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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베 세이코)분이 쓰신 성담론이라니, 일단 웃기지 않은가. 만담가처럼 느물느물 상대와 주고 받고 치고 빠지는 남녀의 대화를 객석에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가모카 아저씨가 말하는 대목을 읽으면 새롭다. 이건 뭐 여자인 내가 상상도 못하는 부분이 막 튀어나오는데,,, 아아, 난 아직 모르는게 너무 많구나, 더 공부해야겠구나, 야한 책을 더 읽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학구적이어서 그런겁니다. ㅋㅋ)
하지만 다 좋았던 것은 아니다. 여자의 '평생에 걸친 성욕'을 이야기하면서도 결혼을 강조한다거나 정관수술한 남자는 성적 매력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도 종종 있었다. 저자분이 1920년대 생이어서 그런가. 반면, 이런 점이 소소한 역사문화에 관심이 많은 내겐 뜻밖의 수확을 얻게 해 주었다. 연배가 있으신 두 분의 경험담과 견문이기에, 이론서에서 찾아 읽을 수 없는 생생한 부분이 종종 있다. 전근대 일본의 '요바이', '침소 사퇴식'에 대한 서술 부분이 특히 그렇다. (요바이는 남성이 밤에 여성의 침소에 찾아가 성관계를 하고 날이 밝기 전에 돌아오는 것. 결혼, 약혼이나 연애 관계랑 상관없이 성관계만 목적. 침소사퇴식은 장군 혹은 영주의 부인이 서른이 넘기면 부군의 침소에 드는 것을 스스로 사양하고 첩을 추천하는 것. - 이런 거 어떻게 아냐고 묻지 마세요. 일본사나 일본 역사 소설 읽으면 많이 나옵니다. -_-)
요바이에는 기나긴 세월 동안 그것을 체험한 사람들이 생활의 지혜를 발휘해 만들어 온 '요바이 법'이라고 할 만한 룰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런데 그 룰이 지금 엉망이 돼 버렸다. 룰이 어그러지면 요바이를 진심으로 즐길 수 없다. 지금의 일본인은 요바이를 진심으로 즐길 만한 문화적 수준에 이르지 않은 것이다. - 189쪽에서 인용
저자는 프리섹스나 원나잇의 성행을 요바이 문화의 확대라고 보지 않는다. 마을의 여러 남자를 상대하다 처녀가 애비 모를 아이를 임신하면, 그녀가 아버지라고 지목한 남자는 무조건 그녀와 아이를 책임진다는 '요바이 룰'이 지켜지지 않기에, 남자들이 쾌락만 맛보고 여성을 이용하려 드는 이런 프리 섹스 문화가 만연한 현대 일본은 오히려 요바이 풍속이 성행하던 전근대보다 문화적 수준이 낮다고 일갈한다. 흠, 이런 시선, 멋지다.
침소를 사퇴하는 건 여자의 체면 때문이었어요. 색을 밝히는 여자라고 여겨지는 건 옛날 여자들에게 있어서 죽기보다 싫은 수치스러운 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침소를 물리는 본래 목적은 고령 출산을 피하기 위해서였대요. 책에서 봤어요. 옛날 귀족의 정부인은 머나먼 도쿄에서 온 대단한 집안 따님이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바람 한 번 쐬어 본 적 없이 자란지라 몸이 약한 사람이 많았고, 따라서 고령 출산을 하게 되면 죽게 될 수도 있었대요. 고귀한 가문의 따님이 시가에서 죽으면 자칫 정치 문제로도 번질 수 있었기 때문에 정성껏 모셨던 것이지요. 이게 관습이 되고 규율이 된 거랍니다. 부인들이 조신해서 침소를 물린 게 아니라고요. - 228쪽
이런 식으로 저자는 침소 사퇴식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면을 이야기한다. 본처를 몇년 상대하다가 질릴 즈음 그녀를 물리고 새 여자를 상대할 판타지에 젖어서 현대에도 침소 사퇴식이 있었으면, 하고 좋아라하는 가모카 아저씨를 말로 물리친다. 재미있다.
