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모차르트>를 한 권 한 권 읽을수록 점점 궁금해졌다. 프리메이슨이란 단체가 정말 존재했던 것인지. 내가 아는 크리스티앙 자크는 언제나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썼기에, 그것이 사실일거라 여기면서도 설마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 유명한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단체를 위해 수많은 작품을 만들었다니. 작가는 그런 의구심에 대한 증거자료라도 내밀듯이 책 중간중간엔 상세한 주석들을 적어놓았다. 프리메이슨은 그저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작가의 상상 속에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스물스물 고개를 내미는 의구심을 쉽게 잠재울 수는 없었다. 결국 인터넷 검색을 한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프리메이슨에 대해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올라와 있었기에. 게다가 백과사전에도 떡 하니 나와 있는 것이 아닌가. ‘18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세계시민주의적.인도주의적 우애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고. 그리고 더 놀라웠던 사실은 프리메이슨단은 과거에도 존재했고,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세상을 움직여 왔던 것은 모두 이들의 보이지 않는 손들이었다고 말이다.
난 순간 애덤 스미스의 말이 떠올랐다. ‘보이지 않는 손’. 예전엔 그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것이 시장경제 원리를 말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비밀결사대인 프리메이슨의 손이라는 것처럼 들렸다. 그렇다면.. 애덤 스미스도 프리메이슨단이었던 걸까? 그가 속한 단체의 뜻을 경제 원리를 가장해 전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이것이야 말로 쓸데없는 음모론이 될지 모르지만.. ^^;;
프리메이슨에 대해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나는 음모론에 빠져들게 되었다.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국적이 없는 단체는 모두 프리메이슨의 영향 아래 있다는 것이라든지, 세계 유명인사들 중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람들 대부분은 프리메이슨의 뜻에 반하거나 방해가 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라든지. 세계적인 질병과 경제난 같은 것도 프리메이슨이 조정하는 것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프리메이슨단이 있다는 것. 등등. 궁금증을 풀려고 했다가 오히려 더 큰 궁금증만 키우게 되었다.
그러다 내 의구심을 확신으로 돌린 결정적인 증거 자료를 보게 되었다. 미국 1달러 지폐 뒤에 있는 피라미드와 이집트 신, 호루스의 눈. 나는 바로 내가 갖고 있던 1달러 지폐를 찾아 보았다. 지폐 뒤에는 정말로 피라미드와 호루스의 눈이 있는 것이 아닌가. 다른 데도 아니도 미국 지폐에 왠 피라미드와 호루스의 눈? 이탈리아의 피사의 탑이나 콜로세움도 아니고, 왜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호루스의 눈이란 말인가. 그래서 미국에는 그렇게 많은 이집트 유물들이 들어와 있는 것인가? 피라미드를 통째로 옮겨놓기도 하면서까지 말이다.
그렇다면 모차르트와 더불어 프리메이슨에 대해 우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크리스티앙 자크는 과연 어떤 사람인 것일까? 그 역시도 프리메이슨이었던 것일까? 아무리 프리메이슨에 대한 많은 자료들이 있다고 한들 생생하게 그들의 의식과 사상을 알기란 힘든 일이었을 텐데. 그렇기에 그는 우리에게 친근한 모차르트를 앞세워 그와 모차르트가 속했던 프리메이슨단의 사상을 알려주려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꾸준히 이야기 했었다. 프리메이슨은 자유, 평등, 박애를 실천하며 세계를 하나로 모으려는 것일 뿐이라고. 그리고 모차르트와 프리메이슨에 대한 탄압과 박해를 보여주며 그들에 대한 동정심을 갖게 했다. 나 역시도 프리메이슨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기 전까지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세력들의 중상모략으로 모차르트와 프리메이슨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만 생각했었다.
단순히 정치적인 의도 때문에 프리메이슨을 제거 하려 했다고 여겼다. 특히 왕권이 바뀌면서 자신의 직무에 타당성을 잃은 요제프 안톤이라는 자가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명분을 위한 명분을 만들어가며 프리메이슨을 공격했다고 생각했었다. 그 역시 모차르트의 뛰어남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명분을 위해 공격했고, 살비에르 역시 자신의 명성과 권력을 지키기 위해 모차르트에게 조금의 기회조차 내주지 않았다. 자신이 살기 위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상대방의 약점만 쫓아 흠집 내기에 바쁘고.. 이들의 모습이 정치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모차르트는 그들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여기며.
과연 크리스티앙 자크의 의도는 정직한 것이었을까? 프리메이슨단에 대한 무수히 많은 소문들을 조금이라도 잠재우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이 프리메이슨단에 대해 긍적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초석이라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어쩌면 이 소설이 그가 프리메이슨단으로 입단한 후 처음으로 쓴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집트학자가 되었을 때부터 프리메이슨단의 관심을 받다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알린 소설<람세스>를 통해 프리메이슨으로부터 적극적인 러브콜을 받고, 고민 끝에 입단하게 되었고, 모차르트를 통해 프리메이슨단의 입문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아닐지. 다양한 음모론을 접하다보니, 나까지 괜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ㅡㅡ;;
여러 궁금증이 끊이지 않지만,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단이었든 아니었든지 간에 그는 당대에도 현대에도 천재적인 음악가였음에는 틀림없다. 그런 힘겨운 상황에서도 그는 그의 음악을 인정받았고, 무엇보다 그가 죽은 지 벌써 200여년이 지났음에도 우리는 그의 음악을 꾸준히 사랑하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그는 수많은 명작들을 남기었다. 음악에 문외한인 많은 이들조차 사랑하는..
모차르트 3권은 앞서 읽은 책보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다.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며,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까지. 특히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식>와 오페라 <돈 조반니>에 대한 설명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었다. 그동안 작품의 이해는 보면서 해야 한다고 여겼었는데, 보기 전에 작품에 대한 공부를 어느 정도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모차르트의 오페라에는 숨겨진 의미와 의도가 참 많았기에 더더욱.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식>와 <돈 조반니>를 접하려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 연필과 지우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