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미디어 리뷰를 보자마자 이 책을 주문하게 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한달여가 지난 후 였다. 어딘가 한구석은 허전한 것은 분명했지만 아버지의 지난 흔적들을 수습하느라 마음껏 슬퍼할 정신도 없었던 터였다. 그러나 슬픔은 한꺼번에 밀려오고 씻겨가는 것이 아니라 이따금 툭툭 터져 나오는 것이다. 내 안에 맺힌 작고 무수한 응어리들이 추억을 건드릴때마다 나도 모르게 슬금슬금 터져버리는 것이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서 어린 10대 소년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버지를 잃은 소년의 아버지의 침울함이나 존재의 부재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미 알고 있는 어른인 어머니의 감정과는 달리 죽음을 처음 맞이하는 소년의 담담함은 당연한 것이다. 그 담담함은 오히려 솔직하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소년에게 할아버지는 그저, 고리타분하고 귀찮은 존재였을 뿐이다. 그리고 처음엔 자신을 귀찮게 하는 사람이 없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홀가분함 마저 느낀다. 그러나 소년은 일상의 작은 변화를 통해서 점점 죽음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된다. 죽음이란 것은 단순히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순간이 사라진다는 것이며 지나간 추억은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것이다. 소년은 할아버지와의 추억들을 상기하기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의 조용한 일상을 비집고 들어 온 그 분이 얼마나 자신에게 든든한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막무가내 고집불통이 아니라 단지 소통 방식이 달랐을 뿐인 할아버지의 사랑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죽음은, 가족사진의 일부를 오려낸 듯이 뻥 뚫린 존재에 대한 충격은 바쁜 일상을 통해서 생각보다 쉽게 잊혀진다. 그러나 어느날 내가 된장 찌개를 끓일 줄 알게 되었을 때 따뜻한 밥한끼를 한번도 아버지께 지어드린 적이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어린 여자 아이를 안고 있는 엽서를 냉장고에 붙여놓고 10 여년전의 우리딸과 나라고 농담하시며 쑥스럽게 웃으시던 모습이 떠오르는 순간 다시 슬픔과 그리움은 살아가는 것에 찌들어버린 삭막한 마음을 비집고 밀려드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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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동화는 요즘처럼 노인을 경외시하는 핵가족 사회에서 반드시 아이들이 읽어보아야 할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아계실 때 할아버지가 하셨던 행동들과 가족이 보여주는 이기적인 행동 안에서 얼마만큼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힘들게 사실 수 밖에 없는지, 왜 그렇게 생활을 가족들과 어울릴 수 없어야 하는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보는 동화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맡겨두는 것보다 같이 읽으면서 부모님이 아이들을 사랑하듯,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랑도 어떠했는지를 같이 나누면서 읽는다면 더 없이 좋은 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가족들이 느끼는 죄송함은 이미 돌이킬 수 없다는 것과 주인공이 느끼는 손자에게 베풀어준 할아버지의 사랑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책입니다. [인상깊은구절] 할아버지는 가끔은 짜증나는 분이셨어요 재미도 없었지요. 하지만 내 방에 오랫동안 계셨어도 좋았을 텐데... |
| 우리 사회의 가족 문화가 대가족 제도에서 핵가족 제도로 바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벌써 도시적이고 개인적인 삶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다들 각자의 닫힌 울타리 안에서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이웃과 가족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기가 힘들다고 말씀하시겠죠. 시골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올라오셔서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고 가정하면 끔직한 표정을 지을 사람도 한둘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이 공동체라는 울타리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어린이 동화 {우리 할아버지}는 블레이크라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두고 그의 말을 통하여 가족 공동체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게 하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근대화되고 도시화된 삶에 익숙해져 가더라도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에는 전통적인 가족 제도와 공동체적 삶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가끔 삶의 여유가 생기면 자연으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기계화하고 핵가족화한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살고 있는 어린아이들에게도 자연과 가족공동체의 중요성을 가르쳐 주는 것은 교육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교육적 의미를 지닙니다. 이 책의 중심 인물은 평생 시골에서 부지런히 일만 하면서 살아온 농투성이 할아버지입니다. 