인간에 의한 선택이다. 이것은 여러 내성 기전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도 항생제라는 환경에 노출되어 여러 세균들이 진화압을 받고 선택에 따라 진화하고 있다. 내성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똑같은 일이 살충제를 쓰는 해충에게, 제초제를 쓰는 잡초들에게 발생한다. 결코 인간들이 원하지 않는 일일지라도 진화는 이순간 계속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 책에 후반부에도 이 내용들이 설명된다.
진화를 우리가 목격하기 힘들다는 것은 세대간 길이가 긴, 즉 수명이 긴 생물체에만 해당하는 일이다. 이들의 진화 필요한 시간이 우리의 수명 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대간 길이가 짧은 핀치나 하루사이에 수십세대 이상이 생기는 세균들에게서 이말은 정답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우리는 이들의 진화를 목격할 수 있고, 또 목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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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고전이 되어버려 이제서 리뷰를 쓰는것이 조금 쑥스러운 책이다. <핀치의 부리>는 감히 생명과 진화에 대한 최고의 과학서적이라고 칭하고 싶다. 이미 퓰리처상을 받기도 했고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책이라 더 이야기 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그래도 좋은것은 좋은 거니까. 간단한 소개라도 하고 넘어가야 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전에 없던 과학에 대해 조금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다윈이라는 사람을 더욱 연구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 그의 두꺼운 <비글호 항해일지>마저 덥석 사다 놓고 말았다. 그만큼 핀치의 부리는 재미있고 호기심이 일게 만든다. 일반 과학저술서처럼 지루하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생생하고 흥미진진하다.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하고 어떻게 진화가 되어가는지 함께 연구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조너던 와이너는 사람이 전혀 들지 않은 갈라파고스 군도. 그 먼 곳에서 길들여지지 않은 핀치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하고 있다. 다윈은 진화란 너무 느려 한 세대에서 결코 볼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말은 틀렸다. 진화란 다윈이 생각했던 것보다 느리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바로 '핀치의 부리'를 통해 생명을 디자인하는 보이지 않는 손, 진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작디작은 핀치를 통해 우리는 진화라는 거대한 생명과학에 눈을 뜰 수있다. 알지 못했던 것을 위대한 과학자들의 인내와 노력으로 우리는 조금씩 알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핀치의 부리가 어떻게 야생에서 변화하는가, 환경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를 똑똑히 볼 수있는 것이다. 작은 열매들이 주를 이루는 때에는 부리가 더욱 작은 것을 주울수 있도록 변화하고 큰 열매가 있는 곳에서는 그에따라 핀지의 부리도 상응하게 변화한다. 대프니 메이저에서 최악의 가뭄 그리고 대홍수를 보았던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는 이러한 환경의 대 변화는 그만큼이나 극적인 자연의 진화를 초래하는 것을 똑똑히 보고 기록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서는 쉬지 않고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잠을 자는 사이에도 밥을 먹는 사이에도 세상의 진화은 계속되고 있다. 다윈을 뒤집는 이런 엄청난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십년이상 그 뜨거운 섬에서 오직 핀치들만을 연구했던 그들 부부의 열정이 있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우린 이렇게 훌륭하고 재미있는 과학서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핀치의 부리>야 말로 두고두고 읽어도 좋을 책. 아이들에게도 꼭 읽히고 싶은 훌륭한 연구서이다. |
| 갈라파고스 군도(Galapagos Islands)에서 관찰된 '진화'와 '생명'을 다룬 책이다. 아시다시피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의 연구를 중심으로 조너던 와이너가 쉽고 흥미롭게 풀어쓴 책이다. 다른 서평자분들께서 좋은 서평을 많이 올리셨지만 서지정보에 관한 것은 좀 부족한 듯하여 나는 그것을 중심으로 몇 마디 해보겠다. 일단 이 책은 문장이 좋고 적당히 구체적이며, 또 대화와 서술이 적절히 혼합되어 있다. 한마디로 이런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줄 때 가장 적당한 스타일로 씌여져 있다. 게다가 갈라파고스 군도의 여러 현상을 세밀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네 종류의 다윈 핀치나 남가새 열매 등이 과학자가 손수 그린 것처럼 제시되어 있어 은근히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보내진 생태보고서를 직접 읽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책 상태도 좋고 종이 재질이 일반 종이보다 우수하다. 그래서 책 값이 적절해 보인다. 물론 책 내용은 말 그대로 '진화 연구의 이정표'이다. 책 내용이나 상태 모두 훌륭한 책이다. |
