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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향은 서울대학 교수로 정년을 마쳤다. 오직 영어 하나 해독하는 것으로 국립대학 교수가 되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초판은 1997년이다. 여기서 지적하는 것은 초판 기준이며 개정판(2007년)에도 불변이다. 1. 잉글런드의 천박한 학문수준을 말하지 않고 쓰깟런드 교육의 ‘질적 차이’를 강조한 것은 잉글런드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얼마나 ‘꽃을 사랑하는[親英]’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 이 책에는 잘못된 인용과 고증의 결여가 있다. 쥘 미슐레가 “프랑스는 개인(person)이고 독일은 민족(people)이며 잉글런드는 제국(empire)”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69쪽, 2007년 개정판:86쪽). 하지만 원문은 이렇다. “L’Angleterre est un empire, l’Allemagne un pays, une race, la France est une personne. (잉글런드는 제국이고 도위췰란트는 나라며 인종이고 프랑쓰는 개인이다.)” 프랑쓰어로 ‘나라(pays)’는 앵글어의 ‘country’에 해당하는 것이고, ‘인종(race)’은 앵글어와 동형이다. 3. 또한 기욤1세를 기욤2세로 밝힌 부분도 오류다.(초판: 231쪽) 4.브리턴 련방[英聯邦]의 원어 표시에서 ‘브리턴의(British)’라는 수식어를 뺀 것은 1949년인데 1926년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100쪽, 개정판:113쪽) 5. 가장 위험한 력사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은 여기에 있다. “전후 식민지에 돌아온 네델란드와 프랑스가 민족해방을 억제하기로 한 데 반해 영국은 신속하게 식민지로부터 떠나기로 결정한 사실은 영국의 융통성 있는 태도와 실질적 사고방식을 보여준다.”(98쪽, 개정판:111쪽). 그렇다면 800년 이상 강제 점령하고 있는 북아이얼런드, 어떤 명분으로도 자기의 령토가 될 수 없는 폴클런드는 식민지가 아니고 무엇인가. 한심한 수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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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경로로 탐색하다가 영국의 역사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그리고 마음잡고 읽기 시작한 책이 이 책이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 읽은 지금, 누가 나에게 이 책을 읽고 무엇을 알았느냐고 물어온다면 딱히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나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읽지 않았던 때와는 달라졌다고.
종교, 전쟁, 언어, 역사, 권력, 상업, 영토.... 이 책을 읽으면서 잡히는 단어들을 메모해 본 것이다. 비록 영국의 역사라고는 하지만, 유럽 역사의 한 바탕일 것이고, 크게 본다면 인류 역사의 일부분일 것이니 굳이 영국의 역사에 한정지어 말할 수 있는 단어들은 아닐 것이다. 아니, 고스란히 우리 역사에도 연결되는 말들이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역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듯 싶다. 이 말들을 빼고 어찌 역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영국에 대한 글을 이 책만큼 집중적으로 읽었던 기억은 없는 듯하다. 한 인물이나 한 시대에 대한 글은 읽어 보았는데, 그때마다 전체를 모르고 있다는 게 답답하고 아쉬워서 이 책을 택했던 것인데, 그 아쉬움은 상당 부분 해결했다. 다만 내 기억력의 한계 때문에 읽었어도, 외우려고 했어도 남아 있지 않은 고유명사들은 어쩔 도리가 없겠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수밖에.
돌아오면 늘 제자리처럼 맞이하는 결론이지만, 결국은 삶이다. 살기 위한 것이었다. 내가 살기 위한 것, 그것이 역사였고 이름이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자신의 희생조차 궁극적으로는 나를 살리기 위한 방법이었음을, 우리가 오랜 세월 그렇게 살아왔음을, 그 속에서 조금 더 나은 삶과 조금 더 나은 죽음을 가려볼 수 있었음을 알겠다.
