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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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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편 북국의 풍우 (1~17), 제 2편 꿈 속의 귀마동 (1~7) 1911년 오월, 용정촌 대화재는 시가의 건물 절반 이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p 11  이렇게 2부는 시작된다. 평사리를 떠난 서희 일행은 경상도 하동 땅에서는 삼천리 밖, 두만강 너머 북녘에 있는 남의 땅 용정에 자리를 잡았다. 서희는 10여년 전에 용정으로 넘어와 기반을 잡은 월선의 삼촌인 공노인의 도움과 남다른 지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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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편 북국의 풍우 (1~17), 제 2편 꿈 속의 귀마동 (1~7)

 

1911년 오월, 용정촌 대화재는 시가의 건물 절반 이상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p 11

 

 이렇게 2부는 시작된다. 평사리를 떠난 서희 일행은 경상도 하동 땅에서는 삼천리 밖, 두만강 너머 북녘에 있는 남의 땅 용정에 자리를 잡았다. 서희는 10여년 전에 용정으로 넘어와 기반을 잡은 월선의 삼촌인 공노인의 도움과 남다른 지략으로 큰 재산을 모으면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그런 중 큰 불이 나서 집과 창고등이 불에 탔지만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곳을 터전으로 살고 있던 조선인들은 생계의 방편이 사라져 일을 찾아 떠나기도하고, 하루 하루 일거리를 찾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라를 잃고 낯선 남의 땅에서 살아나가는 조선인들의 삶은 피폐하고 서럽기만 하다.

 

 독립운동을 직접적으로 하기 보다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상의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송장환. 그의 시선을 통해 독립운동을 하는 이들의 모습과 어려움을 알 수 있었다. 일제시대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학교를 세우고 운영해 나가느라 힘썼던 것은 결국 국민을 깨어있게 하기 위함이었을테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집에 기거하며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상현, 상현은 아버지 이동진과는 달리 정확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혼란스러워한다. 서희를 연모하지만 유부남이기에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지는 못한 채 고향으로 돌아간다. 길상은 서희를 사랑하지만 과부인 옥이 엄마와 결혼을 할 생각을 하게 되고, 서희는 상현에게는 오라버니가 되어달라며 길상과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길상에게는 그런 결심을 이야기하지는 않았고... 삼각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 그들의 감정들은 단순하지가 않다.

 

김평산의 아들 거복은 왜의 밀정이 되어 '김두수'라는 이름으로 용정에 나타났다.

 

'에비 죄도 태산 겉은데, 이쪽에서 원수를 삼았으면 삼았지 저쪽서 원수 삼을 아무 티끌이도 없는 거 아니가.' - p142

 

 우연히 그를 만난 용이는 이렇게 애써 불안을 떨치려 하지만 자꾸 불안하고 꺼림칙한 감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잘못이 먼저일지라도 타인에게 원한을 품고 복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있는데, 김두수가 딱 그짝이다. 그의 비뚤어짐은 밀정이 되게 했고, 밀정이 된 그는 서희네 일행에게 어떤 해를 입히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일본인 보다는 일본 앞잡이들이  더 제 민족에게 악랄하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김두수로 하여금 난 얼마나 열들 받게 될른지... 

 

 그런 사람이 한 사람 더 있다. 용이의 아들 홍이를 낳은 임이네. 자신의 허물은 보지 않고, 무조건 월선이나 용이에게 악을 쓰며 자신의 처지를 나아지게 하려는 약은 모습은 학을 떼게 하는데, 이런 인물이 실제로도 존재하겠지? 용이의 우유부단함, 항상 죄인처럼 구는 월선이의 모습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한데, 이들의 연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용이의 독백을 듣다보면 참 불쌍한 인생이구나 싶긴하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쉽게 끊고 맺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참으로 안타깝다.

 

 길상의 머릿 속에서 펼쳐지는 모습에서는 가슴이 아린다. 하동으로 가는 길이 나타나고,윤씨부인, 우관스님, 문의원, 최치수등 죽은 이가 하나둘 씩 지나가다 지신 밟기를 하는 모습을 환상인듯 떠올리는 길상. 세월의 무상함과 함께 다시는 만나지 못할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언제 돌아갈 수 있을 지 기약도 없는 고향 생각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먼 타국에 와서 힘겹게 살고 있는 조선인들 그들의 모습으로 겹쳐졌다.

 

 서희는 고향으로 돌아가 복수를 하는 그 날까지 힘을 키울 것이라 다짐에 또 다짐을 거듭하는데, 19살 서희의 모습은 강한듯 보이면서도 애처롭기만하다. 용정에 땅을 사서 기생집을 운영하려는 김두수의 속내는 무엇인지, 길상과 서희와의 관계는 어떤 감정선으로 움직일 지, 하루 밥벌이를 하며 살아가는 조선인들의 앞날은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j*****3 2017.07.09. 신고 공감 11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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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에서의 새로운 시작, [토지 5권 (2부 1권)]
"용정에서의 새로운 시작, [토지 5권 (2부 1권)]" 내용보기
서희가 평사리 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오면서 끝이 난 1부, 그로부터 2~3년이 경과한 1910년부터 시작된 2부는 약 7~8년간 간도에 정착한 서희 일행의 이야기이다.     2부 첫 권인 5권은 1911년 5월 용정촌에서 대화재가 일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월선이 운영하던 국밥집도, 서희가 머무르던 집도, 창고도 모두 불에 탓다. 사람들은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구차하게 살아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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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희가 평사리 사람들과 함께 간도로 오면서 끝이 난 1, 그로부터 2~3년이 경과한 1910년부터 시작된 2부는 약 7~8년간 간도에 정착한 서희 일행의 이야기이다.

 

   2부 첫 권인 5권은 19115월 용정촌에서 대화재가 일어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월선이 운영하던 국밥집도, 서희가 머무르던 집도, 창고도 모두 불에 탓다. 사람들은 이곳 저곳으로 흩어져 구차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서희는 화재가 난 터에 새로운 집을 짓기로 하고 공사에 들어간다. 5권의 바탕에 깔려 있는 이야기는 당연히 서희가 새로 짓는 집이야기 일 수밖에 없다.

 

 

  용정에서의 삶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1부에서 얼핏 나왔던 월선이의 삼촌 공노인과 부인 방씨, 그리고 양딸 송애가 서희 주변에 자리잡는다. 서희는 공노인의 도움으로 쉽게 말하면 땅투기와 매점매석으로 부를 확고히 쌓는다. 오직 평사리 최참판댁 집과 논밭을 다시 찾겠다는 일념뿐인 서희에게 공노인은 든든한 손발이 된다. 예전에 김서방이 윤씨부인의 손발이었듯이.. 5권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로는 용정촌에서 손꼽히는 자산가이자 명망가인 송병문과 그의 아들 송영환, 송장환이다. 송병문이 설립한 상의학교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둘째아들 송장환의 집에는 이부사댁 도령 상현이 머물고 있다. 김평산의 큰아들 거복이 왜의 밀정인 김두수란 이름으로 용정에 나타나고, 술집 작부였던 금녀와 상의학교 교원인 윤이병이 김두수와 얽힌다.