그가 갑자기 손자 블레이크의 집으로 찾아온 것은 그들 가족에게 자잘한 불편함을 주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성격조차 투박하고 고집이 세서 늘 잔소리를 많이 하는 분이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소니 짐'이라고 자신을 부르거나 도시 사람들은 너무 게으르고 약하다고 가족들을 혼내는 할아버지가 블레이크는 몹시도 못마땅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블레이크는 자신의 방조차 할아버지께 내어드리고 다락방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 할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할아버지와 함께 한 삶을 추억하는 주인공 블레이크는 이 책의 시작 부분에서 "지난 토요일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라는 다소 객관적인 목소리로 할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알립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할아버지의 '죽음'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남기고 간 '그리움의 공간'입니다. 블레이크는 집안 곳곳을 더듬어가면서 할아버지가 남긴 흔적들을 좇아갑니다. 이는 예전에 몰랐던 할아버지의 의미 나아가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새롭게 찾아나가는 과정입니다. 할아버지는 초강력 전자 우주총의 고장을 잘 수리해 주셨고 쇠못으로 갖가지 장식품들도 많이 만들어 주신 분이었습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려주신 이야기를 블레이크는 잘 기억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 역시 지나고 나니 삶의 교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깨닫습니다. 블레이크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엄마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그제야 알 것 같았습니다. 마침내 블레이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내 방에 오랫동안 계셨어도 좋았을 텐데" 이러한 주인공의 잔잔한 목소리는 독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고 맙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철없는 어린 아이가 찾아가는 혈육과 가족의 의미는 파편화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기상천외한 것이 아니지만 오히려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의 보편성이 주는 감동이 이 그림책의 마력이고 매력일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묘미 중 하나는 화가 노엘아 영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화법에 있을 것입니다. 수수하고 은은한 그의 삽화들은 사진을 보는 것보다도 더욱 실감 있는 인물 표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수채화 물감의 풋풋한 이미지가 할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라는 이 책의 주제와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가족간의 사랑이란 엷은 수채화 물감의 수수한 색감처럼 그다지 화려하지도 않은 것이면서도 우리 삶에서 영원히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이 책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깊이깊이 깨우쳐 줍니다. |
| 우리 할아버지는 코가 빨갰다. 둥근 코에 색깔마져 빨갰으니 어린 내가 보아도 영락없는 딸기코였다. 할아버지는 늘 술 냄새를 풍기셨다. 그 술 냄새가 싫어서 할아버지 옆을 피해 다녔지만 할아버지는 손주들이 눈에 보일라 치면 술냄새 솔솔 풍기는 얼굴로 볼을 마구 비벼 대셨다. 그게 얼마나 싫었던지....그렇지만 싫은 내색은 할 수 없었다. 나는 2년을 할아버지 집에서 살았다. 그때 안 사실이지만 할아버지는 늘 혼자 계셨다. 아무도 할아버지 방에는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끼니 때는 할머니가 밥상을 들어다 놓는게 고작이었다. 방안에서는 가끔 이런 소리가 들렸다. "술 가지고 와,어서!" 할아버지도 방에서 나오실 때가 있었다.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열릴 때이다. 할아버지 집에는 마당 한가운데 커다란 감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그 감나무는 늘 할아버지 차지셨다. 때가 되면 가지를 쳐주시고 겨울이 되면 짚으로 감나무 허리를 칭칭 동여 메주시고, 정성을 다하셨다. 가을이 되고 친척들이 모두 모이면 할아버지는 감을 땄다. 아무도 감나무 위에 올라가지 않으려 했지만 할아버지는 용감하게 올라가셨다. 높은 곳을 오를 땐 할아버지가 직접 만드신 사다리를 집고 올라가셨는데 그때는 왠지 술을 드시지 않으셨다. 감을 다 따고 내려오실 때면 나같은 조무래기 손주들을 모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때만큼은 할아버지를 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엄마는 할아버지를 싫어했다. 엄마는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여자가 무슨 공부냐며 학교를 보내시지 않았다고 한다. 그 뒤로 엄마는 두고두고 할아버지를 원망하셨다. 그런 엄마도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으셨을 땐 누구보다 서럽게 우셨다. 시골에 도착했을 때 어른들은 모두 할아버지 방에 들어가 숨죽이고 앉아 계셨다. 할아버지가 정정했을 때 한 번도 들어가지 않던 친척분들이 그날은 왠지 아무 소리없이 할아버지 방에 들어갔다. 나와 또래 몇은 대청마루에 그냥 앉아 있어야 했다. 그때는 죽는 다는게 뭔지도 몰랐다. 그냥 명절도 아닌데 왜 친척들이 모였을까, 추워 죽겠는데 왜 밖에 있으라고 하는 거야...그런 생각뿐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으니 방안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엄마, 아빠가 울고 계시니까 그냥 따라서 울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그냥 울었다. 