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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라고 말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아주 우연하게 찾아왔다. 비디오로 영화보기가 한창이던 시절, 가족 중 한 명이 빌려 온 비디오가 영 아니어서 다른 비디오로 바꿔 온 영화가 <니키타>였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왠지 B급 영화가 아닐까 싶을 만큼 어둡고 선명하지 못한 화면이 집중을 방해했다. 하지만 어둠의 세계를 벗어나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딪는 니키타의 변화되는 모습에 이야기는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액션영화, 내게는 먼 장르였다. 폭력과 총알, 폭발음이 난무하는 영화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런 액션 스릴러물이 내 마음의 감동으로 와 박힌 것은 그것이 헐리우드 액션물이 아니라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프랑스 액션엔 '치유적 감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이 영화만큼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을 그토록 통쾌하고, 가슴 아프게 느끼도록 한 영화가 없었다. 이 영화로 뤽 베송 감독을 존경하게 되었고 그가 연출한 모든 작품을 무조건 보는 매니아가 되었다. 게다가 영화 속 대사와 함께 흐르던 음악을 소형 마이크로 녹음하는 열성을 보이게 한 영화였다.
이 영화의 주된 포인트는 빛깔과 음악이다.
블루. 그 당시 20대에 어느 방향으로 갈 지 갈피를 못 잡는 내 상황과 니키타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많은 감정이입과 동화과정이 끈끈하게 이루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 부분에 모든 동료들이 죽는 상황에서도 감정의 변화없이 무표정하게 있던 푸른 빛깔의 그녀 모습은 잊혀지지 않는다. 냉혹한 킬러로 철저한 임무 수행을 하며 작전 사항을 주고 받는 추운 겨울의 블루에선 그 장면마저도 한 치의 동정 없는 세상을 느꼈다. 모든 것을 차단당한 채 살게 된 킬러 생활에 염증을 느껴 떠날 결심을 하는 그녀. 그녀가 맞는 새벽빛은 심각한 상황에서 빨아들이는 담뱃불과 대조되어 비장한 푸른빛을 각인시켰다.
에릭 세라의 음악. 푸른 빛과 함께 내 마음을 흠뻑 적셔주었던 푸른 음악. 킬러로 맹훈련을 마치고 처음 맞는 생일에 첫 외출을 나가게 된 그녀. 화려한 레스토랑에서 어린 아이같은 미소를 흘리며 받는 생일 선물은 다름아닌 무기였던 것. 모든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떠나는 남자를 원망할 겨를도 없이 비장한 모습으로 장전을 할 때 흐르던 그 음악. 덩달아 그 장면을 보는 사람조차도 똑같은 심장 박동으로 함께 움직이게 했다. 킬러 임무를 지닌 채 살아가게 될 그녀는 새로운 이름과 직업으로 살아가게 된다. 조세핀이라는 간호사로. 커다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홀로 남겨진 그녀가 흐를 것 같은 눈망울과 표정을 지을 때 흐르던 음악. 막막함이 눈물 방울이 되어 흐르는 듯한 섹소폰 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니키타는 액션 영화지만 어떤 장르의 영화보다 예민한 영화로 기억된다. 킬러가 겪는 상황과 복잡한 내면의 심리는 빛깔과 음악으로 탁월하게 묘사되었고, 탄탄한 연출은 극적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 주었다. 뤽 베송은 프랑스적 감성을 헐리우드의 액션에 잘 버무려 낼 줄 아는 탁월한 감각을 지닌 감독이다. 오래도록 마음 속에 남는 영화, 니키타. 그 당시 강력하게 꽂힌 감성들은 에릭 세라의 CD로 소중히 기억될 것이다. 소형 녹음 마이크로 수없이 들었던 영화 속 대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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