 

 

   서희와 길상과 상현 사이에 긴장감이 감돈다. 아버지를 만나보고 곧바로 돌아오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하고 간도로 온 상현은 3년이 지나도록 돌아가지 않고 서희 곁을 맴돌고 있다. 길상을 바라보는 상현과 그런 상현을 지켜보는 길상 사이에 불꽃이 튄다.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않는 게야. (…) 아무리 세상이 뒤죽박죽 반상의 구별이 없어졌기로 일조일석에 근본이 바뀌어 지는 것은 아니야. 내 땅이 아니라고 해서, 양반들이 김훈장 꼴이 되고 양가의 규수가 장사꾼으로 떨어졌다 해서 그것을 기회 삼는다면 내 칼이 자네 목에 들어갈 줄 알라 그 말이니라.’(46) 상현의 심사가 편치 않다. 서희와 도피까지도 꿈을 꾸어 보지만 틈을 주지 않는 서희의 무심함이 길상에게로 불똥이 튄 것이다.

 

 

 못 오를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십시요. (…) 내 땅이 아니라고 해서, 천애고아라 해서 뼈대 있는 집안의 규수를, 야심의 노리개로 삼을 시, 저의 칼도 그냥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분명 골수까지 종놈으로 썩어버린 놈이니까요.’(47) 길상도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서희와 상현사이에 심부름을 하는 그로서는 상현의 마음이나 서희의 마음을 조금은 알고 있기 때문 일 게다.

 

  봉순이를 아내로 맞을 생각이 전혀 없었음에도 간도로 떠나 오기 전 봉순이에게 혼인하자고 말했던 길상이. 공노인의 양딸 송애가 여자로 보이고, 용정의 여러 집에서 혼담이 왔지만 거절하던 길상이, 과부인 옥이 엄마와 혼인까지 생각해보지만 천근의 무게를 가진 맷돌이 자신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음에 어쩌지를 못한다. 맷돌을 들어올려 밑바닥을 보아서는 안된다는 마음만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조차 무서운 비밀일 뿐이다.

 

나는 그대를 그리워하고 그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 우리가 혼인을 못하는 이유는 그대에게 있고 내게 있는 게 아니다. 하니 그 보상은 그대가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어찌 나와 같이 겨루려 하는가? 서희의 생각은 바로 그것이었다. 굳게 지키는 성이라 하여 어찌 창을 들고 한번 휘둘러보려 하지도 않느냐? 휘둘러보지 못하고 멀찌감치 서서 아리송한 태도만 취하는 상현이 노여운 것이다. 휘두르고 달려드는 창을 서희는 분질러 버림으로써 애정을 확인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남겨놓고 끝장을 내고 싶은 것이다. 서희는 그러한 자신의 욕망을 깊은 애정으로 믿고 있었다.’(216-217) 이동진의 군자금 요청도 거절하고, 일제의 비호를 받는 운흥사에 시주한 것을 두고 주위사람들이 뭐라해도 개의치 않는 서희이다. 애정도 그녀에게는 일종의 싸움인 셈이다. 이제 그 싸움이 종반에 다다른다. 상현을 불러 술상을 차린 서희. 그녀는 상현에게 오누이의 연을 맺자고 한다. 자신의 신랑감은 길상이라며 오라비가 누이를 위해 길을 터줄 것을 말한다. 상현은 술잔 속 술을 서희 얼굴에 끼얹고 집을 나선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불에 탄 자리에 새로 짓기 시작한 집이며 가게며 창고가 다 되어간다. 서희는 월선이에게 새로이 국밥집 가게를 내주며 임이네가 그곳에서 일할 수 없다고 못을 박는다. 영팔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농사를 짓기로 마음을 굳힌 용이가 용정으로 돌아오는 길에 전라도 사내 주갑이를 만난다.

 

   용이는 장차 임이네를 어찌 하려나. 길상은 맷돌을 들어올려 그 밑바닥을 확인 하려나. 마음은 다음권으로 달려가고 있지만, 나는 잠시 숨을 고른다.

k*****1 2019.01.17. 신고 공감 1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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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 (2부 1권)
"토지 5 (2부 1권)" 내용보기
평사리의 떠난 사람들, 그들의 용정에서의 힘겨운 삶, 생생한 사투의 현장이 2부 1권의 시작이었다. 그것도 큰 화재로 모든 것을 잃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시점, 평사리를 떠난 뒤 2~3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다. 서희는 이미 용정에서 대상으로 성장한 후였고, 용이의 삶은 기대와 달리 삶의 무게, 그가 짊어진 운명의 굴레에서 여전히 방황하고, 분노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못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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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의 떠난 사람들, 그들의 용정에서의 힘겨운 삶, 생생한 사투의 현장이 2부 1권의 시작이었다. 그것도 큰 화재로 모든 것을 잃고 새롭게 시작해야 할 시점, 평사리를 떠난 뒤 2~3년의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다. 서희는 이미 용정에서 대상으로 성장한 후였고, 용이의 삶은 기대와 달리 삶의 무게, 그가 짊어진 운명의 굴레에서 여전히 방황하고, 분노하고 있었다. 스스로를 못난 사내라 한탄하면서도, 오히려 갈 곳을 몰라 허둥거리고 있었다. 이동진의 아들, 상현과 서희의 애증, 그리고 길상과의 애매한 삼각관계(?) 속 그들의 격정이 흥미진진하였다.

 

평사리를 떠난 서희의 일행의 이야기에 새로운 인물들-김 훈장이 하숙하게 된 농가, 정호네 가족, 학교를 운영하는 송장환, 장인걸-의 삶이 스며있었다. 평사리가 아닌 용정으로의 공간적 변화에 쉽게 예상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평사리 사람들의 삶에 더욱 마음이 쏠렸기에, 용정에서의 새로운 인물들에 조금은 마음이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금녀’라는 인물이 온신경의 세포를 들썩거리게 하였다. 임이네, 월선의 삶처럼 김두수와 얼키고설킨 ‘금녀’라는 인물이 그 어떤 이야기보다 기대로 가득 찼다. 홀로 떨어진 봉순이 소식만큼이나 그녀의 삶이 궁금해졌다.

