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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딱히 흥미진진한 사건이랄 게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거참 묘하게도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독특한 소설이었다구요. 그래서 흠. 왜 그럴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단,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번역 문장이 좋았다는 장점이 하나 있겠습니다. 읽어나가는 리듬에 딱히 걸리는 부분 없이 자연스럽게 술술 풀려나가는 좋은 문장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빠른 진행을 꼽을 수 있겠네요. 어떤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습니다만 묘하게도 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건 왜 그랬을까? 흐흠. -이게 아마도 리뷰의 장점이겠습니다. 뭔가 왜 그랬는지 원인을 생각하게 된다는 거.- 읽는 중간중간 대실 해밋의 문체가 떠올랐던 걸 감안해보면 아마도, 하드보일드 타입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였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액션이라든가 기타 그럴 만한 요소는 전혀 없었지만 이야기가 슉슉슉슉 진행되어 나가니까요.
대단한 장점이라고 여겨지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슉슉슉슉 진행되는 와중에도 뭔가 있다, 여기엔 뭔가 숨은 비밀이 있어, 라는 느낌이 끊임없이 들게 합니다. 이 소설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자 오로지 그것만이 유일한 무기라서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별 셋입니다. 이상하게 잘 읽히는데 이상했던 이유가 바로 잘 읽히는 소설임에도 그닥 재미는 없었다는 점 때문이거든요. 대체로 소설이 잘 읽히는 건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인데 이야기가 별로 재미있는 편도 아니면서 읽히기는 잘 읽히니 이상하달밖에. 그냥저냥 딱히 사건이랄 게 없는 이야기가 지속되기 때문에 읽어나가기는 하게 되지만 뭔가 쿠쿵, 이라든가, 짜잔, 이라든가 하는 대목이 없이 주야장천 비슷한 템포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소 지루했습니다, 라고 말씀드릴 상황이면 그냥 지루한 소설이라고 간단히 설명하고 끝내면 될 것을 이게 묘하게도 또, 지루하지는 않아요. 거참 스포 없이 설명할라니 나도 미치겠네. 여하튼 그렇습니다.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면 이를테면, 연출력이 대단히 뛰어난 영화들이 보여주는 특징을 고스란히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장르의 종류는 다르지만 가령,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듀얼>이라는 데뷔작을 떠올려보면 그래요. 앞서가는 승용차와 뒤쫓아가는 트럭 간의 어떤 특별한 사건 따위 벌어지지 않고 그 트럭이 승용차를 쫓는 것인지 그냥 가는 길이 우연히 같은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몹시 쫓기는 기분에 휩싸여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는 승용차 운전자의 심리묘사가 극에 달했던 그 영화처럼, 이 소설도 그렇게 딱히 로즈메리와 그녀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우연인지 어쩐지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뭔가 자잘한 일상처럼 진행되는데, 그런데 이상하게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느낌으로 뭔가 있다, 뭔가 숨어있어, 라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그점 하나로 300페이지 소설 한 편의 맛을 다 살리니 실로 대단한 분위기 조성력인 것만은 확실하지만 그에 반해 사건이 너무 없었다는 게 단점이 되겠네요. 더 얘기해봐야 같은 내용이 반복될 것 같으니 리뷰는 여기서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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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가지고 싶은 여인이 있다. 아파트를 새로 구할 때도 아이방을 반드시 고려한다. 집을 둘러보며 어떻게 방을 꾸밀지 상상하며 즐거워한다. 잘생긴 남편, 귀여운 아기와 함께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만큼 행복한 인생이 있을까. 그러나 일은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남편은 아기를 원하지 않고, 겨우 한 임신에는 이상이 있는 것같다.
아이라 레빈의 『로즈메리의 아기』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 원작소설이다. 영화는 보지 못해 어떻다 말하지 못하겠지만, 소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긴장감과 스릴 텍스트만으로도 충분히 전해져서 만약 이걸 스크린으로 본다면 정말 공포스럽지 않을까 싶다.
