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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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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게, 전권을 다 읽은 것으로는 7-8번쯤 되는 것 같다. 1부와 2부의 경우는 열번을 훌쩍 넘겨 읽었고. 토지를 잡고 읽고 있을 때, 사람들은 다들 신기해 했다. 지겹지 않으냐, 물었던 사람들에게 나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했었다. "하나도, 지겹지 않아." 지금에 와서 고백을 해 보자면, 사실 토지 4부는 몹시 지겨웠다. 당시에 읽을 때. 3-4부의 주축 인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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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게, 전권을 다 읽은 것으로는 7-8번쯤 되는 것 같다. 1부와 2부의 경우는 열번을 훌쩍 넘겨 읽었고. 토지를 잡고 읽고 있을 때, 사람들은 다들 신기해 했다. 지겹지 않으냐, 물었던 사람들에게 나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했었다. "하나도, 지겹지 않아." 지금에 와서 고백을 해 보자면, 사실 토지 4부는 몹시 지겨웠다. 당시에 읽을 때. 3-4부의 주축 인물이 되는 임명희, 조찬하, 조용하, 선우신, 유인성, 임명빈, 서의돈, 이상현- 이런 인물들을 나는 사랑할 수 없었고, 그들 사이에 간간히 나오는 서희와 길상의 이야기 덕분에 지겨운 이야기를 겨우겨우 읽어 갔다고 해야 하나. 처음 읽을 때에는 그랬다. 허나 워낙에 하나의 소설을 머리속에 집어 넣어 요약, 정리, 분석까지 마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나의 성격상, 읽다가 젖혀 두는 짓은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처음 토지를 읽을 때, 나는 토지와 씨름하는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게, 아마, 95년도 가을이었던 것 같다. 학교 도서관에 가기 귀찮아 하는 나를 대신해, 제 학교의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주었던 남자친구는, 3부 2권을 읽다 포기하고 말았었고, 나는 남가좌동에서 자양동까지 가는 70번 좌석버스에서 하루 두시간씩, 꼬박꼬박 토지에 시간을 헌납했다. 토지의 마지막권을 덮던 순간에, 나는 토지가 지긋지긋 해 져서, 뭐랄까, 일종의 숙제를 해 치운 기분이었을 뿐이었다. (그때 나는 당시 최고로 유행했던 대하소설들을 읽어 젖히고 있을 때였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시작으로, 아리랑,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김주영의 객주, 홍명희의 임꺽정, 등등이 95년도에 내가 읽었던 대하소설들이다.) 토지를 다시 잡은 건, 대학 2학년 때, 15-6세기 국어를 공부하면서였다. 15-6세기 국어의 흔적은 경상도 말에 많이 남아있다는 말씀을 하시던 중세국어 교수님은 늘 나를 탐내셨다. 조건이 갖추어 졌으니 중세국어 전공을 하라고. 나는 청개구리 심보로, '토지'를 전공하겠노라, 했었다. 나에게는 '토지'를 연구할 조건이 훨씬 더 잘 갖추어져 있노라고. 토지의 인물들이 쓰는 언어는, 내 모태어인 것이다. 그때, 나는 어떤 사명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유치하게도. 그래서 토지를 다시 읽었다. 토지를 이해하기에, 대학 2학년, 실제적 나이는 만 열여덟 밖에 되지 않았던 나는 너무 어렸다. 허나 한번 읽었던 가락이 있어서 인가, 3-4부의 고비도 쉽게 넘겼고, 나는 토지의 매력에 빠져들어, 마지막 권을 덮던 그날 바로 1권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 뒤로, 토지를 읽을 때 마다 나의 무게 중심은 이동하기 시작했다. 처음 읽을 때는 당연히, 최서희, 라는 한 인물의 매력에 푹 빠졌다. 토지는 서희를 위한 연대기였고, 모든 것은 서희를 위해 존재하는 부속물 같은 것들이었다. 그 다음으로 집중했던 사람은 최윤국, 서희의 둘째 아들이었다. 세번째 읽을 때, 비로소 나의 눈에 김길상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그가 '최서희의 남편'이 아니라 '김길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사랑한 사람은 김환, 윤씨부인의 불륜의 자식이자 서희의 씨다른 삼촌, 형수를 강탈해간 姦夫(간부), 김환- 구천이였다. 김환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나는 토지로 졸업논문을 쓰고 있었다. 그때, 참으로 괴로워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다. 나는 김환, 이라는 인물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의 허무, 그의 정열, 그는 왜 그리 살아야만 했나, 그의 매력에 주체할 수 없이 빠져들면서도 나는 그를 인정하지 못했고, 이해할 수 없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을 사랑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김환의 문제는 거의 2년간 나를 괴롭힌 숙제였다. 토지가 싫어질만큼. 토지의 인물들에 대한 나의 연구도, 나의 사랑도, 거기에서 딱 멈추어 버렸다. 나는 김환을 이해할 수 없었고, 나의 사랑을 인정할 수 없었다. 억지로 학위 논문을 써야 했을 때도, 나는 김환의 이야기는 얼렁 뚱땅 넘겨버리고 말았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내 논문이 참으로 창피하다. 김환, 이라는 인물은, 토지의 중심축 중의 하나니까. '한의 정서'라는 말을 표현하는데 김환만큼 적절한 인물은 없고, 토지의 인물들 중, 손꼽을만큼 매력적인 인물의 하나이니까. 토지를 다시 읽어야 겠다고 결심한 건, 나남출판사에서 토지 출간소식을 듣고나서였다. 2002년 1월에 출시된다고 했었고, 나는 그걸 살 결심이었다. 그리고 나는 토지를 생일 선물로 받았다. 받아서 제일 좋은 위치(침대 머리맡)에 예쁘게 꽂아 놓고도 나는 다른 책들을 먼저 읽었다. 토지는 맛있는 과자를 아껴먹는 듯한 기분으로 아껴두었던 것이다. 이번에 내가 발견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은 또 있다. 송영광, 송관수의 아들, 백정의 외손자, 아름답게 생긴 남자(하기야, 토지의 주인공급 인물들은 모두 하나같이 재자가인이다.), 눈에 띄지 않을만큼 다리를 저는, 관골에 보일듯 말듯한 상처가 있는, 그리고... 양현이 사랑하는. 양현을 사랑하는. 나는, 윤국이를 몹시 사랑했다. 그 윤국이 사랑하는 양현을 앗아간 남자, 영광을 나는 참 미워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의 매력이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읽으며 나는 김길상, 김환, 이용, 최윤국에 이어 또 한명의 연인을 얻었다. 토지를 읽을 때 마다 늘 설렌다. 이번에는 또 누구를 사랑하게 될까, 하는 기막히게 기분 좋은 설레임이다. 