 

김평산의 아들 거복은 김두수란 인물로 등장했다. 거복이 이름이 아닌 김두수의 존재가 조금은 의아했던 차였다. 기억에도 분명, 거복이어야 했을 인물임이 분명하였기에 나름 나에겐 기막힌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평산의 둘째 아들, 한복이 평사리에 뿌리내리고 착실하게 살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면서도, 그의 이야기가 마음에 쓰이기에, 그의 형의 존재가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어릴 적부터 악행을 일삼았던 거복, 평산의 기질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그의 등장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분명 그의 존재만으로도 용정의 피폐한 삶이 더욱 뚜렷해지는 듯,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초조에 몸서리가 쳐졌다. 그의 존재, 그 등장만으로도 이야기는 더욱 탄력을 받고, 팽팽한 긴장감에 손끝이 떨리도록 아찔했다.

 

그에 반면, 길상과 새끼 새 나리의 교감은 마음을 더없이 훈훈하게 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다. 어린 생명이 전해주는 생의 짜릿한 희망, 그 뜨거운 욕망이 또한 스멀스멀 기어올랐다. 어린 생명, 그 삶을 살리기 위해 길상이 빼앗은 생명들, 그리고 그 생의 전율을 또한 어린 아이, 옥이에게서 느끼며, 그가 풀어낸 상념들 속에서 ‘생명’이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제부터 꾀꼬리새끼의 죽음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이다. 윤보의 죽음을 생각한 것도 죽음이 가지는 동일한 뜻에서인지 모른다. 한 생명에 대한 자비와 다른 생명에 대한 잔혹, 꾀꼬리새끼를 위해 여치의 목을 비틀어 죽인 일, 이 이율배반의 근원은 어디 있으며 뭐라 설명되어질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의 경우에 있어서도 약육강식의 원칙이냐? 아니다. 사랑의 이기심이냐? 아니다. 애정의 의무냐? 그것도 아니다. 그러면 선택이냐? 그것도 아니다. 그러면 무엇이냐? 이 이율배반의 자비와 잔혹은 영원한 우주의 비밀이냐? (205-206)

 

애틋할수록 마음이 자꾸만 조마조마하니, 못쓸 불안감에 휘감기는 것처럼, 5권-2부 1권-의 전체적인 느낌은 초조하고 애달팠다. 예전 평사리의 삶과 달리, 타향살이의 설움이 짙게 베어나는 탓인지 용정의 삶은 내내, 답답함과 애잔함이 전신을 짓누르는 듯했다. 손끝으로 파고들어 가슴 속 깊이 스며든 삶의 비애와 한이 온몸으로 느껴져, 그저 몸서리치며 뿌리치고 외면하고픈 마음이 컸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생생한 이야기, 살아 숨 쉬는 인물들 면면에서 바로 오늘, 지금의 우리가 비쳐지고, 내 주변의 삶이 엿보였다. 삶 속의 희로애락, 그 이면의 온갖 모순과 갈등, 그 이율배반적 늪에서 그저 발버둥거리기만 하는 나 자신과 오롯이 대면해야 했다.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고, 임이네에 대한 용이의 마음처럼?

 

앞으로의 전개를 어떻게 예상하고 기대하고 있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아직 김두수의 이야기는 살짝 드러났을 뿐이며, 그 악행의 끝이 어디일지, 고단한 삶이 더욱 처절해질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 봉순은 언제쯤 등장할 것인지, 그녀의 소식과 함께 구천(환)의 소식도 하루 빨리 날아오길 기대한다.

d******3 2012.05.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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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 /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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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으로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 그들은 그 마을에 발을 붙이고 살수가 없었다 조준구에게 집과 땅을 빼앗긴 서희 그녀도 그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훗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평사리를 떠나 용정으로 이주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의 그들의 이야기가 2부의 이야기가 된다   용정으로 이주를 해온지도 3년이 흐르고 그 간의 이야기는 생략이 되어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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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으로 마을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

그들은 그 마을에 발을 붙이고 살수가 없었다

조준구에게 집과 땅을 빼앗긴 서희

그녀도 그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훗날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평사리를 떠나 용정으로 이주를 하게 되고

그곳에서의 그들의 이야기가 2부의 이야기가 된다

 

용정으로 이주를 해온지도 3년이 흐르고 그 간의 이야기는 생략이 되어있지만

서희는 공노인의 도움으로 부를 축적하게 되고

같이 이주해온 용이와 임이네 그리고 월선을 그곳에서도 추잡하고 질긴 인연으로 연명을 하고 있으며

봉순이는 같이 오지 못하고 오직 길상이만이 서희의 곁을 지키고 있다

용정촌에 대화재가 일어나고 폐허가 된 그곳에서 다시 일어나는 서희

서희의 집념은 오직 고향에 돌아가 원수들을 응징하는 것이다

 

이제는 어린 아이들도 아니고

과년한 처녀 총각이 된 서희와 길상

서희는 이상현과의 미묘한 감정과 자신을 돌봐줄 길상과의 사이에서 번민하고

길상또한 서희와의 오랜 관계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갈등한다

 

마지막 양반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김훈장은

어엿한 양가집 규수가 낯선땅에 와서 장사를 하며 돈을 버는 것에 대해 못마땅해하고

점점 변해가는 세상에서 구태의연한 양반과 종이라는 개념은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나라안은 일제 치하에서 고통을 받고 있고

나라밖에서 나름대로 독립을 위해 열심히 투쟁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와의 이익이 교차되는 시기와 장소이다보니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는

혼란의 시기에 타국에 와서 연명은 하고 있지만

그들의 소원은 오직 고향의로의 귀향이다

 

김평산의 큰아들 거복이

김두수라는 이름으로 외놈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김평산과의 긴장관계가 거복이와의 관계로 전개되고 있다

 

성인이 된 서희와 길상

특히 길상의 심적 갈등과 용이의 비관

그리고 국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투사들의 활동등이

2부를 시작하는 이야기들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0.12.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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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부 1권 - (타지에서 고생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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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이의 희생으로 무사하게 간도로 탈출한 서희 일행. 그래도 나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봉선이가 뒤늦게라도 간도에 올 거라고. 하지만 봉선이는 끝내 오지 않았고 그 뒤로 봉선이에 대한 이야기는 알 수 없었다. 내심 봉선이랑 길상이랑 이어지기를 바랐는데..   산 사람은 역시 살아야 했기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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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이의 희생으로 무사하게 간도로 탈출한 서희 일행. 그래도 나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봉선이가 뒤늦게라도 간도에 올 거라고. 하지만 봉선이는 끝내 오지 않았고 그 뒤로 봉선이에 대한 이야기는 알 수 없었다. 내심 봉선이랑 길상이랑 이어지기를 바랐는데..