허치는 "로즈메리와 가이 우드하우스라는 문패가 달리는 순간 브램퍼드는 불운의 집에서 행운의 집으로 바뀌게 될 걸세."라는 내용의 전보를 쳐왔다._39쪽
로즈메리와 가이는 브램퍼드 아파트로 이사한다. 오래된 고풍스러운 아파트는 옛날부터 이상한 소문이 있었다. 거기다 로즈메리가 인사를 나눈 아가씨가 죽어버리는 사건도 일어난다. 그러나 이후로는 별 일이 없고 이웃의 노부부도 친절하다. 그러던 중 가이가 로즈메리에게 아이를 가지자고 하기까지 하니, 로즈메리에게는 더 좋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아이를 만들기로 한 날 밤, 로즈메리는 이상한 환영을 본다.
아파트를 둘러싼 묘한 공기가 긴장감을 불러온다. 이야기는 철저하게 로즈메리의 시각에서 그려지는데, 로즈메리 자신은 별달리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아니, 위화감은 느끼지만 애써 그것을 외면한다. 독자는 별 일 아닐 것이라고 자기 암시를 하는 로즈메리를 보며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될 요소들이 분명하고 어딘가 이상한데 실체는 알 수 없으니까.
"그 안에 들어있는 녹색 물질은 태니스 뿌리라고 하는 거유. 행운을 가져다주지."_102쪽
가이는 문간에 서서 말했다. "받았으면 목에 걸어야지."_105쪽
긴장된 분위기는 클라이막스까지 계속된다. 다이너마이트를 향해 타들어가는 심지 마냥 고요하고 끈질기고 불안하게 진행된다. 이후 클라이막스를 지나고 나서 마침내 폭발하고야 만다. 그 폭발은 모든 것을 깨끗하게 날리는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는다. 절정 끝에 남은 건 찝찝함. 긴장은 해소된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로즈메리가 그 외의 다른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과 신, 악마 사이에서 나타난 모성은 결국 어머니이자 인간으로서 로즈메리가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다. 그것은 어떠한 공포, 악함도 이겨내겠다는 의지에서 나타난 것이다. 반은 체념, 반은 의지.
"자, 여길 봐, 앤디. 예쁘게 살짝 웃어 보렴. 어서. 예쁜 앤디야."_344쪽
로즈메리의 아기는 후속편 『로즈메리의 아들』로 이어진다. 사실 여기까지만으로도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굳이 살을 더 붙일 필요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궁금하니까 다음 권을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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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독자들이 깨닫지 못하는 엄청난 속도감을 가지고 있다. 인간들은 엄청난 지구의 자전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그처럼 독자들은 이 책의 휘몰아치는 속도감과 추진력을 깨닫지 못한다. 그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하게 이어진다.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겼을 때부터 다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까지 일관적이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은 그 충격이 너무 크기에 제대로 실감하지 못할 정도다. 한번쯤 주인공 로즈메리가 결말에 당하는 상황을 자신의 것이라 생각해 보라. 과연 독자들은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단연 흥미로운 상상이 될 것이다. 두려울만큼 전율스럽지만 무섭지 않은 공포와 스릴러를 간접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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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때부터 살고 싶어 했던 브램포드에 들어가기 위해 이미 계약을 맺었던 아파트를 취소하면서까지 로즈메리와 가이 우드하우스 부부는 간절히 소망했다. 들어가기 전 로즈메리가 처녀시절부터 보호자 노릇을 해주던 에드워드 허친스(허치)에게 브램퍼드에 관한 나쁜 소문을 전해듣지만 결국 그들의 선택은 입주였다. '친절한 이웃, 남편의 출세, 그리고 기대했던 임신 그 아파트에서 모든 것은 괜찮아 보였다.' 뒷표지에 실린 이 말은 언제까지 통용될수 있을까? 남편 가이가 바라던 대로 출연을 하게 되고 모든 것이 그들이 바라던 대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왜 이리 불안해지지? 제목이 '로즈메의 아기'니 로즈메리의 아기가 책속에서 중요한 역활을 하거나 단서를 제공해 주는 역활을 하는 것이겠지?