| 매주 일요일마다 가까운 아차산으로 산책이라 할 수 있는 등산을 한다. 얼마쯤 가다보면 정자가 있고 그 주위엔 등산객들이 던져놓은 먹이를 쪼느라 항상 배가 불룩한 비둘기들이 몰려 있다. 늘 그저 지나쳐버리던 그 비둘기들을 어느때부터인가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게 됐다. 특히나 그것들의 부리를…그건 바로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 생긴 습관이였다. 1859년 다윈의 ‘종의기원’이 출간됐다. 그로부터 백년도 훨씬 더 지났는데도 그의 이론은 이 책에서 여전히 생생하게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윈은 진화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화석을 통해서만이 진화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점 때문에 물리학이나 화학과는 다르게 생물학이 취급되고 있다. 즉 같은 과학이지만 실제 현상으로 관찰할 수 없고 이론위주로 추측해야 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화석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문정도로 취급되기도 하는 것이다. 백년이 넘도록 생물학 특히 진화생물학은 으레 그런 학문이라고 치부하던 것을 이 책의 실제 연구자들인 그랜트 교수 부부는 30년간의 한결같은 연구로 눈에 보이는 학문으로 바꾸어놓았다. 진화론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다윈의 핀치는 참새와 같은 종류의 새이다. 다윈의 자연선택설이 잉태된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그들은 열세종의 갈라파고스 핀치들을 관찰했다. 새 한마리 한마리를 구별할 수 있는 번호를 부여하며 각 새들의 부리의 길이와 크기를 측정하고 그들이 먹는 씨앗의 종류의 크기, 숫자 또한 30년 내내 관찰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화석이 아닌 우리 곁에 살아숨쉬는 생물에서 우리가 살아있는 그 짧은(?) 기간동안 생생하게 변화하는 진화의 증거들을 볼 수 있게 됐다. 갈라파고스 군도의 가뭄과 홍수라는 극단적인 환경하에서 핀치의 부리의 1~2mm차이가 생과 사를 결정할 만큼 큰 요인이 됐고 이어 그 차이는 새로운 진화의 방향으로 인도했다. 저자는 그랜트 부부의 연구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며 마치 우리에게 생중계를 하듯이 이야기 한다. 덕분에 우리는 400여페이지의 짧은 한권의 책을 읽으며 백여년 넘게 지루하고 고리타분한 이론으로만 제껴놨던 진화에 대해 흥미진진한 다큐멘타리를 보듯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진화론에 대한 학문적인 이야기 이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한결같이 30여년 넘게 매달리는 순수한 열정의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어 더욱 뜻깊다. 마치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생활에 스스로의 삶을 내던지며 열중하는 사람들의 재미난 탐험이야기를 지켜 볼 수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다가 그 지루함에 번역을 탓하며 초반에 읽기를 그만둔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종의 기원에서의 딱딱함이나 생물학등의 학문적 지식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쉽게 읽혀지고 훨씬 더 깊게 와닿는 책이 될 것이다. 아마 이번주 일요일에도 난 산속의 비둘기들의 부리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을거다. |
| 책의 첫 인상은 상당히 어려울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내용은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진화는 과거의 이야기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것이 아니라는것을 이책에서는 증명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느낄수 있는 정도의 시간만으로도 진화는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생물들은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쇠퇴하는지를 핀치의 부리의 증거를 통해 이야기 합니다. 저자는 핀치의 부리연구를 위해 수십년을 바쳤습니다.저자는 수십년동안 얻어낸 결과물을 몇일동안 우리가 읽을수 있다는것에 대해 다시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일주일동안 두번을 읽으면서 책에서 눈을 띠지 못할정도로 재미 있고 동감이 되는 내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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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에서 얻고자 하는 것은 단편적인 지식이나, 직접적인 쓰임새가 아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내 머리속에 남을 수 있는 지식의 양은 고작해야 몇십분의 일도 되지 않을텐데 얻고자 욕심을 부린다면 아마도 책 한권을 읽는데 한 달은 걸릴것이다. 어쩌면 한 학기 일지도 모른다. - 책은 교과서가 될터이니 -
나는 책 읽기를 통해서 직관적인 판단력의 향상을 추구한다.
'직관적인'은 다시말해 나의 무의식이 원하는 방향이 옳은 방향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많은 자료를 집어 넣은 프로그램일수록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많은 양의 책 읽기를 통해 비록 숫자라든가 자세한 내용은 잊어버렸다고 하더라도 내용의 핵심이 무의식에 저장되어 나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을때 튀어나와 주길 바라는 것이다.
순간적인 판단이 인생을 바꿔놓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이런 연유로 나는 별로 나하고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두께와 내용을 자랑하는 '호치민 평전'이라던가 '링크' 같은 책을 읽고 또한 '핀치의 부리'를 읽었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갈라파고스의 핀치가 다윈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것에는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지만 어디서 보니 뉴튼에게 사과가 있다면 다윈에게는 핀치가 있다고 한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갈라파고스군도를 탐사하던중 만난 다양한 종류의 핀치가 그에게 종의 다양성과 진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모양이다.
미국에서 종교적인 이유때문에 진화를 믿지 않는 사람이 절반은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몹시 충격적이었다. 과학적 사실이라는 것에 큰 신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모든것을 근본주의적인 시각으로만 해석하는 창조론 또한 낯설게 느껴진다. 창조론자들이 진화를 부정할 수 있는 근거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진화의 특성상 눈으로 확인할만한 근거가 미약하다는 사실이다.