무심히 넘겼던, 단순한 엑스트라로 넘겨버렸던 사람들 하나하나를 새로이 발견하고 사랑에 빠질 때 마다, 나는 가슴이 뛴다. 용이와 월선이를 사랑하게 되었을 때, 나는 전혀 새로운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고 김환과 별당아씨의 사랑을 읽고 김환을 이해하게 되었을때 환희에 떨었었다. 서희와 길상, 양현과 영광, 인실과 오가다 지로, 명희와 찬하, 상현, 기화와 상현, 석이. 사랑의 깊이가 이렇게도 깊을 수 있나, 두번 세번 생각하게 하는 사람들. 집필 기간 26년, 원고지 장수 5만장, 회당 사용 잉크 10통. 그 동안 박경리는 유방암을 앓았고 사위(시인 김지하)의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홀로된 어머니와 딸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그는 말한다. "삶이 행복했더라면 문학을 하지 않았을 것." 이라고. 그의 삶이 불행했음에 감사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일까.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합니다......
a****a 2003.12.11. 신고 공감 24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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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꺼풀씩은 더 선해지게 하는 스물한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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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그러니까 그때 내가 읽은 책은 완결된 것도 아니었다) 기숙사에서 이 책을 읽느라 수업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수업에 헐레벌떡 뛰어들어간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읽을 때에도 내가 읽은 어떤 책보다 마음에 깊이 남는 책이었다. 그러다 올 여름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 도서실에서 청소년용 토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일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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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그러니까 그때 내가 읽은 책은 완결된 것도 아니었다) 기숙사에서 이 책을 읽느라 수업이 시작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수업에 헐레벌떡 뛰어들어간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읽을 때에도 내가 읽은 어떤 책보다 마음에 깊이 남는 책이었다. 그러다 올 여름 내가 근무하고 있는 중학교 도서실에서 청소년용 토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일곱권을 다 읽어버렸다. 근데 일곱권이 끝이 아니었다. 그래서 애가 탔다. 주위 선생님들도 그 한 질 뿐인 도서실 책을 번갈아가며 돌려보고, 한동안 우리 교무실엔 '토지 읽기'가 붐이었다. 그러다 마음 맞는 선생님 세 분과 함께 이건 청소년용으로 보고 말 책이 아니라며 각자 한 질씩 구입하기로 했다. 올 추석 선물로 내가 나에게 주기로 한 것이다. 이 책엔 다양한 사람살이가 나온다. 소설가가 만들어낸 인생들이지만 참 그럴듯하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들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아주 평범한 인물들조차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부끄러워진다. 이 책은 내가 읽어온 다른 대하 소설에 비해 사실 지루한 부분도 많다. 흥미를 위해 사건을 억지로 꾸민 느낌이 들지 않고,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부분은 지루한 국사책보다 더 지루하다. 하지만 그것조차 작가의 투철한 역사 의식과 상업성을 거부하는 정신의 반영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다른 소설들처럼 극적이고 흥미진진하다는 느낌보다는 담백하고 조촐한 느낌이 든다. 일부의 인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무수한 인물들의 삶이 힘겨운 역사속에서 충분히 있을법한 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리라. 그 많은 인물이 한 사람 한 사람 소홀히 다루어지지 않고 다들 살아 숨쉬는 현실 속의 인물들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들의 삶,아픔, 사랑이 더 절실하게 나에게도 다가온다. 대학 때 읽은 '토지'와 이번에 그러니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 읽은 '토지'는 다르다. 내가 그때보다는 조금 더 삶의 깊은 맛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전에는 전혀 주목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에도 관심이 간다. 전에는 굵직굵직한 인물들, 서희나 길상이, 김환, 환국이, 윤국이, 용이, 월선이, 임이네, 봉순이, 홍이... 이런 인물들의 이야기에 주목했던 것 같은데 이번엔 평범한 평사리 사람들의 고단한 삶에 눈길이 갔다. 두만네와 기성 어미, 성환 할매, 영팔 노인과 판술댁, 야무네 이런 사람들. 전엔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때보다는 조금 더 겸손해졌나보다. 나는 이제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란 걸 알게 된 것 같다. '토지'에 빠져 산 지난 몇 달 간 행복했다. 때론 이것 때문에 다른 일들을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읽기를 미룰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책꽂이에서 다시 빼오곤 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기전에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어본 사람들끼리만 이렇게 감동하고 찬양하고 하는 것 말고 자꾸 입소문을 내서 누구나 다 읽길 바란다. 이렇게 '토지' 21권에 빠져서 살고 나면 누구나 한꺼풀 씩은 더 선해질 것이므로.
