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천국]이라는 신비하고 로맨틱한 제목답지 않게 면면히 굉장히 실랄한 소설이다. 짤막한 단락으로 구성되어 마치 꽁트를 읽는 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지만, 그 주제는 세기말이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를 다루며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그야말로 낯선 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휴가를 나왔다고 유혹에 빠지는 박, 평범한 직장인에서 정신착란자로 변해가는 김, 심지어는 여자 흉내를 내며 여자 화장실만을 전문적으로 터는 이까지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인간 군상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등장 인물 모두 쉽게 유혹에 빠지고 나서 그속에서 빠져나오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더 강력하게 수렁 속으로 발을 들이밀며, 그래도 한줌 인간미를 잊지 않는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산업화와 물질주의에 휘둘리는 약한 군상들 속에 내재한 참다운 생명력에 대해 이야기하려한 것은 아닐까? |
| 이 엽기스럽고 나아가 끔찍하기조차한 <낯선 천국="">은 97년에 발표되었는데, 소설 내용 중의 일부는 그후 1-2년 사이에 우리 사회에서 현실화된 것도 있다. 서서히, 아주 서서히 타락, 파멸해가는 등장인물(주인공이 아니다)들을 보면서 그래도 희망은 있겠지, 결말은 해피엔딩이겠지 마음을 다스려보지만 작가는 독자의 바램을 여지없이 뭉개고 만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은 자연스럽게, 아무 미련없이 자신의 인생을 깨뜨려버리고 만다. 달콤한 사랑이나, 심오한 철학이나, 뛰어난 상황묘사나, 아름다운 인연이나, 웅장한 역사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그저 어, 어, 이게 아닌데--- 하다가, 우물쭈물 하다가 자신의 뜻과 관계없이 진흙탕으로 굴러 떨어지는 사람들 - 바로 우리 자신- 의 이야기이다. 세상은 자기 뜻과는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힘차게 웅변하는 책이다. 현대인의 기이한 인생 파멸을 느끼고 싶다면, 독자들이여, 이 책을 읽으라, 그리고 그 등장인물처럼 되지 말아라 !!!낯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