 

산 사람은 역시 살아야 했기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자리 잡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리고 다행히도 간도 땅에서는 서희에게 운이 따라주었고, 그녀를 방해하는 이는 없었다. 무엇보다 그녀에게 힘이 되어준 건 윤씨 부인이 서희를 위해 남몰래 숨겨두었던 금 덕분이었다. 그런 걸 보면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우리 결혼 절차 중 예물 교환이 있나보다. 결혼 생활 중 혹시나 하는 일을 위해 예물을 장만하고 후일에는 패물로 물려주기도 하고. 선경지명이 있었던 윤씨 부인 덕분에 서희는 홀로 집과 땅을 버리고 도망가는 중에도 양반집 규수 행색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돈 없고, 배운 거 없는 이들이야 어디서 살던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단지 작정하고 죽이려드는 이가 없어 그저 숨통이 조금 트였을 뿐. 없는 사람은 어디에서 사나 없는 자였다. 조국 땅을 그리워하면서 지내는 타지 생활은 이들을 더 외롭고 서럽기만 했다. 그리고 나라 잃은 서러움은 가진 것이 없는 것보다 더 큰 아픔이었다. 그것은 이들끼리 더 뭉치게 하는 힘이 되기도 했지만, 일본에 치이고 중국에 치이는 이들의 생활은 고되었다. 적을 피하려 온 곳이지만 이곳에는 또 다른 적이 생긴 샘이었다.

 

무엇보다 가장 밉상은 임이네였다.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고, 저런 사람을 어떻게 곁에 그냥 둘까 싶었다. 본디 사람은 선하다는 생각은 진작에 버렸지만, 본성이 어쩜 저리도 못되었을까 싶다. 받은 것에 대해 고마워 할 줄 모르고, 베푸는 이의 것을 몰래 탐하고, 남의 것을 훔친 것조차 부끄러워하지 못하고. 극박한 환경이 사람을 더 악하게 만든다 할지라도 아닌 것은 분명 아닌 것이었다. 적어도 자신에게 인정을 베푼 이에게 보답은 못할 지언정 못되게 굴 수 있을까.

 

임이네의 억울한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작가가 심어주는 생각 때문일지 모르지만 용이와 월선이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이 더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강청댁도 그렇고, 임이네도 그렇고 용이 주변에는 왜 그렇게도 심성이 곱지 못한 여자만 꼬였는지. 마음 못 잡고 월선이한테서 정을 못 때는 용이도 용이지만, 강청댁이나 임이네의 심성이 월선의 반에 반 정도만 되었어도 용이는 제대로 된 한 가정을 이루지 않았을까 싶다. 가까이 두고도 마음이 통하고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가슴 아프기만 하다. 간도에서조차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들의 사랑의 결말이 너무나 궁금하다.

 

 

 

- 연필과 지우개 -

 

 

 

 

 

제2부

1부의 마지막으로부터 약 2~3년이 경과한 1910년부터 약 7~8년간 간도에 정착한 서희 일행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경술국치 이후 간도 이민현상과 독립운동의 여러 면모, 가치관의 변절 등 당시 간도 한인사회의 삶의 모습이 자세히 묘사된다. 서희는 공 노인의 도움으로 용정에서 대상으로 성장하나, 함께 온 농민들은 외지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다. 서희와 길상의 혼인, 구시대를 대표하는 김 훈장의 죽음, 이용과 월선의 애끓는 사랑과 월선의 감동적인 마지막 모습, 일본의 밀정이 된 김두수와 길상을 중심으로 한 독립운동가들의 대립 등이 펼쳐진다.

s*******r 2012.09.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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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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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기를 하재믄... 세월이 약이라등가? 인간이 미렌한 겐가 모릅지. 사램이 사는데 너무 서두르느응 거 앙입매. 다아 지나간 일이랑이. ” (p149) “ 세월이 긴데 뭘 그리 서두르시오. ” (p183) (서희의 생각) ‘내 돈이 아까워 군자금을 아니 낸 건 아니었소. 당신네들에게 협력을 한다면 나는 내 희망을 버려야 하는 게요. 나는 원수의 힘을 빌려 원수를 칠 것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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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기를 하재믄... 세월이 약이라등가? 인간이 미렌한 겐가 모릅지. 사램이 사는데 너무 서두르느응 거 앙입매. 다아 지나간 일이랑이. ” (p149)

“ 세월이 긴데 뭘 그리 서두르시오. ” (p183)

(서희의 생각) ‘내 돈이 아까워 군자금을 아니 낸 건 아니었소. 당신네들에게 협력을 한다면 나는 내 희망을 버려야 하는 게요. 나는 원수의 힘을 빌려 원수를 칠 것이요. ......

나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했을 뿐이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른바 내가 써야 할 군자금을 마련하는 일이오. 충분히 마련되는 그날 나는 돌아갈 것이오. 그리고 싸울 것이오. 내 원수하고, 섬진강 강가에 뿌린 눈물을. 내 자신에게 한 맹세를 나는 잊지 않을 것이오. ‘ (p215)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얼마나 큰 약점인가. 절망에서의 탈출 뒤에 온 희열이란 또 얼마나 서글픈 찰나인가. (p340)


토지 5권에서는 미묘한 서희와 길상의 신경전을 보는 재미가 있다. 두 사람이야 애가 탈수도, 혹은 너무도 싫은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서로를 향한 애정 혹은 애증의 감정이 용정에서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서희는 이미 길상을 정혼 상대로 마음을 정한 눈치지만, 그것을 모르는 길상은 양반이 아니라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더욱 애가 탈 뿐이다.


토지를 읽으면서 나는 긴 호흡의 삶을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나 2년, 3년 후라는 짧은 기간의 미래만을 생각하고 살아가는데, 서희를 통해 그리고 여러 인물들을 통해 나는 천천히 흘러가는 긴 세월을 조금이나마 가늠해본다. 서둘러봤자 긴 세월을 놓고 봤을때는 별것 아닌 것이 되버리는 시간을 이제사 깨닫는다.

긴 호흡의 이야기는 이런 깨달음을 주는 듯 하다. 긴 장편 소설을 읽다보면 한권짜리 소설은 단편같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한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정말 다양한 일을 겪으며 험난한 고비를 거쳐 나가야 함을 알게 된다. 불에 타서 모든 것을 잃고 난 후에도 사람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보다.