YES마니아 : 로얄 l*****4 2003.12.24. 신고 공감 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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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하는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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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있으면 한번 더 읽고 싶은 장편 소설은 바로 박경리의 '토지'입니다. 내가 이 책을 접했을때는 다 완결되지 않았을때였습니다. 원래는 책이 다 완간 되었을때, 읽어보려 했으나 기다리기에 지쳤기도 했거니와 한번 책을 손에 잡으니 도저히 눈을 뗄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 집안의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이야기.... 역경과 고난 그리고 헤쳐나가는 서희의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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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있으면 한번 더 읽고 싶은 장편 소설은 바로 박경리의 '토지'입니다. 내가 이 책을 접했을때는 다 완결되지 않았을때였습니다. 원래는 책이 다 완간 되었을때, 읽어보려 했으나 기다리기에 지쳤기도 했거니와 한번 책을 손에 잡으니 도저히 눈을 뗄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한 집안의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이야기.... 역경과 고난 그리고 헤쳐나가는 서희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고 민족의 한과 얼을 느꼈다고나 할까? 제가 읽은 책은 16권의 절판된 책이었습니다. 처음엔 21권으로 늘어서 혹시 다시 연재되었는지 알고 혼돈했으나, 절판된 책을 재판하면서 권수가 늘어났던거더군요. 사실 글자크기도 보기 좋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예전에도 불편한지 몰랐습니다. 오히려 권수가 늘어서 선뜻 내키지 않고 상업적인 것같아서 별 다섯에서 하나를 뺐습니다.
h******3 2004.04.26. 신고 공감 9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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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하소설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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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서평을 읽어보니 이제는 토지 독자층이 두터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으로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추천해줄 때마다 방대한 양에 고개를 절레절레하던 아이들. 이제는 청소년 토지가 나왔으니, 할만 하지만 아직까지도 토지에 대해 그 양 때문에 두려움을 가지는 독자들이 많은 듯하다. 그러나 일단 한번 읽은 독자들이라면 토지의 매력에 푹 빠져 몇번이고 읽게 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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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서평을 읽어보니 이제는 토지 독자층이 두터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으로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추천해줄 때마다 방대한 양에 고개를 절레절레하던 아이들. 이제는 청소년 토지가 나왔으니, 할만 하지만 아직까지도 토지에 대해 그 양 때문에 두려움을 가지는 독자들이 많은 듯하다. 그러나 일단 한번 읽은 독자들이라면 토지의 매력에 푹 빠져 몇번이고 읽게 되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인 듯 하다. 나 역시 고등학교 1학년 때 도서 추천 목록 속에 있던 토지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남들처럼 그 엄청난 양에 두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교과서에 있던 토지의 앞부분 내용이 너무 아름다웠던건지,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이미 십년이 다되어가기 때문일까.. 일단 책을 잡은 나는 열 엿새 꼬박 토지에만 매달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도서관에서 가족들 카드를 모두 빼앗아 열여섯권을 몽땅 빌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던 기억도 나고, 그 책을 옆에다 쌓아놓구 밥먹는 시간을 빼놓고 읽었던 기억도 난다. 그때는 용이가 월선이와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것, 서희가 고아가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서러웠던지. 구천이, 아니 환이의 고독, 恨에 어쩌면 그렇게 가슴이 답답하던지.. 똑똑한 사람에 의해 사건이 해결되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오늘날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토지가 생각나는 건, 그 똑똑한 사람들이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기 보다는 토지의 인물들이 너무도 평범하고, 그러면서도 너무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인간적이랄까,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는 않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가고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들의 삶에 동화되어가는 듯한 느낌은 설령 나만의 느낌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이다. 나는 국문학도도 아니고, 더욱이 문학에 심취한 교양 높은 독자도 아닌 평범한 대학생이다. 박경리 소설의 생략 기법이 어떤지, 그것이 가져오는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다만, 작가 박경리씨가 직접 보고 느낀 그 시대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그것을 초월하여 한 인간의 삶이 주는 여러가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뿐이다. 그리하여, 나의 인생을 조금이나마 반추하여 반성해보며, 나아가 내 앞에 다가올 삶의 여러가지 모습, 고난에 대해서 대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내가 방학 때마다 주욱 토지를 읽었던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마치 오랜 달리기 중간에 있는 짧은 시간을 내 미래를 위한 원동력을 얻기 위해 쉬는 것처럼 말이다.