그런데, 40대 중년 남녀가 대화하는 형식이고, 1970년대가 배경이어서 그런지, 가모카 아저씨는 너무도 당당하게 유부남의 불륜과 성매매 경험을 말한다. 거사를 앞두고 출격 준비를 말하는 대목에서 여자인 오세이는 생리 주기 체크와 화장품 속옷 등을 말하는데 이 아저씨는 지갑과 '아내에 대한 알리바이'를 말한다. 뜻밖에 허를 찌르는 웃음을 주기는 하지만, 불쾌한 기분이 든다. 게다가, 아내를 속이고 꼬신 상대 여성에게 돈을 많이 들여 근사한 대접을 해서 분위기를 잡았는데 결정적 순간에 상대 여성이 생리 기간이라고 거부하자, 가모카 아저씨가
"그럼 그렇다고 처음부터 말했으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이건 사기 아닌가요? 편취아닌가요?(127쪽)"뭬야? 먹고 튀겠다는 거야. 뭐야?(128쪽)"
이런 말을 하는 것에서는 아주 질렸다. 그런데 상대 여성은 매우 미안해하며 아저씨를 달래주고 있다! 나원참, 나 같으면 당장 지갑에서 그날 저녁값을 꺼내 아저씨 면전에 뿌린 다음, 하이힐을 벗어 들고 마구 패 줄텐데. 이 견공의 자제분아! 사기에 먹튀라니? 하고 소리지르면서. 아놔, 나는 이 분야의 경험과 공부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성격이 이래서 평생 관능적이고 에로틱한 책은 못 쓰겠구나!
참, 제목인 '여자는 허벅지'는 가모카 아저씨가 첫 경험을 할 때 여자의 허벅지가 상상보다 너무 두꺼워서 놀랐다는 경험담에서 유래한다. 엉? 원래 여자는 엉덩이보다 허벅지가 더 두껍다는 것도 모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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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씨를 깐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그닥 좋은 의미로 쓰이는 말은 아닌 까닭에 못 들어봤을 수도 있겠다. 앞에서는 시치미 뚝 떼고 조신한 척 하면서 뒤로는 딴 짓거리를 한다는 뜻의 이 말은 '간통'이 불법이었던 시절의 밤문화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었던 듯하다. 그렇다고 지금은 '간통'이 합법화 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법으로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온전히 각자의 도덕적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이니 국민의 교육이나 의식 수준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헌법재판소가 내린 '간통법 폐지'의 사유에 있어서도 '혼인과 가정의 유지는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지와 애정에 맡겨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이런 점을 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간통법이 폐지되었다고 하여 국민 개개인의 교육수준과 도덕성이 함께 좋아졌다고는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양자 간에는 정의 상관관계가 아니라 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성적으로 개방된 듯 보이는 일본도 매춘이 합법화된 것은 아니지만 출판이나 영상매체에서의 성적인 묘사는 우리나라에 비해 확실히 자유로운 듯 보인다. 달리 말하면 이것은 법적으로 규제할 것은 규제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엄격한 법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선을 긋고 그 안에서는 대부분 허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의 성문화가 이렇다 보니 작가들의 성적 담론도 거침이 없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실생활에서 극도로 절제하는 일본인의 스트레스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성적인 방면으로 분출되는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다나베 세이코의 에세이 <여자는 허벅지>는 제목만큼이나 여성의 성에 대한 도발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다. 여자가 말하는 여성의 성 담론은 자칫 딱딱하고 이론적이어서 재미가 없거나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흘러 공감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애소설로는 일가견이 있는 작가의 노련함은 이 책에서도 십분 발휘되어 솔직하면서도 불쾌하지 않고, 지적이면서도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1971년부터 1990년까지 주간지 '슈칸분슌(週間文春)'에 연재한 칼럼 중 일부를 묶었다는 이 책은 그동안 흘러간 세월과 함께 시대에 뒤떨어진 한물간 이야기로 넘쳐날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여자는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의 부인'이라 불리고 싶어 한다. '~의 부인'이라 불러 주었을 때 여자는 비로소 꽃이 된다. 이것은 단순히 '이제는 매일 남자랑 잘 수 있겠다'라는 즉물적이고 쩨쩨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남자의 성욕은 한순간 발산하면 그것으로 끝이 나지만, 여자의 그것은 느리고 느긋하고 지긋하며 길고 천천히 피어난다. 다시 말해 남편을 두고 아이를 낳아 키워 세상에 내보내는 그 모든 행위가 성욕인 것이다." (p.37)