긴 이야기의 1/4을 읽었다. 그런데도 소설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간다는 점이 대단하다 싶다. 토지가 왜 명작인지, 책을 읽어나갈수록 알 것 같은 기분이다.

b****4 2011.08.1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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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는 시간 (박경리, 토지 2부 1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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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는 시간 (박경리, 토지 2부 1권을 읽고) 책을 읽는 속도가 더딘 편도 아닌데, 한권을 다 읽으면 해가 떳다가진다. 1부의 마지막이 2부의 시간에서는 삼년이 흘러 있었다. 서희는 간도에서 거간이 되어 있었고, 그와 함께 일을 주도 했던 인물들(길상만 남겨두고)은 제 살길을 모색한다. 그리고 과거 조준구와의 대결 구도는 거복(김두수)와의 구조로 바뀐다. 인물간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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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르는 시간

(박경리, 토지 2부 1권을 읽고)

책을 읽는 속도가 더딘 편도 아닌데, 한권을 다 읽으면 해가 떳다가진다. 1부의 마지막이 2부의 시간에서는 삼년이 흘러 있었다. 서희는 간도에서 거간이 되어 있었고, 그와 함께 일을 주도 했던 인물들(길상만 남겨두고)은 제 살길을 모색한다. 그리고 과거 조준구와의 대결 구도는 거복(김두수)와의 구조로 바뀐다. 인물간의 대립만이 바뀐 것이 아니라, 농업에서 상업이라는 경제적 형태도 바뀐다. 이로써 인물들의 의식상태도 공동의 이익을 우선시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개인을 우선시하는 형태로 바뀐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은 혼란을 느끼고 자의식은 좀 더 강화된다.

『토지 2부 1권』에서 주목할 인물은 길상이다.

 

그런데 하나의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무수한 살생을 자행하게 되는 것은 어느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이거니와 한 마리의 꾀꼬리 새끼를 키우기 위해선, 날개가 상한 한 마리의 벌(蜂)을 위해 슬퍼하던 길상도 매일 상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p.200)

 

벌의 생명을 아낄 줄 알았던 과거의 길상이 꾀꼬리 새끼를 위해 여치의 목을 비틀 수밖에 없(p.200)었다. 서희를 위해 살아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별당 아씨 덕분에 글을 배운 감사함과 그 은혜로 서희를 보필하며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 그의 삶의 정신이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나는 언젠가 어느 주막에서 눈물 한 방울을 쪼르르 흘리며 이보란듯 옷고름으로 찍어내는 늙은 영감쟁이를 본 일이 있소. 눈물은 아니 흘려도 슬픈 것이요 비 오듯 쏟아져도 슬픈 것인데 어거지로 흘린 한 방울의 눈물을 소중하게 옷고름으로 찍어내는 그 품을 보고 구역질을 느낀 일이 있었습니다.(p.384) 사람이 가져야 할 마땅한 정이 상술로서 변모함을 알고 부터였다. 제 껏을 빼기지 않고 남의 것을 얻고, 그 수단이야 어째든 간에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서희에게 간도는 재귀를 향한 꿈의 땅이었다면 길상에게 간도는 밥 그릇 싸움을 위한 아전투구의 땅이었다. 생이란 아픈 것인데 이것이 상대를 갈취하기 위한 수단이 돼버리면, 자연스러움은 인위적인 것이 돼버리고, 마치 자신이 살리려고 죽였던 여치의 목숨과 다를 바가 없었다.

 

피가 도는 사람의 몸에서 변심은 없을 수 없는 일인데, 소설을 다 읽고 나서 내가 버겁게 느끼는 것은 뭘까? 한참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그것은 지구촌 어느 한 공간에서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줘야 할 것 같은 내 마음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길상이라면 으레 그래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 이것은 내가 바라는 마음이었다. 사람과의 관계가 어긋나는 것도 바로 이런 마음 때문이지나 않았을까? 하나 주는 것도 아까워하면서 둘을 바라는 못된 심보. 길상은 서희에게 무엇을 바랬단 말이던가? 서희를 원망하는 듯 하면서도 그런 것 같지 않고, 용이의 떠남에 외로움을 짙게 느끼는 것. 어제를 살았던 것이 문득 후회되며 연결 되었던 모든 사슬고리를 끊고 싶어지는 것. 길상이 갈망하는 것은 나 역시 느끼고 있으며, 그래서 더욱 책만 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일 여삼추라. 깨닫고 몸을 추스르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2 2010.01.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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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정에서 새로운 삶, 새로운 인물들 - 운명의 무게 (토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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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의 끝은 최 참판댁을 침입하고 산에 갔던 남자들 중에 살아남은 용이, 길상 등과 몇몇 마을 사람들이 부산항을 통해 간도로 가는 것이었다. 이 일행에는 서희가 포함되었다. 낯설고 물설은 머나먼 간도에서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많이 궁금했다. 부자가 된 서희이들이 정착한 곳은 용정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월선이의 친척뻘되는 공 노인이 오래 전부터 살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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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부의 끝은 최 참판댁을 침입하고 산에 갔던 남자들 중에 살아남은 용이, 길상 등과 몇몇 마을 사람들이 부산항을 통해 간도로 가는 것이었다. 이 일행에는 서희가 포함되었다. 낯설고 물설은 머나먼 간도에서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많이 궁금했다.


부자가 된 서희

이들이 정착한 곳은 용정이라는 곳이다. 이곳은 월선이의 친척뻘되는 공 노인이 오래 전부터 살던 곳이다. 그래서 이들은 이 곳으로 간 것 같다. 토지 5의 시작은 용정에 큰 불이 난 후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평사리에서 온 일행이 용정에 정착한지 서너 해 지난 듯 하다. 서희 일행은 근처 절로 피신했다. 김훈장은 서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여 학교에서 선생으로 있는 상현(이동진의 아들)의 방에 기거하고 있다. 김훈장이 왜 서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냐면 이동진이 사람을 보내 요청한 독립군 군자금을 서희가 거절했고 근처 절에 시주를 하고 장사꾼 일에 열심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희는 용정에서도 알아주는 부자가 되어 있었다. 서희 할머니가 은밀히 전달해준 금덩이를 공 노인의 도움으로 좋은 값으로 팔았고 이 돈을 곡식이나 땅 등에 투자하여 이득을 많이 챙겼던 것이다. 간도땅이라는 게 조선인들이 많이 살고 있지만 조선은 이 땅을 지킬 여력이 없어 청인들과 왜인들이 간도를 노리고 있었다. 서희는 용정 물정을 잘 알고 있는 공 노인의 조언을 받으며 청인들에게 비싸게 땅을 팔기도 하고 매점매석으로 이득을 많이 봤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길상이가 수족 역할을 잘 했던 것도 서희가 재물을 많이 모으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편 길상은 스물 한 살의 청년으로 잘 생긴 외모와 점잖은 행동과 말투로 용정의 아가씨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혼담도 오가지만 왠지 모르게 길상이도 관심이 없는 것 같고 서희쪽에서 별 얘기가 없다. 그래서 길상이와 서희가 사귀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기도 한다.