YES마니아 : 로얄 p******9 2003.12.24.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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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에서 광복까지의 몸으로쓴 민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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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족소설이다. 특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들의 삶자체가 민족을 온몸으로 얘기한다. 토지는 매우 유명한 소설이다. 대입참고서에도수록되었고, TV의 연속극으로도 방영되었으므로 그 유명세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솔직히 전집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다. 아니 아주 일부분밖에 읽지 못했다. 그래서 개정판이 양장본으로 나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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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족소설이다. 특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들의 삶자체가 민족을 온몸으로 얘기한다. 토지는 매우 유명한 소설이다. 대입참고서에도수록되었고, TV의 연속극으로도 방영되었으므로 그 유명세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그러나 솔직히 전집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다. 아니 아주 일부분밖에 읽지 못했다. 그래서 개정판이 양장본으로 나왔을때 정말 큰맘먹고 구입을 했다. 책의 지질이나 인쇄상태는 A급이었지만 하드카바 장정의 두께가 얇아서 바깥으로 휘는 현상이 조금씩 일어나는게 옥의 티라고 할까. 여하튼 집사람과 내가 모두 일독씩을 하고 책장에 소장용으로 자랑스럽게 꼽혀있다. 책의 크기가 작지만 전철에서 들고 읽기에는 알맞았던 것 같다. 우리는 흔히 토지를 서희와 길상의 이야기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최참판댁이 중심무대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하소설과 마찬가지로 이책은 여러사람의 얘기이다. 주로 평사리 사람들을 중심으로 하는... 하지만 나라가 합병된후 그들은 간도에도 진출하고 , 의병도 되었다가 독립군도 되었다가 친일파가 되기도 했다가, 여하튼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또한 주인공이라고 해서 항상 반일과 독립운동에만 매달린것도 아니다. 그들은 살아가기위해서 일본과 때로는 야합하기도 하고 민족을 위해서 거금을 쾌척하고 가족도 버리고 산에서 왜군과 싸울줄도 아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민족의 끈질긴 생명력을 느낄수 있다. 특히 복원된 악양 평사리 최참판댁의 사진은 이 대하소설에 역서적인 무게까지 더해주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한사람이 젊어서부터 늙고 죽고 그리고 그 아들이 자라서 노인이 되면서 변해가는 역사, 민족의 역사를 살필수 있다. 묵묵히 흐르는 섬진강처럼 대지속의 사람들은 아직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그들에게 절대절명의 과제는 생존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증오, 그리고 고뇌 이 모든것들이 녹아서 살아있는 근대역사가 탄생한다. 이글을 다 읽고나면 가슴벅찬 감동보다는 인생에대한 회한같은것을 느낄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히 자기자신을 한단계 성숙시킬 것이다. 물론 이책에 장점만이 있는것은 아니다. 박경리의 글쓰는 버릇이겠지만 중요한 부분은 의도적으로 생략하고 넘어간다. 가령 서희와 길상의 혼인같은 부분, 길상의 체포수감같은 부분, 조준구에 대한 복수가 상당한 모티브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복수극은 아주 가볍게 처리되고 만다. 그런가 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친구들간의 대화, 특히 소위 신여성들이 나누는 사상이나 애정문제에 관한 대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소설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사람을 짜증나게 한다. 이런부분을 만나면 소설의 진도를 내기가 무척 어렵다. 가령 하나의 대화가 넉장이 되는 부분도 있다. 이것은 독자의 인내력을 시험한다. 또 하나, 작가는 독자의 수준을 의심해서 친절하게 '주의'며 '주장'을 대화가운데서 풀어서 설명하는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의 옳고 그름까지 자기가 정해버린다. 물론 그럴수는 있지만 독자를 무시하고 때로는 분통터지게 하는 일임은 분명하다, 독자들은 소설을 읽는 것이지 작가의 사상강의를 들으려하는 것은 아니다.먼훗날 누군가가 이런부분을 정비해서 소설을 재구성한다면 명실상부한 대하소설이 될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30권쯤은 될 것 같다. 그래서 민족의 기념비적인 소설로 남겼으면 좋겠다. 지금도 물론 민족의 기념비적인 소설이기는 하지만...참고로 "토지 전질을 소장하는게 꿈"이라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다.