"허치가 했던 얘기 기억나요? 여기선 다른 건물에서보다 자살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고 했던 거 말예요." (p.65) 그들이 브램퍼드에 입주하고 얼마 안있어 자살사건이 일어났다. 캐스터벳 부부와 함께 살던 테레사 지오노프리오(테리)가 그 장본인이다. 그 사건으로 캐스터넷 부부와 알게 되었고 그들과 친하게 지내던 중 임신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듣게 된다. 거기까지라면 보통 일어날수 잇는 일인데 무엇이 이상하단 말일까? 이웃의 노부부가 젊은 그들에게 과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이상한 일일까? 에이브러햄 새퍼스틴이라는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를 소개시켜준 것도 그들 부부다. 더욱 이상한 것은 비싼 의사로 소문난 그가 저렴한 비용으로 그녀를 진료해주고 진료 터울이 무척이나 짧다는 것이다.
결혼한 여인의 임신은 반가운 소식이다. 더군다나 아이의 소식을 기다려왔던 부부라면 임신 소식이 얼마나 반가울런지 잘 이해가 된다.《로즈메리의 아기》표지에는 특이하게 바퀴달린 바구니 유모차(?)가 그려져 있다. 저자 아이라 레빈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글의 마지막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어 그 부분만 다시 읽어봤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것인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임신한 로즈메리를 만나러 왔고 다음날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았던 허치가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진 것이라거나 그가 죽음 직전에 다른 사람(그레이스)을 통해 '마법에 대한 영어책'과 ' 그 이름은 철자를 바꿔 놓은 것'이란 이상한 말을 남겨놓은 것은 사건을 풀어가는데 있어 도움이 되니 이해가 된다.
"사탄께서 이 세상의 강자들을 몰아내고 교회를 폐허로 만드시리라! 화형당하고 고문당한 이들의 이름으로 멸시받는 자들을 구원하시고 복수하시리라!" (p.330)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고 그중 악마를 믿는 사람이 없으리라고는 말하지 못한다. 허치가 로즈메리에게 남긴 것은 J.R.핸슬릿의《그들은 모두 악마 숭배자》라는 검은 표지의 책이었다. 허치가 준 책이고 허치가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밑줄까지 그어가며 보여주려 했던 책, 동시에 허치의 목숨을 잃게 만든 원인을 제공해준 책이 로즈메리에겐 어떤 도움이 되어 줄까? '악마 숭배자의 습속', '마법과 악마 숭배' 등의 소제목도 무언가 음험한 일이 일어날 것이란 상상을 시키기에 충분했다.
'친절한 이웃, 남편의 출세, 그리고 기대했던 임신 그 아파트에서 모든 것은 괜찮아 보였다.' 좋은 아파트에 친절한 이웃을 만나고 남편은 바람대로 인기를 얻어 출세의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으며 바래오던 아기 소식 또한 들었다. 사고가 유독 많은 아파트라며 들어가기 말라던 허치의 경고를 무시했음일까 들어간 직후 젊은 아가씨의 자살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을 시작으로 기묘한 일도 많이 겪는데 저자의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 뿐 아니라 다른 책도 읽어봐야 글의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싶다. 스티븐 킹의 극찬을 받은 작가다. 오컬트 호러(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실체 등을 소재로 삼는, 이른바 X파일류 호러물을 일컫는 말)의 효시, 이 책을 읽으면서 오컬트가 무엇인지 궁금해 공부도 겸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 소설은 마치 스위스 시계를 보는 것처럼 정교하고 치밀하다. 아이라 레빈이야말로 서스펜스 소설의 진정한 장인이다. - 스티븐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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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보고 대체 무슨 소설인가 싶었다. 