작가는 자신의 일방적인 이야기로 인해 책을 읽는 독자가 자칫 흥미를 잃지나 않을까, 우려하여 '가모카 아저씨'라는 가상의 인물을 등장시킨다. 이를테면 '가모카 아저씨'는 작가의 이야기 파트너인 동시에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평범한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재현함으로써 때로는 작가로부터 심한(?) 공격을 받기도 하고 찌질한 모습 때문에 남성 독자의 동정(?)을 받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재미와 함께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가모카 아저씨한테 시험해보자. "이 세상에 명기란 것이 정말 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여자가 진심으로 사랑해 몸과 마음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불태울 때 누구나 명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당연히 어떤 여자든 자신을 불태우면 명기가 될 수 있겠죠." 이것으로 아저씨는 여자 경험이 빈약하다는 걸로 판명되었다." (p.151)
두 사람의 성 담론은 성욕, 월경, 바람기, 정관수술, 체위, 불륜 등 다방면으로 펼쳐지지만 단순히 재미와 호기심의 충족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다. 말하자면 이 책은 성과 관련된 인생론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이제 막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시절에서부터 '침소 사퇴식'을 해야 하는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인생 경험을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서 다룸으로써 자칫 삼류 외설 문학으로 흐를 수도 있는 여지를 엄격히 차단하고 있다. 일본의 에세이스트 사카이 준코는 이 책의 해설 '어차피 쓸 거라면 다나베 시이코 씨처럼'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우리는 이 에세이를 통해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재확인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래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비로소 생겨나는 묘미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이렇게 긴 음담패설을 읽고 났는데도 기분이 상쾌한 것은 남성을 무참히 때려눕히기보다 우열을 가리지 않은 채 끝맺었기 때문 아닐까요." (p.309)
요즘은 성희롱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진 까닭에 어떤 자리에서건 성과 관련된 농담이 거의 사라졌지만 내가 대학을 다닐 때만 하더라도 성인 남녀가 모인 사적인 자리에서는 언제든 19금 농담이 성행했었다. 물론 때로는 듣기 거북한 농담으로 인해 어색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말이다. 반면에 방송이나 공적인 자리에서는 지금보다도 더욱 엄격하게 금했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남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정한 수위를 넘지 않는 성적 농담이나 성 담론은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일종의 윤활유와 같은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수위 조절이라는 게 무척이나 어려워서 농담 한마디로 인생 전체를 망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겠다. 이 책의 재미있는 부분을 인용하기 어려운 것도 다 수위 조절을 신경쓴 탓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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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DVD를 구해서 보았다. 다나베 세이코 이 여자가 이렇게 감성적인 소설을 썼다고?
단지 제목이 재미있어서 아내와 공유하려고 산 책의 저자가 이렇게 재미난 사람일 줄 이야...... 가끔은 심사숙고하는 것보다 우연한 인연이 더 재미있기도 하다.
말 나온 김에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내용을 잠시 보자
2003키네마준보 선정 베스트 일본영화 4위 2004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 화제작
그래 최소한 13년은 된 영화였다.
DVD에 광고 문구를 그대로 옮겨본다.
잊혀지질 않아 그 겨울, 바닷가 ... 좋아해. 너도, 네가 하는 모든 일도.
어느날 유모차에 탄 그녀가 내게도 왔다! 츠네오는 마작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 를 하는 대학생이다. 어느 날 그녀는 언덕길을 내려오는 유모차와 마추친다. 그 안에는 놀랍게도 한 소녀가 있다. 다리를 쓰지 못해 할머니가 끄는 유모차를 타고 거리를 산책하는 소녀의 이름은 조제. 우연한 만남으로 조제의 집에 드나들면서, 츠네오 는 점차 조제에게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둘만의 아름답고 특별한 사랑이 시작되는데 ......