s********l 2002.08.09.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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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떠난 소설 읽기는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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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책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전설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한 줄의 문장을 쓰는 공력도 대단할 터인데 보고 있기만 해도 질리는 방대함은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커진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속 언저리엔 토지를 두고 있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토지의 시작 부분을 읽은 후 그것은 교과서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문의 하나였고, 헌책방에 들르게 되면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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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많은 책을 보고 있으면 마치 전설을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한 줄의 문장을 쓰는 공력도 대단할 터인데 보고 있기만 해도 질리는 방대함은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커진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속 언저리엔 토지를 두고 있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토지의 시작 부분을 읽은 후 그것은 교과서에서 가장 좋아하는 지문의 하나였고, 헌책방에 들르게 되면 가장 먼저 찾아보게 되는 책중의 하나가 되었었고, 새롭게 재판된 것을 보고는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기뻤던 책이다. 뭐라 간추릴 수 없을만큼 큰 덩어리의 구조를 가지고 있고, 스쳐가는 인물 하나조차 생생하게 살아있어 책을 덮으면 그 세계에서 금방 빠져나온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내가 그리워 한 것이 이 소설이었다니. 구할 수 없었던 책을 새로운 판본으로 만나게 되니 왠지 소망은 이루어졌다는 기분이다.
YES마니아 : 로얄 n***0 2002.01.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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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희의 세 번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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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므로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난 그 중에서도 최서희란 여자가 경험한 로맨스를 이야기하고 싶다. 토지에 등장하는 다양한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는 단지 그 로맨스만 다루었다고 해도 충분히 의미있는 작품이 됐을 정도로 깊이가 있다. 그중 주인공 서희는 세번의 사랑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현, 김길상,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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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방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므로 어느 한 곳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 없다. 난 그 중에서도 최서희란 여자가 경험한 로맨스를 이야기하고 싶다. 토지에 등장하는 다양한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는 단지 그 로맨스만 다루었다고 해도 충분히 의미있는 작품이 됐을 정도로 깊이가 있다. 그중 주인공 서희는 세번의 사랑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현, 김길상, 박효영이 그들이다. 상현은 서희와 가장 어울릴 법한 사람이었으며 또한 서로의 첫사랑이다. 물론 수면위로 드러나진 않지만 둘 사이엔 밀고 당기는 팽팽한 사랑싸움이 있었다. 상현과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이 있었기에 서희는 매몰차게 둘의 인연을 끊어버리지만 상현은 그 상처로 인해 평생을 외로운 들개마냥 떠돌게 된다. 세월이 지나 서로에 대한 감정은 다 씻겨 버리지만 양현에 대한 서희의 애정은 상현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토지의 등장인물 중 상현에게 가장 매력을 느낀다. 출신성분과 외모 이외에는 잘난 것 없는 남자이지만 서희, 봉순, 명희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작가가 매력을 불어넣었다는 증거이리라. 훗날 서희가 복수를 위한 인생을 살아온 것을 후회할 때 상현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아쉬워하지 않았을까...하고 혼자 상상해보기도 한다. 길상은 서희가 복수의 야망을 이루기 위해 상현을 버리고 선택한 남편감이다. 서희 스스로도 신분에 맞지 않는 결혼에 대한 컴플렉스를 이겨내기 위해 '이건 야합일 뿐'이라고 다짐하지만 길상에 대한 사랑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길상과 도망갈 생각까지 했다니까... 