으음... 한 여성의 아기가 뭐길래!? 대체 무슨 장르일까? 그런 궁금증 속에 책소개를 보니 악마주의를 소재로 한 오컬트 공포 소설이자 서스펜스의 걸작이란다. 호오... 밀클에서 본 적 없는 스타일의 소설이라 궁금증이 기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붉은 인형의 집>에서 실망도 했던 터라 불안감도 없진 않았다. 어쨌든 이런 마음 속에 잘 짜여진 서스펜스의 맛을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시작은 갑자기 한 부부의 집구하기로 시작된다. 왠지 평화롭고 소소한 이야기라 적지않아 당황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 하지만 그런 목가적이라 부를만한 그런 것들 속에 태생할 공포가 있음을 깨닫고 다시금 기대감이 차올랐다 -_-;; 이윽고 역시나 문제가 발생한다. 멀쩡한 집을 놔두고 주인공이 다른 집이 더 맘에 든다는 것이 아닌가!? 이미 이 순간 이 책의 늪에 빠져들었을지 모른다. 주인공에게 '안돼! 그집에 살아, 계약 취소하지 마!'라는 마음 속 외침은 당연스레 소용없고, 주인공은 문제의 집에서 살게된다. 변덕으로 바뀌게 된 새집의 삶은 평화롭고 좋은 일들도 생기고, 여러 주변환경이나 분위기도 좋아보인다. 그 와중에 주인공의 주변인물이 그 집의 내력을 알려준다. 식인을 하는 이들도 살았고, 희대의 악마숭배자도 있었고, 자살자들도 많고... 이야기를 읽기만 해도 꺼림칙해지는 그런 것들을 듣고도 주인공은 역시나 마음에 변화가 없다. 단지 주인공과 독자인 나의 마음 속에 불안감만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그런 가식적인 평화로움 속에서 나름대로 긴장했지만 뒤통수를 맞게된다. 미처 마음의 준비도 제대로 하기 전에, 벌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가가 선수를 친 것이다. 새집에 들어와 살게되 친하게 된 여자가 등장한지 몇장 되지도 않아 처참하게 죽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 자살을. 그런 충격 속에 이름만 등장하고 실제로 등장하지는 않아 좋지않은 느낌을 주던 옆집 노부부이 불쑥 등장한다. 의외의 놀라움 속에 문제의 인물들이 불쑥 튀어나온 것이다. 그리고 예정된 수준대로 주인공은 그들과 친해져 간다. 불쾌함과 찝찝함 등이 뒤범벅되어서 그들이 맘에 안든다, 조금만 어울려주자 하는 생각들이 언제 있었냐는 듯 자연스레 그들과 주인공 부부는 한 공동체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어느 정도 이야기의 초반이 지나갔다. 사실 주인공 입장에서 보면 무서운 이야기 하나 듣고, 사람이 하나 죽었을 뿐, 좋은 환경의 새집이고, 새집에 적응해가면서부터는 남편의 일도 잘되어가고 임신도 하게되고 별일없이 사실은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단지... 독자로서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불안감이 숨막힐 뿐... 임신. 그렇다 책의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여자주인공이 임신을 하게된다. 책 제목이 그러니만큼 역시 임신의 과정이 참 장난이 아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여자주인공은 꿈을 꾸게되는데 온갖 안 좋은 인물과 환경 속에서 섹스를 당하게 된다. 그러고 일어났는데 몸은 상처투성이이고 남편은 평소 하지도 않던 짓을 자신이 자고있는 와중에 저질러버렸다는 것이 아닌가!? 주인공은 화가 났고 석연치않은 기분이 들었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런 불안감도 잠시 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모든 일이 잘되는 것은 물론 전부터 바라마지않던 임신도 하게되었고. 그렇게 의사에게 임신진찰을 받고 이 기쁜 소식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하는 사이에 옆집노부부는 좋은 의사가 있다며 그쪽 의사로 바꿔 진료 받으라고 하게되고, 집을 고를 때처럼 순간 주치의가 바뀌게 된다. '그러면 안돼, 이건 아닌데.하는 찝찝함은 날이 갈수록 몰골이 말이 아니게되는 임신한 주인공의 모습에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다. 