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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길 대장의 인터뷰부터 최근 무언가 정리하고 싶은 내 마음에 드는 특집 기사까지 몽땅. 처음으로 분홍색 형관펜까지 옆에 끼고 봤다. 하루에 1p~3p까지. 되도록이면 특집 기획 기사 하나 이상은 읽지 않기로 했다. 짤막하게 집중해서 읽고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었던 책도 좀 찾아보다가 벌려놓은 일도 하고 바빴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기사를 하루에 다 몰아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강하게 있었고. 그 중에서 세 가지 특집 기사만 쏙 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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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 신자지만 법정 스님의 책은 모두 읽었다. 집 책꽂이 한켠에는 법정 스님 책이 주르륵 놓여져 있다. 기억나는 게 있냐고 하면 그 유명한 『무소유』만 기억이 나긴 한다. 제대로 읽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고 그 때만 고개를 끄덕이고 지나쳐버린 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간. 법정 스님은 묘하게 마음에 든다. 그의 삶이 마음에 드는 것도 있지만(나는 그렇게 못산다) 그냥 그렇다. 왜인지 이 사람의 삶에 대해 들여보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든다. 샘터 4월 호에서는 법정 스님이 머물던 일월암 근처에 지어진 암자 '정·방(靜·房)'에 대해 다루었다. 전혀 법정 스님이 기억나지 않을 법한 현대식 암자지만 그 형태는 꽤나 매력적이었다. 겉만 봐서는 상당히 오래된 느낌도 들고 고즈넉한 느낌도 들고. 법정 스님이 좋아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하지만 정작 스님은 한 번도 들지 않으셨다고 하니 정말 아름답고 잘 지어졌지만 무소유였던 법정 스님에겐 안 맞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저 사진으로만 보는 데도 홀리는 느낌. 며칠만 이곳에서 콕 박혀 살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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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봄이라서 그런지 몸이 안 좋다. 잠도 솔솔 오는 데 잠을 억지로 안 자는 것도 아니고(매일 적당한 분량을 정해놓고 그것만 정해놓고 바로 자는 타입인데 왜인지 수면 부족이다.) 몸이 안 좋은 것 같지도 않은 데 그냥 안 좋다. 먹는 양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서 위장 보호 차원에서 일본에서 사온 카베진 100정 짜리를 비우고 300정 짜리를 꺼내 들었는데, 예전보다는 확실히 덜 챙겨 먹게 되더라. 새걸로 바꿔서 그런건지 그냥 심리가 이제 괜찮지 않을까? 하는 것 때문인지. 문제는 먹는 양이 줄지 않았는 데 내 위장을 보호해주던 약을 줄이니 계속 체한다. 그래서 유독 집중해서 읽었던 <봄철 건강 잡는 법> 사실 특별한 것도 없었다. 그러나 매번 까먹고 막 굴리는 내 몸에 대해 다시금 차분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길지 않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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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정리되지 않는 내 집과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어서 요즘 정리 관련 책을 자주 읽어서 그런지 눈길을 사로잡았던 코너다. 여기서는 물건을 정리함으로써 인생을 정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데, 꼭 맞아 놀라웠다. 특히 나, 정리를 어렵게 생각하는 데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미루는 습관이 있다고.
공감 백배. 나는 맨날 미루고 있으니까. 습관을 고쳐보기 위해서 집을 연신 청소했지만 청소한 티가 안 난다. 먼지는 없는데 어딘가 지저분함. 뭔가 잔뜩 버리고 싶은 데 언젠가는 쓸 것 같아서 꼭꼭 모셔두고 있는 내 자신이 조금 한심스러울 지경이었다.
그래도 제발, 여기서 알려준 일곱 개의 정리 규칙을 생각하면서 오늘부터 청소 시작. 천천히 시간을 들여 내 습관도 바꾸고 청소도 해야겠다. 그러다보면 내 복잡복잡한 마음도 좀 정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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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그를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다. 처음 그를 만난 건 영화 <히말라야>를 통해서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으로 분해 열연했다. 히말라야 등정에서 조난당한 동료 산악인의 시신을 찾기 위한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였다. 그 후 두 번째로 만나건 그의 책을 통해서다. '아우름'이라는 인문교양 시리즈 그 열 번째인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영화 <히말라야>는 그의 인생의 한 부분이지만 책 속에 담겨있는 것은 그의 삶이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그다. 전 세계에서 그보다 산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그만큼 산을 오르는 것에 있어서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산을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산을 오르는 것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살면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실패하고 좌절할 때도 있다. 그가 이뤄낸 대기록 또한 숱한 실패가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쾌거다. 산과 인생은 빨리 정상에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기다리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함을 전한다. 세 번째 만남은 샘터 교양잡지에서다. 우연도 겹치면 인연이 된다고 했던가. 영화나 책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서만 접했을 뿐이지만 어느덧 친숙하게 다가온다. 오래전부터 잘 알았던 사람처럼 말이다. "도전! 샘터 46돌 축하드리며 히말라야의 성스러운 기운을 드립니다"라는 말로 그의 인터뷰가 펼쳐진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모습이다. 만약 그의 얼굴을 몰랐다면 그가 엄홍길 대장이라고 결코 생각할 수 없다. 이제는 전문 산악인의 길을 접고 엄홍길 휴먼재단 활동으로 더욱 바쁜 모습이다. 또한, '청소년 휴먼 원정대'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직접 아이들과 함께 산을 오르면서 그들 스스로 삶의 가치를 깨우치도록 돕고 있다. 산 정상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 언제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군산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단팥빵으로 유명한 『이성당』 일까. 전국 5대 짬뽕 중 하나인 『복성루』 일까. 나에겐 그보다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기억에 남는다. 최근 들어 옛날 영화들이 극장에서 다시 개봉되고 있다.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좀 더 향상된 음향과 화질로 관객들을 찾아오고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도 그중 하나다. 2013년에 재개봉하여 많은 영화팬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었다. 그 덕분이랄까 전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군산의 영화 촬영지를 찾고 있다. 사실 군산은 그 외에도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 섭외된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의 촬영지로 군산 신흥동에 일본식 가옥이 나온다. 많은 여행객들이 군산을 찾으면 방문하는 명소 중 하나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 등장했던 초원 사진관은 여전히 그대로다. 영화가 개봉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영화 속 군산의 모습은 세월을 비껴간 듯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다. 영화 속 현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 신기하다. 이번 호 특집 <다시 만난 인연>에 실린 글 하나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선생님을 사랑해도 될까요?』 중학교 교생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 여중생이 선생님에게 고백을 한다.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제가 클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맹랑한 녀석이라 생각한 선생님은 공부나 하라며 돌려보낸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된 그 여학생은 엄마와 함께 다시 선생님을 찾아온다.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제가 클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선생님에 대한 사랑이 큰 나머지 학업도 포기해버린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국 선생님과 제자였던 그들은 어느새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이런 게 운명인 걸까. 이야기의 주인공은 말한다. 만남이란 선택이 가능한 우연이거나 거슬러선 안되는 운명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자신은 후자라고 믿는다고. 행복이 묻어난다. 내가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사랑하는 아들을 낳은 건 우연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