그러나 길상에게 자신의 내면을 보인 것은 딱 그때뿐 냉정한 결혼생활을 유지한 것을 보면 역시 사랑보다는 야망이 큰 여자였음이 분명하다. 훗날 중년이 되어야 길상을 많이 사랑했음을 깨닫게 되지만 서로 감정을 내보이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 참 재미없는 로맨스가 아닌가. 박효영 의사는 최서희가 감정을 보인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재혼한다는 그의 통보에 감정을 숨기지 못한 서희. 또 그의 자살 소식에 눈물을 그치지 못하고 무너져 버린다. 어쩌면 남편 길상 이상으로 의지하고 있던 사람. 곁에 있을 때 느끼지 못했지만 떠나고 나서야 알아버린 사랑이다. 박효영의 자살로 서희와 길상의 사이에도 감정의 문이 잠시 열리게 된다. 항상 사랑이 자신의 목적보다 뒷전이었던 여자, 최서희. 그녀가 한번만이라도 사랑을 앞세웠다면 서희의 인생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상현을 받아들였다면 복수를 포기하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오직 사랑 하나만을 위해 살았을 테고, 상현은 그리 불행해지지 않았겠지. 길상을 배려해 그와 함께 용정에 남았다면 부자 최서희로 가족과 헤어지지 않고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박효영 의사의 마음을 받아들였다면 단지 마음만 나누는 사이였더라도 서로 행복을 느끼며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모두가 아쉬운 가정이지만 나는 무엇보다 상현과의 로맨스가 마음 아프다. 상현의 괴로움, 상현의 상처가 가장 많이 표현되었기 때문에... 물론 자살에 이른 박효영 의사도 있지만 그의 감정은 거의 표현되지 않는다. 때문에 나는 혼자 머릿속으로 소설을 쓴다. 상현과 서희의 새로운 로맨스...^^;

[인상깊은구절]
나는 그대를 그리워하고 그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 우리가 혼인을 못하는 이유는 그대에게 있고 내게 있는 게 아니다. 하니 그 보상은 그대가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 어찌 나와 같이 겨루려 하는가? 서희의 생각은 바로 그것이었다. 굳게 지키는 것이라 하여 어찌 창을 들고 한번 휘둘러보려 하지도 않느냐?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멀찌감치 서서 아리송한 태도만 취하는 상현이 노여운 것이다.
a*******n 2005.08.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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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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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숙제로 대하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하기 전부터 나는 이런 종류의 소설들을 그리 장편은 아니지만 몇 개 읽었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하셨던 소설들처럼 이름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내용과 질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전에는 집에 책이 많은 편이라고들 했지만 실제로 고등학생 수준에 맞는 책도 없고 해서 특별히 이번에 산 토지 16권을 꽂아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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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숙제로 대하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하기 전부터 나는 이런 종류의 소설들을 그리 장편은 아니지만 몇 개 읽었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라고 추천하셨던 소설들처럼 이름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내용과 질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전에는 집에 책이 많은 편이라고들 했지만 실제로 고등학생 수준에 맞는 책도 없고 해서 특별히 이번에 산 토지 16권을 꽂아 놓고 보니 책이 많이 늘어난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지만 처음에는 읽을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결국 방학 끝을 며칠 앞두고서야 읽는 데 속력을 붙이게 되었고, 나중에는 어딜 가든 토지 한권은 내 필수품이 되었던 것 같다. 토지는 다른 대하소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재미 있는 책이었다. 책을 매번 덮기가 너무나도 아쉬웠다. 단순히 숙제 때문이라면 독후감을 쓰고 있는 지금쯤이면 5~6권 정도를 읽고 있지 않을까.. 20C초부터 을사보호조약, 31운동, 그리고 독립이 되기까지 우리 민족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는 토지. 이 책은 이미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말했듯 훌륭한 작품이었다. 토지에서는 단순히 주인공이었던 최씨 집안의 모습만이 아니라, 조선인 전부가 주인공이 되어 있었으며, 조선사람들 전부의 아픔을 보여주고 있었다. 귀족, 교사, 친일파, 독립운동가, 농민, 학자, 사회주의자, 스님.. 그 전부의 모습을 담았기에 토지는 일제강점기 우리의 아픈 역사를 생생히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이며, 그 위대함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토지의 사이사이의 이야기들이 다 담아졌더라면 16권에 얼었던 내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분량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나는 일본인에 대한 분노를 삭일 수 없었다. 