이런 판다스틱한 영화의 소재가 되는 소설을 쓴 사람이
중년의 아저씨와 술을 마시면서 술을 적게 마시는 사람은 쪼잔하다느니 너도 허벅지에 천착하냐는 등의 물음을 묻는다는 것이 신선했다. 그리고 나 이가 들면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더 야(?)하다는 속설이 생각났는데 ......
영화와 소설 그리고 에세이를 통해 만나는 작가나 배우의 인상이 꼭 하나로 통일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매력적이고 오래 보고픈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 각을 해본다.
오늘도 출근하는 나를 잡아세워 자기 등산화에 묻은 흙을 털어달라던 아내는 월악산으로 등산을 가고 땀을 뻘뻘 흘리고 6시 20분이 지나 곧 30분까지 해당되 는 아침버스 할인에 늦을까봐 50미터쯤 전력질주를 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보았 다.
'임원이 되든 무엇을 하든 이 말썽꾸러기가 없다면 내 삶은 참으로 재미없을 꺼야.'라는 생각 말이다.
월악산 다녀와서 무릎이 아프다고 투덜거릴 그녀를 오늘 밤 10시에는 볼 수 있 을 것이다. 전속 마사지사 역할은 오늘도 계속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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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속에 나오는 가모카 아저씨는 남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때는 세상없는 변태 영감처럼 처려를 잡아먹는 상상을 하며 읽는 사람을 부들부들 떨게 만들다가도 여학생에 대한 환상을 풀어낼 때는 순수한 남학생의 면모를 보이기도 하며, 때때로 '오세이상' 다나베 세이코의 비판에 본의 아닌 설득력을 부여하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균형있고 활기차게 만들어 준다.
[여자는 허벅지]는 '가모가 시리즈'라 불리는 칼럼 중 1977년까지 연재된 내용을 골라 엮은 것이다. 이 에세이는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위에 지어진 것으로, 그 당시 사회, 여성, 문화, 정치과 관련한 문제들을 작가 특유의 유머와 풍자,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해석하고 비평한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를 적어보려 한다. 그 파트는 애처로운 남자이다. 며칠 전 우리 동네 어딘가에서 멍하니 서 있는데 처음 보는 남자가 빨빨거리며 건물에서 나왔다. 그 길로 주차장으로 들어가 낡아빠진 블루버드 가방을 욱여넣고 허둥지둥 운전선에 몸을 접어 실은 뒤 문을 탁 닫는 것이다. 그 남자는 입구에 서 있는 수위 아저씨를 보고 간살부리며 웃더니 한창 더운 대낮에 시내로 차를 몰고 나갔다. 그런 남자의 모습을 보면 너무 애처로워서 가슴이 아플 정도다. 거래가 생각대로 안 된 걸까. 기대했던 것이 어긋난 걸까. 엄청난 클레임을 받은 건 아닐까.
남자의 모습에은 근원적으로 슬픔이 따라다닌다. 단골손님에게 주문을 받으러 갔다가 욕만 먹고 쫒겨난다거나, 싫어하는 상사에게 호되게 당하거나 혼이 나기도 하고, 거슬리는 동료가 승진해 큰소리치고 다니는 것을 보고도 묵묵히 견딜 수밖에 없다. 그런 모습을 떠올리게 하니까 슬프다는 것이다.
이 모습이 세상에 내보내진 남자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남자들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애처롭기도 하고 고달프기도 한 남자들이여! 그래도 어깨 쭉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덜 애처로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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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무실에 놓고 읽고 있었는데 여성 동료가 무슨 내용의 책이냐고 자못 궁금해하며 물어보길래 처음엔 제목 그대로 여자허벅지에 관한 내용이라고 이야기하다가 재차되는 질문에 음담패설내용이예요 라고 사실대로 이야기했더니 너무 읽고 싶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음담패설은 꾸준히 우리에게 재미있는 주제이다.
