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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위서(2권)와 촉서를 읽고 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서야 오서를 읽었다. 왜일까? 솔직히 국력으로 본다면 위나라 다음으로 오나라 였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의 삼국시대(후한)를 아무래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통하여 접하다보니 위나라나 촉나라에 비하여 다소 부각이 되지 않았기에 관심이 덜하지 않았나 싶다. 실제 <삼국지연의>에서도 적벽대전 이후와 유비의 오나라 정벌(관우와 장비의 복수전)에서 부각되고, 위나라와의 합비에서 장료에게 패배하는 경우를 빼고는 큰 분량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도 오나라의 씁쓸한 현실이다. 그러나, 최소한 정사에서만큼은 촉나라보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진수의 <오서>도 기존에 편찬되어 있던 오나라 자체의 역사(위요의 오서)를 편집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할만큼 이미 역사서로도 편집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촉나라는 자체적으로 역사서를 만들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인물의 이야기를 역사서로 만든 형태이므로 다양한 인물의 소개로 책은 구성되어 있다. 책의 시작은 물론 손견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역시나 세번째 등장하는 오주전인 손권이 실질적인 군주의 이야기로 등장을 한다. 솔직히 <정사 삼국지>를 읽는 재미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비교하는 재미에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들을 한번 살펴보았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코 손권이다. 손권은 182년부터 252년까지 살았으니 당시로서는 장수한 셈인 70년을 살았던 것이었다. 더구나, 오의 기반을 닦은 손책의 죽음이 빨랐기에 손권의 재위 기간은 상당히 길었다. 연의에서 손권의 모습은 수성의 달인으로 부각된다. 하북을 평정한 조조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장강 이남 지역이라는 유리한 위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기에 천연적으로 방어의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의나 정사에서도 공격적인 모습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이 역사서가 오나라 자체의 역사서를 편집해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가 흥미를 끌만한 요소들이 상당히 감춰진 느낌을 받게 된다. 합비에서 손권을 애먹이던 장료에 대하여 그리 큰 언급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위서의 장료전에서도 자세하게 부각된 내용들이 오서에서는 아주 간략하게 언급이 될 정도이다. 또한 유비의 오의 침공에 대한 부분도 생각보다 자세히 언급되지 않아서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나관중에 의하여 엄청나게 부풀려진 것인지 아니면 오나라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인지는 몰라도 단순히 육손의 부하 장수들의 통제와 화공 정도 말고는 크게 설명이 없다. 그러나, 손권의 장수는 뜻하지 않은 효과를 준다. 앞서 오서는 분명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역사라고 언급을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의 생애를 따라서 역사가 서술되는데, 손권의 장수로 인하여 끊임없이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위서에서는 조비, 조예의 재위 시절은 물론이고, 그 이후 황제들의 재위 기간은 더욱 짧기 때문에 다소 역사적인 흐름이 끊기는 느낌을 받았으나, 오서에서는 손권의 장수로 인하여 <삼국지연의>에서 다루지 않은 제갈량 죽음 이후의 역사를 고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황제라 칭한 손권이 이후 위나라와 합비는 물론이고 유수 지역에서의 전투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흥미있게 볼 수 있었다. 또한 <삼국지연의>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수성의 달인 답게 나름 명군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손권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간신 여일에 의하여 놀아나는 장면이나 첩들과 아들에 대한 편애로 인하여 왕권 자체가 흔들리게 되는 모습도 알게 되어서 진정한 역사서로 대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주유는 어떻게 나올까?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을 위하여 철저히 죽쑤는 역할만을 맡았던 주 공근.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오히려 제갈량에 못지 않은 기재를 갖춘 인물로 나온다. 최근 영화로 제작된 <적벽대전>에서 양조위가 맡은 주유의 모습이 실제 역사이 모습과 비슷해보였다. 적벽대전에서도 주도적으로 전쟁을 지휘하였으며, 융중에서 제갈량이 유비에게 설명한 천하삼분지론을 필적하는 주유의 통큰 전략도 오서에 언급이 된다. 주유의 계획은 적벽대전 이후 오나라가 유장의 익주를 차지하고, 여세를 몰아서 장로의 한중까지 차지하자는 계획으로서 시행이 된다면 천하삼분지계가 아닌 위나라와 오나라만의 양국 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그 계획을 실행하기 직전에 젊은 나이에 주유가 사망하면서 결국은 유비가 그것을 대신하게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주유는 나관중의 촉한정통론에 의하여 그 재능과 실력이 상당히 깍일 수 밖에 없는 비운의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주유 이후의 오나라의 총사령관 역할은 노숙-여몽-육손으로 이어지는 부분을 생각하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물론 그 이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육손의 아들인 육항도 역시 아버지 못지 않은 기량으로 오나라를 떠받들고 있음을 육손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다소 아쉬운 점은 육항이 오나라에서 활약하였을 때, 이를 마주보고 있던 위나라의 양호와의 라이벌전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 둘은 서로 적국의 위치였지만, 서로의 기량을 인정하고 존중하여 아름다운 라이벌의 모습을 보여준다. 육항과 양호 사후에 오나라를 치는 선두에 있던 두예 - 파죽지세의 어원이 됨 - 도 바로 양호의 부하장수였다.) 그 외의 잘 몰랐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책에서 제법 확인할 수 있으나, 오나라의 무장들에 대한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느낌이 들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가지 오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난 점은 바로 가병의 존재이다. 오나라는 손씨 가문이 장강 이남의 토착 세력과 결탁한 국가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각 가문별로 자기만의 병사들을 거느리고 있음을 책의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위나라의 경우에는 가병의 존재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위무제 조조가 황건적을 소탕하고 강력한 청주병을 구성하였을 때에도 하후돈이나 우금과 같은 장수를 부대의 우두머리로 임명을 하였고, 호표기라는 부대는 조씨 일가에게 맡기던 점을 감안한다면 오나라의 가병 체제는 다소 특이한 사항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각 인물들이 사망하면 그 아들이 아버지의 병사들을 인수 받거나, 활약을 하여 가병의 수를 늘리거나, 죄를 짓고 몰수 당하는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하여 새롭게 알게 된 역사적 사실이었다. 오서를 마지막으로 정사 삼국지를 모두 읽게 되었다. <삼국지연의>도 무척 많이 읽고, 삼국지라는 시뮬레이션 게임도 상당히 많이 좋아하였기에 실제 역사는 어땠을까라는 생각으로 읽은 <정사 삼국지>. <삼국지연의>와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빈약해보이는 역사서의 내용을 보면 나관중이 얼마나 이야기를 잘 지어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 실제 삼국지에 관심이 있고, 제갈공명 사후의 전투에 관심이 많다면, 최훈의 카툰인 <삼국장군전>도 추천을 하고 싶다. 제갈공명 이전의 전투는 물론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제갈공명 사후의 전투를 실제 역사의 내용으로 그려내고 있기에 이 책과 더불어 권해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