월선은 전처럼 국밥집을 하고 임이네는 월선을 돕는다. 하지만 욕심많은 임이네는 월선이 몰래 국밥집의 수익금을 빼돌린다. 용이는 그런 임이네의 행동을 알고 꾸짖지만 임이네는 얼굴이 두껍다. 월선은 알고 있기는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용이는 장사를 몇 번 해봤지만 영 그 쪽에는 소질이 없는 듯 하다. 그러면서 멀리 청인의 땅을 빌려 농사짓는 영팔이를 부러워한다.


묘한 삼각관계

여기서 묘한 삼각관계가 벌어진다. 서희를 둘러싼 상현과 길상이의 관계이다. 상현은 배를 타고 간도에 올 때부터 길상이에 대하여 질투 비슷한 것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현재 서희와 상현의 관계는 상현의 말실수로 멀어진 상태이다. 상현이 서희와 만나는 것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던 차에 길상이 상현을 찾아온다. 하지만 그건 서희와의 만남을 위해 상현을 찾아 온 것이라기 보다는 김훈장을 보러 온 것이다. 김훈장을 챙기는 길상이 김훈장에게 용돈을 전달해달라고 상현을 찾아왔을 때 상현과 길상은 술자리를 하게 된다. 거기서 상현은 길상의 속을 건드리고 둘은 말다툼을 한다. 그러면 길상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길상은 서희를 좋아하는 걸까? 그걸 잘 모르겠다. 길상이 생각하는 서희는 상전이라기 보다 보살펴야 하는 꾀꼬리새끼 같은 존재같다. 사랑이라기 보다 지켜주고 싶고 보살펴 주고 싶은 것 같다. 길상은 회령가는 마차에서 우연히 본 딸 하나 있는 여자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다. 회령의 여관에서도 우연히 그 여자와 마주친다. 그렇다면 서희의 마음은 어떨까? 서희는 상현을 '서방님'이라고 부르지만 그에 대한 감정은 사랑이기 보다 증오에 가깝다. 상현에게 상처받은 것에 대하여 배 이상의 앙갚음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서희는 상현을 초대하여 술상을 차려놓고 '오라버니'가 되어 달라는 어처구니없는 부탁을 한다. 결국 상현은 서희의 얼굴에 술을 붓고 용정을 떠나 고향으로 가버린다. 서희와 길상, 과연 이 둘은 어떻게 될까?


길상의 고민

길상은 평사리에서도 여러 생각이 많았다. 그는 새벽에 길을 떠나면서 가물거리는 별을 바라보며 죽음과 생명에 대하여 생각한다. 언제부터 별은 거물거리고 있었던가? 세월은 끝이 없는 걸까? 사람도 곤충도 바위도 그 영원함 속에서 시간을 호흡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그리고 서희를 도와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화재가 난 곳에 새 건물을 짓는 일을 감독하면서 길상은 알 수 없는 괴로움과 고독을 느끼는 것 같다. 사람들이 바라보는 길상은 왠지 가까이 가기 힘든 위엄이 있다는 것이다. 용이 또한 그걸 느낀다. 어떤 인부 한 명이 그것을 이렇게 말한다. 마치 본 마음을 딴 데에 두고 껍데기만 가지고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이건 무슨 뜻일까? 길상은 스스로도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우연히 키우게 된 꾀꼬리새끼를 통해서 나타낸다. 꾀꼬리새끼를 키우려고 수많은 곤충을 죽여야 한다는 괴로움과 고민. 그건 아마 서희를 향한 길상의 마음일 것이다. 서희를 지켜주려고 서희 곁에 있고 싶지만 그것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괴롭혀야 한다는 것. 이런 것은 길상이 원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꾀꼬리새끼처럼 서희를 보호해 주려면 그 길 밖에 없으니. 그리고 꾀꼬리새끼를 산에 놓아주지 않은 것처럼 서희를 떠나지 않은 것은 길상의 욕심과 애정 때문이리라. 그래서 길상은 자신의 속마음을 쉽게 얘기하지 않고 사람들은 그의 얼굴에서 알 수 없는 어색함을 느끼는 것 같다. 길상은 서희를 위해서 자신의 다른 것을 포기한 것 같다. 하지만 약간의 균열이 감지된다. 예민한 서희도 그런 것을 느끼고 길살이 떠날까봐 불안해 한다. 길상은 어린 딸이 있는 여자와 행복하게 살고 싶은지도 모른다.


독립운동, 독립군 이야기 등장

토지 5권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제야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 시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지 5권부터 간도와 연해주에서 활동하는 독립군, 그리고 조선인 학교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온다. 그동안 종적을 감췄던 김평산의 큰 아들 거복이가 김두수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거복이는 어릴 적 행실이 안 좋았는데 일본군 첩자로 등장한다. 그 아버지의 그 아들인 셈이다. 의병장을 잡아 사형시켜서 그 동생이 김두수를 쫓고 있다. 송씨 가문에서 세운 학교에서 그 둘째 아들 송장환은 교사로 일하는데 이 남자는 제대로된 사람같다. 조선의 독립을 위한 교육사업에 열심히다. 하지만 분열된 독립운동 세력들을 바라보며 독립에 회의적이기도 하다. 김동진은 연해주쪽에 있는데 연해주쪽은 러시아의 지원으로 독립군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하지만 간도와 연해주의 독립운동은 통일되지 못하여 힘을 제대로 못쓰고 있는 형편인 것 같다. 게다가 일본의 교묘한 방해, 특히 일진회라는 단체를 통한 방해, 김두수 같은 일본군 첩자들도 있어서 간도와 연해주에서의 독립운동은 쉽지 않다.


용정에서 힘겨운 조선인들의 삶

용이는 답답한 마음을 달래러 영팔이네에 갔다가 겨울동안 영팔이와 산에 들어가 벌채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용정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서방을 만난다. 둘은 월선이가 하는 주막에 들어서는데. 용이는 술을 왕창 마시고 정을 떼려고 월선이를 나무란다. 주 서방은 당황한다. 그러면 안 되지. 정 떼는 게 가능했으면 벌써 뗐지. 용이는 월선이에게 술을 먹고 욕을 하고 다음날 후회한다. 월선은 이렇게 임이네에게나 용이에게나 공격받는 입장이다. 월선에게는 홍이가 위안이다. 평사리에서 온 사람들은 대체로 용정에 온 후로 더 거칠어졌다. 임이네는 더 표독스럽게 자기 살 궁리는 한다. 그래서 임이네는 월선이를 최대로 이용하려 한다. 임이네는 평사리에서보다 더 욕심쟁이가 됐고 남의 것을 탐내고 그런데도 잘못했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 용정에 오래 산 공노인 조차 용정의 조선인들은 '부평초'같다는 생각을 한다. 뿌리내릴 수 없는 부평초. 영팔이는 용이와 고향에 돌아가는 꿈을 꾸지만 용이는 회의적이다. 이렇듯 역사의 소용돌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곤 한다. 윤보의 최후를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역시 윤보는 멋진 사내였다.