작가는 1928년 오사카 출신으로 이 책은 1971년부터 1990년까지 20여년에 걸쳐 주간지 칼럼으로 연재된 것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40대의 여성작가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음담패설을 논할 수 있다니... 가까운 나라 일본의 문화가 놀랍기만 하다. 물론 작가의 친정어머니는 자신의 딸이 음담패설을 논하는 칼럼을 썻다는 것에 놀람과 분노, 창피를 느꼈다고 한다. 부모마음은 매한가지.
남자의 욕망 작가가 업무중 화장실가고 싶다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하고 죽을힘을 다해 집에돌아와 봇물터지 듯 시원하게 볼일을 본 느낌(평온하고 후련한 마음)을 말했을 때 그 기분이야말로 남자가 일을 끝낸 다음이라고...
잠재적 소망 운명의 파도에 몸을 맡기고 떠다니며 울기만 했던 옛날 여자들. 약하고 힘이 없으니 갓난아기 같은 존재로 그저 울기만 했을 옛날 여자들이 더 편했을꺼라는 생각. 요즘 여자들은 똑똑해졌지만 불행해지기도 했다. 좀처럼 맞춰주지 못하는 남자들 때문에 강해졌지만 힘들어지기도 했다.
아이보다 남자 나는 아이보다 남자를 선택할 것이다. 나는 아이를 낳아 기르며 귀여워하는 것보다 남자가 나를 아이처럼 귀여워해 줄때가 더 좋다. 문제는 그렇게 나를 귀여워해 주는 남자를 어디에서 찾느냐는 건인데... 그걸 알면 내가 이 고생을 하겠습니까?
남자에게 6계명 작전을 1. 바로 안게 만들어라 2. 술을 먹여라 3. 음식을 많이 먹여라 4. 돈을 쥐어 줘라 5. 허세를 받아줘라 6. 가르치게 하라 난 이중 5번과 6번을 즐겨한다. 내가 뻔히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하고 있을때가 많다. 그는 나를 가르치고 싶어한다.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해"라고 하며 아주 즐거워 한다. 그의 50년 집대성 기술을 나에게 전수하면서 나를 수제자로 인정한다. 나는 그의 허세를 다 받아준다. 아~나도 피곤하고 콧방귀를 뀔때가 있지만 그런대로 데리고 노는 즐거움이 있다.
여자의 출격 남자가 출격할때는 단 두가지. 마누라에게 댈 핑계와 지갑. 그럼 여자의 출격할 때 필요한 것은 뭘까? 이것저것 많지만 무엇보다도 생리 주기 계산.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손님 이도 저도 고민하기 싫다면 결혼을 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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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허벅지. 그리고 표지의 일러스트. 더 이상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완벽한 제목과 표지다. 뭔가 야릇하면서도 담백하지 않은가. 우리 사회는 겉으로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금기시하면서도 실상 안을 들어다보면 난잡하기 짝이 없다. 삶에 축복으로 주어진 성에 대해 터놓고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지혜와 기술이 절실한 시대다. 이 책에는 여자 주인공인 저자의 말벗이 되어주는 남자 주인공 '가모카 아저씨'가 등장한다. 실제로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일지를 떠나 참 부러운 관계다. 성에 관한 대화를 담담하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이성 친구라니. 이런 친구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늘 있어왔지만 그게 쉽지 않은 것은 내가 아직 성에 관해 그리 담백한 사람이 되지 못했기 때문인 듯 하다. 이 책은 여자들의 공감을 주는 단짝친구같은 책이지만 남자들에게는 여자를 이해하는 돌파구를 제공하는 과외선생님 같은 책이다. 물론 여자도 남자를 이해해야 한다. 피차 이해해야 하는 건 매한가지겠지만 남자로서 말하건대 그래도 남자가 좀 더 무심한 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왠지 남자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 남자 독자가 많지는 않을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여자의 성욕은 머나먼 절에 있는 종과 같다. 어둠 속에 숨겨져 있지만 그윽하고 강한 소리를 내며, 여운이 어둡고 묵직하게 깔리면서 음파를 형성하고, 그 음파는 언제까지고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남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여자를 유혹하려고 하는 건 무거운 죄다" 여자의 성욕. 이 노골적인 말에 남자의 성욕을 연상하면 곤란하다. 남자는 여자의 성에 대해 이애해야 한다. 여자의 성욕은 남자의 그것보다 삶의 전반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여자를 안다는 것은 여자의 성욕을 아는 것과 떼어놓을 수 없다. "생각해 봤는데 저는 (침대에서의) 사적인 시간에 어떤 표정을 할지 어떤 모습일지 가늠할 수 있는 남자가 좋아요. 