누구도 진화를 눈으로 볼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이들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피터와 로즈메리 부부는 20년간 갈라파고스 군도에서도 작은 무인도인 데프니 메이저섬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핀치를 22대째 관찰하면서 부리의 크기와 씨앗의 종류에 관한 많은 결과를 내 놓고 있다.
누구도 시도한적 없는 일을 해내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진화 관찰자들 사이에서는 신화같은 존재들이다. 달걀이 구워지는 뜨거운 햇살아래에서 핀치들을 한 마리 한 마리 잡아 부리를 재고 표식을 달아주며 그 핀치의 후손이 살아가는 것을 기록해 나가는 것은 좀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그 고되고 지루한 일은 편안히 앉아 읽기만 하는 독자 마저도 지루하게 만든다.
데프니 메이저는 오랜 가뭄에 시달렸다.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섬에서 식물들은 씨앗을 맺기 어려웠고 그나마 달린 트리불루스 열매는 더욱더 단단해졌다. 넓고 높은 부리를 가진 핀치들만이 트리불루스의 껍질을 깨트려 열매를 꺼내 먹을 수 있었다. 살아있는 핀치의 부리는 점점 넓고 높아졌다. 마치 단시일내에 진화의 현장을 잡아낸것 처럼 보였다. 그렇지만 이런식이라면 너무나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리둥절 할 수 밖에 없다.
이 때 나타난것이 엘리뇨현상으로 가뭄때문에 지쳐있던 핀치들에게 난데없는 홍수가 밀려들었다.이제 씨앗을 구하기가 쉬워진 핀치들은 미친듯이 짝짓기를 하며 숫자를 불렸다. 홍수로 인해 트리불루스는 썩어버렸고 선인장도 쓰러졌다. 섬은 작은 카카부스잎들로 덮혔고 작은씨를 먹는 핀치들에게 유리해졌다. 새로운 선택압은 핀치에 부리가 좁아지도록 만들었다. 진화는 이런 과정의 자연선택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핀치들이 어려운 상황에는 짝짓기를 멈추었다가 홍수이후 먹이를 구하기 수월해졌을 때 한계절에 두번까지 새끼를 낳아 기르는 이야기를 보며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것은 바로 출산율이다.
1.17%의 출산율, 불임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은 마치 가뭄에 더 넓은 부리를 가진 새들이 되지 못해 도태 될 수 밖에 없는 핀치처럼 보였다.가혹한 자연생태계 현장은 철저하게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개체만을 받아들인다.
지금 인간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해서 모든것을 통제하는것 처럼 보인다. 직립보행을 하면서 지나치게 커진 뇌는 수만년전부터 모든것들을 머리속에 담고 집적시켜왔다. 우리는 이렇게 이시대 가장 우수한 종이 되었다.
그런데 이토록 탁월해서 지구의 주인이 된 우리는 왜 가뭄속에 굶주린 핀치처럼 짝짓기를 두려워하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것에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는것일까? 자연이 아닌 우리가 이루어 놓은 문명이 스스로 자가증식해서 인간을 선택하며 진화시키고 있는것 같다. 이것이 스스로 진화하는 인간인가 ?
핀치들의 진화를 보면서 내내 나는 도태대상인가 아니면 선택대상인가 생각했다.
진화는 너무 잔인하다. [인상깊은구절] '진보는 퇴보보다 훨씬 더 보편적이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어둠의 자식들 보다 신의 아이들 쪽임이 증명될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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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치의 부리' 이 책의 제목이다. 나는 도대체 핀치가 어떤 동물이기에 하는 호기심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윈하면 '진화론'정도로만 생각했고, 그 진화라는 것도 아주 오랜시간을 걸치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아주 조금씩 이루어지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이 책은 소설처럼 가볍게 읽히지만, 읽을수록 진화가 덜된 나의 뇌를 진화시켰다. 진화는 갈라파고스의 핀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아니고, 몇만년씩 아니 그 이상의 시간속에서만 이루어졌던 일도 아니다. 특히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빠른 진화에 대해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정말 죽을 병이 아니면 병원가지 말아야겠다.)
오래전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제3의 침팬지'라는 책에서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2%미만의 차이가 난다는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고릴라나 원숭이보다도 인간은 침팬지에게 유전적으로 더 가깝다. 아마도 인간이라는 동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안 좋은 쪽으로 진화를 하는 동물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고만 있는 학자는 돈벌이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갈라파고스의 피터와 로즈메리 그랜트 부부같은 학자들이 있기에 인간의 진화도 결코 어둡지만은 않으리라고 믿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이 와중에 유전공학자는 의도적으로 진화를 조작하고 촉진하고 있다. 일무 유전공학자는 자신의 연구를 다양성의 생성, 즉G.O.D.(Generation Of Diversity)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그들은 정말로 다양성을 생성시키고 있다. 그들의 진화 실험실은 몇 년밖에 되지 않지만, 그들은 갈라파고스보다 더한 다산성을 원하고 있다. 그들은 새로운 옥수수와 벼, 새로운 세균, 새로운 기니피그, 특허받은 하버드의 생쥐를 창조하고 있다. 허용이 된다면 그들은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이용해 인간을 재구성하는 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