서희의 맹렬한 증오, 새로운 인물들

걱정되는 게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서희다. 서희는 그 어린 나이에 증오로 똘똘 뭉쳐 있다. 돈을 벌고 세력을 키워 조준구에게 복수하겠다는 그 일념으로 삶을 지탱하고 있다. 그런 서희는 상현의 도발조차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것이다. 마치 복수와 증오가 서희가 사는 원동력 같다. 서희가 무섭다 .서희는 최씨 여자들이 최 참판댁을 부유하게 했던 전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그녀는 특유의 과감한 판단력으로 재력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그녀가 키운 재력으로 그녀는 양반이라는 특권의식을 확장하려고 한다. 이건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분명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녀에게 또는 임이네에게 또는 일반 백성들에게 독립운동은 큰 관심대상이 아니다. 관심의 대상이더라도 우선순위에서 밀린 경우가 많다. 일단 개인의 삶이 힘겹고 고단하다. 그리고 서희 같은 경우는 하루 빨리 하동으로 돌아가 원수를 갚는 일이 급하다. 그리고 김두수에게는 조선이라는 나라 때문에 자신의 삶이 비참해지고 힘들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조선은 되찾아야 할 조국이라기 보다 애증의 대상, 우선 순위에서 밀린 대상, 심지어 복수하고 싶은 대상일 수도 있다. 이것은 동학의 실패, 그리고 열강의 침탈, 무능한 조선정부, 민란으로 피폐해진 백성들의 삶도 한 몫 했을 것이다. 하여튼 평사리에서 간도로 간 일행은 그럭저럭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은 더 독해진 사람도 있고 약간의 희망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도 있다. 토지 5에는 용정과 회령 사이, 가끔 청진도 나온다. 새로운 땅인 만큼 새로운 인물들도 등장한다. 교육사업에 애쓰는 송장환 선생이 등장한다. 김두수는 금녀라는 여자를 괴롭힌다. 김두수가 괴롭히는 금녀를 보니 김평산과 모의했던 귀녀가 생각난다. 그리고 야채가게를 하는 아줌마의 아들인 정호와 용이의 아들 홍이와 친구이다. 야채가게를 하는 아줌마의 남편이 바로 김두수가 체포하여 사형시킨 의병장이라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북한 사투리가 등장해서 재밌었다.


 "못 오를 나무 쳐다보지도 마십시오. 신언서판(身言書判)이 분명하신 서방님을 저도 우러러 보아왔습니다. 이곳은 내 땅이 아니지만 물론 우리는 모두 조선사람들입니다. 나라가 망하니 삼강오륜도 땅에 떨어졌다고들 하더군요. 그러나 양반의 채통만은 엄연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내 땅이 아니라고 해서, 천애고아라 해서 뼈대 있는 집안의 규수를, 야심의 노리개로 삼을 시, 저의 칼도 그냥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는 분명 골수까지 종놈으로 썩어버린 놈이니까요. 그걸 충성심이라고들 하지요." (46~47쪽)


도대체 얼마나 오랜 세월을 별들은 저렇게 가물거리고 있었더란 말인가. 시가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무너지고 재가 되고 폐허로 변한 곳, 저 잿더미는 죽음일까? 저 사물의 변화는 과연 죽음일까? 끝이 없는 세월과 가이 없는 하늘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끝이 없고 가이 없는 것이라면 없을 것이다. 근원의 생명도 항구불멸이라면 근원의 생명이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도 없는 것이다. 다만 영원한 것이 어둠 속, 잠든 이 시각에도 쉬지 않고 숨을 쉬고 있을 뿐이란 말인가. 저 하늘의 별도 숨을 쉬고 있고 거적으로 둘러진 움막 속에 잠든 사람들도 숨을 쉬고 날개를 접은 가냘픈 벌레들도 숨을 쉬고 한 뿌리 풀잎, 한줌의 흙까지 영겁의 위대하고 묵중한 시간을 호흡하며 더불어 가고 있을 뿐이란 말인가. (67~68쪽)


그러니까 1908년 칠월 초순, 일행이 회령가도를 지나 용정촌에 도착했는데 (79쪽)


'흥! 의병장? 독립운동? 개나발 같은 소리 작작해. 왜놈이 임금이건 조선놈이 임금이건 나한테 무슨 상관이야? 어느 놈이 잘 살든 못 살든 내 알 바 아니고 내가 근심할 일은 내 일신 하나뿐이야. 언제 어떤 놈이 나를 대신해 주었더란 말인가? 천대와 구박... 천대와 구박, 내가 받은 건 그것밖에 없었다. 나라가 망했다고 울어? 우는 눈구멍에 오줌을 깔기지. 나라가 뭐야? 망해라! 망해! 살인죄인의 자식인 이 김두수. 조선 백성 되길 버얼써, 심여 년 전에 사양해온 터라. 개돼지 취급이라도 조선 만세를 부를까? 발붙일 곳이 없어도 내 나라 내 강산이라며 울까? (124쪽)


"훈춘에서 송화강까지 그 사이의 거리는 족히 이천 리는 될 것입니다. 우리 조선 땅의 길이를 삼천 리라 하는데 여러분들도 지도상으로 대개는 짐작이 될 줄 압니다. 자아 그러면 그 당시의 국경선을 그어봅시다."

안시성과 요동성 밖에 있는 요하(遼河)를 따라 백묵이 힘찬 줄을 그어나간다. 부여성 외곽으로 해서 하얼빈까지 왔을 때 백묵이 부러졌다. 나머지 짧아진 백묵이 송화강을 따라 시베리아로 쭉 빠져나간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압록강 두만강 밖에 있는 이 땅덩어리의 크기 말입니다. 오늘날 우리의 잃어버린 강토, 조선의 땅덩어리만 하다고 여러분은 생각지 않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우리의 강토 조선, 조선의 땅덩어리만 한 것이, 어쩌면 더 클지도 모르는 땅덩어리가 압록강 두만강 너머에 또 하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틀림없을 것이니다. 아시겠습니까, 여러분!"

 "예! 알겠습니다아!"

 "이 넓은 땅덩어리가 고구려 적에는 우리 영토였었다는 것을 알겠습니까?"