그리고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거나 거부감이 들어서도 안 되고요." "나는 사람이 사는 집, 사람이 머무는 방에서는 좋은 의미의 음풍淫風이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화려하게 꾸몄거나 과하게 점잔을 뺀 집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이 집 주인은 그걸 할 때마다 집 밖에 나가 모텔을 이용할 것 같다'는 억측을 하게 된다. 집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동네 전체에 음풍이 훈훈하게 감돌았으면 좋겠다." 성적 매력이 감추어져 있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일상에 배여 보여지는 편이 훨씬 낫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겉다르고 속다른 사람, 겉다르고 속다른 사회에 대한 일침이다. 어둡고 끈적거리는 성이 아니라 밝고 담백한 성, 나아가 그런 인간다운 일상을 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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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예능프로그램보다 더 리얼하고 시원한 할아버지,할머니의 대화 내용들이 있습니다. 여자는 허벅지 이 책 역시 다나베 세이코 나이가 많으신 한 여성 할머니의 글인데요. 읽다보면 참 재미있고 부정할수없는 내용들도 나와 괜히 웃음만 나오게 됩니다. 연애소설작가로 알려진 그녀가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남자가 모르는 여자에대한 내용을 솔직담백하게 쓴 에세이 책으로 남자들에게는 한번씩 이해안되는 여자들의 행동에 대한 답을 구할수있고, 여자들에게는 차마 직접입으로 할 수없는 말들이 적혀있어 공감하게 되는 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혼자 좋아하는 음식을 두고 있다면 천천히 아껴먹고는 합니다. 여자는 허벅지 이책을 읽을때만 너무재미있어 나도 모르게 페이지를 계속 넘기며 읽다가도 읽기위한 페이지 수가 줄어드는 순간 아쉬움이 생기는 책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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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작가라서 아흔이 다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다양한 책을 내고 있는 작가라서 사노 요코의 에세이를 즐겁게 읽은 다음이라 이 책을 살 만한 이유는 넘쳐났다. 그런데 일단 제목이 너무 선정적이라서 그 못지않게 표지도 참으로 복숭아빛으로 묘하게 잘 만들어서 집에 배송되어 온 책을 거실에 함부로 두기가 좀 민망했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와 시선, 그 오묘한 차이에 대하여 여자로 대변되는 오세이 상과 남자로 대변되는 가모카 아저씨의 대결이 퍽 인상적이면서도 재미있고 절묘했다. 노골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솔직함과 세월이 주는 연륜 때문인지 마음에 남는 구절들도 여럿 있었다. 일례로 "어쨌든 남자는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눈치 빠른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새침데기가 된다. 그렇게 해서 남자에게 ‘가르치는 즐거움’을 부여하고 여자는 자신이 계획했던 것을 얻는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여자는 또 얼마나 힘들까."라든가 "가모카 아저씨가 말씀하시길 자신처럼 예민한 남자에게는 보통 훠이훠이 쫓아내는 여자가 붙고, 섬세한 여자한테는 날씨가 좋든 어떻든 무조건 결행하는 놈이 붙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의 조화라고 한다."라든가.^^ 오랜 기간 누군가와 함께해도 어찌 그 사람을 다 안다고 할 수 있을까. 다만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기왕이면 기운을 북돋아주는 쪽으로 행동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역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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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남성과 형성하는 관계에서 '성'적인 내용에 대하여 표현하는 것은, 금기를 깬다는 상징 때문인지 상당히 이념적인 뉘앙스가 풍기기 마련이다. 하물며, 이 책의 내용은 제목이 제공하는 의뭉스러움 비해 파격적이지는 않다. 아마도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1928년생 여류작가 막 중년에 든 참에 쓴 작은 글들이기 때문이려나? 