전부터 갖고 있던 일본인에 대한 이유없는 적개심에 일본인들의 그 자신들이 일등국민이라고 하며 우리민족을 억압하던, 생체실험을 자행하면서도 대일본제국을 위한것이라며 떳떳해 했던 모습, 그리고 남경 대학살, 동경 대지진의 조선인 학살등을 보면서 인간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지가 의심되어질 정도였다. 조선 땅에서 장사를 하는 일본인이 아이에게 돈을 받고도 눈깔사탕을 아이와 부딪치지 않도록 하며 줄 때, 직접 보지도 못하는 아이지만, 소설 속의 아이지만, 설움이 밀려오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난 늘 그들을 비웃어왔다. 미개한 족속? 대일본제국? 어쩌면, 그 시대의 일본인들은 대부분 미쳐있었는지도 모른다. 홍이나 길상등의 일본에 대한 분노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생각들 때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들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유없는 적개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들도 나름대로 불쌍한 민족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결코 그들에게 오가다 지로가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무시했던 것에 대한 반박이 조금 거세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사실, 관동진재나 남경 대학살때의 일본인들은 동물조차 아니었으며, 다만 피를 마시며 그 상을 매기는 살인에 미친 귀기들이었던 것이다. 이 책의 전체 줄거리는 하동 평사리의 최참판댁. 그 집의 수난으로부터 시작한다. 당주인 최치수가 죽고, 인척인 조준구에의해 집을 빼앗기고 멀리 떠나야만 했던 서희와 그 집 하인이었던, 하지만 서희와 결혼하게 된 길상의 이야기와 그 주변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이 책 전권을 통틀어 내가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주갑이였다. 그는 용이가 용정에 있을 때 만난 이로써, 용이나 그 아들 홍이, 길상등과 여러 관련이 있는 인물이었다. 그의 자유로움, 이 말 한마디는 그의 인상에서 가장 뚜렷하게 남아있다.. 어딘지 모르게 친근하고 조여진 곳이 없어보이는 그의 풀어진 듯한 모습. 그런 모습이 가장 좋아보였던 것은 왜일까? 어쩌면 그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평화로움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에게는 늘 희망의 빛이 넘쳤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줄거리를 잡고 있는 인물은 서희와 길상이다. 토지의 전체 인물들이 내린 서희에 대한 평은 대체적으로 날카롭고 굳센 여자였다. 그러나, 내 생각은 그보다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줄거리의 바깥에서 그녀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일까. 그녀는 조선의 한의 대표이다. 우리나라의 고유한 정서라고도 불려지는 한. 서희의 땅에 대한 집념은 별당아씨가 나간 이후부터 시작된 연속된 불행들 때문인지, 매우 차디차고, 그 깊이가 깊다. 어릴 적부터의 많은 고난. 그녀가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그러한 면 때문이 아닐까. 마지막까지 읽고나서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너무도 궁금했다. 두만이의 다툼, 윤국이의 행방, 민우의 행방 등을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로 남겨둔 채 토지는 독립소식을 들은 장연학이 춤을 추며 마을로 돌아오는 것으로 그 끝을 맺는 것이다. 16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끝내놓고도 17권이 아쉬운 것은 그만큼 토지의 위대함을 말해주는 것이고, 다음에는 이렇게 됬을 것이다라는 독자의 상상력을 펼치게 해주는 작가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토지를 읽고, 한동안 감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 였으니 말이다. 다 읽고나서 되새겨보면 일제시대를 한번 훑으면서 조선 민족의 모습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에서 수많은 보석들을 캐내어 가질 수 있었다. 비록 미군의 원자폭탄에 의해서 일본이 항복하긴 했지만 실제로 우리의 독립은 내가 캐내었던 보석들의 빛, 모든 조선인들의 한과 의지가 만들어 낸 것이다. 이런 좋은 책이 이 세상에 있음에 작가 박경리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기회가 되면 다시한번, 아니 몇번이든 또 읽어보고 싶은 책, 토지, 그 속의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당분간 내 기억과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다.
d******2 2003.01.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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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아~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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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처음 접한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이십년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땐 빡빡한 세로글에 걸쭉한 사투리가 쉬이 읽히지 않아 1부정도만 읽고 말았다. 그런 토지를 다시 손에 들게 된건 모 방송국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토지'가 원작관 너무도 무관하게 가고 있단 생각에 분개한 때문이었다. 