 "예! 선생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간도 땅에서도 천 리 밖 이천 리 밖에까지 우리 땅이었다는 것을 여러분은 똑똑히 알았을 것입니다. (152~153쪽)


"학문은 도덕을 높이는 것으로 싸우는 데 쓰이는 게 아니라 하셨습니다." (161쪽)


그러나 도둑의 무리 못지않게 경계를 해야할 것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성현의 길을 배웠으되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를 모르는 무리 말이다. 이들이 도둑과 합세하여 나라를 망해먹은 셈이야. 첫째는 왕실, 왕실은 왕실의 안녕만을 위해 백성을 배반했다. 둘째는 고관대작, 일신의 영달과 일문의 무사태평을 위해 백성을 배반했다. 셋째는 선비들, 제 한몸 닦기 위해 청탁(淸濁) 만을 가려 백성들을 이끌지 못했으니 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배움에의 길은 내 나라를 위한 것, 내 겨레를 위한 것, 총도 될 수 있고 칼도 될 수 있고 분필도 될 수 있고," (162~163쪽)


그런데 하나의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무수한 살생을 자행하게 되는 것은 어느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일이거니와 한 마리의 꾀꼬리새끼를 키우기 위해선, 날개가 상한 한 마리의 벌을 위해 슬퍼하던 길상도 매일 살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200쪽)


'생명을 받지 말아라. 다시는 나지도 말고 죽지도 말아라. 그동안 지은 업(業)이 있다면 내가 대신 받으마.' (201쪽)


거기 가믄 양반도 없고 상놈도 없고 부재도 없고 빈자도 없고 자석 잃은 부모도 없고 왜놈도 조선놈도 없고... 그랬이믄 얼매나 좋겄소? 그라믄 나는 콧노래나 부르믄서 집이나 지을라누마요." (205쪽)

-> 윤보가 죽으면서 했던 말이다.ㅠㅠ


난 하동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이다. 살을 찢고 뼈를 깍고 피를 말리는 고초를 겪는 한이 있어도 나는 내가 세운 원(願)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내 살을 찢고 내 뼈를 깍고 내 피를 말리던 원수를 어찌 꿈속엔들 잊으리!' (214쪽)


"내 발목에 간신히 걸려 있는 가느다란 줄 한 가닥이 뭔지 아시오? 그놈의 썩어빠진, 쥐뿔만도 못한 도리라는 게요. 더러는 우직한 농사꾼들 중엔 그놈의 도리라는 것을 기둥 삼아 구차스런 삶을 지탱하는 자들이 훨씬 많더군요." (247쪽)


그보다 공 노인은 간도 땅의 조선사람들을 수풀에 앉은 새로 봤을 것이다. 뿌리를 박을 수 없는 남의 땅, (264쪽)


자기 자신을 슬퍼할 줄 모르고 불쌍하게 생각는 마음이 없이 어찌 남을 위해 슬퍼하겠습니까. 배고파본 사람만이 배고픈 것을 알듯이 말입니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픔을 알드싱 말입니다. 해서, 그, 그렇지요 나도 그렇습니다. 그분을 불쌍히 여기고 정을 느낀 겁니다. 애기씨의 경우에도... 애기씬 세상에 귀한 보물이었지요. 연꽃이고 꾀꼬리새끼고 뭣이든 원하는 대로 해드리고 싶었고... (382쪽)


나쁜 사람 좋은 사람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사람의 정이 있느냐 없느냐... 아무리 남에게 좋게 보여도 정이 없는 자는 거짓말쟁입니다. 네, 거짓말쟁입니다. 가증한 거짓말쟁이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해도 그건 거짓말쟁입니다. 자신을 슬프게 생각해본 일도, 불쌍하다 생각해본 일도 없는 사람입니다. (383~384쪽)


햇볕도 여름과 달리 튀질 않고 스며들어 있다. (386쪽)


회환없는 세월이 어디 있을 것이며 세월과 더불어 가중되는 운명의 무게를 피할 자 그 누구겠는가. 그러나 수고(受苦)는 싸움이지 복종이 아니기에, 회한과 운명의 무게와 더불어 있는 자만이 영혼은 높은 곳으로, 육신은 낮은 곳으로, 그리하여 도깨비 방망이와는 아무 상관없는 진실의 쓴 잔을 마시게 되는 것이다. (388쪽)


<단어>

앵속(罌粟): 어떤 나그네 말이 그곳에는되놈들이 몰래 앵속(罌粟)을 심기 따문에 낯선 사램이 가믄 큰일난다는 기라. (15쪽)

신산(辛酸): 그렇다고 무엇을 향해 돌진해가기에는 신산(辛酸)을 맛본 일이 없는 나이 어린 서방님의 그 의기가 쇳덩이 같다 할 수는 없었다. (51쪽)

학자(學資): 그러나 학자(學資)를 어떻게 하지? (53쪽)

색불이공 공불이색: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209쪽) -> '색즉시공 공즉시색'과 같은 뜻의 말 같다.

오소소한 표정: 방문을 열고 송장환이 오소소한 표정으로 들어온다. (227쪽)

야소교: "뱀을 죽여야 할 의무가 있다면 나는 야소교를 못 믿겠는데요? 난 뱀을 못 죽입니다." (295쪽)


<의문>

1) 자기 자신을 슬퍼할 줄 모르고 불쌍하게 생각는 마음이 없이 어찌 남을 위해 슬퍼하겠습니까. -> 생각는?





k***5 2012.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토지 5 (2부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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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구든 사람을 보면 솔나무에선 솔냄새가 나고 느릅나무에선 구린내가 나고 계피나무에선 맵싸한 향기가 나듯이 단박에 그 사람의 냄새를 알 수 있습니다. 나쁜 사람 좋은 사람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사람의 정이 있느냐 없느냐...아무리 남에게 좋게 보여도 정이 없는 자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네, 거짓말쟁이입니다." 383쪽    토지가 읽을수록 매력적이다.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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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누구든 사람을 보면 솔나무에선 솔냄새가 나고 느릅나무에선 구린내가 나고 계피나무에선 맵싸한 향기가 나듯이 단박에 그 사람의 냄새를 알 수 있습니다. 나쁜 사람 좋은 사람 그런 얘기는 아니고요, 사람의 정이 있느냐 없느냐...아무리 남에게 좋게 보여도 정이 없는 자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네, 거짓말쟁이입니다." 383쪽

 


 토지가 읽을수록 매력적이다.

 

 이런 저런 순간들, 사건들에 대해서 각각의 인간들이 보여주는 대처능력은 나의 그것과 비교해보기도 하고...그러면서 공감도 하고, 혹은 거부도 하게 되는 것 같다.

 

 

 2부부터 배경이 평사리에서 용정으로 바뀐다.

 주인공 답게 서희는 잘나간다. 용이와 그의 일당은 여전히 막장이고...

 

 개연성이 살짝 부족한듯 싶기도 하지만, 종놈으로 태어난 길상의 복잡한 마음을 헤아리다보면... 서머셋 모옴의 '인간의 굴레'가 생각나기도 했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0.07.07.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