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공부하면서 요리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특히, 요리의 레시피 보다는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요리에 관련된 책들에 흥미를 가진다. 기대감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빌려와 읽을 준비중인 『부엌의 화학자』는 그런 맥락에서 내 눈에 확 들어온 책이었다. 연관된 분야의 새로운 책에 그래서 저 관심을 가지는지 모르겠다. '분자요리'는 들어봤으나 '분자 가스트로노미'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듣는 용어였다. 분자요리가 주목을 제대로 받기 시작한 스페인을 시작으로 저자는 본격적인 분자요리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때로는 어렵고, 때로는 일상의 익숙한 내용을 책 속에서 만나게 된다. 커피를 공부하며 관심을 가지게 된 요리 분야 속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저자는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내용으로 전달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성분에 대한 부분도 부분이었으나 조리법에 있어 압력처리로 가열과 유사한 현상을 보이는 부분은 흥미로웠다. 분명 행하여 지고 있는 것들이었으나 직접적으로 접하지 않은 내용이기에 실질적으로 그 현상을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각 글 끝에 나오는 저자의 칼럼 중에서는 '3D푸드프린터'에 대한 내용들은 신세계였다. 특히, 개별화된 음식과 관련된 칼럼에 대해 많은 공감을 한다. 나 또한 사람에 따라 각각에 맞춤 음식에 대한 부분은 정말 꼭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집에 TV에서 좋다면 무조건적으로 다른 사람의 의견은 생각지 않고 강요하시려는 분이 계셔서 그런 생각이 더 강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직 읽지 않은 『부엌의 화학자』에 앞서 만난 『식탁 위의 과학 분자요리』. 과학과 요리의 경계가 무너지며 장인 정신의 비밀이 과학을 통해 증명이 되는 것은 앞으로의 음식 문화에 계속 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이론적인 접근으로 본질을 잊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책에 대한 글을 정리한다. |
【식탁위의 과학 분자요리】 이시카와 신이치 / 끌레마
왜 우리는 요리 프로그램 앞에서 떠나지를 못할까? 아니 그 이전에 각 방송사들은 앞 다투어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내 보내고 있는가? 의식주(衣食住)에서 식(食)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다. 그 ‘어떻게’ 라는 과제 속엔 맛있는 요리를 연구하고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데 과학이라는 툴을 적용한다. 요리와 과학이 손을 잡고 있다.
분자요리는 무엇인가? 이 분자란 말에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공학 등과 같은 과학적 관점이 담겨 있다. 분자요리법이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요리를 만들고자 시도하는 것이다. ‘분자’는 생물학에서 연구가 많이 되었다. 1938년 워런 위버에 의해 시작된 이래 현대 생명과학은 극적으로 진보한다. 1953년에는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발표했다. DNA 복제를 통해서 일어나고 DNA의 염기서열이 유전정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요리 분야에서도 20세기 말경부터 몇몇 외국 물리학자들이 요리를 분자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연구하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이 맛있는 요리의 비밀을 ‘분자의 나이프와 포크’로 밝혀낸 셈이다. 요 몇 해 사이에 요리와 과학이 급격히 가까워지고 있다. 이 책의 지은이 이시카와 신이치는 농학박사로 소개된다. 분자식품학, 분자조리학, 분자영양학 등이 전문분야이다. 일본 최고의 분자조리 연구자인 지은이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직후 과학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절감하며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 심신이 허약한 사람과 노인, 어린이들에게 제공할 요리에 대한 연구가 절실하다고 느끼고, ‘1마이크로라도 더 맛있는 음식’을 개발하기 위해 요리에 과학을 접목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한다.