그리고 나는 거짓말처럼 할아버지를 까맣게 잊고 살았다. 이책을 읽어가면서 나는 잊었던 할아버지를 기억해 냈다. 가족들에게 소외당하고 외롭고 고단하게 살다 가신 우리 할아버지. 유일한 낙인 술로 외로움을 훔쳤을 할아버지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른아른 되살아났다. 평생 해오던 일도 나이가 들어 손을 놓아야 했던 우리 할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점점 소외되면서 이것저것 참견을 해보려 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불만투성이 노인네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하지만 도시 것들은 너무 무르다고 불평하시는 할아버지 얼굴엔 근심과 지혜로 주름이 가득하다. 가족 모두에게 성가시고 따분한 존재가 되버린 할아버지. 점점 혼자가 되면서 불만투성이가 되어가는 할아버지. 그래도 자신이 젊었을 적 이야기를 알아 듣지도 못하는 손주에게 하시고 또 하시는 우리 할아버지. 하지만 할아버지가 떠나간 그림 속 텅빈 의자는 무언가 뚫린 듯 훵하니 우리들 마음을 흔든다. 이 그림책에는 우리네 할아버지가 살아 계신 듯이 있는 그래도 소박하게 옮겨져 있다. 그러니 책 읽는 사람 마음이 쏴하니 그리움으로 도배 될 수 밖에. 이 차가운 겨울... 가슴 속 깊이 소중한 기억 하나를 끄집어 내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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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자마자 그림에 마음을 뺏겨버렸다. |
| 이 책을 읽고나서 가을에 어울리는 한편의 외화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갈색머리의 소년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소외된 노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어린이용 그림책에 이러한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채택했다는 것이 사뭇 신선하게 느껴졌다. 늙어서 기력이 쇠한 할아버지는 특별히 집에서 하는 일도 없이 다른 가족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할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은 너무 구세대적이라 남들의 관심을 끌지도 못하고 음식도 까다로와서 엄마를 힘들게 하고 담뱃재를 여기저기 흘려서 청소거리를 만들기 일쑤다. 그래서 모두들 할아버지에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소외시켜버리기 일쑤다. 할아버지가 소년을 위해 해 줄수 있는 일은 고작 고장난 장난감을 수리하거나 쇠못으로 동물 모형을 만드는 일 정도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심으로써 가족들은 할아버지의 빈자리에 가슴아파하고 할아버지를 추억하며 씁쓸한 감정을 가진다. 소가족이 일반화 되어 있는 요즘, 아이들이 부모들의 사랑뿐만 아니라 이 책을 통하여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수 있어서 행복하다. |
| 아주 우연히 알게 된 동화책 한 편... 표지 그림은 전형적인 미국인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가 다정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블레이크는 시골에서 올라온 할아버지를 따분하고 성가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가 오시는 바람에 다락방에서 잠을 자야 했고, 게다가 할아버지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고 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할아버지는 이 세상에 계시지 않다. 블레이크는 할아버지가 물건을 얼마나 잘 고치셨는지, 편자용 쇠못으로 귀여운 동물을 얼마나 잘 만드셨는지, 할아버지와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 보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블레이크 곁에 계시지 않는다. 이제서야 할아버지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소중함 이라는 것을 깨달은 블레이크. 할아버지와 함께 한 이러한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형적인 미국 풍의 그림이 약간 거부감을 주기도 했지만 어쨌든 많은 감동을 주는 것은 사실이었다. 할아버지와 친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읽혀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더불어 나 또한 할아버지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아주 소중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으니... |
| 여기 분류에 보면 4~6세 아이를 위한 동화책이라고 되있는데 초등학생 고학년이 되어야만 이책이 주는 감동을 제대로 읽지 않을까 싶은데.. 이제 다섯살인 딸아이에게 이책을 읽어주며 이 책에서 나오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어떻게 이해 하고 있는 것일까 자못 궁금해지는 책이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할아버지는 한없이 따사롭고 정이 많은 할아버지라기 보다는 나의 방을 빼앗아가고, 내가 너만 할 때는 이랬어. 하며 한얘기를 수도 없이 되풀이하고, 재미도 없는 농담으로 혼자 웃다가 기침을 해대는 어쩌면 밉살스럽기까지한 할아버지이다. 우리가 그 옛날 보던 할아버지의 많은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다시 내 방을 찾았지만, 할아버지가 즐겨하던 지겨운 농담이 그립고,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쇠못 인형이 새삼 자랑스러워지는 그런 감정들은 무얼까? 이제 이세상 사람이 아닌 사람에 대한 향수, 후회, 사랑 그런 감정들이 읽혀지는 이 동화는 보유를 권장하는 도서다. 아이가 두고 두고 읽으며 삶과 죽음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