처참한 몰골의 여주인공은 격렬한 통증이 온몸을 엄습하고, 옆집노부부는 그 와중에 이상한 행동들을 하고 의심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임신한 주인공에게 정체모를 액체를 건강식이라 꾸준히 먹이고 먹는 것을 확인한다. 그들이 소개해준 주치의는 통증은 당연한 것이라 말하며 그들 노부부가 해주는 것들을 먹으라 권한다. 처음부터 그렇지만 여기서부터는 정말 독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전개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엄청나게 엄습해온다. 정작 주인공은 하나도 모르고 이 모든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 여긴다. 이렇게 공포로 치닫는 시간 속에 초반부에 주인공에게 그 집에 대한 경고를 해줬던 인물이 오랜만에 주인공을 만났다가 식겁한다. 그 처참한 몰골, 그리고 옆집노부부의 기괴함, 그들이 주는 물건들의 정체데 대해서... 그리고 좀 더 생각해보며 말을 해주겠다고 주인공과 헤어지는 순간 그가 가져온 장갑이 사라져 당황하다가 헤어지게된다. 아 이건 무슨 일이 벌어진다는 것인가!? 그 인물이 주인공에게 만나자고 통보를 하고 약속시간이 다되었는데도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윽고 주인공은 그가 의식불명의 위급상황에 빠졌다는 소식을 알게된다. 그리고 할말이 무엇인지는 모른 채 다시 그 불안한 기류가 흐르는 집에서 의심가는 옆집노부부, 뭔가 이상하게 변한 남편 등에 휩싸여 살게된다. 그러다가 의식불명이던 그가 세상을 떠나고 그가 마지막으로 말하려던 메시지가 담긴 책이 전해진다. 그 인물이 군데군데 표시해둔 악마숭배에 관한 책이. 비로소 이제 주인공도 독자와 같이 모든 정황을 알게된다. 악마숭배의 원천인 옆집노부부, 그리고 그 일원인 주치의, 다른 이웃들, 그 세계로 빠져버린 남편에 둘러싸여 통제되는 삶이라는 것을. 이제부터 독자는 주인공과 하나가 된다. 도망치자, 무섭다, 내 아기....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도피하려는 주인공은 결국 온갖 애를 써봣지만 붙잡혀 출산하게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눈을 떴을 때 그들은 가면을 쓴 얼굴로 아기는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공허함 속에 이대로 마무리 되어지나 싶은 이야기는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자신이 짜낸 젖이 안 버려진다는 사실 등등과 더불어 다시 한번 막판 반전을 노리게된다. 아기는 살아있어, 내 아기를 구해내야 해! 결국 주인공은 그들의 실체와 맞서고 아기 또한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아기는 이미 인간의 모습이 아닌 괴물의 모습. 그리고 그 옆에서 사탄만세를 외치는 사람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 그리고 답답함도, 응원도 사라진 채 주인공에 몰입하게된 독자.... 정신을 차린 주인공은의 선택은 무엇일까.... 이 책의 결말, 마지막 장은 과연.... 주인공의 선택은.... 모정이라고 할까... 그 누구도 해하지 못하고 아기 또한 처단하지 못하고, 아기에게 말을 건네며 품는 모습으로 끝나는 마지막 장에서 나는 그동안 숨막히던 이갸기에서 해방됨과 동시에 가슴 속에 묵직한 씁쓸함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
어쩌다보니 줄거리를 참 많이도 써놨다. 그런데 빼먹은 부분들도 많다;; 뭔가 빼기엔 유기적인 이야기인데... 주인공에 몰입되어, 작가의 이끌림대로 감정에 충실해 표현하다보니 저렇게 감정적인 부분들을 강조해 쓰게된 것 같다.
참 잘 짜여진 소설이다. 애초에 이런 이야기는 독자에게 어느 정도의 식상함을 줄 수 밖에 없는 소설이지만 그런 식상함 같은 것을 무색케할 정도로 초반부부터 곳곳에 배치된 여러 장치들과 긴장감의 강약이 부드럽게 조종되는 기술이 좋다. 정말 다른 것들보다 이야기의 긴장의 이완이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스티븐 킹이 말하는 정교한 이야기라는 것이 뭔기도 잘 알 것 같고... 그리고 역시나 일상의 소소한 삶에다가, 친절함, 이웃 이라는 것들이 초래하는 비극, 공포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밀클의 최상급 레벨에 둘 정도의 이야기라 평할 수는 없지만 책의 장르와 잘 짜여진 이야기는 재밌는 소설이라 할만하다.