분자조리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지은이는 일본 기쿠노이 식당의 무라타 요시히로의 분자조리에 관한 일화를 소개한다. “대학 소속 연구원들이 교토 요리의 핵심인 다시마국물을 주제로 실험한 결과 ‘다시마의 글루타민산을 최대한 추출하려면 60℃를 유지하면서 1시간 동안 가열하는 것이 좋다’고 밝혀냈다. 무라타 요시히라는 즉시 그의 요리에 이를 적용했다. 전통적인 방식을 접고, 다시마를 넣고 60℃에서 1시간 동안 계속 가열하다 물 온도가 85℃에 이르면 불을 끄고 가다랑어포를 넣은 다음 가다랑어포가 가라앉았을 때 바로 건져냈더니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 나은 방법을 알게 된 무라타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그렇다면, 미래의 요리는 어떻게 변할까? 인간의 먹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기의 분자조리학은 어떤가? 지은이는 이를 ‘안티에이징’의 세계라고 표현한다. 의료의 에이징과 식품의 에이징은 다르다. 본디 숙성을 의미하는 ‘에이징(aging)’은 세월을 쌓아간다는 뜻도 되지만 ‘나이 듦, 노화’라는 뜻도 된다. 특히 최근에 와선 미용과 관련해서 노화방지, 즉 안티에이징이란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의료 분야에서 에이징은 극복해야 할 부정적인 색채가 짙은 말이지만 식품학 분야에서 에이징은 식품의 품질을 향상시킨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내포된 말이다.” 지은이는 스테이크용 고기를 고르는 법, 굽는 방법, 구울 때 피어오르는 고소한 향, 진공조리법과 레이저 쿠킹 등을 설명한다.
“고기를 140℃ 이상 가열하면 마이야르반응이 일어나 휘발성 향기분자가 발생한다. 고기다운 이 향기는 고온에서 조리했을 때에만 생성된다. 따라서 고기를 몇 도에서 굽느냐가 중요하다.” 마이야르 반응은 조리반응의 왕이라고 일컬을 만큼 중요한 반응이다. 1912년 프랑스 과학자인 루이 카뮤 마이야르가 연구했다고 해서 그의 이름이 붙었다. 갈변반응이라고도 부른다. 가열조리 과정에서 타서 눌어붙은 자국이 생기는 반응을 뜻한다. 구운 빵 껍질과 고기구이나 생선구이 표면, 누룽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음식 문화 측면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 서양식 분자요리에 비하면 일본의 분자요리는 동질감을 많이 느낀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요리와 과학이 만나서 만들어내는 다양한 결과물들을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다. 분자요리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분자요리 알고 보면 참 쉬워요’라는 마음이 들도록 잘 풀어주고 있다.
![]()
|
작년에 거세게 불어닥친 쿡방 열풍으로 인해, 전국민의 셰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새로운 컨텐츠와 뉴페이스의 셰프가 초기보다 새롭게 발굴되지 못하는 면이 있어 아쉽지만, 여전히 요리열풍은 불고있는 중이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요리, 조리기구들이 소개되고 시장에 더 큰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웰빙의 먹거리에서 화려한 요리까지 전방위의 열풍은 결국 분자요리까지 그 신드롬을 이어오고 있다.
