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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좋아하고, 어느 책보다 시집을 특별히 사랑하는 나는 어떠다보니 박인환의 시집이 여럿이다. '목마와 숙녀'는 어디에나 실려있고, 아주 오래된 낡은 시집부터 비교적 최근에 발간된 책도 갖고 있게 되었다. 하지만 표지가 검은 이 책 <검은 준열의 시대>라는 시전집을 마주하고는 구입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시들까지 수록된 전집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다른 시집들과 달리 시인의 신변에 관한 여러 자료 사진과 설명이 책머리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한권이라면 시인 박인환과 보다 가까운 친구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름다운 시, 쓸쓸한 시들은 그의 얼굴이 담긴 흑백사진만큼이나 내 마음을 흔든다. 그의 친구이자 앙숙이기도 한 김수영의 시전집과 번갈아 읽는 재미도 만끽한다. 그들의 사이가 어땠든간에, 또 서로에 대한 평가가 어땠든간에 나에겐 아름다운 한 쌍으로만 보이는 걸 어쩌나. |