이 이야기의 흐름에 마음을 맡기고 그 서스펜스를 잘 느끼며 읽기를 바라본다.
아기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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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의 아기는 죽음의 키스로 혜성같이 등장한 아이라 레빈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처녀작이 워낙 뛰어나서 후속작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었는데, 14년 동안이나 후속작이 나오지 않다가 나온게 로즈메리의 아기입니다. 그 당시 대단한 화제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전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를 정도였으니까요. 호러 장르의 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 목록에 오른 건 로즈메리의 아기가 처음입니다. 지금이야 스티븐 킹 같은 작가 때문에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그 당시엔 그것으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로즈메리의 아기를 떠올리면 더불어 생각나는 게 있습니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악마의 씨입니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었죠. 영화 때문이었는지, 원작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그냥 우연이었는지 광신도 집단이 저택을 침입해서 만삭인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었습니다. 이 충격 때문이었는지 감독님 나중에 미성년자에게 못된 짓 했다가 유럽으로 도주했었죠. 어쨌든 저는 비디오로 이 영화를 봤는데(악마의 씨란 제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주인공을 맡은 미아 패로우의 짧은 금발 머리와 창백한 얼굴이 한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 밤에 잘 때 곤란을 겪었더랬습니다. 악마의 씨는 오멘이나 엑소시스트가 대단한 흥행성공을 거두기 전에 나온 영화입니다. 오컬트 쟝르의 고전 쯤으로 생각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소설 쪽도 마찬가지죠. 로즈메리의 아기는 오컬트, 혹은 호러 쟝르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로즈메리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결혼 때문에 친정과는 사이가 멀어지지만 남편과의 사이도 좋고 뉴욕에서의 삶도 만족스럽습니다. 거기다 원하는 아파트가 나와서 이사를 합니다. 전에 계약한 아파트가 있었지만 거짓말까지 하면서 해약을 하지요. 그럴 정도로 원하던 아파트입니다.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는 허치가 그 아파트에 악마 숭배자가 살았고, 끔찍한 자살이 있었고, 아파트 지하의 공동세탁실에서 유아가 살해당하기도 했다는 불길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한 귀로 흘립니다. 하지만 독자는 불안하죠. 안 좋은 일이 반드시 벌어질 것만 같습니다. 독자의 기대(?) 혹은 예감을 배신하면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놀랍게도 로즈메리는 아파트에서 행복하게 삽니다. 이웃의 노인들이 가끔 주책맞게 굴긴 하지만 그 정도면 괜찮은 이웃이고 배우인 남편 가이의 연기인생도 꽃을 피우는 중입니다. 원하는 배역을 따게 되고 드라마 섭외가 들어오고 광고를 찍게 됩니다. 그리고 원하던 임신을 하게 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마조마한 분위기가 글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일이 쉽게 벌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긴장이 조금씩 쌓여나가면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마지막 80페이지 정도 남겨뒀을 때의 서스펜스는 장난이 아닙니다. 작품 전반에 오컬트의 냄새가 풍기긴 합니다만 그리 심하지는 않습니다. 배경에 살짝 깔린 정도죠. 그리고 무시무시한 장면도 별로 없습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무서운 냄새를 살살 풍기면서 분위기를 서서히 잡아나갑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터트려 버리죠. 그런 수위조절 탓에 마지막의 충격이 크게 다가오고 오랫 동안 인상에 남습니다. 멋진 솜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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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 레빈은 대단히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폭 넓은 장르에 발을 걸친 작가인데, 그 성과들이 대부분 높은 평가를 받는 점이 놀랍습니다. 그의 처녀작은 (제 개인적 평가로는) 다소 진부하다 할, 출세지향적 개성을 띤 "나쁜 남자"의 이카로스식 파멸을 스토리로 꾸려 내고 있었는데, 이 작품 정도만 빼면 나머지는 한결 같이 "그가 아니면 누가 우리에게 이런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을까?" 