분자요리가 세상에 눈을 뜬 것은 아마도 1992년 '분자 가스트로노미(molecular gastronomy)'라는 단어가 소개되면서 확고해 진 것 같다. 현재는 초기 멤버들이 대거 이탈하고, 분자 가스트로노미와 선을 긋고 있지만 아주 세세한 사항을 모른다면 현재도 분자 가스트로노미는 명맥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분자란 화학적, 물리적인 것을 가리키며, 가스트로노미는 미식학을 의미한다. 요리사들이 그러하듯 번역에 약간의 조미료를 가미한다면 분자요리라고 부르는 편이 낫다. 분자요리는 우리가 알던 요리의 해체를 분자수준까지 미시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포도를 빻고, 숙성시켜 와인이 되듯. 그 단계를 조금 더 미시적으로 확인하고 증명하겠다는 시도다. 과거 전승되어 오던 전통적인 방식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오류를 바로 잡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예컨대, 전통적인 레시피에서는 물이 끓어오르기 바로 직전 다시마를 건져내는 방법을 채택하였다면 분자수준으로 해체된 레시피에서는 정확한 온도를 제시해준다. 분자요리에 매진하고 있는 유명 셰프들의 첫 번째 고민은 단연 '맛'에 있다. 비주얼과 참신함은 그 다음의 문제다. 따라서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적 방식은 오직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맛있다!"고 느끼게 디ㅗ는 과정은 음식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의사전달 게임' 같은 것이다. ... 맛 정보는 맛 분자 → 수용체 → 신경전달 → 뇌 기능 → 인지, 지각 등으로 순차적으로 전달된다."(P.55) 요리사에게 과학은 지식의 자랑이나, 신기함에 대한 추종이 아니다. 오직 맛으로 다가가는 길 목에서 만난 좋은 조력자인 것이다. |
이 책은 과학이 우리와 얼마나
가까이 존재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기껏해야 실험실에서 만든 에탄올주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분자구조를 다루는 화학은 기본이고, 물리학, 생물학, 공학까지 요리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려
주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조리법은 비교적인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잠시 언급 되는 수준이며 실제
요리만을 위한 내용은 이 책에 없다. 다만, 물리학적인 열이
재료에 전해져서 어떤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분자들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시각에 가깝다. 물론, 요리를 즐기는 시각, 미각, 촉각등도
함께 고려가 되고 있다.
스페인의 엘부이 레스토랑의
페란 아드리아에 의해 음식을 거품으로 만들어 올리는 에스푸마 기술은 기존의 셰프들의 세계가 아닌 과학의 세계를 도입한 선구적인 사례라고 한다. 완두콩을 거품으로 만들어 먹으면 어떤 맛일지 상상도 되지 않지만, 상상히
보편화된 기술을 이용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음식업계에서는 논란을 일으킬 정도였다고 한다. 책의 내용
중 맛과 관련된 성분인 정미분자는 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에 모두 들어있다고 하며, 우리는 이미 다양한 인공조미료를 만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냄새를 지배하는 향기분자로 대표되는 향신료, 맛있게 보이게 하는
색분자로 대표되는 색소 등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어려운 과학책이 아닌 새로운 분야의
재미있는 과학책을 읽는다는 느낌이었다. 저자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몇 개의 칼럼을 추가하여
독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
미국의 NASA가 우주 공간에서 음식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3D 프린트로 음식을
제조하는 업체에 지원을 하는 것만 보아도 과학과 음식을 함께 연구하는 것은 몇 몇 선구적인 과학자의 호기심이 아니라 미래에 필요한 지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는 방안 컴퓨터 옆에서 3D 프린터로 즉석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
요리, 예전의 엄마들은 수 십년간의 계량되지 않은 내공?으로 듬성듬성,
이 책에서 요리와 분자를 결합 시킨것은 요리로서만이 아닌 과학적 요리의 요리는 단순히 먹는 대상만으로의 존재라기 보다 어떤 상황, 환경에서 미래에 우리는 과연 어떤 요리를 하고 어떤 음식들을 먹고 마실 수 있을 |