21권의 토지, 책이 배달됐을때 일주일을 현관앞에 그대로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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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처음 접한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이십년은 족히 되지 않을까 싶다. 그땐 빡빡한 세로글에 걸쭉한 사투리가 쉬이 읽히지 않아 1부정도만 읽고 말았다. 그런 토지를 다시 손에 들게 된건 모 방송국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토지'가 원작관 너무도 무관하게 가고 있단 생각에 분개한 때문이었다. 21권의 토지, 책이 배달됐을때 일주일을 현관앞에 그대로 놓아뒀었다. 굳이 책을 이렇게 양장본으로, 크기도 작아 21권이나 되게 만들어야 했는지 속이 상해서였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독자들만 탓할것이 아니라 개정판이 나올수록 책이 비싸지고 권수가 많아지는건 돈있는 사람들만 보란 말인지. 어쨋든 책을 손에 든 그 때부터 지금 이순간, 완독한 지금까지 밤잠 안잔다고 남편과도 숱하게 다퉜고 낮에도 엉켜들고 밤에도 서너번씩 깨는 돌박이 둘째놈과도 씨름해가며 그야말로 시간에 목말라하며 보낸 두달간이었다. 토지. 이 책의 제목은 그 무엇도 아닌 '토지'일수밖에 없다. 인간이 중심을 잡고 사는 이땅. 인간의 어머니요 고향이요 삶일수밖에 없는 토지. 최서희-길상이 이책의 주인공일수 있을까? 평생 가슴 아픈 사랑과 책임과 의무로 산 이용과 월선, 조준구보다 더 지독한 임이네. 너무나 순박하게 제 앞가림을 한 나머지 평생의 한을 안은 두만아비. 한조, 윤보. 조준구의 앞잡이로 나쁜짓을 저지르다 죽임을 당하는 삼수. 땅에서 나서 땅으로 가는 이땅의 농꾼들, 자연속에서 삶의 이치를 깨닫는 그들. 그리고 그들의 자식대에서 다시 자식대로. 나라는 합방에서 식민지 시대로... 평사리에서 시작해 간도와 진주를 거쳐 저 넓은 만주를 돌아 일본으로 서울로 그리하여 다시 평사리에서 끝이 난다. 토지를 읽으며 그 숨가쁘고 역동적인 삶을 따라 나도 이리저리 휘둘리느라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 할머니 윤씨의 불행과 부모의 불행, 그리고 최서희의 불행. 그러나 누군들 순탄하게 살아남은 사람이 있던가. 조준구의 모함으로 총살당한 한조와 그 아들 정석, 또 그아들 성환과 남희의 불행. 살인죄인의 아들에다 일본 밀정인 형의 죄값을 하기위해 독립군을 도우며 사람들의 온갖 설움을 견뎌낸 한복. 만석살림을 들어먹고 온갖 나쁜 짓을 다하고도 죽는 순간까지 아들을 괴롭힌 조준구와 맑은 영혼의 곱사아들 조병수. 월선과의 애틋한 사랑과 자식을 낳은 임이네의 온갖 패악에도 묵묵히 의무를 다한 용이와 그 아들 이 홍. 그리고 인생의 패배자 이상현과 서의돈과 봉순이. 오직 한 여자만을 품은채 미칠듯한 열정과 목마름으로 세상을 살아간 김환. 송관수의 아들 영광과 양현의 사랑. 한사람의 머리속에서 이렇게 많은 인물이 태어났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거니와 개개인의 신념. 해박한 지식들이 한사람의 머리에서 나왔다곤 믿어지지가 않는다. 5부5권을 끝내며 이것이 끝이 아니란 생각에 괴로웠다. 독립이, 해방이 어찌 끝이겠는가. 감옥에 들어간 길상이, 서의돈 권오송이 살아 돌아와야 했고, 학병으로 나간 윤국이 성환이, 만주로 간 정석이도 돌아와야 했으며 , 인실과 오가다의 슬픈 사랑과 영광과 양현의 사랑도 맺어 줘야 하지 않는가. 무엇보다 산속에서 혹은 밖에서 끊임없이 독립을 위해 마음쓰고 일을 한 모두가 춤을 춰야 하지 않는가.
h****8 2005.03.2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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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우리나라 만세! 아아 독립 만세! 사람들아!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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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학의 만세소리는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는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21권의 양장본 중 단 한장에 서술된 토지속의 대한의 독립은 그 어떤 책속에서 맞이한 독립보다 더 감동적이었고 북바쳐오르는 기쁨을 어찌할 바 모르게 했다. 더 많은 인물들과 그 기쁨을 나누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토지는 푸른 날씨속 장연학의 춤사위로 말미를 장식했다. 토지의 초반부, 나는 고교시절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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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학의 만세소리는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는 나를 소름끼치게 했다. 21권의 양장본 중 단 한장에 서술된 토지속의 대한의 독립은 그 어떤 책속에서 맞이한 독립보다 더 감동적이었고 북바쳐오르는 기쁨을 어찌할 바 모르게 했다. 더 많은 인물들과 그 기쁨을 나누고 싶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토지는 푸른 날씨속 장연학의 춤사위로 말미를 장식했다. 토지의 초반부, 나는 고교시절 몇번이고 되풀이해 읽었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떠 올렸지만 한권 한권 더 해 가며 토지 속에는 최서희와 김길상 만이 아닌 역사속에 주인공이었던 많은 삶의 주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름대로의 역사속에서 열심히 살고자 했던 사람들, 그들이 모두 독립투사이고 우리 강산을 지킨 민초들이었다. 사랑할수 밖에 없었던 남자, 김환.. 부드러움 속에 더 큰 힘이 느껴지던 주갑.. 송관수와 강쇠.. 조선의 땅을 사랑하고 조선인임을 자랑스러워 하는 수많은 주인공들의 삶은 일제시대라는 얼음장 아래에서 꿋꿋이 조선이라는 냇물을 흐르게 한 힘이 아니었을까.. 오늘 책장을 닫으며 더 많은 주갑이와 강쇠들에게 만세를 외쳐본다..
c******i 2006.04.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