같은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할 만큼 수작(秀作)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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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아닌 영화로 봤다면 정말 무서웠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무서운 것을 글로 보면 그다지 무섭지 않다. 내가 그것에 대해 상상하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영상은 보여주는 것 말고도 긴장감 있는 음악도 들려주니까 훨씬 더 공포를 느낄 수 있다. 글로도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 그리고 이야기(소설)를 영상으로 만들면 빠지는 것도 있다. 책은 상황을 천천히 잘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분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공포가 느껴지지만 어느 정도 보이는 것에서는 공포의 크기가 줄어든다. 책을 들춰보는 게 두려워지는 이야기는 없을까. 그렇다고 내가 무서운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꽤 오싹해지는 이야기였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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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영화로 먼저 본 소설이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대표작 중 한 편이다. 아직도 마지막 장면은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 장면을 생각하면서 소설을 읽었는데 원작의 이미지가 잘 살아있는 영화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인상들이 가끔 원작 소설을 읽을 때 방해가 되기도 하는데 이번 소설은 약간 예외다. 사건을 따라 이야기가 흘러가기보다 로즈메리의 심리에 더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그 심리 묘사가 영화 속 리듬과 묘하게 연결된다. 그래서인지 몰입도가 더 높다. 로즈메리와 가이 우드하우스 부부는 이사하려고 한다. 이전부터 들어가려고 했던 브램퍼드는 빈자리가 나지 않아 다른 아파트로 들어가려고 한다. 이때 브램퍼드에서 연락이 온다. 이미 다른 아파트와 계약을 한 상태다. 하지만 이전부터 살고 싶었던 집이다. 그냥 구경이라도 한 번 가자고 로즈메리가 말한다. 더 좋은 시설의 아파트를 계약했지만 그녀는 이 집에 끌린다. 거짓말로 이전 집 계약을 해지하고 브램퍼드에 들어온다. 이 선택이 이 부부의 삶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우드하우스 부부가 들어간 집은 예전에 노부인이 죽었던 집이다. 이 아파트는 예전부터 좋지 않는 소문이 있다. 로즈메리의 아버지 같은 은인 허치가 이 소식을 듣고 놀란다. 이상한 소문들과 뉴스가 그를 불안하게 만든 것이다. 과거 좋지 않는 뉴스 등을 이 부부에게 알려주지만 이미 푹 빠진 이들에겐 소귀에 경 읽기와 다름없다. 배우인 가이가 조금 더 성공하면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이런 여유와 상관없이 허치에게 들은 소문들은 로즈메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이런 불안 속에 사귀었던 옆집 아가씨 테리가 어느 날 밤 자살을 한다. 무서움이 몸속으로 조금씩 파고들기 시작한다. 테리의 죽음 속에서 그녀를 돌보던 로만 부부를 만난다. 이 만남은 처음엔 그냥 이웃 간의 의례적인 것이었다. 옆집 할머니의 방문이 달갑지 않지만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아들인다. 이 초대가 그들이 선택한 두 번째 잘못이다. 가이도 처음엔 이를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다. 유쾌하다고 할 수 없는 시간이 끝내고 다음을 기약하지 않지만 어느 순간 가이는 로만과 친해지고 그 집과 왕래가 많아진다. 이 만남이 계속 이어진 것은 로만이 가진 인맥을 이용해 배우로서 성공하고픈 마음이 강한 가이의 욕심과 로만의 욕망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이 결합이 단단해질수록 로즈메리의 삶은 더욱 어둠 속으로 빠져든다. 잘 생기고 능력 있는 가이를 붙잡기 위해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던 로즈메리지만 가이는 아이를 원치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취한 밤 가이가 그녀를 탐한다. 그 상황을 그녀는 꿈처럼 느끼면서 받아들인다. 그 꿈속엔 가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로만 부부 외에 다른 입주자들도 같이 있다. 아주 음란하고 괴이한 장면이다. 아침에 눈을 뜬 그녀는 가이의 행동을 탓하지만 부부란 관계 때문에 그냥 넘어간다. 바로 이 장면이 앞으로 일어날 수많은 사건과 상황의 원인을 제공한다. 사실 이 이전까지가 사전포석이었다면 이후 임신한 것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녀의 임신과 산부인과 의사 소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준비된 상황이다. 이 상황을 그녀가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녀의 삶은 더욱 고통스럽고 불안하다. 이 불안감은 고통과 함께 점점 자란다. 이 상황만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둘러싼 일들에서도 사건, 사고가 생긴다. 가이의 경쟁자는 눈이 멀고, 가이는 승승장구한다. 임신한 그녀를 방문한 허치는 그녀와의 만남을 약속하고 나오지 못한다. 전날 실신한 것이다. 