요리라는 말을 발음만 해보아도 즐겁다. 입에 침이 고이고 무엇을 만들어 볼까 즐거운 고민이 생긴다. 즐거운 요리에 과학 원리를 덧붙여 만들어 낸 요리와 과학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이라는 학문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내용이다. 이 책은 요모조모 과학과 요리에 얽힌 이야기들을 분야별로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요리사가 과학을 만났을 때. 과학자가 요리를 만날 때. 요리 과정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 미래의 요리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 등으로 내용이 풍성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어려운 과학 원리가 숨어 있어 지루하고 재미없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보기 좋게 틀렸다. 이 책을 재미있었다. 과학은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 같은데도 술술 읽혔다. 특히 지은이인 ‘이시카와 신이치’는 농학박사로 다양한 분자요리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지은이는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과학과 요리의 원리를 정리해 보면서 내용을 만들고 있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가장 흥미가 간 내용은 미래의 요리에 대한 것인데 ‘3D푸드 프린터’에 관련한 내용이 재미있었다. 요즈음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3D프린터를 사용해서 사람의 장기나 생물조직을 만들려고 하고 있는데 조리 뿐만 아니라 그 전 단계인 식료품의 생산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미래의 음식과 요리에 관련한 부분은 역시 과학적인 개념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실 요리 자체가 시간과 열과 맛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니 과학원리가 저절로 숨어 있는 것이 맞다. 평소 요리를 많이 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생각해 보지 못했는데 그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돼 색달랐다. |
요리프로그램이 난무하는 시대입니다. 요즘에는 청소년들의 꿈에 셰프라는 직업이 순위에 오를 만큼 인기 있는 직업이 되었다고 하네요. 먹어야만 사는 인간이라는 객체가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하는 음식은 때로는 권력의 상징으로 때로는 부의 상징으로 표현이 되기도 하고 지금은 조금 풍성한 시대를 살아서 인지 먹는 것에도 특별한 것 보다 맛있는 것 때로는 남들이 먹을 수 없는 것을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음식을 만드는 셰프가 인기 직업이 된 것이고 셰프의 조리법이나 숨겨진 음식점의 비밀 재료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에서 하나 더 발전하여 이 책은 음식이 가진 과학적인 측면 즉 음식을 조리하고 맛을 내고 서로 다른 재료가 섞여서 새로운 맛을 내는 원리를 연구하는 분야까지 생긴 것 같습니다. 만들 때 마다 다른 손맛이 아닌 가장 맛있는 맛을 만들어 내기위한 과학적인 조리법 혹은 최적의 맛을 끌어내는 상태와 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것 중에 저는 감칠맛이라는 것에 주목하게 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국물 맛을 내는 다시마에서 감칠맛이라는 글루타민산을 추출하기 위한 최적의 온도와 시간을 분석해 낸 것입니다. 이런 맛은 제 짐작이지만 대대로 집안의 비법으로 혹은 오랜 시간 경험으로 쌓아온 것을 수치와 과학으로 정량화 시킨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입니다. 정말 대단하죠? 고기를 굽는 것에도 연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조건과, 잘 굽지 못하더라도 어떤 성분이 고기 단백질이 딱딱해 지는 정도를 줄일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도 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식탁이 과학에 들어오면서 좀 더 복잡해 진 듯한 생각인데요. 책에서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맛을 인식하는 것은 혀가 아니고 뇌라고 합니다. 감각의 제국이라는 책에서도 같은 말을 하고 있어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익숙해 진 맛은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것으로 변하게 되는 데 정말 정량화된 조리법이 계속 맛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이것도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네요.
제 개인적으로는 비린내를 가장 꺼리는 데요. 싱싱한 생선이면 상관이 없지만 생선이 비린 맛을 없이 조리하기란 쉽지 않은데, 비린 맛을 잡는다고 하는 방법이 어이없게도 비린내 보다 더 강한 향을 써서 그 맛이나 냄새를 뇌가 기억하지 못하게 혹은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라니 트릭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요리에도 완전하게 잡아낼 방법은 없었나 봅니다.