2016년 현재 온갖 매체가 선사하는 성적 묘사와 통속성은 한계가 어디쯤 있는 것인가를 경쟁적으로 탐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정치적이지도 않고, 섹슈얼한 콘텐츠가 온천마냥 뿜어져 나오는 지금 내밀한 것에 대한 탐미로서 신선함을 가지는 이유는 '사랑'을 동화처럼 필요이상 미적으로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아름다운 사랑'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진실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성적 금기'를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남녀관계'와 관련한 세태는 어떠할까? 사랑하니까 육체를 탐한다는 논리적 인과성의 전개를 넘어, 육체적 관계 만으로 인간의 정서를 구속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의 감정'을 기반으로한 육체적 교류는 매우 폭넓게 용인하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한편, 육체적 관계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기술에 천착하고 있는 것만 같다. 배가고파 사냥하는 하는 것이 아니라, 사냥이 주는 쾌락과 성취감에 보다 집착하는 것과 같이 말이다. 물론 플라토닉한 사랑의 숭고함을 주장하며, 남녀간의 정욕을 숨기려하거나, 비하하는 것으로 왜곡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고, 사랑하는 만큼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남성과 여성에 대해서 진실은 무엇인가에 관하여 탐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육체적으로 만족 시키는 것, 그 만족감을 보다 고취시키기 위해서 서로를 위해 신경쓰고 배려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건강하다. 각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연마하고, 합법적 의사표현의 경계를 가늠 하기 위해 간을 보는 것은 '외설'적이다. 작가가 궁금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서도 과감하게 털어 놓고,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구할 때 남자가 여성과 성에 대해서 가지는 보편적 입장을 뻔뻔스럽게 대변하는 가모카 아저씨의 호흡은 적절한 긴장과 안도감을 준다. 물론 지금 시대 작가가 가지고 있던 궁금증과 금기 사항에 대한 공표는 혁명적이지 않고, 가모카 아저씨가 대변하는 남성성이 설득력을 가지지도 못하지만, 사랑과 성, '관계'에 접근하는 태도가 점잖고 우아하다. 게다가 이렇게 나이많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대담이 귀엽고, 위트 있으니... 포르노가 판치는 세상이라도 이 책은 의미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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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허벅지 女は太もも: エッセイベストセレクション 다나베 세이코(2013년) 이 책은 누군가 서평에서 "책장에 꽂아놓기 아까운 최악의 책으로, 쓰레기통에 버릴 때 전혀 아깝지 않았으며 버릴 때 속이 후련했다."고 혹평을 해 놓았던데 내 경우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한다며 책을 버리는 친구에게서 얻어와 큰 기대 없이 읽었는데......어라!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버려도 아깝지 않기는커녕 나는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1928년생인 다나베 세이코는 영화로도 만들어진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의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가가 40대 때이던 1971~1977까지<週刊文春>에 연재한 '가모카 시리즈'의 글을 모아 엮은 책으로 성, 특히 여성의 성에 대한 음담패설에 가까운 이야기를 전혀 천박하지 않게 풀어낸다. 전후 일본, 남성 우월적 사회에서 결혼한 여성 오세이 상을 내세워 주체적 여성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면서도, 가모카 아저씨 (작가의 남편이 실제 모델. 동료 작가가 죽자 얘 딸린 그 남자와 결혼한다)로 대변되는 중년 남성을 을 등장시켜 오세이상에게 반론을 제기하고 비웃기도 한다. 결국 남자와 여자는 서로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서로를 알아나가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이지만, '남녀 관계의 바이블', '연애의 교과서'로 불리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존 그레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와 달리 시종일관 아슬아슬한 ('조몰락거리는 여자') 수위를 잘 유지하면서도 유머러스한 글이다.
책 제목 <여자는 허벅지>는 오세이 상이 가모카 아저씨와 나눈 대화에서 가져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