처음에는 영국이라는 나라와 영국인이라는 국민들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한 책읽기였는데, 보편적인 사람 사는 이야기로 돌아왔으니, 이게 한 걸음 나아간 것인지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설마 그대로이기야 하겠는가.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것이 있을 것이고, 끝없이 전쟁을 치르며 살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한계에 대해서도 이해한 것이 있을 것이고, 우리가 어떻게 이 세상에서 살아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조금 얻었겠지. 무엇보다 더 읽어 볼 것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그러한 증거 중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영국에 한 발 다가선 느낌, 이 느낌이 참 좋다. 여전히 사람들의 이름과 땅이름은 헷갈리고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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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야기 영국사>, <영국문화 바로알기>,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산책>에 이어 영국을 여행하기 위해 읽은 네 번째 책이다. 출발하기 전에 런던과 인근지역에 대한 부분만 읽었고 런던에서 돌아온 다음에 나머지 부분을 읽었다. 영국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 영국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한 권으로 읽어볼 수 있도록 정리한 영국 역사서의 결정판이다. 영국은 18세기 후반부터 한 세기 이상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였다.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를 발달시키고, 최초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뿌리를 내렸을 뿐만 아니라 인류 최초의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19세기 말에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국을 거느렸다.
이 책은 영국이 어떻게 한 세기 이상 최대강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염두에 두고, 영국의 역사를 살펴본다. 일부는 영국사의 특징을 주제별로, 일부는 통시대적 서술로 파악하고 있다. 주제별 글을 먼저 읽다가 당시의 제반 상황이 궁금하면 시대사를 읽을 수도 있고, 또는 통시대적 서술로 대강의 흐름을 이해한 후 특별한 주제로 옮겨갈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서울대학교에서 영국사를 강의하면서 적당한 교재가 없음을 통감한 저자가 학생들만이 아니라 영국역사를 알고 싶어하는 일반인들 역시 많음을 깨닫고, 이 모든 요구에 부응하고자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다. 한 나라의 역사를 처음부터 통시대적으로 읽어내려가는 것은 별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지만 통시대적인 서술도 필요한 것이 현재 우리 학계의 실정이므로 이 책에서는 그 해결책으로 일부는 영국사의 특징을 주제별로, 일부는 통시대적 서술로 파악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읽는 순서는 독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따라서 정하면 될 것이다. 주제별 글을 먼저 읽다가 당시의 제반 상황이 궁금해지면 시대사를 읽을 수도 있고 또는 일단 통시대적 서술로 대강의 흐름을 이해한 후 특별한 주제로 옮겨갈 수도 있을 것이다.
주요 내용 영국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수천 년 전에 일어났다고 한다. 즉, 영국이 대륙에서 떨어져나와 섬이 된 사실이다. 그리하여 영국은 그레이트 브리튼 섬과 900여 개의 작은 섬들로 구성되었다. 이런 섬나라로서의 이점은 무엇보다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치적으로 중앙집중화를 이루기 쉬웠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내부적으로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거대한 상비군이 필요 없었으므로 과세수준이 낮았고, 그럼으로써 부유층이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조건은 영국이 다민족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국민국가로서의 기틀을 다지게 했고, 세계 최초로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산업혁명, 그리고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형성하고 발달시켰다. 특히 자본주의와 산업혁명의 수행 배경에는 “보수를 위한 개혁”이라는 에드먼드 버크의 교훈을 받아들인 융통성 있는 현실주의자인 지배 엘리트들이 있었다. 그들로 인해 영국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1688년 이후 반역이나 혁명을 거치지 않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제도와 사회구조를 평화롭게 적응시켜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 따르는 문제점, 예를 들면 전제정이나 외국의 침입, 혁명으로부터 면제되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에 여러 제도가 옛 모습대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이 없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유혈혁명을 겪지 않은 채 근대 세계를 수백 년 동안 선도해왔다는 모범생(?)의 역사를 통해서 자신들이 “예외적으로 성공적”인 민족이었다고 느끼는 영국 국민의 자부심이 그것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이 책은 영국 사회의 독특한 발전이 경제적 요인 때문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그것은 보다 광범위한 근대화가 함께 수행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정치개혁이 구체제를 새로운 자유주의 색채를 띤 채 살아남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즉 영국에서는 산업자본주의가 발달하기 전에 이미 시민권과 헌정적 정부의 기반이 마련되어 점진적 개혁을 통한 대의정부 수립과 국가적 결속이 가능했고, 그 위에 산업자본주의가 통합되었다. 결과적으로 영국의 역사는 온건한 개혁과 오랜 지속성을 특징으로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에서 아쉬운 점은, 널리 인정된 역사적인 사실로 보면 영국이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전후하여 세계 최강초 자본주의 경제구조를 정착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제국주의적 확장을 시도했기에 정치개혁도, 시민권도, 온건한 개혁도 가능했다는 점을 저자가 지적하지 못한 것이다.
[ 2011년 4월 0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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