분자요리법을 생각하였다면 이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자요리의 기초가 되는 인간의 후각 미각을 다스리고 최적의 방법으로 음식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런 것들이 어떻게 상품화 되는 과정을 알고 싶다면 오케이입니다. 저는 후자인 것이었기에 요리와 과학의 접점에서 요리의 발전과정과 앞으로 셰프들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새로운 맛의 세계를 기대하게 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잊지 마세요 요리의 시작은 세척, 자르기부터 맛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을요. |
이제는 요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해석할때가 왔다. 입에서 시작된 우리의 정보는 과연 뇌를 통해 어떻게 다양하게 표현되는걸까??를 알아보는 좋은 책인듯하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과정은 음식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의사전달 게임같은 것이다. |
최근 <부엌의 화학자>는 과학과 요리를 접목한 책을 읽었는데, 다시 같은 주제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 <식탁위의 과학, 분자요리>는 <부엌의 화학자>보다 맛이나 요리에 대한 기본에 좀더 충실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의 첫부분은 요리의 새로운 사조인 분자요리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 있는 레스토랑 엘부이의 세프, 페란 아드리아가 일으킨 요리의 혁명에 대한 소개가 나오는데, 가장 인상적인 점은 그가 요리에 과학을 접목한 방식이 기존에 과학계에서 연구하는 방식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의 연구원 에르베 티스는 분자 가스트로노미(molecular gastronomy)라는 이름을 생각해냈는데, 그에 따르면 과학적인 수단을 통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것 또는 현존하는 맛있는 요리에 숨은 규칙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있다고 하니다. 여기서 방점은 '맛있는'에 찍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다음장에서는 요리를 느끼는 메커니즘, 다시 말해서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서 맛을 느끼게되는 과정에 대한 고학적인 설명이 계속됩니다. 우선 기존에 알고 있던 혀에 미각을 느끼는 감각의 분포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다소 놀랍습니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우리가 미각을 느끼는 과정이 설명되어 있는데 흥미로운 부분이 몇가지 있습니다. 맛을 느낄 때 후각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후각을 감지하는 경로가 짧아서 (코 점막의 수용체에서 뇌로 직접 들어가기에 노이즈가 적고), 따라서 다른 감각에 비해 감도가 높고 예민하며 기억력도 좋은 감각이라는 내용과 함께, 프루스트 효과(음식의 냄새나 향수 냄새 따위를 맡으면 예전에 즐거웠던 기억이나 슬펐던 기억이 떠오르는 것) 등이 소개됩니다.
그 다음에는 본격적인 과학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부엌의 화학자>와 유사한 내용도 다소 있습니다. 우선 요리의 질감과 온도가 맛에 미치는 영향이 이야기되는데, 가장 인상적이면서 실제 요리에 응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는 음식의 질감이나 온도가 맛분자나 냄새 분자가 입안에서 퍼지는 속도를 변화시킨다는 점입니다. 음식의 조직이 단단할 수록 맛과 향의 성분과 결합하는 수용체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나, 단 맛이나 감칠 맛처럼 세포막에서 맛분자를 받아들이는 수용체는 체온과 비슷한 온도일 때 가장 예민하고 짠 맛이나 신맛과 같은 이온 채널은 온도의 변화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요리기술이 소개된 것도 <부엌의 화학자>와 다른 점입니다. 두 경우 모두 압력과 관련된 내용인데, 첫번째는 현재 히로시마 현 식품공업기술센터에서 개발 중인 동결합침범이라 불리는 방법은 압력을 이용해서 식품속으로 그 식품을 부드럽게 하는 효소를 집어넣는 기술로, 주로 지금까지 믹서로 갈아서 만드는 요양식을 새로운 형태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1987년 교토대학 명예교수인 하야시 리키마루가 식품의 풍미와 영양을 훼손하지 않고 살균가능한 식품가공을 위해서 기존의 가영가공 대신 압력을 이용하자는 제안과 연관된 기술입니다. 압력처리를 하면 고분자인 단백질이나 녹말은 가열한 상테와 매우 유사하게 되지만, 열처리에 비해 식품 재료에 주어지느 에너지가 현격히 낮기 때문에 화학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아 식재료의 색과 향기는 거의 변하지 않고 자연상태로 유지되며 비타민C와 같이 보통 가열하면 파괴되는 영양소의 손실은 적은 기술입니다.이미 1990년대에 메이지야라는 회사가 '하이프레셔 잼'이라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앗다고 하니 가까운 시일내에 대중화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읽은 <부엌의 화학자>와 비슷한 소재이지만, 책의 내용 중 맛의 과학에 대한 소개가 추가되고 일본인 저자의 책이므로 한국사람들의 입맛에 더 친근한 음식과 관련된 내용도 많아 책을 읽는 동안이나 서평을 쓰는 지금도 입안에서 침이 계속 고여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과학의 소재를 찾고, 과학을 이용하여 일상의 하나하나을 발전시키는 것은 아주 좋은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