이런 사건들은 읽는 독자로 하여금 뭔가 잘못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이 그녀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의심을 싹 틔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고 했던가! 친절한 의사와 이웃에 대해 의심을 품고, 불안이 점점 자라면서 삶은 위축된다. 허치의 죽음과 그가 남긴 책은 이런 불안을 사실로 만든다. 이런 심리 과정을 작가는 아주 뛰어나게 그려내면서 독자를 끌어들인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책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악마주의가 곳곳에 흔적을 남기고, 로즈메리는 그 사실을 하나씩 밝혀낸다. 하지만 그녀를 촘촘히 싸고 있는 환경과 감시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뒤로 가면서 그녀가 마주한 현실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그리고 과연 그녀의 아기는 어떤 존재일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다시금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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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와 가이가 브램퍼드에 입주하지 않고 다른 곳에 들어갔다면 아마도 이 책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길한 기운을 가진 브램퍼드에 들어가려는 이 부부를 보니 마지막 책장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왜냐하면 책 제목을 보건대 로즈메리의 아기에게 불길한 기운이 덮이는 것 같아 그 초조함이 정도를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처음부터 로즈메리와 가이가 들어가려는 집에 살았던 가드니아 부인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았다. 어떻게 죽었는지 밝혀지지는 않지만 음산한 기운을 머금고 시작하고 있어 꼭 안개속에 있는 집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은 브램퍼드, 이웃인 캐스터벳 부부의 친절은 몹시 기분 나쁠 정도인데 이미 이 부부가 돌봐주고 있는 '테리'의 자살사건을 통해 로즈메리에게 충분한 경고가 되었음에도 캐스터벳의 부부의 친절한 얼굴에 가려져 있는 진짜 속내는 파악하지 못하고야 만다. '테리'의 죽음이 오히려 로즈메리와 가이에게 캐스터벳의 부부가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가이의 일이 잘 풀려갈수록 불안한 로즈메리, 뱃속에 아기가 있어 더 불안할지도 모르지만 아기를 가진 후 오랫동안 있어온 배의 통증이 그녀의 기운을 자꾸 떨어뜨린다. 주변 인물의 불행으로 가이가 성공하자 점차 어떤 불길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로즈메리, 자신에게 위험이 닥치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 더 늦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뱃속의 아기는 무사할까. 대체 가이는 왜 그녀를 더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는 것일까. 브램퍼드에 들어온 뒤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된 느낌이 든다.
그렇게 바라던 브램퍼드에 들어올 수 있었을 때 로즈메리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아이를 세 명 낳고 남편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모든 것이 그녀의 생각과 다르게 비틀려 가고 만다. 주변 상황이 오히려 그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나 또한 로즈메리가 이상한 것 아닌가, 괜한 걱정을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로즈메리가 정신병원에 입원할 일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 '악마', '사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한 부부의 평범한 일상에 등장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로즈메리의 아기"는 가장 순수한 존재인 아기에게 위험이 닥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주어 독자들에게 안타까움을 넘어서 초조함을 안겨준다. 그러게 왜 브램퍼드에 들어갔냐고. 분명 허치가 경고했는데 말이다.
역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한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보면 이후 로즈메리가 어떻게 변해갈지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아이를 살리려는 어머니의 강한 의지, 이것은 '악마', '사탄'과 대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과연 로즈메리와 그녀의 아기는 어떻게 될까. 조금 더 독자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끝맺기엔 너무 아쉬움이 크다. 가이는 어떻게 될까. 이젠 가이에게도 끌려다니지 않는 강한 로즈메리가 될텐데, 어쩌면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 로즈메리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오히려 가슴 서늘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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