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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Regression, 2015 감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 엠마 왓슨, 에단 호크, 아론 애쉬모어, 데이빗 튤리스 예전에 동생과 집에서 ‘떼시스 Tesis, 1996’이라는 영화를 보았을 때의 놀라움을 기억한다. 별거 아닌 것 같았던 사건이 확장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그 흐름이 놀라웠다. 그리고 또 혼자서 ‘디 아더스 The Others, 2001’을 볼 때의 충격도 잊지 못한다. 귀신이 나오는 장면은 물론, 마지막 반전은 이야~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바로 그 두 영화를 만든 사람이라 믿고 보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작품에서는 그 두 영화만큼의 놀라움이나 충격은 느껴지지 않았다. 평범한 어느 시골 마을이 혼란에 빠진다. 집을 떠나 교회에 머무르는 ‘안젤라’라는 소녀가 아빠를 고발한 사건 때문이다. 그녀는 작년부터 아빠가 자신을 강간했다고 경찰에 신고한다. 아빠는 딸의 신고 소식을 듣더니, 순순히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 그래서 사건은 그렇게 끝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시작일 뿐이었다. 이상하게 아빠는 자신의 죄는 인정하지만 딸에게 언제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자기 딸이 그렇게 말했다면 그런 일이 있었을 거라는 식으로 대답한다. 그런 사실에 의문을 가진 형사가 ‘최면퇴행요법’을 쓰면서 엄청난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아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최면을 걸었더니 공범이 있었다는 게 밝혀진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 피해자인 안젤라는 계속해서 아빠와 함께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을 지목해갔고, 점차 그들이 그녀에게 한 짓은 단순한 강간이 아니었다는 게 밝혀진다. 사건은 사탄을 숭배하는 대규모 집단의 존재 유무로까지 연결이 되었다. 거의 마을 사람 대부분이 그 집단의 일원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사건은 커져만 갔다. 물론 사람들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한다. 죄를 인정한 것은, 자신의 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아빠뿐이다. 도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영화를 보면서 ‘세일럼의 마녀 사건’이 떠올랐다. 17세기에 있었던 한 무리의 소녀들이 일으켰던 대규모 마녀 사냥 사건이다. 지금이야 마녀는 없었다고 하지만, 그 당시에는 거의 광적으로 사람들이 마녀 색출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고 한다. 마녀를 찾는다는 본래의 목적보다는 다른 것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말이다. 여기서 나온 안젤라의 사건 역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광기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다. 사탄 숭배 의식이라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와 피해자인 소녀의 아름다운 외모는 뉴스거리가 되고도 충분했다. 그러니 당연히 숟가락을 얹으려는 세력들이 있기 마련이다. 가끔 채널을 돌리다 케이블 텔레비전을 보면,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특종이라는 이름으로 자극적인 용어를 써가면서 뉴스를 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의 불안함을 부추기고 자신들이 미리 정해놓은 방향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여기서도 그랬다. 최면을 하면서 어떤 답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상태에서 사건을 수사하니 당연히 혼란스럽고 사건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 어쩌면 이건 감독이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보는 사람들이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일부러 넣은 걸지도. 악마 따위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다면, 그건 종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태도를 취했다. 어쩌면 악마를 따르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지만, 종교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그게 아니라 암시와 세뇌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고도 말한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어떤 상황에서는 그 정보들이 의도적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보여준다. 예를 들어 수학문제가 어려워서 끙끙대다가 잠이 들면, 수학에 시달리는 꿈을 꾸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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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 엠마 왓슨, 에단 호크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6.07.17.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들으며, 생각하는가?” -즉흥 감상-
작품은 ‘1980년부터 만연하기 시작한 악마 숭배 의식으로 인해 여러 지역이 혼란에 빠졌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안내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1990년 10월 14일. 집이 아닌 교회에서 지내기 시작한 딸아이가 서명한 서류라면서, 경찰서에 소환된 한 남성을 보이는데요. 이유인즉, 집에서 악마 숭배의식을 치루고 있었고, 자신은 그 피해자라며 아버지를 고발한 것인데…….
오. 이번에는 신들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악마 숭배 의식’과 관련된 심리 스릴러였습니다. 반종교의식이 벌어지고 있었으며, 그 속에서 미성년자가 피해자임을 자처하자 수사가 진행된 것인데요. 증거를 확보하고자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말에 도착하면서는 확보한 증거조차 신빙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되는데요. 음~ 볼만한 영화를 찾고 계신 분께 조심스레 내밀어볼까 합니다.
글쎄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하지만, 사건 그대로를 영화로 담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보니 다만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형사가 떠올린 문제점에 대해, 그것까지 사실이었냐를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차라리 ‘실화’라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사건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기 편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반전에 해당하는 설정이 사실이었다면,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새로움을 더해볼 수 있었을 것인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떻게 받아들이셨을지 궁금해지는군요.
이번 작품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달라구요? 음~ 글쎄요. 우리는 모두 스스로 증거를 조작하고 있을 뿐이다? 아니면, 악마 숭배 의식은 사실 ‘마녀 재판’의 또 다른 모습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사건의 핵심에 있었던 ‘퇴행최면요법’의 문제점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어디까지 사실을 참고 했으며 어디서부터 감독만의 재해석이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었다보니,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담은 기록을 알고계신 분은, 살짝 찔러주시기 바랍니다.
글쎄요. 영화 ‘컨저링 2 The Conjuring 2, 2016’에서도 보면 ‘기록 영상’을 두고 찬반 의견이 갈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증거를 확보하기로 했던 편에서는 소녀가 부엌을 엉망으로 만드는 장면을 잡았다고 하고, 소녀 쪽에서는 관찰자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그것’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하는 부분인데요. ‘기록과 조작’이라는 부분에 있어,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되는 사건이 또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 보면 ‘사건의 여파가 없어질 때까지 비슷한 사건들이 이어졌지만, 악마숭배의식에 대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퇴행최면요법은 기억오류의 발생 등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멘트가 나오는데요. 물리적인 증거가 남지 않은 사건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들으며, 판단해야할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봐야 할 것입니다.
무슨 영화 한편을 보면서 뭘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냐구요? 단순히 오락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는 몰라도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라고 하면 묘하게 신경 쓰입니다. 아마도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는 영화를 보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들을 만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요즘은 다큐멘터리까지 영화처럼 만드는 세상이니, 편집의 위력에 휘둘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럼, 제목인 regression 은 ‘퇴행, 퇴보, 회귀’의 의미가 있음을 마지막으로 적으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결국 피해자만 남고 모든 것이 원점이 되어버린 사건이, 제 이야기가 아님에 안도감을 느껴봅니다. TEXT No. 264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